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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필름 역할을 한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은 이미지 센서에 모여 디지털 이미지로 저장된다. 따라서, 이미지 센서의 품질은 곧 사진의 화질과 이어지는 셈이다.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은 이미지 센서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빛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바꾸거나, 회로의 배열을 변경하는 방법을 통해 이미지 센서의 품질은 꾸준히 향상됐다.
현재, 인기리에 판매중인 디지털 카메라들은 대부분 특수 이미지 센서를 장착했다. 특수 이미지 센서의 동작 원리와 일반 이미지 센서와의 차이, 이로 인한 장단점을 살펴보자.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
이미지 센서를 통해 들어온 빛은 회로 배선을 거쳐 디지털 신호로 바뀐다. 일반 이미지 센서는 빛을 받아들이는 수광면 위에 회로 배선이 있어, 그 만큼 빛을 가리게 된다. 반면,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는 수광면과 회로 배선의 위치를 바꿔, 수광면이 빛을 직접 받게끔 했다.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우)와 일반 센서(좌)와의 차이
빛을 직접 받게 됨에 따라,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는 일반 이미지 센서보다 높은 감도를 사용할 수 있다. 높은 감도는 특히 광량이 부족한 야간, 실내 촬영 시 위력을 발휘한다.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는 고감도 수치 자체도 높고, 고감도에서의 화질과 노이즈 억제력이 일반 이미지 센서에 비해 높다.
또한,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는 고속 데이터 처리도 가능하다.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는 CCD(Charge Coupled Device)가 아닌, CMOS(Complementary Metal-Oxide Semiconductor)다. CMOS 센서는 CCD 센서에 비해 처리 속도가 높다. 이 덕분에,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는 풀 HD / 고속 동영상 촬영 기능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초기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는 기본 감도가 ISO 160 가량으로 높고, 채도가 다소 낮게 표현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는 이러한 단점이 대부분 해소됐다.
후지필름 X-Trans CMOS
후지필름의 프리미엄 미러리스 카메라, X-Pro1에는 X-Trans CMOS 센서가 장착됐다. 후지필름은 필름 입자의 불규칙한 배열에 착안, X-Trans CMOS 이미지 센서의 컬러 필터를 일반 이미지 센서와 다르게 구성했다.
▲일반 이미지 센서의 컬러 필터 배열
일반 이미지 센서의 컬러 필터 배열은 RGGB 화소가 모인 2 x 2 구조다. 렌즈(1)를 통해 들어온 빛은 로우패스 필터(3)를 거쳐 이미지 센서(2)에 닿는다. 2 x 2 구조의 컬러필터 배열은 모아레(규칙적인 무늬를 가진 피사체에 줄무늬가 나타나는 현상), 위색이 나타나기 쉽다. 이를 막기 위해 로우패스 필터를 사용하는데, 이는 곧 해상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
▲X-Trans CMOS 이미지 센서의 컬러 필터 배열
반면, 후지필름의 X-Trans CMOS 센서는 컬러 필터를 GBRGGB의 6 x 6 구조로 배열했다. 이는 불규칙한 입자 구조(3)를 지닌 필름을 재현한 것이다. 입자 배열이 불규칙하기에, 필름은 모아레 혹은 위색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컬러 필터 배열을 2 x 2보다 더욱 넓은 6 x 6으로 한 X-Trans CMOS 센서는 필름과 유사한 특성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로우패스 필터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높은 해상력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대각선 방향으로 RGB 화소가 자리잡은 만큼, 색 재현력도 높아진다. 같은 화소가 인접하면 위색이 발생하기 쉽지만, X-Trans CMOS 센서는 화소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후지필름 EXR 이미지 센서
후지필름은 X-Trans CMOS 센서 이전에 EXR 이미지 센서를 발표한 바 있다. 후지필름 EXR 이미지 센서는 컬러 필터 배열이 일반 이미지 센서와 달라, 다양한 장점을 지닌다.
▲후지필름 EXR 이미지 센서의 RGB 화소는 대각선으로 배열됐다.
일반 이미지 센서의 RGB 화소는 사각형으로 배열됐다. 후지필름 EXR 이미지 센서의 기본은 RGB 화소를 2개씩 모아 대각선으로 배열한 것이다. 이로 인해, 후지필름 EXR 이미지 센서는 DR(Dynamic Range) 우선, 고감도 우선, 해상도 우선의 3가지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 이 가운데, 해상도 우선은 대각선으로 배열된 모든 화소를 사용한다. EXR 이미지 센서는 RGB 화소가 대각선으로 연결된 만큼 빛을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높은 해상력을 표현해낸다.
▲DR 우선. 2개의 화소롤 따로 동작시킨다.
후지필름 EXR 이미지 센서의 DR 우선 기능은, 2개의 화소를 따로 동작시켜 고감도 / 저감도의 사진을 1매씩 촬영해 이를 합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이미지 내 어두운 부분은 고감도로, 밝은 부분은 저감도로 살려내 표현할 수 있다. 다만, 이 기능을 사용할 경우, 화소수는 반으로 줄어든다.
▲고감도 우선. 2개의 화소를 합쳐 1개의 고감도 화소로 만든다.
이미지 센서의 고감도 표현 능력은 화소의 크기와 관계가 깊다. 후지필름 EXR 이미지 센서의 고감도 우선 기능은, 인접한 2개의 화소를 1개로 처리해 고감도 표현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즉, 빛을 받아들이는 화소의 크기가 2배가 되는 셈이다. 고감도 우선 기능 사용 시에도 유효 화소 수는 반으로 줄어든다.
포비온 X3 다이렉트 이미지 센서
▲포비온 X3 다이렉트 이미지 센서의 컬러 필터 배열(좌)과 일반 센서의 컬러 필터 배열(우)
필름은 빛을 받아들여 3층 감광 구조를 통해 상을 만든다.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이와 달리, 빛을 1층에 배열된 RGB 화소로 받아들인다. 각 화소는 정해진 한 가지 색상만 받아들이며, 나머지 색상은 인접한 화소의 색 정보를 통해 재현한다.
포비온 X3 다이렉트 이미지 센서는 화소를 B-R-G 구조로 3층 배열, 모든 색상을 받아들인다. 따라서, 인접 화소의 색 정보를 받을 필요 없이 빛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해상력과 색 재현력이 높아진다. 포비온 X3 다이렉트 이미지 센서는 강한 광원 하에서의 할레이션(빛의 난반사가 이미지에 찍히는 현상), 감광층 구조로 인한 붉은색의 채도 저하 등의 단점이 있었다. 물론,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이미지 센서 기술은 지금도 발전중이다.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커지고 화소 집적 능력도 높아짐에 따라, 사용자들은 더욱 독창적인 기능을 지닌 이미지 센서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 발전이 만들어낸 특수 이미지 센서,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더 정확하게, 빠르게, 선명하게 사진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나와 차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