ㅡ다산 정약용, "까마귀를 쏘아 잡는 노래" (34세,1795년)
ㅡ병조에서 임금의 분부를 받고 '왕길 석오사' 일백 운을 지었다
[騎省應敎 賦得王吉射烏詞一百韻]
ㅡ제목은 ‘폐하의 만수무강 축원하오니 신의 몸은 이천석 관리랍니다[陛下壽萬年 臣爲二千石]’였다.
○ 이때 군호(軍號)의 일로 인해 준엄한 분부가 내려짐과 동시에 시를 지어 속죄하도록 하였다.
3경 1점에 제목을 받고 5경 3점에 이르러 시축에 쓰기를 끝마쳤다
ㅡ한 나라 왕실 경사 전해 그 복이 이어지니 / 漢家流慶福綿綿
상제 명 받아 황극으로 백성을 다스렸네 / 皇極敷民自上天
보좌하는 신하들은 경월 자리 보이고 / 羽衛初瞻卿月位
임금 계신 대궐에는 수성 자리 에워쌌네 / 玉宸長繞壽星纏
괴극 아래 천석 반열 사양 않고 누리면서 / 不辭槐棘班千石
춘령 만년 장수 누리시길 축원하네 / 先祝春欞享萬年
태평성대 임금 신하 누리는 복도 많을시고 / 盛世君臣多吉嘏
무사들의 충성 사랑 우매한듯 한결같아 / 武夫忠愛若愚顓
부끄럽네 여섯 고을 양가집 자식으로 / 顧慙六郡良家子
일찍이 삼태성의 일원으로 들어가 / 早備三階列宿員
위곽 같은 공명을 그 절로 좋아하고 / 衛霍勳名他自好
금장 같은 부귀를 신선처럼 바라보네 / 金張富貴望如仙
녹이 적어 단목의 천금에 못 미치고 / 祿非端木千鍾養
재주 못나 장사의 빠른 출세 부끄럽다 / 才愧長沙一歲遷
일편단심 대궐에 서려 있을 뿐이거니 / 祗有寸丹懸象魏
연연산 큰 비석에 공 새기길 희망하랴 / 敢希穹石勒燕然
다행히 기문 오른쪽 차비 소속되어 / 佽飛幸處期門右
의장대 곁을 따르며 임금 시위한다오 / 呵衛常隨彩仗邊
도리처럼 조상의 자취 계승 못한데다 / 桃李未曾繩祖武
더구나 새삼처럼 의지할 곳 없는 신세 / 絲蘿況復絶攀緣
장양부를 지어 바친 사객에게 부끄럽고 / 長楊獻賦羞詞客
세류영 문 열었던 옛 현인 부러운데 / 細柳開營羨昔賢
주 나라 병사 전상에 창을 잡고 시위하고 / 周士執戣猶殿上
위 나라 악관 어전에 꿩깃 들고 춤을 추네 / 衛伶操翟在王前
별궁에서 달 기다릴 때 시퍼런 창 늘어서고 / 離宮候月排霜戟
상원에서 꽃구경할 때 비단 언치 호위하네 / 上苑看花扈錦
눈에 가득 금초는 이내 몸과 관계없다 / 滿眼金貂非我事
몸에 걸친 철갑옷 어느 누가 동정하랴 / 擐身鐵甲有誰憐
저력지재 천년을 버려진다 말하지만 / 樗材縱道千年棄
버들잎을 오히려 백 보에서 명중하네 / 楊葉還能百步穿
곰 과녁판 활터에 설치한 게 늘 즐겁고 / 每喜畫熊張射埒
시위소리 울리면 날던 새가 떨어진다 / 却看飛鳥應鳴弦
오호궁을 쏘면서 원숭이 팔 으스대고 / 烏號弓發夸猿臂
금복고 날아가면 멧돼지 어깨 꿰뚫어 / 金僕姑來貫彘肩
바람 불어도 화살 하나 유실하지 않으니 / 不許風吹遺一箭
가끔 임금 웃으시며 천금을 내리시네 / 有時天笑賜千錢
무늬 새긴 활을 들면 정신이 모아지고 / 雕弧在手精神壹
범가죽 활집 차면 의기가 양양하다 / 虎虎橫腰意氣嬛
확상포 묵었으나 재주 아니 폐하고 / 矍相圃荒工不廢
장군석은 낡았으나 뜻은 또한 한결같네 / 將軍石老志猶專
ㅡ이상은 왕길이 우림랑(羽林郞)이 되어 활쏘기를 익힌 일을 말한 것이다.
동쪽으로 태산에 가 천지의 신에 제사하고 / 東封縟典徵山旅
큰 산 찾아 순행하여 해변까지 이를 적에 / 大嶽巡游薄海堧
말 달리는 칠교들은 모두 화살 짊어지고 / 七校馳騰都負矢
호종하는 육군은 모두 큰 활 지녔는데 / 六軍陪扈盡張弮
감로 영지 출현하는 상서로운 때를 만나 / 時當甘露靈芝出
공을 새겨 금니 옥검 봉하는 게 예에 맞아 / 禮合金泥玉檢鐫
일관봉 높은 곳에 말 모습을 분간하고 / 日觀峯高思辨馬
동방의 넓은 바다 말채찍을 던지고 싶어 / 箕墟海闊欲投鞭
포벽 올리는 악목 두루 살펴 점검하고 / 須看岳牧陳蒲璧
예천 상서 기리는 사신 또한 치하하네 / 復道詞臣頌醴泉
동방삭 같은 익살꾼 아닌 것은 부끄러우나 / 慙愧詼諧非曼倩
타고난 솜씨 좋아서 윤편 배운다네 / 生來手巧學輪扁
-편(扁)자는 평성(平聲)과 통용된다.
황정견(黃庭 堅)의 시에 “작은 재목 그놈이 나를 괴롭혀 연장 들고 윤편에게 물어본다네
[小材渠困我持 斲問輪扁]”와 같은 경우이다.
날던 까마귀 떨어뜨린 후예 솜씨 보이고자 / 爲觀羿彀飛烏墜
홍산 위를 지나가는 기러기를 맞히련다 / 欲試鴻山過雁翩
과녁 맞히는 화살만 살펴볼 따름이고 / 結耦初看分鵠矢
용깃발을 맞히는 건 헤아리지 않는다오 / 釋弸不數中龍旜
밤에 타는 거문고 한없이 애달프나 / 琴中伴夜啼何苦
바람 가르며 떠난 화살 어김없이 명중하니 / 弦外生風射不偏
감승이 능히 서캐를 관통한 걸 믿지 않고 / 未信甘蠅能貫蝨
숲 속 참새가 뜻밖에 새매 만났다 의심할 뿐 / 直疑叢雀忽逢鸇
바람에 새깃 떨어지자 시위병들 깜짝 놀라 / 風毛一墮驚輿衛
두 손으로 떠받들어 어좌에다 올리니 / 落羽雙擎進御筵
준엄하신 임금님 희색이 만면하고 / 黼扆穆臨多喜色
군사들 빙 둘러서서 광채 한결 더해 준다 / 靺韋環立倍光鮮
한 그루 나무 에워싸고 화살촉을 울리며 / 一枝樹匝鳴金鏑
오옥단 높은 곳에 풍악을 연주하니 / 五玉壇高奏管絃
상서론 햇살 떠오르듯 영광 이미 빛나고 / 瑞日昭回榮已耀
환호의 천둥이 진동해 미칠 듯이 기뻐하네 / 歡雷初動喜如顚
ㅡ이상은 황제가 태산에 행차하고 왕길이 그 행차를 따라가 새를 쏘아 잡는 일을 말한 것이다.
높은 성에서 빈흥의 기예를 배웠을 뿐 / 高墉但學賓興藝
산등성이 언덕으로 축복할 줄 모르지만 / 岡阜何知祝聖篇
나름대로 엉성하게 정성을 보이나니 / 自是麤疏誠意見
천진하고 솔직하여 예모 부족 상관 없네 / 不妨眞率禮容蠲
아홉 개의 같을 여 자 주송의 말도 미진해 / 九如周頌言猶淺
기주의 오복 가운데 장수가 으뜸이었네 / 五福箕疇壽在先
늙지 않는 세월은 만년을 기약하고 / 難老光陰期以萬
태평 세상 연월은 천년을 넘어가리 / 太平煙月度於千
성인은 굳이 화 지방을 살필 것이 없었으나 / 聖人不必觀于華
천자를 어찌 우리의 노팽에게 견줄 뿐이랴 / 天子奚徒比我籛
호배의 정성 깊어 봄술 받들어 올리고 / 虎拜誠深春酒獻
만세소리 진동하여 조정에 퍼지누나 / 嵩呼聲動大庭宣
남산이랑 북두 수명 천만년을 이어가고 / 南山北斗彌千禩
따스한 해 상서 구름 사방팔방 내리덮어 / 化日祥雲覆八埏
장락원 깊숙한 곳 삼수초 빛나고 / 長樂園深三秀燁
곤명지 따뜻한 물가 온갖 꽃이 찬란하리 / 昆明池煖百花燃
안기생의 대추는 향기 짙게 품었고 / 安期海棗含香厚
서왕모의 선도는 탐스럽게 열매 맺어 / 王母仙桃結子圓
일월의 찬란한 빛 붉은 대궐 머무르고 / 日月光華留紫禁
풍운의 경사론 모임 청사 속에 넘치어 / 風雲慶會溢靑編
천년토록 서경의 장관 아니 바뀌고 / 千春不改西京勝
만년토록 북극성 영원히 우러러보리 / 萬古長瞻膽北極懸
단비와 단이슬처럼 만물을 도야하시면 / 定使陶鎔如雨露
기르시는 은혜가 곤충까지 미쳐가리 / 遂令涵育及蜎蠕蠉
ㅡ이상은 왕길이 폐하가 만년토록 장수하시길 축원하는 내용이다.
소신의 하찮은 기예 무슨 소용 있으랴만 / 小臣薄技將何補
밝은 시대 높은 벼슬 본디 바라던 바인데 / 昭代高官夙所涎
십 년 동안 궁검 차고 무관으로 지내다가 / 十載弓刀惟虎旅
이제 와서 일시에 문관이 되었다네 / 一時簪組得蟬聯
석씨의 온 집안 녹 누릴 줄 알게 되니 / 從知石氏全家祿
백묘 농사 주 나라의 백성보다 낫고말고 / 勝似周民百畝田
길일에는 인끈 차고 조정 반열에 오르며 / 吉日登班橫印綬
봄에는 창 진열해 산하 부서 순행하네 / 方春行部列戈鋋
지대의 똥섬 개울 화려하게 꾸몄고 / 池臺好畤排金埒
가무 즐기는 좋은 집 깃발 높이 꽂았는데 / 歌舞華堂樹曲旃
높은 벼슬 뛰어오름 세월 그리 멀지 않아 / 峻秩超遷無歲月
도회지의 풍진 속에 늙어감도 흐뭇하다 / 康衢生老足風煙
좌상에는 공경들이 찾아와 서로 읍하고 / 公卿座上來相揖
문전에는 거마들이 갔다가 다시 들어차 / 車馬門前去復塡
잔치할 땐 활과 화살 앞에다가 늘어놓고 / 讌會時陳弧與矢
묽은 죽과 된죽에 온 가족이 배부르네 / 闔家皆飽粥兼饘
벼슬에서 물러나면 그땐 이미 늙을 거고 / 官應休處仍垂老
녹이 농사 대신할 땐 저자 점포 받지 않아 / 祿代耕時不受廛
언제나 크고 넓은 임금 은혜 감사할 뿐 / 只感君恩常曠蕩
처음에 지지부진 벼슬살이 혐오하랴 / 寧嫌宦業始屯邅
ㅡ이상은 왕길이 이천석의 벼슬이 된 것을 자축하는 것을 말하였다.
명군 양신 만났으니 보기 드문 영광이요 / 明良際遇榮希見
위아래가 다 경사라 대대로 상이 미쳐가리 / 上下同休賞世延
극노인이 되신 뒤에 해옥첨주 더 바라고 / 黃耈益祈添海屋
아무런 보답 못해 시위소찬 부끄럽네 / 素餐終愧報埃涓
은택 넘치는 초원에 옥꽃이 활짝 피고 / 衢樽法苑琪花發
풍악 울리는 동산에 온갖 나무 에워쌌네 / 鐘鼓名園雜樹纏
만수무강 누리시어 크나큰 복 받으시고 / 壽考純禧膺茀祿
생육의 지극한 은택 도야를 입었으니 / 生成至澤荷陶甄
창을 들고 있는 꿈 주려에서 꾸지 않고 / 周廬不復彫戈夢
꿈속에서 임금 베개 모시고 잠을 자네 / 華胥長陪御枕眠
지난날의 장군 벼슬 물처럼 흘러가고 / 伊昔龍驤官以水
이제부턴 대궐의 복 강물처럼 끝없으리 / 自今鸞闕福如川
열후와 같은 품계 사마거를 올라타고 / 列侯比秩乘車駟
명사들과 나라 경영 털방석에 앉아 있다 / 群哲經邦坐廈氈
푸른 인끈 누런 인끈 줄줄이 드리우고 / 綠綬黃緺垂累累
고운 얼굴 흰머리를 다소곳이 우러러보네 / 韶顔皓髮仰娟娟
앉아서 옥립 받아 곳간으로 운반하고 / 坐收玉粒傳倉庾
금광초를 캐기 위해 악전을 찾아가누나 / 願採金光訪偓佺
낭리 소관 이제는 붉은 인끈 드리우고 / 郞吏小官今拕紫
시원의 이룬 법률 깊은 덕을 닦았네 / 始元成憲本修玄
성심으로 하사하신 붉은 화살 간직할 제 / 中心舊貺藏彤矢
평화론 나라 따스한 해 붉은 궁궐 에워쌌다 / 化國舒陽繞紫璇
헌학 높이 수레 타고 은총 복록 과시하며 / 軒鶴乘高夸寵祿
곤룡포라 산용의 꿈틀거림 바라보네 / 山龍垂拱望蜿蜒
허리에 찬 황금 단도 즐겁기 한이 없고 / 金刀愷悌流何極
사시사철 조화 이뤄 임금의 덕 완전하다 / 玉燭調和德自全
경로들은 수시로 천일주에 취하고 / 更老時沾千日釀
공고들은 오화단 자주 들어간다네 / 公孤頻接五花甎
삼광 운행 궤도 어긋남이 전혀 없고 / 三光軌躅元無舛
사해의 병든 상처 오래 전에 치유되니 / 四海瘡痍久已痊
자연스레 자손 대대 강녕을 기약할 터 / 自爾康寧期永世
괴상한 비결 따위 들어볼 게 뭐 있으리 / 不煩迂怪聽神詮
대궐담 밑 검정 활은 화살 많이 쌓였고 / 玈弓畫埒籌初積
조정 뜰에 자란 주초는 쌍쌍으로 잎 돋았네 / 失艸彤庭葉正騈
병위 같은 명경의 뒤를 잇길 원하거니 / 竊願名卿承丙魏
동방의 도사에게 장생술을 왜 물으리 / 豈勞方士問齊燕
즐거운 얼굴 대궐에 화기 넘쳐흐르고 / 歡容藹蔚騰軒陛
상서론 기운 강산에 뭉게뭉게 피어나네 / 瑞氣蔥寵溢澗瀍
성상 수명 오래 누려 칠팔십 세 넘어가고 / 聖壽高躋踰耄耋
어진 이름 저 멀리 완전까지 미쳐가니 / 仁聲旁達及宛闐
원년이라 통치 연대 아름다운 운을 받고 / 元年寶曆膺休運
전폭이라 천하 판도 조화의 힘을 잡았네 / 全幅瑤圖攬化權
조정에 선 기용은 나라 정사 보좌하고 / 列位夔龍成輔翼
중천에 뜬 희어는 한가로이 배회하듯 / 中天羲馭若徊儃
만조백관 옥 울리며 공손하게 명 따르고 / 百僚珂珮恭趨走
칠정 조절 선기옥형 법도 맞춰 돌아가네 / 七政璿璣劇斡旋
거북 학 다름없이 생물을 귀히 보고 / 覽物惟堪比龜鶴
사람 고무시킨 뒤에 고기며 새도 교화하리 / 作人應復化魚鳶
ㅡ이상은 임금의 장수를 축원하는 뜻을 재차 서술한 것이다.
임금의 측근에서 다행히 은택 입어 / 幸從肘腋承恩澤
조아의 근신되어 죄를 모면하였네 / 得備爪牙免罪愆
씩씩하기 맹수 같아 항상 절로 보호하고 / 健若豼貅常自護
벌레처럼 미천해도 버려지지 않았다가 / 賤如螻蟻亦無損
대궐 섬돌 해 비치자 칙명이 내려오고 / 螭頭日照頒泥誥
과거급제 창방하자 사령장이 제수됐네 / 臚唱風傳拜紫箋
어린 나이 상봉 적에 마음 이미 웅장했고 / 弱歲桑蓬心已壯
먼 지방의 호노에 뜻이 항상 이끌렸네 / 遠方楛砮志常牽
활을 당겨 날던 새 겨드랑이 꿰뚫으며 / 卽看飛羽通雙腋
오랑캐 땅에 주먹을 휘두를 걸 꾀했는데 / 常擬胡沙奮一拳
활솜씨는 결습을 수고롭게 아니하여 / 射藝不勞勤決拾
황제 위엄 의지하고 피비린내 일소하리 / 皇威應仗掃腥羶
활 세우고 살 매기는 법 신묘한 경지 도달해 / 靡弰入筈今臻妙
가죽 활통 안장 언치 믿을 게 뭐 있으랴 / 革筒皮豈恃堅
곧장 용정 쳐들어가 그 소굴을 소탕하고 / 直擣龍庭如蕩窟
돌아오면 기린각의 서까래가 늘어나리 / 歸來麟閣定增椽
새론 은전 장안의 쌀 다달이 하사받고 / 新恩月索長安米
태액지 연꽃 필 때 임금 잔치 모시리라 / 法宴時陪太液蓮
북소리 나면 임금 또한 칼자루 잡으시니 / 聽鼓君方猶按劍
고기를 잡은 신 감히 통발을 잊으리까 / 得魚臣敢遂忘筌
ㅡ이상은 왕길이 이천석이 된 것을 거듭 서술한 것이다.
사대부들 황하수 맑아지는 시운 만나 / 衣冠幸値淸河運
여기저기서 공물을 위수 배에 보내누나 / 琛賮交輸入渭船
북두처럼 높은 임금 장수를 누리시고 / 鮐背定看臨斗極
천연처럼 벌여 있는 용사들도 늠름한데 / 虎賁今視若天淵
해를 향한 해바라기 정성도 두텁다면 / 葵忱愛日誠情厚
임금께 미나리 바쳐 예절도 정성겹네 / 芹獻瞻天禮數虔
노인성의 상서론 빛 옥나무에 비치고 / 壽曜祥芒瑤樹映
봄 누대의 맑은 경치 꽃 피어 아름답지 / 春臺淑景綵花姸
만방의 어진 백성 즐거움이 넘치고 / 萬方黎獻歡如也
난세 언제 있었더냐 온 누리 태평이로세 / 八域昇平固有焉
애들부터 노인까지 흥겨워서 춤을 추고 / 鼓舞黃童兼白叟
남쪽 북쪽 논두렁 간 곳마다 풍년들어 / 豐登北陌與南阡
붉은 바퀴 푸른 양산 하늘 항상 가깝고 / 朱輪翠蓋天常近
황금 궁궐 유리 못 땅이 본디 잇닿았네 / 金闕瑤池地舊連
성스런 몸 봄가을로 절기 맞춰 잘 따르고 / 聖體春秋皆順節
신통한 힘 삽시간에 하늘을 굴릴 수 있네 / 神威頃刻可旋乾
자하주 넘치는 술잔 준걸들이 취하고 / 紫霞觴溢群髦醉
담로 자리 열린 곳 북소리 둥둥 울리는데 / 湛露筵開畫鼓鼘
무사들 머리 조아리며 모두 축복 올릴 제 / 武士叩頭齊獻祝
궁중 숲 상서론 풀 푸른빛이 우거졌네 / 宮林瑞艸綠芊芊
ㅡ이상은 위아래 군신이 장수와 복을 누리길 기원하는 뜻을 포괄하여 끝을 맺은 것이다.
ㅡ정조 임금께서 논평하였다.
“어젯밤 군호(軍號)의 일로 인해 시험삼아 백운 배율(百韻排律)을 지어 올리도록 하였는데, 그때는 2고(鼓)가 지났고 제목도 분명치 않았다. 승지를 통해 더 자세한 것을 물어왔기에 ‘인물은 서경(西京) 시대이고 내용은 활쏘기이다.’라고만 적어 주고 그에 관한 고사를 널리 찾아 지어 새벽 대궐문을 열 때까지 그 권축(卷軸)을 바치게 하였다. 대궐문을 열자마자 권 축이 벌써 올라왔는데, 문장이 원만하고 구절이 매끄러운데다 경구(警句)도 꽤 많았다.
이서구(李書九)ㆍ신기(申耆)ㆍ한만유(韓晩裕) 같은 이가 지은 ‘장안 저자의 술집에서 잠들었네[長安市上酒家眠]’라는 제목의 백구 고시(百句古 詩) 같은 것은 기한이 충분했으므로 특별히 말할 것이 없고 황기천(黃基天)이 1경(更) 사이 에 지은 백구부(百句賦)는 사람들의 입에 널리 오르내렸으며,
윤행임(尹行恁)이 지은 백구 (百句)의 표(表)와 세 편의 책(策)은 더운 여름 한밤중 8각(刻) 동안에 일필휘지함으로써 문 원(文院)이 크게 빛났었다.
오늘 이 사람의 작품은 신속한 점은 시부(詩賦)보다 낫고 법도에 맞는 점은 표책(表策)보다 못하지 않으니, 이와 같은 사람은 참으로 알찬 재주꾼으로서 보 기드문 경우라 할 만하다. 문임(文任)으로 조반(朝班)에 있는 자들은 평론하여 올리도록 하라. 대내(大內)에서 대록피(大鹿皮) 한 벌을 내려주도록 하라.”
ㅡ제신(諸臣)의 논평은 다음과 같다.
“꾸불꾸불 뻗어나간 것은 구름이 퍼지고 강물이 흐르는 듯하며 깔끔하고 치밀하기는 옥을 다듬고 비단을 짜는 듯하니, 이것이 곧 이른바 문원(文苑)의 기재(奇才)란 것이 아니겠습니까.” -심환지(沈煥之)이다. 이때 규장각 제학으로 있었다.
“한밤중 짧은 시간에 지어낸 백구의 배율이 구상면에서 깊은 맛이 있고 운자를 단 것도 구차하지 않으니, 어려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병정(秉鼎)이다. 이때 예문관 제학으로 있었다.
“아름다움이 넘쳐 흐르고 어감이 맑고 깨끗하니, 진정 온종일 애써 생각하여 지었더라도 훌륭한 작품이라 할 것인데 더구나 두세 경(更) 동안에 지은 것이겠습니까.” -종현(鍾顯)이다. 이때 홍문관 제학으로 있었다.
[주C-001]병조에서 …… 지었다 : 왕길은 한(漢) 나라 낭야(琅邪) 고우(皐虞) 사람으로 자는 자양(子陽)인데, 창읍왕(昌邑王) 중위(中尉)로 있을 때 창읍왕이 사냥하길 좋아하여 시도 때도 없이 말을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자, 상소하여 사냥을 그만두고 학문에 힘쓰라는 뜻으로 간하였다.
석오사는 까마귀를 쏘아 잡는 노래라는 뜻이다. 곧 다산이, 왕길이 창읍왕에게 사냥을 그만두라고 간한 뜻을 취해 왕길의 입장에 서서 지은 것이다. 《漢書 卷72 王吉傳》
[주D-001]황극 : 제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규범.[주D-002]경월 : 《書經》 周書 洪範의 “임금은 해[歲]를 살피고 귀족과 대신들은 달을, 낮은 관리들은 날을 살펴야 한다.”에서 나온 것으로, 귀족과 대신들을 가리킨다.[주D-003]수성 : 노인성(老人星)의 별칭이다. 장수한 노인의 상징으로, 이 별이 비치는 지방에 사는 사람은 장수한다는 전설이 있다.[주D-004]괴극 : 삼괴구극(三槐九棘)의 준말로 세 그루 홰나무와 아홉 그루 멧대추나무라는 뜻인데, 주(周) 나라 때 조정의 뜰에 홰나무 세 그루와 멧대추나무 아홉 그루를 심고 공경 대부와 삼공(三公)들이 그 아래에 자리를 나누어 앉았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주D-005]춘령 : 춘(春) 자는 춘(椿) 자와 같이 쓰인 것인데 8천 년을 봄으로 삼고 8천 년을 가을로 삼는다는 신령한 나무이다. 흔히 남의 장수를 축복할 때 인용된다. 《莊子 逍遙遊》[주D-006]여섯 고을 …… 들어가 : 여섯 고을은 농서(隴西)ㆍ천수(天水)ㆍ안정(安定)ㆍ북지(北地)ㆍ상군(上郡)ㆍ서하(西河) 등을 말하는데, 한 나라 때 그 지방 양가집 자식들을 황제의 위군(衛軍)인 우림(羽林)ㆍ기문(期門)으로 선발하였고 그들 가운데 재능이 있는 자는 관리로 임용하였다 한다. 삼태성은 삼공(三公)의 벼슬이다. 곧 왕길이 육군의 양가집 자식으로서 우림랑(羽林郞)으로 뽑혀 들어갔다는 뜻으로 보인다. 《漢書 卷28 地理志下》[주D-007]위곽 : 서한(西漢) 때 흉노(匈奴)를 정벌하여 공적을 크게 세운 위청(衛靑)과 곽거병(霍去病)을 가리킨다. 변방의 장수, 또는 귀척(貴戚)을 말할 때 인용된다.[주D-008]금장 : 한 나라 때 공신 세족(功臣世族)인 금일제(金日磾)와 장탕(張湯)을 가리킨다. 금일제 집안은 무제(武帝) 때부터 평제(平帝) 때까지 7대가 내시(內侍) 벼슬을 지냈고 장탕의 자손은 선제(宣帝)ㆍ원제(元帝) 이후 시중(侍中)과 중상시(中常侍)를 지낸 사람이 10여 인이나 되었다.[주D-009]단목 : 복성(複姓)인데, 여기서는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을 가리킨다. 장사 수완이 뛰어나 수천금의 재산을 모았다 한다.[주D-010]장사 : 한 나라 때 장사왕 태부(長沙王太傅)를 지낸 가의(賈誼)를 가리킨다. 제자 백가를 통달하여 20여 세 때 박사(博士)로 있으면서 문제(文帝)가 조령(詔令)을 내려 어떤 일에 대한 의견을 물을 때마다 다른 노선생들이 엄두도 못내는 것을 빠짐없이 대답하자, 문제가 그 재주를 인정하여 1년 사이에 태중대부(太中大夫)에까지 승진하였다.《史記 卷84 賈誼傳》[주D-011]연연산 : 오늘날 몽고의 항애산(杭愛山)이다. 후한 화제(後漢和帝) 때 거기장군(車騎將軍) 두헌(竇憲)과 집금오(執金吾) 경병(耿秉)이 기병 3만 명을 거느리고 북선우(北單于)를 공격하여 회계산(會稽山)에서 크게 격파하고 연연산에 공적비를 세우고 돌아왔다. 《後漢書 卷27 竇憲傳》[주D-012]차비 : 본디 춘추시대 초(楚) 나라 용사의 이름인데, 여기서는 한 나라 때 사냥을 담당한 관청을 가리킨다. 승(丞) 9명과 위(尉) 2명이 있었다.[주D-013]도리처럼 …… 신세 : 도리는 복숭아와 오얏인데 열매가 많이 달린다 하여 선대의 음덕을 받은 자손을 가리키는 듯하다. 새삼은 매꽃과의 일년초로 나무에 붙어 사는 기생 식물이다. 곧 왕길이 도움을 받을 만한 세력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주D-014]장양부를 …… 사객 : 사객은 한(漢) 나라 때 사부가(辭賦家)인 양웅(揚雄)을 가리킨다. 성제(成帝)가 원연(元延) 2년(11) 가을 백성들을 동원시켜 남산(南山)ㆍ포(褒)ㆍ사(斜) 등 계곡과 홍농(弘農)ㆍ한중(漢中) 지방까지 돌아다니며 그물로 짐승을 사냥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사로잡은 곰ㆍ멧돼지ㆍ표범ㆍ여우ㆍ사슴 등 각종 짐승을 행궁(行宮)인 장양궁의 석웅관(射熊館)에 운반하여 그것들을 울타리 안에 몰아넣고 호인(胡人)으로 하여금 맨손으로 때려잡도록 한 뒤에 그 광경을 구경하며 즐겼다. 양웅은 성제를 따라 석웅관에 왔다가 돌아가서 장양부를 지어 그 일을 풍자하였다. 《漢書 卷87下 揚雄傳》[주D-015]세류영 …… 현인 : 한 문제(漢文帝) 때 주아부(周亞夫)가 장군이 되어 세류(細柳 오늘날의 섬서(陝西) 함양시(咸陽市) 서남 지방)에 군사를 주둔시켜 흉노의 침입을 방비하고 있을 때, 문제가 군사들을 위문하기 위해 영문(營門)에 이르렀으나 군령(軍令)이 없다는 이유로 들여보내지 않았다. 그리하여 결국 사자에게 부절(符節)을 들려 들여보내 장군에게 지시한 뒤에야 들어갔다. 군영의 기율이 엄중하다는 데 흔히 인용된다. 《史記 卷57 周勃世家》[주D-016]금초 : 한 나라 때 품계 높은 무관(武官)이 쓰던 관이다.
[주D-017]오호궁을 …… 으스대고 : 오호궁은 뽕나무가지로 만들었다는 질좋은 활의 이름이고, 원숭이 팔은 한 나라 때 장군 이광(李廣)이 원숭이처럼 팔이 길어 활을 잘 쏘았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주D-018]금복고 : 춘추시대 때 화살의 이름이다.[주D-019]확상포 : 공자가 제자들과 활쏘기를 익혔다는 곳으로 산동(山東) 곡부현(曲阜縣) 궐리(闕里) 서쪽에 있는 지명이다. 《禮記 射義》[주D-020]장군석 : 한 나라 때 장군 이광(李廣)이 우북평 태수(右北平太守)로 있을 당시 사냥을 나갔다가 우거진 풀 속에 있는 바위를 호랑이로 잘못 알고 활을 쏘아 명중시켜 화살촉이 끝까지 다 박혔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史記 卷109 李廣傳》
[주D-021]칠교 : 한 나라 때 일곱 종류의 무관(武官) 교위. 곧 중루(中壘)ㆍ둔기(屯騎)ㆍ보병(步兵)ㆍ월기(越騎)ㆍ장수(長水)ㆍ석성(射聲)ㆍ호분(虎賁) 등이다.[주D-022]육군 : 주(周) 나라 군대의 편제. 곧 천자의 군대를 가리킨다.[주D-023]공을 …… 맞아 : 금니는 수은과 황금가루를 혼합한 물질이고 옥검은 옥으로 만든 서함(書函) 뚜껑이다. 제왕이 뛰어난 공을 이루어 천하가 안정이 되면 하늘에 고하기 위해 직접 태산(泰山)에 올라가 봉선(封禪)을 행하는데, 이때 그 공적을 기록한 책을 상자에 담고 옥검으로 덮은 뒤에 금니로 봉하여 그 행사에 사용한다고 한다.[주D-024]일관봉 …… 분간하고 : 일관봉은 태산 동남쪽 꼭대기의 이름. 아침에 돋는 해를 구경하는 봉우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말 모습을 분간한다는 말은 그 뜻이 자세하지 않다.[주D-025]포벽 올리는 악목 : 포벽은 부들꽃 무늬를 새긴 옥그릇으로 주(周) 나라 때 제후국의 등급을 구분하는 여섯 가지 옥그릇 가운데 하나이다. 악목은 사악(四岳) 십이목(十二牧)의 합칭인데, 요순 시대 때 그들이 정무와 지방 각국의 제후를 나누어 관장하였다 한다.[주D-026]윤편 : 옛날 수레바퀴를 깎던 명장(名匠)으로, 풍부한 경험을 가진 기술자를 가리킨다.
[주D-027]후예 : 태곳적 오랑캐족의 수령으로 활을 잘 쏘았다는 사람이다. 당요(唐堯) 때 열 개의 태양이 함께 떠올라 초목이 말라버려 백성들이 먹을 것이 없게 되자, 당요가 그에게 아홉 개를 활로 쏘아 떨어뜨리게 하였는데 태양 속에서 산다는 까마귀가 다 죽어 날개가 땅으로 떨어졌다 한다. 《淮南子 本經》[주D-028]감승이 …… 걸 : 감승은 고대의 명사수로 이름난 사람으로, 그가 활을 당기기만 하면 짐승이 넘어지고 날던 새가 떨어졌다 한다. 그의 제자 비위(飛衛)가 그에게 활쏘는 법을 배워 스승보다 뛰어났고 기창(紀昌)이 또 비위에게 비법을 배워 명사수가 되었는데, 기창이 작은 것이 크게 보이고 희미한 것이 뚜렷하게 보인 뒤에 배우라는 스승의 말에 따라 털끝에 서캐를 잡아 매어 창문 사이에 드리워 두고 그것만 바라보는데 날짜가 지날수록 차츰 크게 보이다가 3년이 지나자 수레바퀴 만큼이나 크게 보였다. 그때서야 활을 당겨 쏘아 서캐의 심장을 꿰뚫었는데 서캐를 매어단 털이 끊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한다. 여기서 그 일을 감승이 했던 것으로 쓴 것은 기창의 비법이 맨 처음 감승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인 듯하다. 《列子 湯問》
[주D-029]숲 속 …… 뿐 : 《孟子》 離婁上의 “나무 숲을 위해 참새를 몰아주는 것은 새매이다.” 에서 나온 말로, 뛰어난 활솜씨를 남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뜻인 듯하다.[주D-030]높은 …… 뿐 : 《周易》 解卦 上六의 “공후는 높은 성 위에서 새매를 쏘았다.” 한 것과 《周禮》 司徒敎官之職 大司徒의 “지방 고을에서 세 가지 일로 모든 백성을 가르쳐서 그들을 손님의 예로 대우하여 나라에 천거하는데 …… 셋째는 육예(六藝)로서, 예법ㆍ음악ㆍ활쏘기ㆍ말달리기ㆍ글씨쓰기ㆍ셈하기 등이다.” 한 것에서 나온 말이다. 곧 왕길이 시골에서 나라의 시책에 따라 활쏘기를 익혔다는 것이다.
[주D-031]산등성이 …… 모르지만 : 신하가 임금을 축복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詩經》 小雅 天保의 “하늘이 당신 안정시켜 모든 것이 흥성하네. 높은 산과 언덕처럼 산등성이 구릉처럼 흘러오는 강물처럼 불어나지 않음 없네[天保定爾 以莫不興 如山如阜 如岡如陵 如川之方至 以莫不增]”를 인용한 말이다. 곧 문장을 익히지 못해 《시경》의 이 시처럼 임금에 대한 축복을 고상하게 드리지 못한다는 것이다.[주D-032]아홉 개의 …… 말 : 《시경》 소아 천보의 시에 ‘여(如)’ 자가 아홉 개가 들어 있다.[주D-033]기주 : 홍범구주(洪範九疇)를 가리킨다. 기자(箕子)가 전술(傳述)한 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주D-034]성인은 …… 없었으나 : 당요(唐堯)가 화 지방의 민심을 살펴보러 나갔을 때 그곳의 관리가 당요에게 오래 살고 재물이 많고 아들을 많이 두라는 것으로 축복하자, 대답하기를 “아들이 많으면 걱정이 많고 재물이 많으면 일거리가 많고 오래 살면 욕될 일이 많다.” 하였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곧 당요 자신은 그와 같은 축복을 받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는 뜻인 듯하다. 《莊子 天地》[주D-035]천자를 …… 뿐이랴 : 노팽(老彭)은 곧 8백 세를 살았다는 팽조(彭祖)로, 이름은 전갱(籛鏗)이라 한다. 《論語》 述而의 “전술(傳述)하기만 하고 창작하지 않으며 옛것을 믿고 좋아함은 내 삼가 우리 노팽에게 견주노라.” 한 데서 나온 말인데, 여기서는 신하의 입장에서 천자가, 장수한 것으로 이름난 팽조보다 더 오래 살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주D-036]호배 : 호(虎)는 주 선왕(周宣王) 때의 어진 신하 소목공(召穆公)의 이름이다. 《詩經》 大雅 江漢의 “소호는 엎드려 머리 조아리고 임금님 은덕을 사례했네[虎拜稽首 對揚王休]”에서 나온 말로, 대장이 임금께 절하는 것을 뜻한다.[주D-037]삼수초 : 상서로운 풀로 불리는 영지초(靈芝草)의 별칭. 1년에 세 번 꽃이 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주D-038]안기생 : 선진시대(先秦時代)의 방사(方士)로 봉래도(蓬萊島)에서 사는데, 오이만한 크기의 대추를 먹고 산다 한다.[주D-039]서왕모 : 선녀의 이름인데, 일찍이 옥쟁반에 선도(仙桃) 7개를 담아 한 무제(漢武帝)에게 보내주며 말하기를 “ 이 복숭아는 3천 년에 한 번 열매를 맺습니다.” 하였다 한다.
[주D-040]풍운 : 《周易》 乾卦의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르니, 성인이 일어나면 만물이 바라본다.”에서 나온 말로, 군신간에 뜻이 잘 맞는 것을 가리킨다.
[주D-041]서경 : 전한(前漢)의 도읍지인 장안(長安)으로, 동경(東京)인 낙양(洛陽)의 대칭이다.[주D-042]석씨 : 한 나라 때 하내(河內) 온현(溫縣) 사람인 석분(石奮)을 가리킨다. 15세 때 하급 관리로부터 시작하여 고조(高祖)ㆍ문제(文帝)ㆍ경제(景帝)를 계속 섬기는 동안 태중대부(太中大夫)ㆍ태자태부(太子太傅)를 지내고 구경(九卿)에끼지 이르렀으며, 그의 건(建)ㆍ경(慶) 등 네 아들의 받는 녹이 각각 2천 석에 이르러 그의 몫까지 모두 1만 석이 되었으므로 세상에서 만석군(萬石君)이라 불렀다. 《史記 卷103 石奮傳》[주D-043]백묘 …… 백성 : 일종의 토지제도인 정전법(井田法)을 시행하던 주 나라 때 한 농가마다 백묘의 밭을 할당받아 농사를 지었다. 곧 평범한 농부를 뜻한다.[주D-044]해옥첨주 : 남의 장수를 축하하는 말이다. 옛날 세 노인이 함께 만난 자리에 어떤 자가 나이를 묻자, 모두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먹었다고 대답하였는데, 그 중 한 사람은 말하기를 “바다가 뽕밭으로 변하면 그때마다 산가지 한 개를 놓았는데 지금까지 내가 하나씩 놓은 산가지가 열칸 집에 이미 가득찼다.” 하였다 한다. 《東坡志林 卷2》[주D-045]시위소찬 : 벼슬자리에 있으면서 녹만 받아 먹고 제 구실을 못한다는 말이다.[주D-046]주려 : 진한(秦漢)시대에 황궁의 사방 주위에 설치한 경비 초소이다.[주D-047]금광초 : 먹으면 장수를 누린다는 풀로, 신선 영봉(寧封)이 항상 먹었다 한다.[주D-048]악전 : 신선의 이름.[주D-049]시원 : 한 소제(漢昭帝)의 연호.
[주D-050]성심으로 …… 제 : 《詩經》 小雅 彤弓의 “시위 느슨한 붉은 활을 받아서 간직하네. 내게 좋은 손님 있으니 성심으로 내려주네[彤弓弨兮 受言藏之 我有嘉賓 中心貺之]”에서 나온 말로, 왕길이 공을 세워 천자로부터 붉은 화살을 상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주D-051]헌학 : 춘추시대 위 의공(衛懿公)이 학을 매우 좋아하여 학에게 벼슬을 내리고 수레에 태워 함께 나녔다는 데서 나온 말로, 특별한 능력도 없이 임금의 총애를 받아 국록을 먹는 자를 비유한다. 《左傳 閔公 二年條》[주D-052]산용 : 왕이 입는 옷에 수놓인 산무늬와 용무늬로, 곧 곤룡포를 말한다.[주D-053]경로들은 …… 취하고 : 경로는 삼경 오로(三更五老)의 약칭으로, 조정에서 벼슬하다가 나이가 들어 물러난 자들을 천자가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주 나라의 제도인데 한 나라 때에도 보존되었다. 경(更)은 세 사람, 노는 다섯 사람이다. 천일주는 한번 마시면 천일 동안 취한다는 좋은 술이다. 곧 조정의 늙은 대신들이 천자의 대우를 극진히 받는다는 것이다.[주D-054]공고들은 …… 들어간다네 : 공고는 주 나라의 관제(官制)인 삼공 삼고(三公三孤)의 약칭으로 왕을 보좌하여 군사 정치의 대권을 쥔 최고의 관원인데, 삼공은 태사(太師)ㆍ태부(太傅)ㆍ태보(太保)이고 삼고는 소사(少師)ㆍ소부(少傅)ㆍ소보(少保)이다. 오화단은 오색 꽃무늬를 새긴 벽돌로, 그것을 깔아놓은 대궐뜰을 가리킨다. 곧 조정의 대신들이 대궐에 자주 들어가 임금을 뵙는다는 것이다.[주D-055]삼광 : 해ㆍ달ㆍ별.[주D-056]주초 :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상서로운 풀.[주D-057]병위 : 한 나라 때의 병길(丙吉)과 위상(魏相)의 합칭이다. 병길은 노국(魯國) 사람으로 자는 소경(少卿)인데, 선제(宣帝)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조부 위태자(衛太子)의 일로 하옥되었을 때 정위감(廷尉監)으로 있으면서 그를 살려내었고, 소제(昭帝)가 죽자 대장군 곽광(霍光)에게 건의, 선제를 맞아들여 황제로 세웠다. 박양후(博陽侯)에 봉해지고 승상을 지냈다. 위상은 제음(濟陰) 정도(定陶) 사람으로 자는 약옹(弱翁)인데, 선제(宣帝) 때 승상이 되어 병길과 함께 마음을 합쳐 국정을 보좌하였다.[주D-058]완전 : 한 나라 때 서역(西域) 나라인 대완(大宛)과 우전(于闐)의 합칭.[주D-059]기용 : 우순(虞舜)의 두 신하 이름. 기는 악관(樂官)이고 용은 간관(諫官)이었다.[주D-060]희어 : 해바퀴를 몰아가는 자. 곧 해를 뜻한다.
[주D-061]칠정 …… 돌아가네 : 《書經》 舜典의 “선기옥형을 관측하여 칠정을 조정한다.”에서 나온 말로, 칠정은 일ㆍ월과 금ㆍ목ㆍ수ㆍ화ㆍ토 다섯 별인데, 춘ㆍ하ㆍ추ㆍ동ㆍ천문(天文)ㆍ지리(地理)ㆍ인도(人道)라는 설도 있다. 선기옥형은 옥으로 장식한 천체(天體)를 관측하는 기구이다.
[주D-062]상봉 : 뽕나무 활과 갈대 화살이라는 상호봉시(桑弧蓬矢)의 약칭이다. 상고 때 사내아이가 출생하면 뽕나무로 활을 만들고 갈대로 화살을 만들어 사수(射手)로 하여금 천지 사방에 쏘아 보내게 하여 마음이 사방에 있다는 뜻을 표시하였다. 《禮記 內則》[주D-063]호노 : 호시석노(楛矢石砮)의 약칭으로 탱자나무 비슷한 나무로 만든 화살과 돌화살촉이라는 뜻인데, 주 나라 때 동방 민족인 숙신국(肅愼國)에서 공물로 바치던 것이다. 《國語 魯下》[주D-064]결습 : 결(決)은 동물뼈로 만든 깍지로서 활쏘는 사람이 왼쪽 엄지손가락에 끼워 시위를 당기는 기구이고, 습은 가죽으로 만든 팔싸개로서 활을 쏠 때 왼쪽 팔에 붙여 팔을 보호하는 기구이다.
[주D-065]용정 : 중국 북방 민족인 흉노(匈奴) 선우(單于)가 천지 귀신에게 제사지내는 곳으로, 곧 변방을 가리킨다.[주D-066]기린각 : 한 무제(漢武帝)가 미앙궁(未央宮) 안에 세운 누각인데, 선제(宣帝) 감로(甘露) 3년에 곽광(霍光)ㆍ장안세(張安世)ㆍ한증(韓增)을 비롯한 공신 11인의 초상을 그 안에 그려두었다.[주D-067]북소리 …… 잡으시니 : 임금이 북소리를 들으면 행여 무슨 변고라도 생기지 않았나 가슴을 졸이며 경계한다는 것이다.[주D-068]고기를 …… 잊으리까 : 《莊子》 外物의 “통발은 물고기를 잡는 도구인데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은 잊어 버린다.”에서 나온 말로, 일단 목적을 이룬 뒤에는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잊어 버리는 것에 비유한다.[주D-069]천연 : 별자리 이름. 열 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별성(鼈星) 동남쪽에 위치하며, 천천(天泉)이라고도 불린다.[주D-070]붉은 …… 가깝고 : 붉은 칠을 한 수레바퀴와 아름답게 꾸민 양산으로, 왕이나 귀족들이 사용하는 것인데, 보통 사람들이 그것을 쉽게 접해 볼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주D-071]황금 …… 못 : 신선이 산다는 곳으로, 근심 걱정이 없는 낙원을 말한 듯하다.[주D-072]담로 : 《시경》 소아(小雅)의 편명으로, 천자가 제후들에게 잔치를 베풀 때 부르는 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