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안마신다'는 원주민 말에서 이름 유래…
코알라
지난 2000년에 호주에서 수개월째 계속되는 대형 산불로 야생동물이 10억 마리 이상 죽었어요. 그중 코알라〈사진〉는 유독 동작이 느린 특성 때문에 유난히 희생이 컸다고 합니다. 코알라는 자연 상태로는 호주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으로, 퀸즐랜드·뉴사우스웨일스 등 호주 동남부 지역에 주로 분포합니다. 2018년 호주 코알라협회에 따르면, 호주에 사는 코알라는 최다 8만6000마리로 추정됩니다. 4년 전 산불로 수천 마리가 희생되면서, 호주 정부는 코알라의 보호 등급을 '취약종'에서 '멸종 위기종'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코알라(Koala)'라는 이름은 '물을 마시지 않는'이라는 뜻의 원주민 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코알라는 주식인 유칼립투스 잎을 먹는 것만으로 하루에 필요한 수분량을 대부분 채우거든요. 호주에서 자라는 유칼립투스 나무는 600종이 넘지만, 코알라는 이 중 단백질 함량이 많고 섬유소는 비교적 적은 30여 종만 선호합니다. 하루에 400g 정도 섭취하는데, 잎을 먹기 전에 냄새를 맡고 종을 선택합니다. 아카시아, 호주매화나무 등의 잎도 먹습니다.
특이한 점은 유칼립투스 잎에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 다른 동물은 잘 먹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코알라는 맹장이 2m에 이를 정도로 길고, 소화 시간도 100시간이나 돼 유칼립투스 잎을 발효시켜 독소를 분해한 뒤 나머지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코알라의 얼굴과 머리 윗부분 색깔은 지역에 따라 회색(북부)에서 갈색(남부)까지 다양합니다. 배 부분은 주로 흰색을 띱니다. 넓적하고 둥근 얼굴, 큰 귀가 특징이지요. 꼬리는 퇴화해서 없어요. 암컷과 달리 수컷 가슴에는 갈색 세로 줄무늬가 있어 구별이 가능해요. 크기는 수컷 기준 67~82㎝이며, 몸무게는 4~15㎏이에요. 수컷이 암컷보다 좀 더 큽니다.
코알라는 8m가 넘는 나무 위에서 주로 생활해요. 긴 다리와 날카로운 발톱을 써서 능숙하게 나무를 타지요. 이른 아침과 해 질 무렵에 주로 먹이를 먹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자거나 쉬며 보냅니다.
코알라는 짝짓기하거나 어미가 새끼를 키울 때를 제외하고는 혼자 삽니다. 암컷은 세 살, 수컷은 다섯 살이 되면 짝짓기가 가능한데, 수컷은 가슴에 나 있는 갈색 무늬에 땀샘이 있어 여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나무에 문질러 영역을 표시합니다. 동시에 주파수가 낮은 소리를 내 암컷을 유인하죠. 임신 기간은 약 35일이며 새끼를 보통 한 마리 낳아요. 새끼는 엄마 배에 있는 주머니인 육아낭에서 젖을 먹고 자라지요. 26~27주가 지나면 주머니에서 나와 엄마 등에 업혀 지내고, 1년이 되면 스스로 먹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수명은 13~18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