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의 U-18 유소년 클럽 울산 현대고는 K리그 주니어 첫 해인 2008년 이희성(울산 현대), 최진수(FC안양), 임종은(전남 드래곤즈) 등의 활약에 힘입어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2010년에는 B조 1위를 기록했지만 A조 1위 수원 매탄고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2011년 B조 2위, 2013년 6위, 2014년 4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울산은 올 해 1월 양산에서 열린 ‘제48회 부산MBC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리그에서는 초반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주춤했지만 파죽의 4연승 및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며 2위로 올라섰다. 울산은 이제 전기리그 두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후의 대반격을 통해 우승을 노리는 울산의 주장 오인표와 미드필더 김건웅을 만나 보았다.
날카로운 측면 돌파를 자랑하는 울산의 주장 오인표
연령대별 청소년 대표를 거쳐온 오인표는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13년 리그 16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고학년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대등한 경기력을 펼쳐보였다. 그해 7월 안동에서 열린 ‘제46회 대통령금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는 강릉중앙고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것을 포함해 총 3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준결승 진출에 일조했다. 지난해에는 리그 19경기에 선발 출전해 7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인표는 팀의 주장으로 임명 되었다. 중학교 때부터 오인표를 지도해 온 박기욱 감독은 ‘항상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하며 오인표를 주장으로 임명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 했다. 현대중 때에 이어 현대고에서도 주장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오인표는 “숙소에서의 생활이나 규칙과 관련된 부분을 체크하는 편이다. 훈련할 때에는 저학년 선수들을 코칭하기도 하며 전체적으로 좋은 팀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주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어 “3학년 선수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학년 선수들도 자신의 역할에 맞춰 잘 따라와 주고 있기 때문에 좋은 팀워크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올 시즌 울산이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오인표는 지난 3일 막을 내린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인표는 우루과이와의 첫 번째 경기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강하게 압박해 들어오는 우루과이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전반 내내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오인표는 전반 45분을 마치고 이동준과 교체 되었다. 오인표는 벨기에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주 포지션인 측면 미드필더가 아닌 가운데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여러 차례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를 선보인 오인표는 전반 종료 후 이동준과 교체 되었으며 프랑스와의 마지막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두 경기에서 90여분을 출전한 오인표는 JS컵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해 아쉽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에서 측면과 가운데 미드필더 모두를 준비했다. 가운데 미드필더로는 중학교 때 이후 처음 서봤다. 대회 때에는 다소 긴장한 나머지 본인의 플레이의 30%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대회에 대한 소감을 남겼다.
울산의 야야 뚜레를 꿈꾸는 수비형 미드필더 김건웅
김건웅은 1학년 때인 2013년에는 리그 3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센터백까지 소화하며 리그 18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올 시즌에는 자신의 본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정확한 슈팅과 패싱 능력,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발휘하며 7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고 있다.
김건웅은 지난 2월 울산 현대의 전지 훈련에 합류하며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울산 현대의 윤정환 감독은 “좋은 유소년 선수에 대해 더욱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프로 선수들과의 훈련을 통해 선수를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김건웅을 전지훈련에 합류 시킨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건웅은 울산 현대의 연습 경기 3경기에 출전하며 프로 선수들과 손발을 맞췄다.
프로 선수들과 함께한 일본 전지훈련에 대해 김건웅은 “프로의 벽은 높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혀를 내둘렀다. 압박의 강도에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큰 차이를 느꼈다고 전한 김건웅은 “압박이 빠르다 보니 미리 보는 습관을 익혔는데 현대고에 돌아와서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자신감도 늘어났다”며 프로 선수들과의 훈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고 이야기 했다.
김건웅은 올 시즌 팀 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에 대해 미드필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동경을 꼽았다. 날카로운 공격 가담과 강력한 슈팅력을 자랑하는 이동경은 지난 해 리그 17경기에 출전해 5골 3도움을 올린데 이어 지난 1월 열린 부산 MBC배에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골을 쏘아 올리며 팀의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김건웅은 “볼 소유능력이 상당히 좋으며 볼을 다루는 센스 역시 뛰어나다”며 이동경의 활약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김건웅의 롤 모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야야 뚜레다. 올 시즌 김건웅의 등번호 역시 야야 뚜레와 똑같은 42번이다. 야야 뚜레를 롤모델로 꼽은 것에 대해 김건웅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선수다.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로서 풍부한 활동량과 탄력을 닮고 싶다”며 이유를 이야기 했다.
춘계 대회에서의 아쉬움, 전관왕으로 풀겠다
오인표와 김건웅은 지난 1월 열린 부산MBC배에서 나란히 한 골씩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에 일조했다. 오인표는 대회 최우수 선수상을, 김건웅은 페어 플레이상을 수상하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부산 MBC배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 했다.
오인표는 “결과적으로는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만족할 수 있지만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그다지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이야기 했으며 김건웅 역시 “인표와 같은 생각이다. 우승을 차지한 것에 대해서는 자랑스럽다고 생각하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9라운드 종료 현재 울산은 4승 3무 1패 승점 15점으로 2위에 위치해 있다. 울산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포항 포항제철고는 승점 20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두 경기를 남겨둔 울산이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를 거둬도 포항이 광주 금호고와의 1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자력으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비록 자력 우승은 차지할 수 없지만 울산의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반드시 전관왕을 차지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감독님께서 전관왕을 목표로 정했기 때문에 선수들도 그 목표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매 경기를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공격 포인트에 대한 욕심보다는 팀에 희생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 오인표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서 남은 경기에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 우리들이 모든 실력을 발휘한다면 이루지 못할 꿈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대회까지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 - 김건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