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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여름의 돌
이근석
나는 토끼처럼 웅크리고 앉아 형의 작은 입을 바라보았다. 그 입에선 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형한테선 지난여름 바닷가 냄새가 나, 이름을 모르는 물고기들 몇 마리 그 입속에 살고 있을 것만 같다. 무너지는 파도를 보러 가자, 타러 가자, 말하는
형은 여기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미래를 이야기했다. 미래가 아직 닿아있지 않다는 사실이 형을 들뜨게 했다. 미래는 돌 속에 있어, 우리가 아직 살아보지 못한 이야기가 번져있어, 우리가 미래로 가져가자, 그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본다.
그동안 우리는 몇 번 죽은 것 같아. 여름, 여름 계속 쌓아 올린 돌 속으로 우리가 자꾸만 죽었던 것 같아. 여기가 우리가 가장 멀리까지 온 미래였는데 보지 못하고 우리가 가져온 돌 속으론 지금 눈이 내리는데
내리는 눈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내리는 눈 속으로 계속 내리는 눈 이야기.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우리가 우리들 속으로 파묻혀가는 이야기들을
우리가 했다.
전화벨이 울렸다, 계속
전화벨이 울리고 있다
이근석
-1994년 충남 논산 출생
-2012년 고등검정고시 합격
[당선소감]
시인이라는 이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다
각자의 시가 있다는 말이 좋았다. 기미였다 두드러질 때 좋았다. 환경이 변하고 이런저런 사건의 여파가 시를 바꾸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좋았다. 이전의 시와 다음 시의 거리를 확인하는 것도 좋았다. 그대로 그 시가 있고 어느 날 돌아볼 때 이렇게도 보이고 또 저렇게도 보이는 게 좋았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침착하고 치열한 사람들이 좋았다. 나는 그들과 그들의 시에 자주 의지해왔다.
살아가면서 쓰지 않는 삶을 배워야 했다. 읽지 않는 삶도 덤으로. 그런 건 배움과 삶이 한 몸이어서 그저 산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것도 시를 쓰는 과정이라고 혹자는 말하였지만 그건 그냥 시가 없는 세상이던데. 그럴 땐 시 쓰는 당위에 대해 생각하면 그저 이런 생각만 들었다. ‘세상엔 이미 훌륭한 시인들이 많이 있고 나는 좋은 시를 쓸 재능도 자신도 없다.’
나이가 차갔다. 구직하려 하였으나 어느 사업체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나한테는 가망이 보이지 않았다. 이것들은 구직 요망의 시일는지 모른다. 내가 아니라 내 정황이 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에 관한 나의 자질은 참혹했던 현실이지 내 개인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언제나 현실을 함께 살아준 나의 사람들이 있었다. 받게 된 것에 따라올 이유와 책임이 있다면 전자는 그들의 까닭으로, 후자는 내가 지었으면 한다. 모두가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슬프지 않았으면 한다. 잘 지내었으면 한다. 예심 본심에서 심사해주신 분들의 노고에도 감사를 드린다.
[심사평]
자연스러운 리듬감으로 과장없이 표현해
11명의 작품이 최종 논의 대상이 됐다. 우선 드는 생각은 다양성이 아쉽다는 것이다. 질적으로 고르지만 단정한 묘사와 소소한 토로가 주를 이뤘다. 예년보다 표준형에 수렴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은 모험과 담론이 활성화되지 않는 시단의 풍경을 보여주는 듯해 슬쩍 미안해지기도 했다.
‘구조’ 외 5편은 시적 묘사의 특이성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사태를 목전에 놓고 주도면밀하게 살피는 힘을 보여준다. 한 대목 한 대목 인상적인 묘사들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묘사가 구조를 이루지는 못했다. 근사하게 그려 보이는 능력은 사태를 전체적으로 헤아리는 사유 없이는 왕왕 심부름꾼의 성실함에 그치기 마련이다.
‘수변’ 외 5편은 우선 문장 단위에서 매력을 발한다. 문장의 힘과 이미지의 리듬이 조화를 이뤄 마지막까지 검토 대상이었다. 산문 투의 진술에 대한 아쉬움, 절제가 더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조금 더 기다려봄 직하다는 의견과 부합해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여름의 돌’ 외 5편이 당선작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운 리듬감 때문이다. 과장이나 과잉 없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자연스러운 리듬에 실어 말할 수 있는 것은 범상해 보이나 드문 기량이다. 일종의 빼어난 ‘예사로움’에 달한 기량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여름의 돌’은 청년의 불안과 기대를 수일한 이미지와 자연스러운 리듬을 통해 순조롭게 표현해 당선에 값한다. 과감함이 숙제라면 숙제인데 안정 없는 기획보다 신뢰할 만한 시적 진술이 올해의 선택이 된 것은 당선자에게 영광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 축하의 악수를 건넨다.
심사위원 : 문정희 시인 · 조강석 문학평론가
[2021 한경 신춘문예 시 당선작]
유실수(有實樹)
차원선
너의 눈 안에는 열매를 맺으려 하는 나무가 있다
너의 눈에 나무를 심은 사람이 저기 소각장에 앉아 있다
자신의 옷을 다 태우고도 헐벗은 너를 보고 있다
멀뚱히 있는 너와 떨어진 잎을 한데 덮는다
앙상해지도록
베고 누웠다
잔향 더미로 만든 모래시계
마른 낙엽을 주워 구덩이로 몰아넣었다
왜 내 얘기를 듣고 있어요?
낯선 사람인가 봐 쓸쓸하다고 하면 데려갈 텐데
그대로 있어요
반딧불이 무리지어 올리는 온도
올라가는 건물
빈 곳은 비어있었던 적이 없고
마지막으로 옮긴 불씨 조각이 다 자란 나무의 잎에 옮겨붙는다
오랫동안 그를 알았다
열매를 남긴 나무, 앨범에 적히고
눈 안에 마른 씨앗을 품던 자리가 바스러져 날아간다
몇은 땅으로 몇은 모를 곳으로
[당선소감]
"내가 머물렀던 자리 돌아봐…주변에 귀 기울일 것"
12월의 당선 소식은 그동안 내가 머물렀던 자리들을 되돌아보게 했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내가 시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던 날이 있다. 그 사람에게 내 말이 어떻게 들렸는지 몰라도 나에게는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진심으로 떨리는 일이었다. 그 사람은 담담하게 내가 쓴 시를 읽어주었고 그때의 그 벅찬 순간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줬다. 어디에나 쓸쓸한 소식이 번지던 한 해가 지났다. 이겨내겠다는 말이 무색하게 시간은 흘러 새해가 밝았고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그럼에도 1년을 더 보낸 내가 조금 더 성장했음을 느낀다. 무언가를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삶의 순간들에 주목하는 시를 써나가고 싶다. 나와 함께하는 시간들을 담아나갈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기회를 준 한국경제신문과 내 시에서 가능성을 봐준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린다. 같은 자리에서 말없이 나를 헤아려준 친구들과 가족들에게도 감사드린다. 혼란스러운 날에 그들이 있어 말하고 싶은 것들을 변함없이 써내려 갈 수 있었다.
[심사평]
이미지가 눈에 생생…기교와 비약 참신
본심에서는 네 분의 시를 다뤘다. ‘전래동화’ 외 네 편은 직설적인 언어로 기성세대와 맞서는 자세가 만만치 않았다. 다만 그것이 사회와 깊이 부대껴서 얻은 것은 아니어서 시야가 좁고 다소 막연해 보였다. ‘가장 내밀한 스펙트럼’ 외 네 편은 흡입력과 호소력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시에서 흐름을 끊는 직접 발화를 자주 사용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했다. ‘어둠’ 외 네 편은 과감한 생략과 거침없는 반복 등 난숙한 화법으로 이목을 끌었다. 다만 논리가 시를 압도하는 지점이 가끔 눈에 띄었고, 최근 시의 스타일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침윤된 것은 아닌가 하는 혐의도 받았다. ‘유실수’ 외 네 편은 각각의 시마다 이미지를 극적으로 쌓아가면서 심화시켜 가는 상상력이 돋보였다. 본 적 없는 기교와 비약이지만 우리는 이 상실에 맞닥뜨린 자의 눈에 비친 낯설고 속절없이 슬픈 풍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유실수’ 외 네 편을 응모한 차원선 씨를 당선자로 정했다. 게임의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아류가 되기 쉽다. 우리는 차씨가 익숙한 새로움을 되풀이하기보다 낯선 전환점을 만드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심사위원/ 황인숙 손택수 장이지
[2021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노이즈 캔슬링
윤혜지
우리는 한껏 미세해진 우리를 내려다보며 기내식을 먹었다 책을 뒤적거렸다 구식(舊式) 동물에 대한 흥미로운 글을 읽었다 그것은 동물들이 있다,로 시작된다
유기인지 실종인지 자연발생인지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구식의 동물들이 발견되었고
그들은 제각기 살고 있다
매일 똑같은 구절을 읽어줘도 너는 언제나 놀라워한다
연하게 와서 끊임없이 훼손되는 마음으로
침목(枕木)을 고른 적이 있다 비를 맞고 볕을 쪼이길 반복한 나무토막들 위로 뜨거운 기차가 규칙적인 소리를 내며 달렸다 모든 것이 멈추면 아웃렛에 가서 새 셔츠를 사고 카페에 앉아 아주 뜨겁고 단맛이 나는 차를 마셔야지 하다가 자신이 데려올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영영 잊어버린 사례도 있었다 이것이 소음으로 소음을 지워내는 방식입니다
설명을 들으며 우리는 각자 잊어버린 것을 접어올리고 등받이를 세우고 얌전히 차례를 기다렸다
가팔라지는 날개
여러 개의 의자에 앉아야만 생각나는 것이 있다
이국의 빛과 온도
잎사귀와 해변의 선량한 사람들
규칙적인 것은 예상 가능해서 지울 수 있다 다만 어떤 통화 소리
바빠, 계속 바빠서 그래 배회하듯 하는 사과
그것은 틈입이다
나 좀 안아줘, 같은 말은 꼭 돌아누우면서 하는
어떤 나쁨은 너무 구체적이어서
꼭 대낮 같다
물결이 물결로
공들여 썩는 냄새를 맡았다
그것을 생각할 때
깨끗한 공기 속으로 무언가 빠르게 나아가는 소리가 들렸고
눈앞에서 파도가 천천히 무너지고 있었다
저마다의 계단처럼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단순하지 않은 마음
강우근
별일 아니야, 라고 말해도 그건 보이지 않는 거리의 조약돌처럼
우리를 넘어뜨릴 수 있고 작은 감기야, 라고 말해도 창백한 얼굴은
일회용 마스크처럼 눈앞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어느 날 아침에 눈병에 걸렸고, 볼에 홍조를 띤 사람이
되었다가 대부분의 사람처럼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다.
병은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밥을 먹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걸어오는 우리처럼 살아가다가 죽고 만다.
말끔한 아침은 누군가의 소독된 병실처럼 오고 있다.
저녁 해가 기울 때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감자튀김을 먹는
사람들은 축구 경기를 보며 말한다. “정말 끝내주는 경기였어.” 나는
주저앉은 채로 숨을 고르는 상대편을 생각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아서
밤의 비행기는 푸른 바다에서 해수면 위로 몸을 뒤집는
돌고래처럼 우리에게 보인다.
매일 다른 색의 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 아래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모이고 흩어지고 있다.
버스에서 승객들은 함께 손잡이를 잡으면서 덜컹거리고,
승용차를 모는 운전자는 차장에 빗방울이 점점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편의점에서 검은 봉투를 쥔 손님들이 줄지어 나오지.
돌아보면 옆의 사람이 없는, 돌아보면 옆의 사람이 생겨나는.
어느새 나는 10년 후에 상상한 하늘 아래를 지나고 있었다.
쥐었다가 펴는 손에 빛은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었다. 보고 있지
않아도 그랬다.
내가 지나온 모든 것이 아직 살아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2021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고독사가 고독에게
박소미
나는 자궁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태동을 알아채는 침묵 이전의 기억 밑으로 밑으로, 웅크리고 있다 두 팔로 무릎을 감싸 안고 재생에 몰두한다 어느 애도가 부재를 지나 탯줄로 돌아올 때까지, 타자의 몸속을 오가는 이 반복은 고고학에 가깝다 생환의 뒷면은 그저 칠흑 덩어리일까 벽과 벽 사이 미세한 빗살로 존재할 것 같은 한숨이 어둠 안쪽 냉기를 만진다 사금파리 녹여 옹기 만들 듯 이 슬픔을 별자리로 완성케 하는 일, 아슴푸레 떨어지는 눈물도 통로가 될까 북녘으로 넘어가는 해거름이 창문 안으로 울컥, 쏟아져 내린다 살갗에 도착한 바람은 몇 만 년 전 말라버린 강의 퇴적, 불을 켜지 않아도 여기는 발굴되지 않는 유적이다 잊기 위해 다시, 죽은 자의 생애를 읊조려본다 그래 다시, 귀를 웅크리지 태아처럼, 점점 화석이 되어가는 기분이야 떠나면서 자꾸 뒤를 돌아본다 방 안이 점점 어두워진다
[당선소감]
아버지가 남기신 격려 글쓰기 원천
퇴직은 나를 회복하는 소중한 여정이었습니다. 거기에서 만난 시가 나를 잣고 있습니다. 꿈에서 시실을 뽑아 명주달빛에 묶어두었습니다. 오른손으로 직관을 거머쥐고 미로를 돌면 더 깊은 미궁 속이었습니다. 그러면 왼손으로 잡은 펜이 향이 동하는 분칠을 요구합니다. 이나마 놓치면 영영 포기할 것 같아 조급해지기 일쑤였습니다. 꽃들이 화사를 빼고 가벼워지는 가을부터 어깨를 겯던 도반이 하나 둘 불려나갈 때, 비어가는 정원은 제게 욕심이었을까요. 사모하는 마음을 거두지 못합니다. 그 갈망은 월반 중입니다. 먼저 동행한다고 고집한 시는 지난해야 지속 가능한 애인입니다. 짙은 은유와 주렁주렁 매달린 형용사가 나의 허식(虛飾) 이란 걸, 기척도 없는 파지가 증명합니다. 여전히 미궁은 나를 가둡니다. 그 안에서 시가, 나를 복구하는 원본이 되게 합니다. 망연한 제게 동아줄을 내려주신 강은교, 안상학, 김참 심사위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실낱으로 수직 상승하는 사다리가 아닌 멍석 귀 삼겠습니다. 병상에서 목소리 뽑는 아버지가 또박또박, 힘주시던 여한 없이 쏟으라던 마지막 숙제, 제출합니다. 누런 삼베 거친 적삼이지만 너무 춥진 않으시죠. 시를 앓게 해주신 유종인, 정병근, 김이듬 시인님, 김포문예대학의 나란한 걸음이 있어 든든합니다. 함께 공부해주신 윤성택 시인님 감사합니다. 힘들 때 마다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어깨가 되어준 시품 그리고 김부회 시인님과 달詩 동인들, 나보다 나를 더 잘 지탱해 준 내편 쭌, 그리고 첫 독자가 되어준 도담, 모두의 응원 덕분입니다. 화장을 지우고 책상 앞에 앉습니다. 민낯의 나를 받아들이는 그 여백이 시가 되는 풍경(風磬)을 잣겠습니다.
박소미
-1966년 전남 목포출생. 김포문예대학 수료. 시품, 달詩 동인.
[심사평]
언어 다루는 솜씨·주제 전달 방식 참신
올해 응모작들의 수준은 예년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다양한 경향의 작품이 있었지만 새로운 감각과 언어를 보여주는 시들, 사회문제를 다룬 시들 가운데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것들이 많았다. 참신하지만 너무 긴 시들, 언어를 다루는 솜씨와 이야기를 엮는 솜씨는 좋은데 너무 긴 시들은 읽기가 다소 어려웠다. 시가 반드시 길어야 할 필요는 없다. 시를 사람의 몸매에 비유하자면 군살 없는 날씬한 몸매에 가까울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줄이고 줄여서 꼭 필요한 말만 남기는 것이 시다. 심사위원들은 응모작 중 십여 편의 시를 집중적으로 검토한 뒤, 윤상호 씨의 ‘변기는 가능합니다’, 박신우 씨의 ‘이인용 밥솥’, 박소미 씨의 ‘고독사가 고독에게’ 세 편의 시를 놓고 마지막 논의에 들어갔다. ‘변기는 가능합니다’는 사회문제를 표현하는 방식이 뛰어났으나 같이 보내온 다른 응모작의 살을 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인용 밥솥’은 당선작으로 뽑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좋은 시였지만, 같은 소재를 다룬 기성 시인의 특정 작품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박소미 씨의 ‘고독사가 고독에게’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박소미 씨의 당선작은 언어를 다루는 솜씨나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이 무척 돋보였다. 함께 보내온 ‘달리는 숲’ 역시 당선작 못지않은 사유와 작품성을 담고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이런 점을 높이 사 박소미 씨의 ‘고독사가 고독에게’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당선의 축하를 드리며,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좋은 작품들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심사위원 : 강은교 · 안상학 · 김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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