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단의 詩文集
색부(嗇夫)의 노래
(양장본)
자본주의 시대의 농부는 색부다
‘색부(嗇夫)’란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말로 아낄 ‘색(嗇)’에 지아비 ‘부(夫)’ 자를 쓴다. 직역 하면 ‘아끼는 사람’ 즉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부모가 자식을 아끼고, 연인이 상대를 아끼고, 스승이 제자를 아끼는 것이 모두 아낌이다. 정치인이 언행을 신중히 하는 것도 아낌의 정신이다. 도덕경이 말하듯이, 하늘을 섬기는 일(事天)에는 아낌(嗇)보다 소중한 것이 없다.
治人事天莫若嗇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는 아끼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
-노자, 도덕경 59장-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색하다’는 말은 부정적 이미지를 갖는다. 오히려 ‘큰손’이 각광을 받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돈과 물질에 중독된 노예와도 같다. 사람의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소비로 규정된다. 이 같은 조건에서는 ‘돈’이 최고의 가치일 수밖에 없다. 결국 현대 사회에 대한 최대의 저항은 ‘소비하지 않는 삶’이다. 도시에서든 농촌에서든 우리는 ‘색부’가 되어야 한다.
<소박한 미래><자립인간>의 저자인 농부 변현단의 시문집(詩文集)이다. 신문 편집장이기도 했던 저자는 사십에 농부가 되었다. 그가 생각하는 농부는 세상과 삶을 아끼는 사람 즉 색부(嗇夫)다. 저자는 어떤 생각의 변화를 거치며 농부의 길을 택했을까? 잔잔한 감성으로 써내려간 100편의 시와 산문을 통해 그녀가 농부가 될 수밖에 없으며, ‘농부’가 근본인 세상을 꿈꾸는 이유를 알게 한다.
[저자 소개] 변현단 (卞現丹)
전남 곡성에서 토종씨앗으로 토종순환농사를 짓는 농부. 낮에는 농사를 짓고, 삶에서 얻은 지혜를 글과 말을 짓는다. 가장 생태적인 것이 가장 자유롭다는 생각으로 농부의 길을 택했다. 경기도 시흥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생태적 자립을 도모했던 연두공동체를 운영하였고, 지금은 토종종자모임 씨드림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2009년 문체부 문학부문 우수도서로 『연두, 도시를 경작하다 사람을 경작하다』 2010년 문체부 환경과학부문 우수도서로 선정된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2011년 문체부 사회과학부문 우수도서로 선정된 농인문교양서인 『소박한 미래』 2013년 생태적 삶의 교본으로 꼽히는 『자립인간』이 있다.
색부의 노래
[목차]
프롤로그
1부. 흙, 인생
살 입기와 살 벗기.
무시무종지무상(無始無終之無常)
자궁과 젖가슴.
오래된 미래,
무덤가 할미꽃
죽음의 골짜기와 감로수.
죽음
모롱고지.
내가 없어도 삼라만상 우주라네
생명은 소명이리라.
바람들의 와선(臥禪).
교감(share love)
나무의 생애.
똥통 속에 있다.
색부(嗇夫)가 되어
생태 영성에 대한 잡설.
동물과의 교감 그리고 영성
자연의 이치를 깨달으려면.
죄스러움을 느껴야 합니다
돌탑, 그 유래에 대한 상상.
근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업(karma)은 구두끈과 같은 것.
바람이 바람에게 전하는 말
유목민의 관조.
낮은 곳의 평온함.
니르마나카야의 길
적당하게 가난할 일이다.
귀농 예정지가 어디세요?
그래. 이놈아, 같이 살자.
겨울 속 여름이야기—빈방
버림으로써 얻는 즐거움.
쓸쓸함과 외로움의 창세기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산다는 것은 독을 버리는 일
살들이 타고 남은 재 허허(許虛).
채우면 혼(魂)이 사라진다
절절(絶節)한 마디.
삶이 저항이어야 하는 이유
원형의 시공간.
세상에 와서 알아야 할 일.
산다는 것은
2부. 사랑, 사람
당신을 지독히 사랑한다면.
들켜 버린 사랑. 청혼의 시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나에게 사랑이란, 야생(野生)
타래란 같은 사랑.
눈으로 말하고 입으로 듣는다
가을의 흔적 ‘참 많이 그리운 사람.
선천성 그리움
오롯한 그리움.
사랑.
연인(戀人)이란
‘만인의 연인’이 된다는 것.
뱀이 도망가는 노래
그는 날 사랑했네, 화양연화처럼
섹스, 난 아직 너를 버리는 기쁨을 모른다
내 슬픔을 자기 등에 이고 가는 자.
간통(間通)하였느니라
늙어 가는 친구들의 여백.
사랑의 자유마저 빼앗지 마세요
‘연두’스런 세 친구 이야기.
길을 나선 이들에게
내가 정말 낮아.
끝나지 않은 어머니의 산통
그녀의 고통을 먹으며 통증을 느낀다.
두 노인의 도발
엄마, 그 ‘귀인’에 대한 잡기(雜記).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
심장에 남는 사람
3부. 내가 세상에 온 이유
당신은 누구요?
방바닥에 힘없이 뉘여진 머리카락
빛을 독점한 자들을 향한 절규.
아주 특별한 날의 일상화
내 영혼의 ‘누드’ 편지.
환상으로부터의 탈출.
먼 길
시월의 영.
눈물을 저승같이 잊어버린 한밤중
슬픔이 아니라 죄악입니다.
어김없이 왔구나
미처 살지 못한 전생이여.
평온하소서
불.‘단’의 고독.
물.‘단’의 고독.
단이가 단이에게
비를 내리지 못하는 구름.
회저의 첼로 마이너블루
흘러서 가야지.
나의 ‘색깔’론
너무 작아 보이지 않는 ‘커다란 운명’
알몸으로 거리를 나선다면.
빠른 것은 일찍 죽는다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그리움에 대한 생의 그 오래된 미래
내 생에 대한 짧은 회고.
외로움은 나의 힘
내 삶이 부러질 것 같습니다.
언제나 성찰하는 삶
간명한 발언 하나.
비님이 님인 이유
하고 싶은 것을 미루지 않기
에필로그
프롤로그 <글이 씨가 되다> 中에서
2015년, 농부로 살기 시작한 지 11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의 행복지수는 꾸준히 상승해 왔다. 일어나고 사라지는 다양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행복과 불행의 경계마저도 사라지는 듯하다. ‘농부가 되기 전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왜 농부가 되었을까’ 어느 날 갑자기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 날, 골방에 모아 두었던 시와 잡문을 꺼내 읽었다. 말과 글에서 간절했던 것들이 지금은 대부분 현실이 되어 살고 있다. 씨앗의 존재처럼 자연의 이치 에 충실했기 때문인 걸까.
여기에 실린 글들은 삼십대 중후반과 사십대 나의 삶과 사유를 관통하고 있다. 글의 절반 이상이 농부가 되기 전의 ‘앓이’다. 나에게 글이란 성찰과 통찰의 수단이기에, 이 시문집에는 생태적인 농부가 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사유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내 삶의 궤적을 담은 ‘시’나 ‘산문’을 읽는 일은 내 영혼의 ‘누드’를 몰래 엿보는 일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 서문 中
도서출판 있는그대로
(T 02-2665-4979, F 02-6442-9276)
첫댓글 책 제목에 깊은 뜻이 있네요... ^^*
단이 선상님의 "누드"를 몰래 엿봐야겠네요... ^^*
출간 축하드립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암튼 활발한 댓글에 토토랑 살아난것에 추카추카. 함 보고싶구만요.토종학교 개강식때 한번 봅시다.
시문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책펴냄을 축하드립니다.
항상 바쁘신데 언제 저렇게 또 틈을 내어 글을 쓰셨데요.
써 놓은거 엮은거예용. 내비도님한테 전화해서 오시는 시간 잡으세요. ㅎㅎ
쉴 날이 없이 종종거리며 바쁘시더니 이렇게 또 책 출간하셨네요. 축하드리며 감사합니다.
축하해요ㅕ
색부의 노래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
생태적 농부, 영혼의 누드.
알송달송한 느낌을 받습니다.
시와 산문이기에 저한테는 읽기 쉽겠군요.
아흔일곱 살의 어미를 잃고는 서울 와 쉬고 있지요.
게으른 농사꾼답게 서울에 있자니 자꾸만 시골 텃밭이 아른거립니다.
노모를 간병한다는 구실로 1년도 더 넘게 방치한 텃밭에는
작은 벌레와 풀(잡초라고 쓰면 화 내실 거죠?)들이 주인행세하겠지요.
색부.
모든 것이 다 소중한 저로는 위 단어의 의미를 확대해야겠습니다.
또 하나의 책이 제가 자주 찾아가는 교보문고 등의 대형서점, 농업, 인문학 코너에 진열되겠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 책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곧 구입해서 탐독하겠습니다.
부활님 오랜만예요 , 잘 계시죠?
내용이 궁금해집니다~^^
빨리 읽어볼께요~
생태적 삶과 생태적 농부의 영혼을 담은 듯한 소중한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읽어볼께요. 농부도 진짜 농부가 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아프신 중에 책까지!
축하드리고 감사하게 잘 읽겠습니다
왠지 샘 책은 안읽게 되는 걸까요?? ^^; 무쟈게 궁굼하지만 안읽는 이유... 제발트의 소설을 몇장 읽다 덮은 뒤 반년이 지났어요. 배수아씨 책도... 암튼 축하드립니다. 언젠가 읽게되면 내 예상?답안?을 맞춰보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소제목들만 보고 상상을 펼칩니다. 축하드려요. ^^
시인등단이요~~~
축하드립니다.
시든 책이든 널리 널리 알리시길...
시인이 되는게 꿈인디..근디 시는 쓰면 시인이지 뭐..ㅋ
쌀이랑 책은 안바꿔주나요? 쳇.
도서관에 또 신청하러 가야겠다.
ㅎㅎ 이번엔 도서관에 신청하소. 담번에 쌀이랑 바꿔묵읍시다.
변샘!
축하드립니다.
그 바쁘신 중에도 또 한권의 역사를 쓰셨군요
얼렁사서 볼께요.
^^*
축하 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금요일 서울 나가는 길에 안고 돌아와야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추카 酒는 마음으로 먼저 드립니다^^.
책 사서 얼릉 읽어봐야 되겠습니다
오~ 책안에 소제들이 내 맘에 딱딱 와 닿네요...꼭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멋집니다.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멋진 선배님, 출간 축하드리고 얼른 구입하여 농막에서 일독하겠습니다.
축하합니다
다재다능이시군요. 축하드립니다.
색부와 여름아비(농부)라는 단어를 참으로 좋아하는데
정작 나는 비겁하게 편리만 좇고있다
공부를 싫다했던 어린날 내게 책이란 저승사자 같았다.
책한권 읽어내는것 역시 식은땀 나는 일인데...
밥먹듯 뚝딱 책을 만들어내는 단이쌤은 역시 괴물인게 분명하다.
두팔 다 벌린것 만큼 보다도 더 축하합니다.
캄솨. ^^*
삶의 본질을 향한 선생님의 무한 질주에 경의를 표합니다. 정신적 옥동자를 낳는 일은 수 차례의 산고를 겪고나서 가능한 일이겠지요. 대지에 뿌린 씨앗이 우리 몸의 양식이 되듯이 선생님이 낳으신 옥동자가 마음의 양식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는 자립하지 않고서는 삶의 본질을 실현할 수 없기에 저 또한 선생님처럼 자립의 방법에 대해 무던히 고심했던 것 같습니다. 먼저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하드웨어로 삼을 땅을 찾아 생태마을을 조성하고자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모든 일이 그렇듯이 대가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선생님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소중한 옥동자 출산을 축하드리며...
좋은책 출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축하드립니다. ㅎ
출간을 축하합니다.
당신은~~진정~~멋진농부이십니당~
출간을진심축하드려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