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낸 원고
국사교과서 이것만은 바꿔야!㉜
‘‘전쟁’과 ‘난’과 ‘운동’은 구별해서 표현해야 한다!
과거에는 ‘우리나라가 930여회의 외침을 받았다’고 하는 표현이 있었으나 사실과 다르다 보니 지금은 없어졌다. 이처럼 우리 교과서에서 우리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나라 간의 다툼을 ‘전쟁’, ‘난’, ‘운동’ 등으로 다양한 용어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의 지침은 거의 같은 내용이지만 사회과 교육과정에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용어들이 등장한다. 고구려는 수나라 및 당나라와 ‘전쟁’을 했고, 고려는 대몽 ‘항쟁’을 했으며, 원나라 및 일본과는 ‘병자호롼’과 ‘임진왜란’이라는 ‘양란’을 겪었다(37~98쪽). 그리고 국내적으로도 1885년에는 ‘임오군란’과 갑신정변이 있었고, 일본의 국권 침탈에 맞서 ‘국권 수호 운동’, ‘독립운동’을 했다(101쪽 이후). 교과서 편수자료(Ⅱ)에는 러‧일 전쟁, 만주‘사변’, 만적[이괄, 이시애, 망이‧망소, 이자겸 등]의 난, 병자호란, 임잰왜란, 정묘호란, 청‧일 전쟁, 한산도 ‘대첩’, 청산리 대첩, 6‧25 전쟁 등과 함께 임오군란이라는 용어도 등장한다.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서는 이에 더하여 국권침탈에 대항한 ‘의병 전쟁’ ‘무장 독립 투쟁’ ‘의열 투쟁’ 등의 ‘민족운동’이라는 용어들이 등장한다. 고교 한국사 집필기준에서도 이에 더하여 ‘동학 농민 운동의 성격에 대해 민란, 전쟁, 혁명 등 다양한 학설이 존재한다.’고 하여 운동, 민란, 혁명을 전쟁과 유사한 용어로 볼 수 있는 듯이 표현하고 있다.
이런 지침에 따라 만들어진 교과서에서도 거의 같은 용어들이 사용되었다. 여기에 추가되는 용어만 지적해본다. 초등학교 사회5-1에서는 백제와 고구려가 당과 신라에 패한 후 이들을 대상으로 ‘부흥 운동’을 일으켰으며, 거란과 송나라 간의 ‘전쟁’이 등장하고 ‘몽골과의 전쟁’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비상교육 편찬 『중학교 역사1』에서는 고구려와 수‧당의 전쟁을 ’안시성 싸움‘ 등 싸움으로, 고구려ㆍ신라ㆍ백제 간의 다툼을 ’삼국 간의 항쟁‘이라 표현하기도 했으며(56쪽),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킨 후 ’신라와 당의 전쟁‘ ’나‧당 전쟁‘이라고 표현했고,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한 후 당나라와 신라에 대해 ’부흥 운동‘을 하여 그 결과 발해가 건국되었다는 표현도 나온다(이런 내용은 『고등학교 한국사』도 같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교육부 지침에서부터 검정교과서에까지 싸움, 전쟁, 난, 항쟁, 투쟁, 운동 등의 용어가 뚜렷한 구별 기준 없이 혼용되고 있다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몇 가지의 문제점과 수정 방향만 제시한다.
첫째, 대체적으로 수ㆍ당ㆍ송 등 다른 나라와의 충돌은 ‘전쟁’이라고 하고, 묘청의 난이나 이자겸의 난 등과 임오군란 등 국내 소란 행위는 ‘란’이라 표기하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전쟁을 ‘국가 또는 이에 준하는 집단 간의 무력 충돌’이라고 보는 현대적 개념과도 맞는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병자호란과 임진왜란은 다른 나라와의 충돌인데도 ‘난’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데 대해 “과거 우리 조상들이 거란이나 여진, 왜 등을 이민족으로 보지 않았다는 증거”(계간 한배달 등)라는 시각이 힘을 얻는다. 이런 기준으로 모든 충돌의 성격을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둘째, 이런 기준에서 보면 ‘6‧25전쟁’이라는 표현은 재고되어야 한다. 유엔군에서 ‘Korean war’라고 표현했듯이 외국군이 참여한 집단 간의 다툼이었기 때문에 전쟁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우리 스스로 볼 때는 민족 내부의 다툼이므로 1990년 이전의 ‘6‧26사변’ 또는 ‘6‧25동란’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셋째, 대몽 항쟁과 삼국간의 항쟁, 6월 항쟁 등 항쟁은 외국과의 관계나 민족 내부 집단 사이의 다툼을 표현하는 데 공통적으로 쓰이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대항하여 다툰다’는 의미이므로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으나 일반적 느낌으로 항쟁은 외국이나 이민족과의 관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넷째, 백제와 고구려의 부흥운동이라는 용어로부터 근대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의병 ‘전쟁’, 의열 ‘투쟁’ 등을 모두 망라하여 문화 운동 등 국내의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움직임인 ‘운동’과 같은 용어를 쓰고 있는 것도 바로잡아야 한다. 고구려는 부흥운동을 하고, 민주세력은 6월 항쟁을 했다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는 표현이다. 일본에 대한 반감을 줄이려는 의도이거나 일본을 우리와 같은 민족으로 본다고 해도 광복 또는 독립을 위한 무장 투쟁까지 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 일본과의 관계는 전쟁이나 투쟁이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부에서는 용어의 의미와 기준을 분명히 재정립하여 지침을 내려야 한다.
국사찾기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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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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