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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기념공원 정문 |
시간이 나면 대연동 문화회관엘 자주 간다. 문화회관의 공연 관람도 좋고 각종 전시작품 감상도 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문화회관 앞에 있는 유엔 기념 공원엘 꼭 들린다.
유엔 묘지로 더 잘 알려진 이 공원은 재한 유엔 기념 공원이 정식 명칭이다. 이 공원은 연중 무료로 오픈 되고 관리도 잘 되어 있어 산책하기도 좋고 여러 기념물도 관람 할 수 있어 좋을 뿐 아니라 거기서 좋은 건축물을 만날 수 있어 더욱 좋다.
이곳의 좋은 건축은 한국 현대 건축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가장 훌륭한 건축가의 한 사람인 김중업 선생이 설계한 정문과 추모관이다.
특히 정문 건물은 김중업 선생이 설계하여 1966년도에 부산시민의 이름으로 봉납 되였으며 한국 건축의 전통양식을 현대화시킨 현대 한국 건축사에 한 장르를 형성할 정도로 중요한 건물로 인식 되어 온 건물이다.
70년대 경복궁에 건립된 국립중앙박물관과 부여박물관의 전통 시비가 벌어지면서 우리의 전통 문제가 건축계의 이슈로 제기될 때 나는 이 건물에서 나의 전통에 대한 개념을 정립 할 수 있었던 건물이다.
이 정문 외형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곡선과 도자기 표면 같이 잘 다듬어진 노출콘크리트 공법의 기둥의 면과 주두의 곡선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과 정신적 안정을 준다. 또한 건물 각 디테일에 대한 상징성은 작가의 디자인 개념이 건축적 언어로 전달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공원 전체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모자람이 없다.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테마공원의 상징성을 잘 수용 하고 있는 이 건축물은 UN 관계 건축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건축이라는 우탄트 총장의 찬사와 같이 공원을 방문하는 많은 내국인이나 외국인에게 건축적 감명을 줄 것이라 생각 된다.
일반적으로 좋은 건축이란
그 작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창조적인 건축물,
또 건축물의 기능을 훌륭하게 만족시키고
많은 사람들에게 건축적인 감동을 주는 건축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훌륭한 건축 작품을 하기위해서는 설계에 참여할 기회도 주어져야 할 것이고 본인의 뛰어난 창의력이 있어야 하고 건축가를 믿고 의뢰 하는 건축주가 있어야 할 것인데 어디 그것이 쉬운 일인가!
벌써 십 수 년 전 이야기지만 건축설계를 잘 하느냐 못 하느냐가 아니고 인허가를 잘 받아 내느냐 못 하느냐로 유능한 건축사인가 아닌가를 평가 받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사회 환경이 그러 하였고 많은 건축물들이 주로 상업적인 목적으로 지어 지는 건축물들이었으니 아이디어를 낸들 건축주들의 인식 부족으로 대부분 받아 드려지지 않아 좋은 건축에 대한 욕망만 있었지 실행은 참 어려웠다. 그러나 현상공모가 일반화되고 건축주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 요즈음은 건축주들도 좀 더 좋은 건축을 짓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이거나 건축의 목적 달성을 위해 주로 지명 현상설계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걸 보면 건축설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좋아졌고 기회도 많이 주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젠 건축가 자신이 작가의식을 가지고 창의력을 바탕으로 창조적 능력을 발휘 한다면 좋은 건축물을 설계 할 수 있고 또 후세에 훌륭한 건축 작품을 남길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은 조성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비싼 건축이 좋은 건축은 아니지만 좋은 건축은 비싸다 ”라고 하신 김중업 선생의 말씀은 좋은 건축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또 선생은 “건축가의 빛과 그림자” 책자를 통해 유엔공원 정문 설계당시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나타내었다.
“이국땅에서 평화를 위해 싸우다 간 여러 나라들의 천사들에게 두 손 모아 경건히 바친 작품이다. 한국적이라는 명제를 내세우고 조상들이 남긴 낱말만을 주워 모아 보았자 오히려 우리의 전통을 욕보이는 일이 된다. 한국 사람들만이 간직해 온 참 얼을 어떻게 조형화 하여 새 얼을 담을 것인가 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어서 하나둘의 답이 나올 성 싶지 않다. 이 소품은 한껏 부푼 선에 부드러움을 불어 넣어 어린 시절의 아스라한 향수를 기억 하면서 잃어버린 고향을 되찾으려는 벅찬 작업의 소산이다.”
난 유엔 기념 공원 정문을 보며 이 조그만 건물을 설계 하면서 한국적인 것을 표현 하고픈 작가의 심정과 고뇌를 느낄 수 있고 건축물 전체가 주는 이미지를 건축적 용어로 보고 읽을 수 있어 즐겁기 만하다.
금년에는 정말 이러한 좋은 건축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하고 훌륭한 건축이라 칭하는 좋은 건축을 하나 라도 남기겠다는 일념으로 오늘도 스케치북을 열며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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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성당. 남진관 건축사 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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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진관 건축사 | (주)A&T 건축사사무소 |
남진관 건축사는 동아대학교 건축과, 동대학교 산업대학원을 졸업했다. 성당건축에 노하우를 가지고 많은 성당 설계해 오고 있으며, 도시계획및 지구단위계획 단지계획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다. 건축 분야 외에서는 회의진행규칙에 관해 24년간 각종사회단체에서 강의를 해 오고 있으며,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출사를 즐긴다. 남진관 건축사의 사진은 산과 들을 배경으로 한 자연이 주요 테마로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