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에서 벽돌만한 휴대폰 꺼내들고 "어, 난데!"하며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즐기며 어깨 으쓱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초등학생도 들고다니는 휴대폰입니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무실에서 인터넷이 잠깐 불통이 되면 예전에 인터넷 없을 땐 어떻게 살았나 몰라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런데 어땠나요? 그 때 그 시절 생각해보면 휴대폰 없이도, 인터넷 없이도 별다른 불편 없이 잘 살았죠? 지금 생각해보면 불편이지만,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들 그렇게 살았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사람들의 손에서 휴대폰을 뺏고 인터넷을 끊어버린다면 그 불편은 극에 달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세상이 변하고 사람들도 변한 것이지요. 시간을 꺼꾸로 돌려놓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오토캠핑의 환경도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전기만 쓸 수 있어도 감지덕지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무선 인터넷과 온수 샤워를 찾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그걸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오토캠핑 인구가 늘어나고 캠핑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당연히 캠핑의 질을 가지고 승부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는 캠핑 장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점차 기능성과 편의성이 강조된 제품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덩달아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습니다만, 어쨌건 캠핑이 편리해진다는 건 좋은 일이지요. 물론 불편한 캠핑, 오지 캠핑을 선호하는 분도 많이 계시지만, 오토캠핑은 태생 자체가 자동차의 편의성을 기반으로 발전해온 가벼운 레저 활동입니다.
최근 야영장에서 난방을 위해 서큘레이터를 사용하는 분이 많아졌습니다. 서큘레이터는 텐트 내 공기를 순환시켜서 고른 온도를 유지해주는 장비로서, 이제 캠퍼들 사이에 필수품인 것처럼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좀더 편리하기 위한 캠핑 장비가 다 그러하듯, 없으면 조금 불편할 뿐 주객이 전도될 정도는 아닙니다. 서큘레이터도 기본적으로는 난방의 효율성을 돕는 장비일 뿐, 난방 제품 그 자체는 아니니까요. 그런데 써보면 참 좋습니다. 거기에 딜레마가 있는 것이지요. 특히나 한 번 써보고 그 효과를 만끽했다면 더 끊기가 어렵습니다. 마치 손에서 휴대폰을 놓는 것처럼 말이지요. 실제로 텐트 난로 사용시 공기 순환은 오랜 고민거리였습니다. 오죽하면 해외에서 몇십만 원짜리 무동력 팬을 수입해서 난로 위에 올려놨겠습니까.
서큘레이터의 단점은 전기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전기가 불안하다면 차량용 12V 선풍기와 배터리를 이용하면 됩니다. 서큘레이터와 선풍기의 기능이 차이가 나기는 합니다만, 넓은 가정이 아닌 거실 텐트 내에서 공기를 순환하는 정도의 기능은 충분히 해냅니다. 선풍기를 텐트 가장자리에 놓고 천장을 향해 작동시키면 충분히 난로의 온기가 바닥까지 골고루 순환됩니다. 무릎 아래도 시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지간한 캠핑장이 다 전기가 되니 굳이 12V를 고집할 이유는 없습니다. 서큘레이터를 쓴다는 건 이미 난로를 사용하고 있다는 전제가 깔리므로, 전기가 다운되더라도 서큘레이터 없다고 얼어죽지는 않습니다. 제 경우는 수납만 허락하면 유비무환으로 다 챙기는 스타일인데, 그렇다보니 늘 짐에 치어 삽니다. 편리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모순이 생깁니다. 있으면 매우 좋고 없어도 그만이지만, 이미 맛 들리면 끊기 힘든... 그런 제품입니다.
첫댓글 이미 맛 들리면 끊기 힘든게 캠핑 그 자체이죠. 크크~
아직 동계캠핑은 엄두도 못내네요^^; 좋은 정보감사합니다
벽돌만한 휴대폰, 초등학생도 들고 다니는 휴대폰, 무선 인터넷의 예를 드시면서 서큘레이터의 효용성에 대하여 논하신 것....... 참 마음에 닿고 귀에 쏙 들어옵니다.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니까 저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한 번 써보신 분들은 끊기가 어렵겠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예전에 연탄보일러처럼 동관을 코일처럼감아서 물을 순환시키는 형태로 만들어본적 있는데 단점 이많아 모터순환 형태로 쓰고 있는데요 난로에 써쿨이 효과가 있나보군요
아~그럼 우선 여름에 사놓은 선풍이로 테스트 해봐야 겟네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