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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대불정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옛부터 이 경의 가르침은 기탁염(棄濁染) 발묘명(發妙明)이라 하였다.
탁염이란 나누어 생각하는 버릇을 말하고 묘명이란 자신에게 불성이 내재해 있음을 아는 것이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경에서는, 아난과 부처님의 긴 문답을 통해,
진실과 허망함을 구분하는 바른 통찰력의 구비, 엄정한 계율의 이행과 다라니의 지송 등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가르침의 폭은 불교의 대소승과 현교, 밀교를 모두 포괄하고 있을 정도로 광활하며, 나란다대도량경이라는 별칭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스님들을 가르치기 위해 편찬된 교과서적인 특징을 짐작할 수 있다.
10권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경권의 내용은 음탕한 여자의 환술에 걸린 아난을 구제한 부처님이 그를 대상으로 수행의 방법 등을 설법한 내용이다. 경은 그 내용에 따라 각각 석분(席分), 정종분(正宗分), 유통분(流通分)으로 구분한다. 석분은 설법의 동기가 설해지는 내용으로서, 여기서는 걸식을 나갔던 아난이 음실(淫室)에 빠지고,
이를 부끄러워 한 아난이 부처님께 수행의 뜻을 밝히고 가르침을 원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부처님이 설한 내용을 정종분이라고 하는데, 그 내용이 광대하므로 다시 이 정종분을 견도분(見道分), 수도분(修道分), 증과분(證果分), 결경분(結經分), 조도분(助道分)으로 나눌 수 있다. 정종분 다음에, 유통분은 설법을 마치고 대중들이 기뻐해 물러갔다는 내용에 해당한다. 먼저 정종분의 견도분은 불도의 실체를 발견하는 대목이다. 다시 말하면 불도가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를 말하고 있는 부분이다. 부처님은 사물의 현상을 올바로 보기 위해서는 마음의 진상을 올바로 파악해야 한다고 설한다.
이에 대해 제1권에서 아난은 마음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를 놓고 부처님과 문답을 벌인다. 아난은 재내(在內), 재외(在外), 잠근(潛根), 장암(藏暗), 수합(隨合), 중간(中間), 무착(無着) 등의 일곱 가지 장소를 대면서 마음의 소재를 추궁했으나 부처님은 모두 아니라고 답한다. 아난은 다시 마음이라는 것이 마치 돌과 나무와 같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처님은 그것 역시 분별 망상이라고 말한다.
제2권에서는 이어서 참다운 견해 즉 진견(眞見)은 일정한 형태나 일정한 주처가 없을 뿐 아니라 일정한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주장이라는 것은 본래 있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잃고 얻는 것도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올바른 견해라는 것을 찾을 수 없다면, 그것은 다만 허명(虛名)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제3권에서는 진견(眞見)이 허망함을 달관하는 데서 찾을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 즉 5온(蘊)과 6입처(入處) 등의 모든 법이 그 자체내에 진여성을 함축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허망한 법 그 안에서 허망함에 그치지 않고 법계(法界)에 편만해 있는 여래장이 있음을 설한다. 소위 공여래장(空如來藏)의 논리이다.
다시 제4권에서는 이어지는 의문에 답한다. 즉 모든 법계 속에 여래장이 충만해 있다면 세계 속의 모순은 어떻게 존재하게 되는가를 설명한다. 부루나(富樓那) 존자가 5온, 6입, 7대 등이 모두 여래장이어서 법계에 편만하다면 어떻게 물과 불 같은 대립이 존재하는가를 묻는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그 원인이 무명(無明)에 있음을 밝힌다.
즉 무명이 유정(有情) 세계를 만들어 내고 그것이 중생과 세계에 상속되어 업을 만들어 낸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 까닭은 무명에 의한 것이므로 그 본성은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이 마음의 본성에 관한 설명이었다면 이어지는 설명은 수행의 구체적인 방도를 말하는 것이다.
수도분(修道分)은 제4권에서 제7권까지 설명되고 있다. 대체로 수도분에서 설해지는 것은 수행의 바른 기초 즉 수행 진기(眞基)와 빠른 수행 방법 즉 수행 진요(眞要), 그리고 몸과 마음이 흩어지지 않게 잘 수습하는 방법 즉 섭지(攝持) 궤칙(軌則) 등이다. 수행 진기, 즉 수행의 바른 기초는 수행자가 수행을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과 업을 짓는 주체를 아는 것이다. 제5권과 제6권에서는 수행 진요로서 각각 해결 진요와 입관 진요, 두 가지를 설명한다. 이 두 가지는 모두 빠른 수행의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전자의 경우는 6근(根)으로 지은 업을 푸는 방법을 말하고, 후자는 관통(關通)을 얻은 자의 수행담에 의지해 자신의 근기를 입도(入道)하게 하는 방편을 말한다.
이어서 제6권과 제7권에서는 섭지 궤칙에 대해 설한다.
이는 심신을 잘 수습하여 수도를 완성하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이것은 계행(戒行)을 철저히 지키고, 단(壇)을 차려 부처님을 경배하거나 능엄주를 지송하여 가피력으로 해탈을 얻는 방법 등을 말한다. 증과분(證果分)에 대한 설명은 제7권 끝 부분에서 제8권 끝 부분에 이른다. 여기서는 수행을 통해 얻어지는 10신(信), 3현(賢), 4가행(加行), 10지(地) 등각(等覺), 구경각(究竟覺) 등 57위(位)의 행상을 언급하고 있다.
결경분(結經分)에서는 경의 다섯 가지 이름을 제시한다. 이 다섯 가지 경의 이름에 경의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 조도분(助道分)은 제8권 끝 부분에서 끝까지 해당하는 부분으로 그 내용은 수행자, 특히 초심자들이 만나기 쉬운 기로(岐路)를 예시하고 거기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데 그 뜻이 있다. 가령, 12종의 생(生)이 생기고 천상이나 지옥 등의 집착이 일어나는 이유나, 색, 수, 상, 행, 식에 각각 열 가지의 마(魔)가 생길 수 있는 까닭을 밝히고 수행을 잘못함으로써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경계를 내리고 있다.
이 경이 사상적으로 언제쯤 설해졌는지는 여러 주장이 있다.
경으로 흐름으로 보아 반야 사상이 등장하고 법화 사상이 등장하기 이전에 설해졌다는 주장이 있으며, 야륜다라(耶輪多羅)가 법화경을 듣고 수기를 받은 구절 등을 통해 법화경 뒤에 설해졌다는 주장이 있다. 경의 번역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즉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것은 이 경의 범본이 없는 것에 대해 반랄밀제가 그 원본을 중국에 가져왔다가 다시 가져갔다는 설을 비롯하여,
유교와 도교의 술어가 가끔씩 나타난 점 등이 이러한 이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正本首楞嚴經 卷 1
칠처징심(七處徵心)을 주제로 하여 마음을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가를 밝히고 있다.
如是我聞 一時佛在室羅筏城 祇桓精舍 與大比丘衆 千二百五十人俱
여시아문 일시불재실라벌성 기원정사 여대비구중 천이백오십인구
皆是無漏大阿羅漢 佛子住持 善超諸有 能於國土 成就威儀
개시무루대아라한 불자주지 선초제유 능어국토 성취위의
從佛轉輪 妙堪遺囑 嚴淨毗尼 弘範三界 應身無量 度脫衆生
종불전륜 묘감유촉 엄정비니 홍법삼계 응신무량 도탈중생
拔濟未來 越諸塵累 其名曰 大智舍利弗 摩訶目犍連 摩訶拘絺羅
발제미래 월제진루 기명일 대지사리불 마하목건연 마하구치라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 시라벌성의 기환정사(祇桓精舍)에 계실 적에 큰 비구들 1천 2백 50명과 함께 계셨으니 이는 모두 정기가 밖으로 샘이 없는 큰 아라한들이니 부처님의 제자로 불법을 잘 보호해 나가면서 모든 유(有)에서 훌륭하게 초월하였으며 국토에서 위의(威儀)를 갖추었으며 부처님을 따라 법륜(法輪)을 굴리어 부처님이 유촉하신 것을 충분히 감당할 만하며 계율을 엄숙하고 청정하게 지켜서 삼계의 큰 모범이 되었고, 응신(應身)이 한량 없어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며, 미래의 모든 중생까지 고난에서 구제하여 진루(塵累)에서 벗어나게 하는 분들이다. 그 이름은 큰 지혜를 지닌 사리불과 마하 목건련과 마하 구치라와
富樓那彌多羅尼子 須菩提 優波尼沙陀等 而爲上首 復有無量辟支無學
부루나미다라니자 수보리 우파니사타등 이위상수 부유무량벽지무학
幷其初心 同來佛所 屬諸比丘休夏自恣 十方菩薩咨決心疑
병기초심 동래불소 속제비구휴하자자 십방보살자결심의
欽奉慈嚴將求密義 卽時如來敷座宴安 爲諸會中 宣示深奧 法筵淸衆,
흠봉자엄장구밀의 즉시여래부좌연안 위제회중 선시심오 법연청중
得未曾有∘迦陵仙音,遍十方界∘恒沙菩薩,來聚道場∘文殊師利而爲上首∘
득미증유 가릉선음 편십방계 항사보살 래취도장 문수사리이위상수
부루나미다라니자와 수보리와 우바니사타 등이 우두머리가 되어 이 세계와 또 다른 세계에 한량 없는 벽지불 과 무학(無學)과 아울러 처음 발심한 사람(初心)들까지 여름 결제(夏安居)를 마치고 함께 부처님의 처소에 와서 공손하게 이마를 대어 절하고, 그동안에 잘못이 있는 사람은 모든 대중에게 알리고 참회하였으며, 의심이 있으면 부처님께 여쭈어 의심을 풀고, 자비로우면 서도 엄숙하신 부처님을 흠모하여 비밀한 이치를 들으려고 하였는데 그 때에 여래께서 자리를 펴고 편안히 앉으시어 거기 모인 여러 대중을 위하여 깊고 오묘한 진리를 말씀해 주시니, 설법하는 자리에 참석한 청정한 대중들이 아직까지 없었던 법문을 듣게 되 었으며 가릉빈가(迦陵頻伽)의 소리와 같은 선음(仙音)이 시방세계에 가득하였다. 항하강 모래(恒河沙)수와 같이 많은 보살들이 도량에 모여 들었는데 문수사리가 우두 머리가 되었다.
時 波斯匿王 爲其父王 諱日 營齋 請佛宮掖 自迎如來 廣設珍羞無上妙味
시 파사익왕 위기부왕 위일 영제 청불궁액 자영여래 광설진수무상묘미
兼復親迎諸大菩薩 城中 復有長者 居士 同時飯僧 佇佛來應 佛敕大殊
겸부친영제대보살 성중 부유장자 거사 동시반승 저불래응 불칙대수
分領菩薩及阿羅漢,應諸齋主∘唯有阿難,先受別請∘遠遊未還,不遑僧次∘
분령보살급아라한 응제제주 유유아난 선수별청 원유미환 불퇴승차
旣無上座,及阿闍梨 途中獨歸 其日無供 卽時阿難 執持應器
기무상좌 급아도리 서중독귀 기일무공 즉시아난 집지응기
그 때에 바사닉왕이 그의 부왕을 위하여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에 재(齋)를 열 고 부처님을 궁중으로 초청하여 자신이 직접 여래를 영접하며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많이 차 려놓고 아울러 여러 큰 보살들도 직접 맞이하였다. 성중에서는 또 다시 장자(長者)와 거 사(居士)가 같은 때에 스님들을 공양하게 되었는데 부처님께서 오셔서 공양에 응해 주기를 바라는 이가 있으므로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명하시어 보살과 아라한들을 나누어 거느리고 가서 여러 재주(齋主)들의 공양에 응하게 하셨다. 오직 아난만은 이보다 앞서 따로 초청을 받고 멀리 갔다가 미처 돌아오지 못해서 승 차(僧次)에 참여할 겨를이 없었더니 이미 상좌(上座)와 아사리도 없이 혼자 돌아오는 길 이었다. 그 날 따라 공양이 없었으므로 그때 아난은 바리대를 들고
於所遊城 次第循乞 心中 初求最後檀越 以爲齋主 無問淨穢刹利尊姓
어소유성 차제순걸 심중 초구최후단월 이위제주 무문정예찰리존성
及旃陀羅 方行等慈 不擇微賤 發意圓成 一切衆生 無量功德
급전타라 방행등자 불택미천 발의원성 일체중생 무량공덕
阿難 已知如來世尊,訶須菩提,及大迦葉,爲阿羅漢,心不均平∘
아난 이지여래세존 가수보리 급대가섭 위아라한 심불균평
欽仰如來,開闡無遮,度諸疑謗∘經彼城隍,徐步郭門∘嚴整威儀
흠앙여래 개천무차 도제의방 경피성황 서보과문 엄정위의
지나오던 성안에서 차례로 밥을 빌게 되었는데 마음 속으로는 최후의 단월(檀越)을 구하여 재주를 삼으리라 생 각하고 깨끗함과 더러움을 묻지 않고 존성(尊姓:귀족)인 찰제리(刹帝利)와 전다라(최하층 계급)에게도 평등한 자비를 베풀어 미천함을 가리지 않았으니, 그 뜻은 일체 중생에게 한량 없는 공덕을 원만히 이루게 하려 함이었다.
아난이 이미 세존께서 수보리와 대가섭을 꾸중하실 적에 "아라한이 되고서도 마음이 평 등하지 못하다"고 하신 것을 알았으며, 여래께서는 마음을 활짝 열어 놓으시고 거절함이 없으므로 의심과 비방에서 벗어났음을 흠앙(欽仰)하였다. 그래서 성을 지나 성곽의 문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위의(威儀)를 엄숙하고 단정하게 하여
肅恭齋法 爾時阿難 因乞食次 經歷婬室 遭大幻術 摩登伽女
소공제법 이시아난 인걸식차 경력음실 조대환술 마등가여
以娑毗迦羅先梵天咒,攝入媱席∘媱躬撫摩,將毁戒體∘
이사비가라선범천주 섭입음석 음궁무마 장훼계체
如來知彼媱術所加,齋畢旋歸∘王及大臣長者居士,俱來隨佛
여래지피음술소가 제필선귀 왕급대신장자거사 구래수불,
願聞法要∘於時世尊∘頂放百寶無畏光明,光中出生千葉寶蓮,有佛化身,
원문법요 어시세존 정방백보무외광명 광주출생천엽보연 유불화신
재법(齋法)을 공경하고 신중하게 지키었다. 그때에 아난이 걸식을 하기 위하여 음란한 집을 지나가다가 큰 환술을 하는 마등가라 는 여자를 만났는데 그는 사비가라(娑毘迦羅)의 선범천주(先梵天呪)를 외우면서 아난을 음 란한 집안으로 끌어들여서 음란한 몸으로 비비고 만지면서 계행을 지키는 아난의 몸을 훼손(毁損)하려 하였다. 여래께서 아난이 음란한 마술에 걸려든 것을 아시고 공양을 마치고는 즉시 돌아오니, 왕과 대신 그리고 장자와 거사가 모두 부처님을 따라와서 법문 듣기를 원하였는데 그 때 에 세존께서 정수리에서 백 가지 보배롭고 두려움 없는 광명을 뿜어 내시고, 광명 속에서 는 천 개의 잎새로 된 보배로운 연꽃이 생기면서 부처님의 화신(化身)이
結跏趺坐 宣說神咒 敕文殊師利 將咒往護 惡咒消滅 提獎阿難
결가부좌 선설신주 칙문수사리 장주왕호 악주소멸 제장아난
及摩登伽,歸來佛所∘阿難見佛∘頂禮悲泣∘恨無始來∘一向多聞
급마등가 귀래불소 아난견불 정례비읍 한무시래 일향다문,
未全道力∘殷勤啓請,十方如來得成菩提,妙奢摩他,三摩,禪那
미전도력 은근계청 십방여래득성보리 묘사무타 삼마 선나,
最初方便∘於時 復有恒沙菩薩 及諸十方大阿羅漢∘辟支佛等∘俱願樂聞∘
최초방편 어시 부유항사보살 급제십방대아라한 벽지불등 구원요문
가부좌를 하고서 신주(神呪)를 설하셨다. 그리고 문수사리에게 명하여 그 신주를 가지고 가서 아난을 구호하게 하시니 악주(惡呪)가 소멸하므로 아난과 마등가를 데리고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돌아왔다. 아난이 부 처님을 뵈옵고 이마를 땅에 대어 예를 올리며 슬피울면서 무시(無始)이후로 한결같이 많 이 듣는 것만 일삼았고 아직 도력이 온전하지 못한 것이 안스러웠던 것이다. 은근하게 시방의 여래께서 보리를 이루신 오묘한 사마타와 삼마바리, 그리고 선나(禪那)의 최초 방편을 간절히 청하였다. 그때에 또 다시 항하강 모래와 같이 많은 보살과 시 방(十方)의 큰 아라한과 벽지불 들이 다 즐겨 듣기를 원하여
退坐黙然 承受聖旨 爾時世尊 在大衆中 舒金色臂 摩阿難頂 有三摩地
퇴좌묵연 승수성지 이시세존 재대중중 서금색신 마아난정 유삼마지
名大佛頂首楞嚴王,具足萬行,十方如來一門超出妙莊嚴路∘汝今諦聽∘
명대불정수릉엄왕 구족만행 십방여래일문초출묘장엄로 여금제청
告示阿難及諸大衆 阿難頂禮,伏受慈旨 佛告阿難∘汝我同氣,情均天倫∘
고시아난급제대중 아난정례 복수자지 불고아난 여아동기 정균천륜
물러가 앉아서 묵묵히 거룩한 가르침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에 세존이 대중 가운데에 계시다가 황금빛 팔을 펴서 아난의 정수리를 만지시며 아난과 여러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삼마지(三摩地)가 있으니 그 이름이 대불정수능엄왕(大佛頂首楞嚴王)이니 만행(萬行)이 다 갖추어졌나니라. 시방의 여래가 이 하나의 문으로 초출(超出)하신 오묘하고 장엄(莊嚴)한 길이니 너는 명심하여 들으라."아난과 대중들이 공경하게 이마를 땅에 닿도록 예를 올리고 땅에 엎드린 채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자옵드니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기를 "너와 나는 동기(同氣)이니 정이 같은 천륜이다.
當初發心 於我法中 見何勝相 頓捨世間深重恩愛∘
당초발심 어아법중 견아승상 돈사세간심중은애
阿難白佛 我見如來三十二相∘勝妙殊絶 形體映徹猶如琉璃
아난백불 아견여래삽십이상 승묘수절 형체앙철유여류리
常自思惟 此相非是欲愛所生∘何以故∘欲氣麤濁 腥臊交遘,
상자사유 차상비시욕애소생 하이고 욕기추탁 성조교강
膿血雜亂 不能發生 勝淨妙明 紫金光聚 是以渴仰
농혈잡란 불능발생 승정묘명 자금광취 시이갈앙
네가 처음 발심할 적에 나의 법 가운데에서 어떤 거룩한 모양을 보았기에 세상의 깊고 중한 은애를 미련없이 버렸는가?"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저는 여래의 서른 두 가지 상(相)이 뛰어나게 미묘함은 아주 특이하며 형체가 마치 맑은 유리처럼 밝게 비침을 보고서 늘 스스로 이러한 모양 은 욕애로 생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사오니 왜냐하면 욕기는 더럽고 흐려서 비린내 누린내가 풍겨나고 고름과 피가 뒤섞여서, 그와 같이 뛰어나게 깨끗하고 미묘하게 밝은 자 금광(紫金光)의 덩어리를 발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목마른 때에 물 을 찾듯이 우러러보고
從佛剃落 佛言 善哉阿難 汝等當知一切衆生 從無始來 生死相續
종불체락불언 선재아난 여등당지일체중생 종무시래 생사상속
皆由不知常住眞心性淨明體∘用諸妄想∘此想不眞,故有輪轉∘
개유부지상주진심성정명체 용제망상 차상부진 고유륜전
汝今欲硏無上菩提眞發明性∘應當直心詶我所問 十方如來同一道故,
여금욕연무상보리진발명성 응당직심주아소문 십방여래동일도고
出離生死,皆以直心∘心言直故,如是乃至終始地位,中間永無諸委曲相∘
출리생사 개이직심 심언직고 여시내지종시지위 중간영무제위곡상
부처님을 따라 머리를 깍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아난아!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모든 중생들이 시작이 없는 아주 오 래전부터 나고 죽음이 서로 계속됨은 다 항상 머무르는 참 마음의 맑고 밝은 본체는 알지 못하고 허망한 생각만 작용한 탓이니, 이 허망한 생각이 참되지 못하므로 나고 죽는 세계 에 윤회하나니라." 네가 지금 더할 수 없는 보리(菩提)의 참되고 밝은 성품을 연구하려거든 마땅히 정직 한 마음으로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하라. 시방의 여래가 동일한 도로 생사(生死)에서 벗어 난 것이니 이는 모두 정직한 마음 때문이었느니라. 마음과 말이 곧았으므 로 이와 같이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지위든 중간에 모든 왜곡된 형상이 영원히 없었나니라.
阿難,我今問汝∘當汝發心緣於如來三十二相,將何所見,誰爲愛樂∘
아난 아금문여 당여발심연어여래삽십이상 장하소견 수위애락
阿難白佛言:世尊,如是愛樂,用我心目由目觀見如來勝相,心生愛樂∘
아난백불언 세존 여시애락 용아심목유목관견여래승상 시생애락
故我發心,願捨生死∘佛告阿難如汝所說∘眞所愛樂,因於心目∘
고아발심 원사생사 불고아안여여소설 진소애락 인어심목
若不識知心目所在,則不能得降伏塵勞∘譬如國王,爲賊所侵,發兵討除∘
약불식지심목소재 즉불능득항복진노 비여국왕 위적소침 발병토제
"아난아! 내가 지금 너에게 묻겠는데 마땅히 네가 발심한 것이 여래의 서른 두가지 상호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하니 그것을 무엇으로 보았으며 누가 좋아하였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이렇게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은 제 마음과 눈으로 하였습니다. 눈으로 여래의 거룩한 모습을 보옵고 마음에 좋아함이 생겼기 때문에 제 가 발심하여 나고 죽는 세계를 버리고자 원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말한 것과 같아서 참으로 사랑하고 좋아한 것은 마음과 눈으로 인한 것이니 만약 마음과 눈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면 번뇌를 항복받을 수 없을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국왕이 적으로부터 침략을 받고서 군대를 동원하여 토벌(討伐)할 적에
是兵要當知 賊所在使汝流轉,心目爲咎∘吾今問汝,唯心與目,今何所在∘
시병요당지 적소재사여류전 심목위구 오금문여 유심여목 금하소재
阿難白佛言 世尊 一切世間十種異生,同將識心居在身內∘
아난백불언 세존 일체세간십종이생 동장식심거재신내
縱觀如來靑蓮華眼,亦在佛面∘我今觀此浮根四塵,祇在我面∘如是識心
종관여래청연화안 역재불면 아금관차부근사진 기재아면 여시식심
實居身內∘佛告阿難∘汝今現坐如來講堂∘觀祇陀林今何所在∘世尊
실거신내 불고아난 여금현좌여래강당 관기타림금하소재 세존,
그 군대가 마땅히 적병이 있는 곳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과 같나니라. 너 로 하여금 생사의 세계를 윤전케 하는 것은 마음과 눈의 허물이니라. 내가 지금 너에게 묻 겠는데 마음과 눈이 어느 곳에 있는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모든 세간에 열 가지 다른 중생들이 다같이 식 별하는 마음을 지녔사온데 그것이 몸 속에 있습니다. 비록 여래의 푸른 연꽃 같은 눈을 보아도 부처님의 얼굴에 있으며, 제가 지금 부근(浮根)과 네 가지 대상 물질을 관찰해 보 아도 부처님의 얼굴에 있으므로 이와 같이 인식하는 마음은 실로 몸 속에 있다고 여깁 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기를 "네가 지금 여래의 강당에 앉아서 기타림(祇陀林)을 보고 있는데 지금 어디에 있느냐?" "세존이시여!
此大重閣淸淨講堂,在給孤園∘今祇陀林實在堂外∘阿難,汝今堂中先何所
차대중염청정강당 재급고원 금기타림실재당외 아난 여금당중선하소
見∘世尊,我在堂中先見如來∘次觀大衆∘如是外望,方矚林園∘阿難,
견 세존 아재상중선견여래 차관대중 여시외망 방촉림원 아난
汝矚林園,因何有見∘世尊,此大講堂,戶牖開豁∘故我在堂得遠瞻見∘
여촉림원 인하유견 세존 차대강당 호유개활 고아재당득원첨견
佛告阿難 如汝所言 身在講堂 戶牖開豁 遠矚林園∘亦有衆生在此堂中,
불고아난 여여소언 신재강당 호유개활 원촉림원 역유중생재차당중
이 여러 층으로 된 전각 중에 청정한 큰 강당은 급고독원(給孤獨園)에 있 고 기타림은 강당 밖에 있습니다." "아난아! 네가 지금 강당 안에서 먼저 무엇이 보이느 냐?" "세존이시여!
제가 강당 안에 있으면서 먼저 여래를 보옵고 다음에 대중을 보오며, 이와 같이 밖을 바라보아야 비로소 숲과 동산이 보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말한 것과 같이 몸은 강당 안에 있으나 문과 창이 활짝 열렸기 때문에 멀리 수풀과 동산을 본다고 하니,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기를 네가 말한 것과 같이 몸은 강당안에 있으나 문과 창이 활짝 열렸기 때문에그렇다면 어떤 중생이 이 강 당 안에 있으면서
不見如來,見堂外者∘阿難答言∘世尊 在堂不見如來,能見林泉,無有是處
불견여래 경당외자 아난답언 세존 재당불견여래 능견림천 무유시처
阿難,汝亦如是∘汝之心靈一切明了 若汝現前所明了心實在身內,
아난 여역여시 여지심령일체명료 약여현전소명료시실재신내
爾時先合了知內身∘頗有衆 先見身中 後觀外物
이시선합료지내신 파유중생 선견신중 후관외물
縱不能見心肝脾胃 爪生髮長,筋轉脈搖,誠合明了 如何不知
종불능견심간비위 조생발장 근전맥요 성합명료 여하부지
여래는 보지 못하고 강당 바깥만 보는 자가 있겠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세존이시여! 강당안에 있으면서 여래는 보지 못하고 숲과 동산만 을 본다고 함은 그럴 리가 없습니다." "아난아! 너도 이와 같나니라. 너의 신령스런 마음 이 일체를 분명하게 아나니, 만약 너의 그 분명하게 아는 마음이 사실 몸안에 있다면 그 때에 먼저 마땅히 몸 속의 것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어떤 잘못생각을 가진 중생이 먼저 몸 속을 보고난 다음에 밖의 물건을 본다더냐? 비록 손톱이 자라고 털이 자라며 힘줄이 움직이고 맥박이 뛰는 것을 볼 수 없으나 오장 육부(五臟六腑)쯤은 진실로 밝게 알아야 된텐데 어찌 하여 알지 못하느냐?
必不內知,云何知外∘是故應知,汝言覺了能知之心,
필불내지 운하지외 시고응지 여언각료능지지심
住在身內無有是處∘阿難稽首而白佛言:我聞如來如是法音∘
주재신내무유시처 아난계수이백불언 아문여래여시법음
悟知我心實居身外∘所以者何∘譬如燈光然於室中,是燈必能先照室內
오지아심실거신외 소이자하 비여등광연어실중 시등필능선조실내,
從其室門,後及庭際∘一切衆生,不見身中,獨見身外∘亦如燈光
종기실문 후급정제 일체중생 불견신중 독견신외 역여등광,
반드시 몸 속을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밖을 안다고 하겠느냐? 그러 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 말대로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 몸 안에 있다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나니라." 아난이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제가 여래의 이러한 법음(法音)을 듣자 옵고 제 마음이 실로 밖에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왜냐하오면 비유하건대 마치 방안에 등불을 켜 놓으면 그 등불이 반드시 방 안을 먼저 비추고 난 뒤에 방문을 통하여 뜰과 마 당을 비추는 것과 같습니다. 일체의 중생들이 몸 속은 보지 못하고 몸 밖만 보는 것은 마치 등불이
居在室外,不能照室∘是義必明,將無所惑∘同佛了義得無妄耶∘佛告阿難∘
거재실외 불능조실 시의필명 장무소혹 동불료의득무망야 불고아난
是諸比丘,適來從我室羅筏城,循乞摶食,歸祇陀林∘我已宿齋∘
시제비구 적래종아실라벌성 순걸전식 귀기타림 아이숙제
汝觀比丘,一人食時,諸人飽不∘阿難答言 不也,世尊∘何以故∘
여관비구 일인식시 제인포부 아난답언 불야 세존 하이고
是諸比丘,雖阿羅漢,軀命不同∘云何一人能令衆飽∘佛告阿難∘
시제비구 수아라한 구명부동 운하이인능령중포 불고아난
방 밖에 있어서 방 안을 비추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이치가 너무도 분명하여 조금도 의심할 것이 없어 부처님의 뚜렷한 이치와 같으리니 잘못된 생각은 아니겠는지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이 모든 비구들이 마침 나를 따라 시라벌성에서 단식 (團食)을 차례로 빌어 가지고 기타림으로 돌아왔는데 나는 이미 공양을 마쳤지만[宿劑] 너 는 비구들을 보아라. 한 사람이 먹을 때에 여러 사람의 배를 부르게 할 수 있겠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오면 이 모든 비구들이 비록 아라한이오나 몸과 생명이 같지 아니한데 어떻게 한 사람이 여럿을 배부르게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若汝覺了知見之心,實在身外,身心相外,自不相干∘則心所知,身不能覺
약여각료지견지심 실재신외 신심상외 자불상간 즉심소지 신불능각
覺在身際,心不能知∘我今示汝兜羅綿手,汝眼見時,心分別不∘
각재신제 심불능지 아금시여도라면수 여안견시 심분별부
阿難答言 如是,世尊∘佛告阿難∘若相知者,云何在外∘是故應知,
아난답언 여시 세존 불고아난 약상지자 운하재외 시고응지
汝言覺了能知之心,住在身外,無有是處∘阿難白佛言 世尊,
여언각료능지지심 주재신외 무유시처 아난백불언 세존
"만약 너의 깨닫고 알고 보고 하는 마음이 정말로 몸 밖에 있다면 몸과 마음이 서로 달라서 자연히 서로 관계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 음이 아는 것을 몸은 깨닫지 못할 것이며 깨달음이 몸에 있다면 마음은 알 수 없을 것이 다. 내가 지금 도라면같은 손을 너에게 보이노니 너의 눈으로 볼 때에 마음이 분별하느 냐 못하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그렇습니다. 분별합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기 를 "만약 안다면 어떻게 몸 밖에 있다고 하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가 말 한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 몸 밖에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나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如佛所言,不見內故,不居身內∘身心相知,不相離故,不在身外∘
여불소언 불견내고 불거신내 신심상지 불상리고 부재신외
我今思惟,知在一處∘佛言:處今何在∘阿難言:此了知心,旣不知內
이금사유 지재일처 불언 처금하재 아난언 차료지심 기부지내,
而能見外∘如我思忖,潛伏根▒∘猶如有人,取琉璃碗,合其兩眼∘
이능견외 여아사촌 잠복근 유여유인 취류리완 합기양안
雖有物合 而不留礙 彼根隨見 隨卽分別∘然我覺了能知之心,不見內者
수유물합 이불류애 피근수견 수즉분별 연아각료능지지심 불견내자
부처님의 말씀과 같아서 안을 보지 못하기 때 문에 몸 안에 있는 것이 아니옵고 몸과 마음이 서로 알아서 서로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 에 몸 밖에 있는 것도 아니니 제가 지금 생각해 보건대 숨어있는 한 곳을 알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한 곳이라는 것이 어디냐?" 아난이 말하기를 "이 또렷하게 아는 마음이 이미 안은 알지 못하고 능히 밖은 볼 수 있으니 저의 생각 같아서는 눈 속 에 숨어 있는 듯 합니다. 마치 어떤 사람이 유리 그릇을 가져다가 눈에 댄 것과 같아서 비록 물건에 가리워 졌더라도 장애가 되지 않고 그 눈이 보는대로 따라서 곧 분별하나니 그렇다면 저의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 안을 보지 못하는 것은
爲在根故∘分明矚外,無障礙者,潛根內故∘佛告阿難∘如汝所言,
위재근고 분명촉외 무장애자 잠근내고 불고아난 여여소언
潛根內者,猶如琉璃∘彼人當以琉璃籠眼,當見山河,見琉璃不∘如是,
잠근내자 유여유리 피인당이유리롱안 당견산하 견유리부 여시
世尊,是人當以琉璃籠眼,實見琉璃∘佛告阿難∘汝心若同琉璃合∘
세존 시인당이유리롱안 실견유리 불고아난 여심약동유리합
者當見山河,何不見眼∘若見眼者,眼卽同境,不得成隨∘若不能見,
자당견산하 하불견안 약견안자 안즉동경 부득성수 약불능견
마음이 눈 속에 있기 때 문이고 분명하게 밖을 보는데도 장애가 없는 것은 눈이 맑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말한 것처럼 눈 속에 숨어있는 것이 마치 유리 를 댄것과 같다면 저 유리를 눈에 댄 사람이 마땅히 유리로 눈을 가렸기 때문에 산과 강 을 볼 적에 유리를 보느냐 못 보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사람이 유리로 눈을 가렸기 때문에 진실로 유리가 보일 것 입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 마음이 만약 눈에 유리를 댄 것과 같다면 마땅히 산과 강을 볼 적에 어찌하여 눈을 보지 못하느냐? 만일 눈을 본다면 눈이 곧 대상 이 되는 물체와 같아서 눈이 보는 대를 따라서 분별한다는 말이 성립될 수 없고, 만약 눈 을 보지 못한다면
云何說言此了知心,潛在根內,如琉璃合∘是故應知,汝言覺了能知之心,
운하설언차료지심 잠재근내 여유리합 시고응지 여언각료능지지심
潛伏根▒,如琉璃合,無有是處∘阿難白佛言 世尊,我今又作如是思惟∘
잠복근 여유리합 무유시처 아난백불언 세존 아금우작여시사유
是衆生身,腑藏在中,竅穴居外∘有藏則暗∘有竅則明∘今我對佛,
시중생신 부장재중 규혈거외 유장즉암 유규즉명 금아대불
開眼見明,名爲見外∘閉眼見暗,名爲見內∘是義云何∘佛告阿難∘
개안견명 명위견회 폐안견암 명위견내 시의운하 불고아난
어떻게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 눈 속에 숨어있는 것이 마치 유리 를 댄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가 말한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 눈 속에 숨어 있음이 마치 유리를 댄 것과 같다고 함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중생들 의 몸이 장부(臟腑)는 속에 있고 구멍은 밖에 있으니 장부는 어둡고 구멍은 밝습니다. 지금 제가 부처님을 대하여 눈을 뜨고 밝음을 보는 것은 밖을 본다고 하고, 눈을 감고 어두움을 보는것은 안을 보는 것이라고 하고 싶은데 그 생각은 어떻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汝當閉眼見暗之時,此暗境界,爲與眼對,爲不對眼∘若與眼對,
여당폐안견암지시 차암경계 위여안대 위불대안 약여안대
暗在眼前,云何成內∘若成內者,居暗室中,無日月燈,此室暗中,
암재안전 운하성내 약성내자 거암실중 무일월등 차실암중
皆汝焦腑∘若不對者,云何成見∘若離外見,內對所成∘合眼見暗,
개여초부 약부대자 운하성견 약리외견 내대소성 합안견암
名爲身中∘開眼見明,何不見面∘若不見面,內對不成∘見面若成,
명위신중 개안견명 하불견면 약불견면 내대불성 견면약성
"네가 눈을 감고 어두운 것을 볼 적에 그 어두운 경계가 눈과 서로 대하였느냐 눈과 대하지 아니하였느냐? 만일 눈과 대하였다면 어두움이 눈 앞에 있는데 어떻게 안이 된다고 하겠느냐? 만약 안이 된다고 한다면 어두운 방 안에 있을 적에 해나 달이나 등불이 없으면 그 어두운 방 속에 전부 너의 삼초(三焦)나 육부 (六腑)일 것이며, 만일 어두운 세계가 눈과 대하지 않는다면 본다고 하는 말이 어떻게 성 립되겠느냐? 만약 밖으로 보는 것을 떠나고 안으로 대하는 것이 성립된다 하여 눈을 감고 본 어두움을 몸 속이라고 한다면 눈을 뜨고 밝음을 볼 적에 어째서 얼굴을 보지 못하느 냐? 만약 얼굴을 보지 못한다면 안을 대한다는 것도 성립되지 않으리라. 얼굴을 보는 것이 만약 성립된다면
此了知心,及與眼根,乃在虛空,何成在內∘若在虛空,自非汝體∘
차교지심 급여안근 내재허공 하성재내 약재허공 자비여체
卽應如來今見汝面,亦是汝身∘汝眼已知,身合非覺∘必汝執言身眼兩覺,
즉응여래금견여면 역시여신 여안이지 신합비각 필여집언신안양각
應有二知,卽汝一身,應成兩佛∘是故應知,汝言見暗名見內者,無有是處
응유이지 즉여일신 응성양불 시고응지 여언견암명견내자 무유시처
阿難言 我嘗聞佛開示四衆∘由心生故,種種法生∘由法生故,種種心生∘
아난언 아상문불개시사중 유심생고 종종법생 유법생고 종종심생
이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과 눈이 곧 허공에 있어 야 하리니 어떻게 안에 있다고 하겠느냐? 만약 허공에 있다면 그것은 너의 몸이 아니 므로 그럴경우 지금 너의 얼굴을 보고 있는 여래까지도 너의 몸이라고 하겠구나. 그러 니 너의 눈은 이미 알고 있더라도 몸은 깨닫지 못할 것인데 너는 굳이 고집하여 말하기를 몸과 눈이 다같이 안다고 한다면 이는 마땅이 두 알음알이가 있는 것이니 그렇다 면 곧 너의 한 몸이 응당 두 보처를 이루겠구나.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가 말한 어두운 것을 보는 것을 안을 보는 것이라고 함은 이치에 맞지 않나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제가 늘 부처님께서 사부대중(四衆)에게 말씀하시기를 마음이 생김으로 인하여 갖가지 법이 생기며, 법이 생김으로 인하 여 갖가지 마음이 생긴다고 하심을 들었습니다.
我今思惟,卽思惟體,實我心性∘隨所合處,心則隨有∘亦非內外中間三處∘
아금사유 즉사유체 실아심성 수소합처 심즉수유 역비내외중간삼처
佛告阿難汝今說言,由法生故,種種心生,隨所合處∘心隨有者,
불고아난여금설언 유법생고 종종심생 수소합처 심수유자
是心無體 則無所合 若無有體而能合者 則十九界因七塵合 是義不然∘
시심무체 즉무소합 약무유체이능합자 즉십구계인칠진합 시의불연
若有體者 如汝以手自挃其體 汝所知心 爲復內出 爲從外入
약유체자 여여이수자지기체 여소지심 위부내출 위종외입
제가 지금 생각하니 곧 생각하는 그 실 체가 바로 저의 심성(心性)입니다.어울리는 곳에 따라서 마음도 있는 것이니 역시 안과 밖과 중간 세 곳에 있는 것이 아 닌가 여겨집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지금 말하기를 법이 생김으로 인하여 갖가지 마 음이 생겨나서 어울리는 곳에 따라 마음도 있다고 하지만 이 마음은 본체가 없는 것이어 서 어울릴 곳도 없을 것이다. 만약 본체가 없으면서도 어울릴 수 있다면 이는 십구계(十九界)가 칠진(七塵)으로 인하여 어울리는 것이니 그럴 이치가 없나니라. 만약 본체가 있 다면 가령 네가 손으로 네 몸을 찌를 적에 너의 아는 마음이 다시 안에서 나오느냐 밖에 서 들어오느냐?
若復內出,還見身中∘若從外來,先合見面∘阿難言:見是其眼∘心知非眼∘
약부내출 환견신중 약종외래 선합견면 아난언 견시기안 심지비안
爲見非義∘佛言 若眼能見,汝在室中,門能見不∘則諸已死,尙有眼存,
위견비의 불언 약안능견 여재실중 문능견부 즉제이사 상유안존
應皆見物∘若見物者,云何名死∘阿難,又汝覺了能知之心,若必有體,
응개견물 약견물자 운하명사 아난 우여각료능지지심 약필유체
爲復一體,爲有多體∘今在汝身,爲復遍體,爲不遍體∘若一體者,
위부일체 위유다체 금재여신 위부편체 위불편체 약일체자
만약 안에서 나온다면 몸 속을 돌이켜 보아야 할 것이고 만약 밖에서 들어 온다면 먼저 얼굴을 보아야 할 것이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보는 것은 눈이고 마음은 아는 것이지 눈이 아니거늘 본다 고 하심은 옳지 않은 듯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만약 눈이 볼 수 있다면 네가 방 안에 있을 적에 문이 볼 수 있느냐 없느냐? 그리고 죽은 사람도 아직 눈은 있는 터이니 마땅히 물건을 본다고 해야 되겠구나. 만약 물건을 본다면 어찌 죽었다고 말하겠느냐?" 아난아! 또 너의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 만약 반드시 실체가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한 몸이냐 여러 몸이냐? 지금 네 몸에 있어서 온 몸에 가득하냐 온 몸에 가득하지 아니 하냐? 만약 한개의 몸이라면
則汝以手挃一支時,四支應覺∘若咸覺者,挃應無在∘若挃有所,
즉여이수지일지시 사지응각 약함각자 지응무재 약지유소
則汝一體,自不能成∘若多體者,則成多人,何體爲汝∘若遍體者,
즉여일체 자불능성 약다체자 즉성다인 하체위여 약편체자
同前所挃∘若不遍者,當汝觸頭,亦觸其足,頭有所覺,足應無知∘
동전소지 약불편자 당여촉두 역촉기족 두유소각 족응무지
今汝不然∘是故應知,隨所合處,心則隨有,無有是處∘阿難白佛言 世尊,
금여불연 시고응지 수소합처 심즉수유 무유시처 아난백불언 세존
네가 손으로 한 활개를 찌를 적에 네 활개가 다 깨달아야 할 것이며, 만약 모두가 함께 깨닫는다면 찌를 데가 따로 없어야 하거늘 만약 찌를 데가 따로 있다면 너의 몸이 하나라는 것은 자연 성립될 수 없느니라. 만약 온 몸에 두루하다면 앞에서 찌르는 경우와 같을 것이다. 만약 온 몸에 가득한 것 이 아니라면 네 머리를 부딛히고 다시 발을 부딛혔을 적에 머리에 느끼는 것이 있으면 발은 몰라야 할 것인데 지금 너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어 울리는 곳에 따라서 마음도 있다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나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我亦聞佛,與文殊等諸法王子,談實相時,世尊亦言,心不在內,
아역문불 여문수등제법왕자 담실상시 세존역언 심부재내
亦不在外∘如我思惟,內無所見,外不相知∘內無知故,在內不成∘
역부재외 여아사유 내무소견 외불상지 내무지고 재내불성
身心相知,在外非義∘今相知故,復內無見,當在中間∘佛言 汝言中間,
신심상지 재외비의 금상지고 부내무견 당재중간 불언 여언중간
中必不迷,非無所在∘今汝推中,中何爲在∘爲復在處∘爲當在身∘
중필불미 비무소재 금여추중 중하위재 부위재처 위당재신
저도 들었사온데 부처님께서 문수 등 여러 법 왕자(法王子)와 더불어 실상에 대해 말씀하실 적에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마음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며 밖에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저의 생각엔 안이라고 하자니 안을 보는 것이 없고 밖이라고 하면 서로 알지 못해야 하는데 안에 것을 알지 못하는 것 으로 보아서는 안에 있다는 것이 성립되지 않고, 몸과 마음이 서로 아는 것으로 보아서는 밖에 있는 것도 옳지 않으니 이는 서로 알기 때문이며, 그렇다고 안으로 보는 것도 아니 니 마땅히 중간에 있는 것인 듯 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중간이라고 말하는데 그 중간이 반드시 희미한 것이 아니어서 있는 데가 없지 아니할 것이다. 지금 네가 중간을 추구하여 보아라. 중간이 어디 에 있느냐? 따로 장소가 있느냐 몸에 있느냐?
若在身者,在邊非中,在中同內∘若在處者,爲有所表,爲無所表∘
약재신자 재변비중 재중동내 약재처자 위유소표 위무소표
無表同無∘表則無定∘何以故∘如人以表,表爲中時,東看則西,南觀成北∘
무표동무 표즉무정 하이고 여인이표 표위중시 동간즉서 남관성북
表體旣混,心應雜亂∘阿難言:我所說中,非此二種∘如世尊言,
표체기혼 심응잡란 아나언 아소설중 비차이종 여세존언
眼色爲緣,生於眼識∘眼有分別,色塵無知∘識生其中,則爲心在∘佛言
안색위연 생어안식 안유분별 색진무지 식생기중 즉위심재 불언
만약 몸에 있을 경우 변두리에 있다면 중간이 아니요 중간에 있다면 안과 같나니라. 만 약 어떤 장소가 있다면 표시할 곳이 있느냐 없느냐? 표시 할 곳이 없다면 이는 없는 것 과 같고 표시할 곳이 있다면 이는 일정하지 못하니 왜 그런가 하면 만약 사람이 표시할 수 있는것을 가지고 중간이라고 표시했을 때 동쪽에서 보면 서쪽이 되도 남쪽에서 보면 북쪽이 된다. 표시한 그 자체가 이미 혼란하니 마음도 따라서 혼란해지리라."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제가 말씀드린 중간이란 것은 그러한 두 가지 종류를 말한 것이 아닙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눈과 색진(色塵)이 인연이 되어 안식(眼識)이 생 긴다'고 하신 것과 마찬가지로 눈은 분별이 있고 색진은 느낌이 없는 것인데 의식이 그 중간에서 생기니 그렇다면 그곳이 마음이 있는 곳이라고 여깁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汝心若在根塵之中,此之心體,爲復兼二,爲不兼二∘若兼二者,物體雜亂
여심약재근진지중 차지심체 위부겸이 위불겸이 약겸이자 물체잡란
∘物非體知,成敵兩立,云何爲中∘兼二不成,非知不知,卽無體性,
물비체지 성적양립 운하위중 겸이불성 비지부지 즉무체성
中何爲相∘是故應知,當在中間,無有是處∘阿難白佛言:世尊,
중하위상 시고응지 당재중간 무유시처 아난백불언 세존
我昔見佛,與大目連 須菩提 富樓那 舍利弗,四大弟子,共轉法輪∘
아석견불 여대목연 수보리 부루나 사리불 사대제자 공전법륜
"네 마음이 만약 눈과 물질의 중간에 있는 것이라면 이 마음 자체가 두 가지를 겸하셨느냐 아니하였느냐? 만약 두 가지를 겸한 것이라면 눈과 물질이 섞여서 혼란하리니 물질은 눈처럼 앎이 없으므로 적이 되어 둘로 갈라설 것이니 어떻게 중간이라고 하겠느냐? 두가지를 겸하지 아니하였다면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니다. 이는 곧 자체에 성품이 없는 것이거 니 어떤 모양이 되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중간에 있을 것이라고 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나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하시기를 "세존이시여, 제가 옛날에 보았는데 부처님께서 대목련, 수보리, 부루나, 사리불의 네 분 제자들과 함께 법륜(法輪)을 굴리실 적에
常言覺知分別心性,旣不在內,亦不在外,不在中間,俱無所在,
상언각지분별심성 기부재내 역부재외 부재중간 구무소재
一切無著,名之爲心∘則我無著,名爲心不∘佛告阿難∘汝言覺知分別心性,
일체무착 명지위심 즉아무착 명위심부 불고아난 여언각지분별심성
俱無在者,世間虛空水陸飛行,諸所物象,名爲一切∘汝不著者 爲在爲無∘
구무재자 세간허공수육비행 제소물상 명위일체여불착자 위재위무
無則同於龜毛免角,云何不著∘有不著者,不可名無∘無相則無,
무즉동어구모명각 운하불착 유불착자 불가명무 무상즉무
늘 말씀하시기를 '알고 느끼고 분별하는 마음이 이미 안에 있는 것도 아니요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 에 있는 것도 아니다. 어느 곳에도 있는 데가 없어서 일체의 집착함이 없는 것을 마음이 라고 한다'고 하셨으니 지금 제가 집착함이 없는 것을 마음이라고 하면 되지 않겠습니 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깨닫고 느끼고 분별하는 마음이 어느 곳에도 있는 곳이 없다고 말하는데 이 세상과 허공이나 물 속 또는 육지에서 날아다니거나 걸어 다니는 모든 물상(物像)을 이름하여 '일체(一切)'라고 하니, 네가 집착하지 않는다고 하 는 것은 그 모든 것들이 있다는 것이냐 없다는 것이냐? 없다면 거북의 털이나 토끼의 뿔과 같나니 어떻게 집착하지 않을 수 있느냐? 모든 것이 있는데도 집착하지 않는다면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 형상이 없으면 없는 것이고
非無卽相,相有則在,云何無著∘是故應知,一切無著,名覺知心,
비무즉상 상유즉재 운하무착 시고응지 일체무착 명각지심
無有是處∘爾時阿難,在大衆中,卽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
무유시처 이시아난 재대중중 즉종좌기 편단우견 우슬착지
合掌恭敬,而白佛言 我是如來最小之弟,蒙佛慈愛,雖今出家,猶恃憍憐
합장공경 이백불언 아시여래최소지제 몽불자애 수금출가 유시교련
所以多聞未得無漏∘不能折伏娑毗羅咒∘爲彼所轉,溺於媱舍∘
소이다문미득무루 불능절복사비라주 위피소전 뇨어요사
없는 것이 아니면 그것이 곧 형상이다. 형상이 있으면 존재 하는 것인데 어떻게 집착이 없다고 하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일체의 집착이 없는 것을 깨닫고 알고 하는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나니라." 그때에 아난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공경을 다하여 부처님께 아뢰기를 "저는 본래 여래의 가장 어 린 아우로서 부처님의 사랑을 받자와 비록 지금 출가하게 되었으나 오히려 귀여워 해주 시는 것만 믿고서 많이 듣기만 하였고 샘이 없는 도를 이루지 못하였기 때문에 사비가라 의 주문을 꺽어 항복시키지 못하고 저들에게 홀린 바가 되어 음실에 빠지게 되었으니
當由不知眞際所詣∘惟願世尊,大慈哀愍,開示我等奢摩他路,令諸闡提∘
당유부지진제소예 유원세존 대자애민 개시아등사마타로 령제천제
隳彌戾車∘作是語已,五體投地,及諸大衆 傾渴翹佇 欽聞示誨
휴미루차 작시어이 오체투지 급제대중 경갈교저 흠문시회
爾時世尊,從其面門,放種種光∘其光晃耀,如百千日∘普佛世界,
이시세존 종기면문 방종종광 기광황요 여백천일 보불세계
六種震動∘如是十方微塵國土,一時開現佛之威神,令諸世界合成一界∘
육종진동 여시십방미진국토 일시개현불지위신 령제세계합성일계
이는 참다운 마음이 있는 데를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라옵건데 세존께서는 큰 자비로 가엾게 여기시어 저희들에게 사마타의 길을 열어 보 이시어 모든 천제(闡提)로 하여금 추악한 소견을 깨뜨리게 하소서." 이렇게 말하고는 온 몸을 땅에 던지듯이 엎드려서 여러 대중들과 목마를 때에 물을 찾 듯이 정성을 다하여 가르침을 들으려고 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 그 얼굴에서 갖가지의 광명을 발하시니 그 빛의 찬란하기가 마치 百千개의 해와 같았다. 넓은 부처의 세계가 여섯 가지 진동이 생기고 이와 같이 새방의 티 끌 같이 많은 국토가 일시에 나타나더니 부처님의 위신(威神)이 모든 세계로 하여금 한 세계가 되게 하시니
其世界中,所有一切諸大菩薩,皆住本國,合掌承聽∘佛告阿難∘
기세계중 소유일체제대보살 개주본국 합장승청 불고아난
一切衆生,從無始來,種種顚倒,業種自然,如惡叉聚∘諸修行人,
일체중생 종무시래 종종전도 업종자연 여악차취 제수행인
不能得成無上菩提,乃至別成聲聞緣覺,及成外道,諸天魔王,及魔眷屬∘
불능득성무상보리 내지별성성문연각 내서외도 제천마왕 급마권속
皆由不知二種根本,錯亂修習∘猶如煮沙,欲成嘉饌,縱經塵劫,終不能得
개유부지이종근본 착란수습 유여자사 욕성가찬 종경진겁 종불능득
그 세계 가운데 있는 여러 큰 보살들이 모두 제 나라에 있으면서 합 장하고 공경스레 들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모든 중생이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갖가지로 뒤바 뀌어서 그 업의 씨앗이 자연 악차의 열매(惡叉)와 같이 한데 모여 있으며, 모든 수행하는 사람들이 위 없는 보리를 이루지 못하고 이에 별도로 성문(聲聞)이나 연각(緣覺)을 이루 며, 외도와 하늘과 마왕과 마구니의 권속이 되기도 하니 이 모두가 두 가지의 근본을 알 지 못하고 뒤섞여 어지럽게 닦아 익혀왔기 때문인데, 이는 마치 모래를 삶아서 좋은 음식 을 만들려는 것과 같아서 비록 티끌 같이 많은 겁(塵劫)의 세월을 지낸다 하더라도 마 침내 이룰 수 없나니라.
云何二種∘阿難,一者,無始生死根本∘則汝今者,與諸衆生,用攀緣心,
운하이종 아난 일자 무시생사근본 즉여금자 여제중생 용반연심
爲自者∘二者,無始菩提涅槃元淸淨體∘則汝今者識精元明,能生諸緣,
위자자 이자 무시보리열반운청정체 즉여금자식정원명 능생제연
緣所遺者∘由諸衆生,遺此本明,雖終日行,而不自覺,枉入諸趣∘
연소유자 유제중생 유차본명 수종일행 이부자각 왕입제취
阿難,汝今欲知奢摩他路,願出生死∘今復問汝∘卽時如來擧金色臂,
아난 여금욕지사마타로 원출생사 금부문여 즉시여래거금색비
그 두 가지 근본이란 무엇인가? 아난아! 하나는 시작이 없는 나고 죽음의 근본이니 네 가 지금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반연(攀緣)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요, 둘째는 시작이 없는 보리와 열반의 원래 청정한 본체이니 이는 지금 너의 원래부터 밝은 식정(識精)이 모든 인연을 만드는데 그 인연으로 인하여 본래의 참다운 마 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여러 중생을 이렇게 본래부터 밝았던 마음을 잃어버렸기 때문 에 비록 종일토록 행하여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잘못 여러 갈래의 중생 세계로 빠져 들게 되나니라. 아난아! 네가 지금 사마타의 길을 알아서 생사에서 벗어나려고 하니 지금 다시 너에게 묻겠노라."그렇게 말씀하시고 즉시 여래께서 황금색깔의 팔을 들어
屈五輪指,語阿難言∘汝今見不∘阿難言見∘佛言,汝何所見∘阿難言∘
굴오륜지 오아난언 여금견부 아난언견 불언 여하소견 아난언
我見如來擧臂屈指,爲光明拳,耀我心目∘佛言:汝將誰見∘阿難言
아견여래거비굴지 위광명권 요아심목 불언 여장수견 아난언
我與大衆,同將眼見∘佛告阿難∘汝今答我,如來屈指爲光明拳,耀汝心目∘
아여대중 동장안견 불고아난 여금답아 여래굴지위광명권 요여심목
汝目可見,以何爲心,當我拳耀∘阿難言:如來現今徵心所在∘
여목가견 이하위심 당아권요 아난언 여리현금미심소재
다섯 손가락을 구부리고 아난 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이것이 보이느냐 안 보이는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보입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너는 무엇을 보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제가 여래께서팔을 들고 손가락을 구부려 빛나는 주먹을 만들어서 저의 마음과 눈에 비추임을 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슴하시기를 "네가 무엇으로 보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저와 대중들은 다같이 눈으로 보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지금 나에게 대답하기를 '여래가 손가락을 구 부려 빛나는 주먹을 만들어서 네 마음과 눈에 비춘다'고 하니 네 눈은 보겠다마는 무엇 을 마음이라 하여 나의 주먹이 비추임을 받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여래께서 지금 마음이 있는 곳을 물으시므로 제가 마음을 미루어 찾아 보았사오니
而我以心推窮尋逐,卽能推者,我將爲心∘佛言∘咄∘阿難,此非汝心∘
이아이심추궁심축 즉능추자 아장위심 불언 돌 아난 차비여심
阿難矍然,避座合掌起立白佛∘此非我心,當名何等∘佛告阿難∘
아난확연 피좌합장기립백물 차비아심 당명하등 불고아난
此是前塵虛妄相想,惑汝眞性∘由汝無始至於今生,認賊爲子,
차시전진허망상상 혹여진성 유여무시지어금생 인적위자
失汝元常,故受輪轉∘阿難白佛言:世尊,我佛寵弟,心愛佛故,令我出家
실여원상 고수륜전 아난백불언 세존 아불총제 심애불고 령아출가
이렇게 추궁하는 놈을 저는 마음이라고 생각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니다. 아난아! 그것은 네 마음이 아니니라." 아난이 흠칫 놀라면서 자리를 비키고 합장하며 일어서서 부처님께 아뢰기를 "이것이 저의 마음이 아 니라면 무엇이라 해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그것은 앞에 나타난 허망한 모양의 생각이다. 너의 참다운 성품을 현혹시키는 것이니 이는 네가 시작 이 없는 과거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도적을 아들로 인정하고 있어서 너의 본래 떳떳 한 마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 나고 죽고 세계를 윤회하고 있나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부처님의 사랑하는 아우입니다. 마음으로 부처님을 사랑하였으므로 저를 출가하게 하였으나
我心何獨供養如來∘乃至遍歷恒沙國土,承事諸佛,及善知識,
아심하독공양여래 내지편력항사국토 승사제불 급선지식
發大勇猛,行諸一切難行法事,皆用此心∘縱令謗法,永退善根,亦因此心
발대용맹 행제일체난행법사 개용차심 종령방법 영퇴선근 역인차심
∘若此發明不是心者,我乃無心同諸土木,離此覺知,更無所有∘云何如來
약차발명불시심자 아내무심동제토목 이차각지 갱무소유 운하여래
說此非心∘我實驚怖∘兼此大衆,無不疑惑∘惟垂大悲,開示未悟∘爾時世尊∘
설차비심 아실경포 겸차대중 무불의혹 유수대비 개시미오 이시세존
저의 마음이 어찌 여래만을 공양하오릿까?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국토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여러 부처님과 훌륭하신 스승님 을 섬기는 것과 큰 용맹을 발해서 모든 행하기 어려운 일들을 행하는 것도 모두가 이 마 음으로 할 것이며, 비록 법을 비방하고 훌륭한 근기에서 영원히 물러난다 하더라도 역시 이 마음일 따름인데 만약 이렇게 발생하는 분명한 것을 마음이 아니라고 말씀하신다면 저는 마음이 없음이 마치 토목(土木)과 같을 것입니다. 이 깨닫고 알고 하는 것을 여의면 다른 것이 있을 수 없으리니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저의 마음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까? 저는 사실 놀랐사오며 아울러 여기 모인 대중들도 의혹하지 않을수 없사오니 바라옵건대 큰 자비를 베푸시어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을 깨우 쳐 주시옵소서." 그때에 세존께서
開示阿難∘及諸大衆∘欲令心入無生法忍∘於師子座,摩阿難頂,而告之言
개시아난 급제대중 욕령심입무생법인 어사자좌 마아난정 이고지언
如來常說諸法所生,唯心所現∘一切因果,世界微塵,因心成體∘阿難,
여래상설제법소생 유심소현 일체인과 세계미진 인심성체 아난
若諸世界,一切所有,其中乃至草葉縷結,詰其根元咸有體性∘縱令虛空,
약제세계 일체소유 기중내지초엽루결 힐기근원함유체성 종령허공
亦有名貌∘何況淸淨妙淨明心,性一切心,而自無體∘若汝執吝,
역유명모 하황청정묘정명심 성일체심 이자무체 약여집린
아난과 여러 대중에게 열어 보여서 그들의 마음으로 하여금 무생법인 (無生法忍)에 들게 하려고 하여 사자좌(獅子座)에서 아난의 정수리를 만지며 말씀하시길 " 여래가 항상 말씀하시되 '모든 법이 생기는 것이 오직 마음에 나타나는 것이며 일체의 원인과 결과와 세계의 작은 티끌이 마음으로 인하여 실체를 이룬다'고 하나니, 아난아! 만약 모든 세계의 온갖 것 가운데 풀잎이나 실오라기까지라도 그 근원을 따져보면 모두 본체 의 성질이 있으며, 비록 허공까지라도 이름과 모양이 있거 더구나 청정하고 오묘한 밝은 마음은 모든 마음에 본성(本性)이 되거니 어찌 실체가 없겠느냐? 만약 네가
分別覺觀,所了知性,必爲心者∘此心卽應離諸一切色香味觸諸塵事業,
분별각관 소료지성 필위심자 차심즉응리제일체색향미촉제진사업
別有全性∘如汝今者承聽我法,此則因聲而有分別∘縱滅一切見聞覺知,
별유전성 여여금자승청아법 차즉인성이유분별 종멸일체견문각지
內守幽閑,猶爲法塵分別影事∘我非敕汝,執爲非心∘但汝於心,微細揣摩∘
내수유한 유위법진분별영사 아비칙여 집위비심 단여어심 미세췌마
若離前塵有分別性,卽眞汝心∘若分別性,離塵無體,斯則前塵分別影事∘
약리전진유분별성 즉진여심 약분별성 리진무체 사즉전진분별영사
분별하고 깨닫고 관찰하여 분명하게 아는 성품을 고집하여 반드시 마음이 라고 한다면 이 마음이 마땅히 온갖 색깔과 소리와 향기와 맛의 접촉과 법 등 모든 상대 되는 대상을 여의고서도 따로히 온전한 성품이 있겠느냐? 마치 네가 지금 나의 법문을 듣는 것도 이것이 소리로 인하여 분별함이 있는 것이니 비록 일체의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을 없애고 안으로 그윽히 한가함을 지키더라도 오 히려 법진(法塵)을 상대로 한 분별하는 그림자가 되나니라. 내가 네게 명령하여 마음이 아니라고 고집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네가 마음에 대하 여 세밀하고 자세하게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만약 앞에 나타나는 대상을 여의고도 분별 하는 심성이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너의 마음이겠지만, 만약 분별하는 심성이 앞에 나타난 대상을 여의고서는 실체가 없다면 이는 앞에 나타나는 대상을 분별하는 그림자일 뿐이다.
塵非常住,若變滅時,此心則同龜毛免角,則汝法身同於斷滅,
진비상주 약변멸시 차심즉동구모면각 즉여법신동어단멸
其誰修證,無生法忍∘卽時阿難,與諸大衆,黙然自失∘佛告阿難∘
기수수증 무생법인 즉시아난 여제대중 묵연자실 불고아난
世間一切諸修學人,現前雖成九次第定,不得漏盡成阿羅漢,
세간일체제수학인 현전수성구차제정 부득루진성아라한
皆由執此生死妄想,誤爲眞實∘是故汝今雖得多聞不成聖果∘
개유집차생사망상 오위진실 시고여금수득다문불성성과
그런데 앞에 나타나는 대상은 항상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므로 만약 변하여 없어질 때에 는 이 마음이 곧 거북의 털이나 토끼의 뿔과 같을 것이니 곧 너의 법신도 함께 끊어져 없어지는 것과 같으리니 그러면 그 무엇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닦아서 증득하겠느냐?" 그때 아난이 대중들과 더불어 묵묵히 넋이 나간 듯 하였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세간에서 모든 수학(修學)하는 사람들이 현재 눈앞에 서 비록 아홉 차례나 결정을 하였다 하더라도 정기가 새어나가는 것을 다 끊어 아라한이 되지 못한 것은 모두 저 나고 죽고 하는 허망한 생각에 집착해서 진실한 것인 양 오인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네가 지금 비록 많이 듣기는 하였으나 성인의 과업을 성취하지 못했나니라."
阿難聞已 重復悲淚 五體投地,長跪合掌,而白佛言 自我從佛發心出家,
아난문이 중부비루 오체투지 장궤합장 이백불언 자아종불발심출가
恃佛威神∘常自思惟,無勞我修,將謂如來惠我三昧∘不知身心本不相代∘
시불위신 상자사유 무로아수 장위여래혜아삼매 부지신심본불상대
失我本心∘雖身出家,心不入道∘譬如窮子,捨父逃逝∘
실아본심 수신출가 심불입도 비여궁자 사부도서
今日乃知雖有多聞,若不修行,與不聞等∘如人說食,終不能飽∘世尊,
금일내지수유다문 약불수행 여불문등 여인설식 종불능포 세존
아난이 그 말을 다 듣고 나서 슬퍼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온몸을 땅에 던지고 꿇어 앉 아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기를 "제가 부처님을 따라 발심하여 출가하였사오나 부처님 의 위엄있고 신령한 것만 믿고서 늘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애써 닦지 아니하여도 여 래께서 나에게 삼매(三昧)를 얻게 해 주실 것이다'라고 여겼습니다. 몸과 마음은 본래 서로 대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 못해서 저의 본심을 잃었으니 몸은 비록 출가하였으 나 마음은 도에 들어가지 못함이 비유하면 마치 가난한 아이가 아버지를 버리고 도망한 것과 같습니다. 오늘에야 비로소 아무리 많이 들었더라도 수행하지 아니할 것 같으면 듣지 아니한 것 과 같음을 알았사오니 이는 마치 사람이 음식을 말로만 이야기해서는 결코 배부를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我等今者,二障所纏∘良由不知寂常心性∘惟願如來,哀愍窮露,
아등금자 이장소재 량유부지적상심성 유원여래 애민궁로
發妙明心,開我道眼∘卽時如來,從胸卍字,涌出寶光∘其光晃昱有百千色∘
발묘명심 개아도안 즉시여래 종흉만자 용출보광 기광황욱유백천색
十方微塵,普佛世界,一時周遍∘遍灌十方所有寶刹諸如來頂∘旋至阿難,
십방미진 보불세계 일시주편 편관십방소유보찰제여래정 선지아난
及諸大衆∘告阿難言:吾今爲汝建大法幢∘亦令十方一切衆生,獲妙微密,
급제대중 고아난언 오금위여건대법당 역령십방일체중생 획묘미밀
저희들이 지금 두 가지 장애에 얽매인 것은 진실로 고요하고 항상한[寂常] 심성(心性)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니 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궁하고 외로운 것을 불쌍하게 여기셔서 오묘하고 밝은 마음을 발하여 저의 도안(道眼))을 열어 주소서." 그때에 여래께서 가슴의 만(卍)자에서 보배의 빛을 뿜어 내시니 백천의 색깔이 어울렸 으며, 시방의 티끌 같이 많고 많은 넓은 부처님의 세계에 일시에 두루 퍼져서 시방에 있 는 보배로운 사찰의 모든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게 하셨다가 다시 되돌려서 아난과 여러 대중에게 이르게 하셨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제 너를 위하여 큰 법의 깃발을 세우며 시 방의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오묘하고 은미하고 비밀스런
性淨明心,得淸淨眼∘阿難,汝先答我見光明拳∘此拳光明,因何所有∘
성정명심 득청정안 아난 여선답아견광명권 차권광명 인하소유
云何成拳∘汝將誰見∘阿難言 由佛全體閻浮檀金,赩如寶山,淸淨所生,
운하성권 여장수견 아난언 유불전체염부단금 혁여보산 청정소생
故有光明∘我實眼觀,五輪指端,屈握示人,故有拳相∘佛告阿難∘
고유광명 아보안관 오륜지단 굴악시인 고유권상 불고아난
如來今日實言告汝∘諸有智者,要以譬喩而得開悟∘阿難,譬如我拳,
여래금일실언고여 제유지자 요이비유이득개오 아난 비여아권
깨끗하고 밝은 성품을 얻어 청정한 눈을 뜨게 하리라. 아난아! 네가 아까 내게 대답하기를 '빛나는 주먹을 봅니다' 하였는데 이 주먹의 광명은 무엇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며 어떻게 주먹이 되었으며 네가 무엇으로 보았는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부처님의 온 몸이 염부단금(閻浮壇金)으로써 보배의 산처럼 빛나사 청정하게 생긴 것이므로 광명이 있는 것이고 제가 이것을 눈으로 보았으며 수레바퀴 같은 무늬가 있는 다섯 손가락을 구부려 쥐고서 사람에게 보여 주셨으므로 주먹이 되었더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여래가 오늘날 진실한 말로 네게 말해 주리니 지혜 가 있는 모든 사람은 비유로써 깨닫게 할 수 있나니라. 아난아! 비유하면 그 주먹을
若無我手,不成我拳∘若無汝眼,不成汝見∘以汝眼根,例我拳理,
약무아수 불성아권 약무여안 불성여견 이여안근 례아권리
其義均不∘阿難言:唯然世尊∘旣無我眼,不成我見∘以我眼根,例如來拳,
기의균부 아난언 유연세존 기무아안 불성아견 이아안근 례여래권
事義相類∘佛告阿難∘汝言相類,是義不然∘何以故∘如無手人,拳畢竟滅∘
사의상류 불고아난 여언상류 시의불연 하이고 여무수인 권필경멸
彼無眼者,非見全無∘所以者何∘汝試於途,詢問盲人,汝何所見∘
피무안자 비견전무 소이자하 여시아도 순문맹인 여하소견
만약 내 손이 없으면 내 주먹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아서 만약 네 눈이 없으면 네가 보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으리니 네 눈을 내 주먹과 같은 이치에 비유하면 그 의미가 서로 비슷하 겠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미 저의 눈이 없으면 제가 보는 것이 이 루어질 수 없으리니 여래의 주먹에 비유하면 사실과 이치가 서로 비슷할 듯 하옵니다."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서로 비슷하다고 말하였으나 그 이치가 그렇지 않나니라. 왜냐하면 만약 내 손이 없으면 주먹이 반드시 없겠지마는 저 눈이 없는 사람에 게는 보이는 것이 전여 없지 아니하니,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네가 시험삼아 길에 나 아가서 소경에게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으면
彼諸盲人,必來答汝,我今眼前,唯見黑暗,更無他矚∘以是義觀,
피제맹인 필래답여 아금안전 유견흑암 갱무타촉 이시의관
前塵自暗,見何虧損∘阿難言 諸盲眼前,唯睹黑暗,云何成見∘佛告
전진자암 견하휴손 아난언 제맹안전 유도흑암 운하성견 불고
阿難∘諸盲無眼,唯觀黑暗,與有眼人,處於暗室,二黑有別,爲無有別∘
아난 제맹무안 유관흑암 여유안인 허어암실 이흑유별 위무유별
如是世尊∘此暗中人,與彼群盲,二黑校量,曾無有異∘阿難,若無眼人,
여시세존 차암중인 여피군맹 이흑교량 증무유이 아난 약무안인
그 소경이 대답하기를 '지금 내 눈에는 오직 꺼멓게 어두운 것만 보이고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 이치로 보건댄 앞에 대상이 어두울지언정 보는 것이야 무슨 결함이 있겠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모든 소경들이 눈 앞에 오직 꺼멓게 어두운 것만 보이는 것을 어 떻게 보는 것이라고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난아! 모든 소경들이 눈이 멀어서 오직 꺼멓게 어두운 것만 보이는 것과 저 눈을 가진 사람이 깜깜한 방에 있는 것과 그 두 가지 깜깜한 현상이 다르냐 다르지 않느냐?" 아난이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깜깜한 방에 있는 사람과 저 소경들과의 두가지 캄캄함을 비교하면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아난아! 만일 눈이 없는 사람이
全見前黑,忽得眼光,還於前塵見種種色,名眼見者∘彼暗中人,
전견전흑 홀득안광 환어전진견종종색 명안견자 피암중인
全見前黑,忽獲燈光,亦於前塵見種種色,應名燈見∘若燈見者,
전견전흑 홀획등광 역어전진견종종색 응명등견 약등견자
燈能有見,自不名燈∘又則燈觀,何關汝事∘是故當知,燈能顯色∘
등능유견 자불명등 우즉등관 아관여사 시고당지 등능현색
如是見者,是眼非燈∘眼能顯色,如是見性,是心非眼∘阿難,
여시견자 시안비등 안능현색 여시견성 시심비안 아난
대상이 컴컴한 것만 보다가 홀연히 눈의 광명을 되찾게 되면 도리어 그 대상의 갖가지 빛깔을 보게 되리니 이것을 눈이 보는 것이라고 한다면 저 어두운 방 안에 있던 사람이 대상이 캄캄한 것만 보다가 홀연히 등불을 켜면 역시 대 상의 갖가지 빛깔을 볼 것이니 이것은 응당 등불이 보는 것이라고 하겠구나. 만약 등불이 보는 것일진대 이는 등불이 볼 수 있는 것이므로 등불이라고 이름하지 못할 것이며 또 등불이 보는 것인데 네 일과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등 불은 빛을 나타낼 수 있을지언정 이렇게 보는 것은 눈이지 등불이 아니며 눈은 빛깔을 나타낼 수 있을지언정 이렇게 보는 성품은 마음이지 눈이 아니다." 아난이
雖復得聞是言,與諸大衆,口已黙然,心未開悟∘猶冀如來慈音宣示,
수부득문시언 여제대중 구이묵연 심미개오 유기여래자음선시
合掌淸心,佇佛悲誨∘爾時世尊∘舒兜羅綿網相光手,開五輪指,
합장청심 저불비회 이시세존 서두라면망상광수 개오륜지
誨敕阿難,及諸大衆∘我初成道,於鹿園中,爲阿若多五比丘等,
회칙아난 급제대중 아초성도 어록원중 위아약다오비구등
及汝四衆言∘一切衆生,不成菩提,及阿羅漢,皆由客塵煩惱所誤∘
급여사중언 일체중생 불성보리 급아라한 개유객진번뇌소오
비록 다시 이 말을 듣고서 여러 대중들과 함께 아무 말이 없이 잠자코 있었으 나 마음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여래께서 자비한 음성으로 말씀해 주시기를 원하 며 합장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자비하신 가르침을 기다렸다.그때 세존께서 도라면처럼 부드러운 그물 모양의 빛나는 손을 들어 수레바퀴 같은 무늬가 있는 다섯 손가락을 펴고서 아난과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처음 도를 이루고 녹야원(鹿野園)에서 교진여 등 다섯 비구와 거의 사부대중을 위하여 말하기를 '일체 중생이 보리와 아라한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모두 객진번뇌(客塵煩惱)로 인하여 그르치 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汝等當時,因何開悟,今成聖果∘時憍陳那,起立白佛∘我今長老,
여등당시 인하개오 금성성과 시교진나 기립백불 아금장노
於大衆中,獨得解名∘因悟客塵二字成果∘世尊,譬如行客,投寄旅亭,
어대중중 독득해명 인오객진이자성과 세존 비여행객 투기여정
或宿或食,食宿事畢,俶裝前途,不遑安住∘若實主人,自無攸往∘
혹숙혹식 식숙사필 숙장전도 불황안주 약실주인 자무수왕
如是思惟,不住名客,住名主人,以不住者,名爲客義∘又如新霽∘
여시사유 부주명객 주명주인 이부주자 명위객의 우여신제
너희들은 그때에 무엇을 깨달아서 지금 성인의 과업을 이루었느 냐?" 그때 교진여가 일어나서 부처님께 아뢰기를 "제가 지금 장로(長老)로서 대중 가운데에 서 유독 저만이 '알았다'는 이름을 얻은 것은 객진(客塵)이란 두 글자를 깨닫고 부처님의 과업을 이룩했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마치 길 가는 사람이 여정에 들어 잠 을 자거나 밥을 먹다가 밥먹고 잠 자는 일을 마치고는 행장을 꾸려서 머물 여가가 없이 길을 떠나지만 만약 참다운 주인이라면 갈 곳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머 물지 않는 것은 나그네이고 머무는 것은 주인이니 머물러 있지 않는 것을 '나그네'라고 이름하겠습니다. 또 비가 개이고
淸暘升天,光入隙中,發明空中諸有塵相∘塵質搖動,虛空寂然∘
청양승천 광입극중 발명공중제유진상 진질요동 허공적연
如是思惟,澄寂名空∘搖動名塵∘以搖動者,名爲塵義∘佛言如是∘
여시사유 징적명공 요동명진 이요동자 명위진의 불언여시
卽時如來,於大衆中,屈五輪指,屈已復開,開已又屈∘謂阿難言
즉시여래 어대중중 굴오륜지 굴이부개 개이우굴 위아난언
汝今何見∘阿難言 我見如來百寶輪掌,衆中開合 佛告阿難∘汝見我手,
여금하견 아난언 아견여래백보륜장 중중개합 불고아난 여견아수
맑은 태양이 하늘에 떠 올라서 햇빛이 틈으로 들어와 밝 게 비치면 허공에 있는 모든 먼지가 보이는데 티끌은 요동하지만 허공은 고요한 것과 같 습니다. 이것을 미루어 생각하면 맑고 고요한 것은 허공이고 요동하는 것은 티끌이니 요동 하는 것을 '티끌'이라고 정의를 내리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러하니라." 그때에 여래께서 대중 가운데에서 다섯 손가락을 구부렸다간 펴고 폈다간 다시 구부리시 며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지금 무엇을 보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저는 여래께서 백 가지 보배로운 수레바퀴 같은 손바닥을 대중 앞 에서 폈다 쥐었다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내 손이
衆中開合∘爲是我手,有開有合∘爲復汝見,有開有合∘阿難言 世尊寶手,
중중개합 위시아수 유개유합 위부여견 유개유합 아난언 세존보수
衆中開合∘我見如來手自開合∘非我見性有開有合∘佛言誰動誰靜∘阿難言
중중개합 아견여래수자개합 비아견성유개유합 불언수동수정 아난언
佛手不住∘而我見性,尙無有靜,誰爲無住∘佛言如是∘如來於是從輪掌中,
불수부주 이아견성 상무유정 수위무주 불언여시 여래어시종륜장중
飛一寶光,在阿難右∘卽時阿難,迴首右盼∘又放一光,在阿難左,
비일보광 재아난우 즉시아난 회수우반 우방일광 재아난좌
대중 앞에서 폈다 쥐었다 함을 보았다고 하니 그것은 내 손이 폈다 쥐었다 한 것이냐 아니면 네가 보는 것이 폈다 쥐었다 한 것이 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세존께서 대중 앞에서 보배의 손을 폈다 쥐었다 하시므로 제 가 여래의 손이 스스로 폈다 주었다 하심을 본 것이지 저의 보는 것이 폈다 쥐었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어느 것이 움직였고 어느 것이 가만히 있었느냐?" 아난이 대답 하기를 "부처님의 손도 가만히 있지 아니하였습니다만 제가 보는 것도 오히려 고요하다고 할 것이 없는데 어느 것을 가만히 있지 않았다고 고집하여 말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 께서 말씀하시되 "그러하니라." 여래가 손바닥으로부터 한 줄기 보배의 광명을 날려 아 난의 오른쪽에
阿難又則迴首左盼 佛告阿難 汝頭今日何因搖動 阿難言
아난우즉회수좌반 불고아난 여두금일하인요동 아난언
我見如來出妙寶光 來我左右 故左右觀 頭自搖動 阿難 汝盼佛光,
아견여래출묘보광 여아좌우 고좌우관 두자요동 아난 여반불광
左右動頭 爲汝頭動 爲復見動 世尊 我頭自動 而我見性尙無有止,
좌우동두 위여두동 위부견동 세존 아두자동 이아견성상무유지
誰爲搖動 佛言如是 於是如來 普告大衆 若復衆生 以搖動者名之爲塵
수위요동 불언여시 어시여래 보고대중 약부중생 이요동자명지위진
있게 하니 그때에 아난이 머리를 돌려 오른쪽을 보았다. 또 한 줄기 빛을 내어 아난의 왼쪽에 있게 하니 아난이 또 머리를 돌려 왼쪽을 보거늘 부처님께서 아난에 게 이르시기를 "네 머리가 지금 무엇 때문에 움직이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제가 여래께서 보배의 빛을 내시어 저의 왼쪽, 오른쪽에 보내셨기 때문에 왼쪽과 오른쪽을 차례로 보느라고 머리가 저절로 움직였습니다." "아난아! 네가 부처님 보배의 빛을 보느라고 머리가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였다고 하니 그것은 네 머리가 움직인 것이냐 아니면 보는 것이 움직인 것이냐?" "세존이시여! 저의 머 리가 저절로 움직인 것이지 저의 보는 성품은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것조차 없으니 어찌 움직였다고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러하니라." 그때에 여래께서 널리 대중에게 이르시기를 " 만약 중생들이 동요하는 것을 대상 물질[塵]이라 하고
以不住者 名之爲客 汝觀阿難頭自動搖 見無所動 又汝觀我手自開合見
이부주자 명지위객 여광아난두자동요 견무소동 우여관아수자개합견
無舒卷 云何汝今以動爲身 以動爲境 從始泊終 念念生滅 遺失眞性
무서권 운하여금이동위신 이동위경 종시박종 념념생멸 유실진성
顚倒行事 性心失眞 認物爲己 輪迴是中 自取流轉
전도행사 성심실진 인물위기 윤회시중 자취유전
머물러 있지 않는 것을 나그네라 한 다면 너희들이 아난의 머리가 스스로 움직였을 뿐 보는 것은 움직이지 않았음을 관찰 하고, 또 너희가 나의 손은 스스로 폈다 쥐었다 하였으되 보는 것은 폈다 쥐었다 함이 없 는 것임을 깨달으라. 어찌하여 지금 너희는 동요하는 것을 몸으로 여기고 동요하는 것으 로 대상인 물질이라고 생각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마다 생겼다 없어졌다 하면서 참 다운 성품을 잃어버리고 뒤바뀐 짓을 하느냐? 성품에 참 마음은 잃어버리고 물건을 몸인 줄 알고 있으면서 그 속을 돌고 돌아 스스로 끌려 다님을 취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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