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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를 농사의 근본으로 삼은 이유
한대나 온대식물인 보리나 밀은 수중 재배할 필요 없이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면 되고 가뭄이나 병충해에도 강하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왜 영농조건이 까다로운 쌀농사를 고집했으며 모든 농사의 근본으로 삼았을까? 그것은 기후와 풍토가 벼농사가 잘되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도 다른 곡물들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부양능력에 있어 쌀만한 재료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쌀의 식미적인 가치를 빼놓을 수 없다.
쌀로 지은 밥은 맛이 담백해 매일 먹어도 싫증나지 않고, 떡이나 술 등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만들기에도 적격이었다. 또한 모든 곡물 중 가장 훌륭한 탄수화물의 공급원이면서 여러 영양소들이 이상적으로 배합된 주식으로 보아왔던 것이다.
-세계에서 쌀농사를 가장 잘 짓는 나라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 곡식은 밀이다. 쌀은 해마다 세계 120여개 나라에서 6억만톤 정도 생산된다.
모든 곡물의 2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쌀은 거의 식량으로 사용되어 가장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다. 벼는 북위 53도의 중국 북부지역에서부터 남위 40도의 아르헨티나 중부에 이르는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보통 평야지대에서 재배되지만 해발 2,400미터의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도 재배된다. 세계 벼 재배면적은 90% 이상이 아시아에 분포되어 있다. 습지 식물이면서 고온식물인 벼의 생장조건이 더운 여름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이 지역의 기후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나라별로 보면 인도가 4,900헥타르로 세계에서 가장 큰 벼 재배노지를 갖고 있으며 중국이 3,300헥타르로 뒤를 잇고 있다. 다음으로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타이, 미얀마, 일본 순이다. 남쪽과 북쪽을 합치면 우리나라가 일본 다음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쌀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으로, 세계 쌀 생산량의 32%를 차지한다. 그 다음이 인도로 22%을 생산하고 있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으로 치면, 한국이 세계에서 으뜸이다. 지난 5년간(2000년 기준)의 평균 수치를 보면 한국이 4.5t/ha, 일본과 미국이 4.4t/ha이다. 인도나 타이, 베트남보다 두세 배가 넘는 수치이다.
-곡물과 쌀의 족보
사람이 살아가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생산해주는 영양분과 다른 영양분들을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체내에서 에너지를 만들어 주는 열량소와 비타민, 그리고 칼슘, 인, 마그네슘, 나트륨 등 무기질이 그것이다. 이러한 영양소들은 곡물과 채소, 육류와 유제품을 통해 섭취하는데 아직도 인류의 대부분은 80% 이상을 식물자원에 의존하고 있다.
식용작물은, 넓은 의미로는 채소나 과일 등 식용을 목적으로 재배되는 원예작물과 공예작물을 모두 포함하기도 하지만, 보통 곡류, 콩류, 감자류 등으로 분류된다. 식용작물은 세계 경지면적의 반 이상에서 작부되며 그중 90%가 곡류다. 그 열매를 식용 또는 사료로 이용하기 위해 재배하는 곡류 중에서 보리, 밀, 호밀, 귀리 등은 맥류로, 메밀, 율무, 기장, 수수, 옥수수 등은 잡곡으로, 그리고 쌀은 미곡으로 구분된다.
-쌀의 영양소
쌀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6~7%로 밀보다 함유량이 적으나 질적인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 대부분이 전분질로 되어 있으며 단위 중량당 열량은 다른 곡물보다 훨씬 높아 인구부양 능력이 곡물 중에서 으뜸이다.
지방질은 올레익산, 리놀레익산, 팔미틱산 등 불포화지방산으로 주로 쌀겨층이나 배아에 분포되어 있다. 현미의 경우 2~3%, 백미의 경우 0.5% 정도 함유하고 있다. 탄수화물은 그 비중이 78%로 가장 높은데, 대부분이 전분으로 되어 있다. 또한 비타민 B와 E, 인, 마그네슘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무기질은 인이 많고 칼슘이 적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 성인병 등 각종 질병 예방 및 퇴치에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쌀 음식을 주기적으로 섭취하면 대장에서의 발효과정에서 낙산이 생겨나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시키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쌀에 함유된 섬유질 성분은 구리, 아연, 철 성분
등과 결합해 해로운 중금속이 인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수분 유지력이 커서 변비를 막고 인슐린 분비는 적어 비만, 고혈압, 동맥경화 등 성인병의 예방을 돕는다
-벼에는 버릴 것이 없다
쌀은 벼라는 식물의 일부분인 종실의 속에 들어 있는 벼 자체의 저장 영양물질로 우리가 식용으로 하는 것이지만 속겨, 왕겨 그리고 줄기 부분도 각기 그 나름대로의 용도가 있다. 속겨는 기름을 짜기도 하고 가축이나 가금의 먹이로 쓸 수 있으며 왕겨는 연료나 건축재료로 쓰인다. 볏짚은 소와 말의 사료는 물론 각종 용기(섬,멱서리,등구미 등), 새끼, 방석, 짚신, 도롱이 그리고 초가집 지붕재료 등 쓸모가 많았다. 낟알을 빼놓은 모든 볏단을 논바닥에 깔아놓으면
다음 해 농사를 위한 밑거름이 된다. 또한 아궁이의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타고 남은 재는 재거름이 된다.
벼는 우리에게 이삭으로 양식을 주었고, 줄기로 집을 지어주었고, 생활도구가 되어준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논바닥에 버려지면 한낱 거름에 불과한 것들을 하나도 버림없이 지혜롭게 활용했다.
-쌀겨에 숨은 영양
쌀겨는 현미를 도정해 정백미를 만들 때 생기는 과피, 종피, 호분층 등의 분쇄혼합물을 가리킨다. 보통 현미에서 6~8%가 쌀겨로 나오는데 많이 찧을수록 배아가 많이 떨어져 나오기 때문에 단백질, 지방, 비타민 B군, 무기질 등이 증가한다.
쌀겨의 표준 화학조성은 수분 13.5%, 단백질 13.2%, 지방 18.3%, 당질 38.3%, 섬유소 7.8%, 무기질 8.9%이고 비타민 B1은 100g에 2.5mg이나 들어 있으며 비타민 E도 많다. 쌀겨에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작용을 하는 오리자놀, 단백질, 사이토스테롤, 식이섬유 등이 많이 들어 있다.
또한 헤미셀루로스는 장내 비티더스균의 증식을 촉진시켜 장내를 깨끗이 청소해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토코페놀과 같은 항산화 활성물질도 들어 있는데 이는 세포 노화 및 손상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다. 피틴산은 항암작용을 하고 식품의 산도를 조정하거나 완충시키는 작용을 한다. 쌀겨는 대부분이 사료나 비료로 사용되며 유지 원료로 쌀겨기름을 짜는데도 이용된다.
쌀겨 생산 후 4시간 이내에 추출하면 양질의 기름을 얻을 수 있어 대부분은 정제해 식용유로 사용하지만 정제도가 높아서 비타민류는 거의 다 파괴된다. 그밖에도 약품, 비누, 도료, 화장품 등의 원료로 쓰인다.
-좋은 쌀 고르기
맛있는 밥짓기는 쌀을 고르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좋은 쌀을 고를 때는 먼저 싸라기가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부서진 쌀알이 많이 섞여 있으면, 밥하는 동안 부서진 면에서 녹말이 흘러나와 밥알이 흐트러지고 질척해진다.
쌀이 어느 정도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가 하는 것도 밥맛을 좌우한다. 쌀의 수분 함유량이 14~16%일 때 밥맛이 가장 좋다. 수분 함량이 높으면 곰팡이나 잡균이 번져 저장성이 떨어지며 너무 낮으면 밥맛이 나쁘다. 도정한 지 15일이 지나면 수분 함량이 떨어지므로 나락 상태로 보관했다가 갓 찧어나온 쌀인지, 도정한 지는 얼마나 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으로 사용할 쌀은 10~11분도로 적당히 도정한 것이 좋다. 도정도가 낮으면 소화율이 떨어지고 도정도가 높으면 영양가가 떨어진다. 좋은 밥맛을 결정하는 그 다음 조건으로 쌀 고유의 향기로운 냄새가 나며 곰팡이 냄새가 섞이지 않았는지 살펴본다.
잘 여문 쌀은 손으로 한줌 쥐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든다. 쌀알이 통통하고 반질반질 광택이 있으며 가루가 묻어나지 않는것이 신선하고 좋은 쌀이다. 또한 쌀알에 흰 골이 지지 않았는지, 겉면에 백색부가 없는지, 돌이나 뉘가 잘 골라졌는지도 살펴본다.
-햅쌀과 묵은쌀 구별법
쌀의 신선도는 쌀의 표면에 부착된 지방산의 양이 좌우한다. 신선한 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산화되어 산성을 띠게 된다. 물론 쌀은 산도가 낮을수록 좋은 쌀로 취급되는데 산도가 10ph 이하면 최고급 쌀로 평가된다. 쌀의 신선도를 알아보기 위해 산도를 측정하는 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리트머스 시험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산성은 푸른색 리트머스 시험지를 붉게, 염기성은 붉은 리트머스 시험지를 푸르게 변화시킨다. 중성일 경우 리트머스 시험지의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색깔 변화가 없는 것이 햅쌀이다.
둘째, 산성도를 조사하는 지시약, BTB 용액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용액은 산성은 노란색으로, 중성은 녹색으로, 염기성은 푸른색으로 변화시킨다. 쌀을 담은 용기에 적당량의 물을 부은 다음 잘 흔들어준 후, BTB 용액을 떨어뜨리면 신선한 쌀은 청록색으로 변해 중성의 성질을 나타내지만, 오래된 쌀은 녹황색으로 변해 산성의 성질을 나타낸다.
셋째, 녹말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쌀을 담은 용기에 물을 붓고 흔든 다음, 요오드 용액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신선한 쌀은 녹말과 강한 반응을 일으켜 진한 보라색으로 변하고 오래된 쌀은 연한 보라색으로 변하게 된다.
-쌀을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좋은 쌀을 고르는 것 못지않게 쌀을 보관하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 쌀을 보관할 때의 요점은 쌀의 수분 증발을 막음과 동시에 곰팡이나 벌레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햇빛에 노출된 쌀은 수분이 증발해 금이 가기 쉽다. 쌀에 금이 가면 그 사이로 녹말이 빠져나와 영양분이 손실될 뿐만 아니라 변질되기도 쉽다. 쌀의 수분이 증발하면 밥을 지었을 때 찰기가 없어져
밥맛도 떨어진다. 쌀을 보관하는 장소는 어둡고 통풍이 잘 되는 것이 좋다. 서늘한 베란드가 제격이다.
쌀을 담아두는 용기 또한 중요하다. 종이에 포장된 쌀은 쌀독이나 쌀통에 담을 필요 없이 그대로 두어도 좋다. 비닐을 코팅한 종이나 은박지를 입힌 포장은 공기가 차단되어 부적당하다. 쌀통에 사과를 넣어두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으며, 마늘을 넣어두면 벌레퇴치 효과가 있다. 묵은쌀일 경우에는 식초에 잠시 담가두면 냄새가 제거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백미 상태로 보관하는 기간을 줄이는 것이다. 도정한 지 오래되지 않은 쌀을 소량으로 구입해서 먹는 것이다.
-쌀알과 밥알의 무게
쌀의 품종과 산지의 기후조건 등에 따라 낱알의 크기와 무게는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한 홉의 쌀이 몇 그램에 해당한다고 확정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140~150g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를 역산하면 1kg의 쌀은 대체로 7홉에 해당한다. 요리책에서 한 컵이라고 할 때는 대개 150g을 가리킨다. 밥을 지을 때 물 대중의 기준은 수분 14.5% 정도가 함유된 쌀일 경우, 쌀과 물의 용적비율은 1대 1.4이며 이것을 중량비율로 환산하면 1대 1.3~1.28 정도가 된다. 따라서 물을 더한 쌀의 무게는 생쌀의 약 2.3~2.5배가 된다. 밥을 지을 때의 수분 증발량이 전기밥솥은6~10%, 일반 솥은 13~15%, 정도이기 때문에 밥의 무게는 대략적으로 말해 쌀의 약 2.2배라고 보면 된다.
공기밥의 크기가 가지각색이지만 그릇의 크기가 규격화되어 있는 일식집의 밥공기를 기준으로 삼으면, 밥 한 공기에는 대략 2,300~2,400개의 쌀알이 들어간다. 쌀 한 컵으로 밥을 짓고 밥공기에 8할 정도 밥을 담으면 3공기의 밥을 얻을 수 있다. 공기에 밥을 9할 정도 채우면 110g, 소복하게 가득 채우면 한 공기에는 120~140g 의 밥이 담겨진다. 밥을 지었을 경우 수분이 함유되어 느는 분량을 2.4배로 잡으면, 110g 공기밥에 들어간 백미의 중량은 45.8g(110g/2.4배)이 되는 셈이다.
-척관법을 따르는 쌀의 도량형
옛날에는 쌀을 부피로 거래했다. 보통 쌀을 살 때 몇 되니, 몇 말이니, 몇 섬이니 하는 것들은 중국의 척관법에 따른 것이다.
한 되는 열 홉으로 이를 큰되라 불렀고 이것의 반을 작은되라 했다. 쌀 한 되는 1.8L정도다. 한편으로는 신되라 하여 리터로의 환산이 편리하도록 2L를 한 되라고 하기도 했다. 또한 쌀이 열 되면 한 말이 되고, 다섯 말을 한 가마니로 했으며, 두 가마니면 한 섬이 된다. 그런데 쌀의 작은 알갱이는 됫박에 담을 때 되를 많이 흔들면 조금이라도 쌀알이 더 들어가므로 현재는 쌀의 단위를 용량이 아니라 무게로 계산하는 방법이 일반화되었다.
-영양은 현미, 맛은 백미
쌀을 도정하는 정도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달라진다. 맛으로 보자면 까칠한 현미가 부드러운 백미를 따라잡지 못한다. 현미는 단단한 쌀겨층 때문에 백미에 비해 소화되기도 힘들다. 그러나 도정도가 커질수록 맛과 소화흡수율은 좋아지지만 단백질과 섬유소, 비타민 B군의 함유량은 크게 떨어진다. 특히 탄수화물의 신진대사 작용을 도와야 할 비타민 B1은 90%나 파괴된다.
쌀의 영양가를 100%로 했을 때 현미의 영양가는 95%인데 반해 백미의 영양가는 5%에 불과하다. 또한 백미를 오랫도안 물에 담가두면 썩어버리지만 현미에서는 싹이 나온다. 현미는 생명을 갖고 있는 씨앗이기 때문이다. 현미에는 지방과 단백질 외에도 비타민 B1,B2,B6, 니아신, 판토텐산, 칼슘 등이 고르게 들어 있다. 현미의 쌀겨층과 배아에는 동맥경화와 노화방지에 도움을 주는 리놀레산과 토코페롤 등이 풍부하다. 또 현미에 들어 있는 기름에는 자율신경 기능을 안정시키는 올리자놀이라는 물질이 있다. 영양이 풍부한 현미밥을 매일 먹으면 체질 개선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현미의 약효
*식이섬유의 보고다:현미의 식이섬유는 인체에는 흡수되지 않고 과다한 각종 영양소의 장내 흡수를 늦춰줌으로써 칼로리 섭취를 억제한다. 변의 양을 많게 하고 장벽을 자극해 변비를 예방해준다. 또한 체내 콜레스테롤을 정상화시켜 각종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좋으며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해 노화를 늦춰준다. 어린이의 두뇌개발에도 좋다
*당노병의 치료제로 쓰인다:당뇨병 환자에게는 혈당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식후 포도당의 혈당지수를 100%로 보았을 때 백미의 혈당지수는 70~79%인데 반해 현미의 혈당지수는 60~69%로 나타났다. 혈당과 인슐린치의 증가는 탄소화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쌀과 옥수수가 가장 낮은 증가를 보였다.
*암 진행을 늦춰준다:현미는 프로테아제 방지제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암 진행을 늦춰준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은 대장, 흉부,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낮다. 섬유소의 미생물 발효에 의해서 생성된 휘발성 지방산 중 부티르산이 체내에서 산화되면 포도당의 산화를 50%나 감소시키므로 포도당을 절약하고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시켜 대장암의 발생을 줄인다고 한다.
*결석을 예방한다:쌀겨에 있는 피틴산은 과잉 섭취된 칼슘의 흡수를 막아서 결석을 예방한다. 결석 환자는 소변에 많은 양의 칼슘이 섞여 나오는 과칼슘뇨증을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피틴산은 무기질의 장내 흡수를 방해함으로써 근육과 심장의 기능을 낮게 하고 성장불량과 성욕 감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현미식을 할 때는 종피의 잔류농약에 조심하고 야채나 우유를 많이 섭취해 미네랄 결핍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
*다이어트를 돕는다:현미는 오래 씹어 먹어야 하기 때문에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발아현미란 무엇인가?
나락의 겉껍질의 왕겨는 새 생명을 탄생시킬 때까지 현미를 감싸서 보호해주고 있다. 그러나 나락에서 왕겨가 떨어져 나가면 현미는 생명물질을 보호하기 위해 나락의 내피, 즉 현미의 껍질에 있는 식이섬유를 긴장시켜 딱딱하게 조이게 된다. 이처럼 벼의 새 생명요소들의 변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겨층에 있는 피틴산이라는 물질이다. 밥을 지었을 때 현미가 잘 씹히지 않고 씹는 맛도 까칠한 것은 현미의 껍질이 원래 단단해서가 아니라 발아하기 전까지의 한 과정일 뿐이다.
왕겨 속에서의 현미는 부드러웠다는 말도 되고 싹이 트고 나면 다시 부드러워진다는 말도 된다. 발아현미란, 현미가 발아하는데 필요한 온도를 유지하고 수분과 산소를 공급해 인공적으로 싹을 틔운 현미를 말한다. 현미가 싹이 트면 피틴산은 자기의 역할을 다했기 때문에 생리적인 변화를 일으켜 인과 아니시톨로 변하게 되고 현미의 겉껍질은 다시 부드러워진다. 발아된 현미는 백미처럼 밥을 지어도 부드럽고 찰기가 있게 되는 것이다.
-영양소가 풍부한 검은 진주, 흑미
밥에 콩이나 팥 대신 흑미를 섞어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흑미는 고대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던 특종의 쌀로, 중국 고대농서인 <제민요술>에는 북위시대에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1980년부터는 흑미에 대한 육종개발, 제품개발, 성분조사, 재배기술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생산량이 증가되는 추세다. 흑미의 품종으로는 조생종인 흑진주와 중만생종인 흑남벼 두 가지가 있다.
흑진주벼는 작물시험장에서, 흑남벼는 호남농업시험장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국내에서는 연간 6천톤 정도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흑미는 현미로 도정해 식용되므로 싹눈이 있어 영양적인 측면에서 보면 백미보다 훨씬 우수하다.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 B군과 D, E, 칼슘과 인, 철 등이 풍부해 아미노산이 많고 특히 라이신이 백미보다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빈혈,
다뇨증, 심혈관 등의 질병에 효과가 있으며 노화를 방지하고 백발과 변비 예방에 효과가 있다. 피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흑미는 백미에다 10%정도 혼반해 밥을 지으면 밥맛도 구수하고 건강에도 좋으며 죽으로 끓여먹기도 한다. 주로 흑미차, 흑미술, 흑미식혜, 흑미국수, 흑미떡, 흑미과자, 칼라김밥 등 가공식품을 위한 특수미로 많이 이용된다.
-향기나는 쌀, 향미
밥을 지을 때 옥수수를 튀기거나 콩을 삶을 때처럼 진한 냄새를 풍기는 쌀이 있다. 향미라고 불리는 이 쌀의 구수한 냄새는 갓 찧은 쌀이나 현미 상태에서도 나고 벼의 잎이나 줄기, 꽃가루에서도 강하게 난다. 향미는 파키스탄, 인도, 스리랑카, 네팔, 타이, 필리핀, 중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재배해 왔다. 회교국가에서는 종교적 행사의식이 있을 때 향미를 쓰기도 한다. 향미벼는 타이나 일본의 재래벼에서도 발견되는데 재래 품종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육종연구진에 의해 “향미벼 1호”라는 품종을 시작으로 “향남벼”, “향미벼 2호”가 개발되어 보급되었다.
향미는 낮은 기온에서 벼 알이 여물 때 향기가 강하다고 하는데, 향취 성분은 보통 휘발성 물질이어서 쌀을 찧어 오래 두면 거의 증발되어 버린다. 따라서 저온 상태에서 벼 상태로 저장해 두었다가 조금씩 갓 찧어서 출하하거나 찐쌀 형태로 만들어 향취물질의 증발을 막아야 한다. 밥을 지을 때 향미를 너무 많이 섞으면 냄새가 강하므로 5~10% 정도가 구수한 향을 내는데 알맞다.
특히 묵은쌀로 밥을 지을 때 향미를 첨가하면 군내를 없애고 신선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향미로 술을 만들면 발효과정 중에 향기가 증발하지만 식혜의 경우엔 식해 맛과 구수한 숭늉 같은 맛이 조화되어 독특한 맛을 연출한다. 또한 향미 중에는 찹쌀 품종이나 유색미 품종이 있어서 식품으로서의 활용도가 매우 다양하다.
-색깔있는 앵미
흑미를 제외하면 모든 쌀은 하얗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갖가지 색깔 있는 쌀도 많다. 색깔 있는 쌀이란 현미 상태의 쌀에 옅은 갈색에서 적갈색, 짙은 적색, 맑은 자주색 등의 색소가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유색미 또는 앵미라고 불린다. 앵미는 중국 남부나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재배되며 밥이나 떡, 죽, 과자, 술의 재료로 이용된다. 우리 조상들이 심었던 재래종 벼 중에서도 옅은 갈색에서 적갈색에 이르는 앵미가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앵미는 재배벼의 선조로, 원래 적미벼였던 것이 황백색의 돌연변이가 생겨났고 그후 여러 가지 재배벼로 발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앵미는 품질이 백미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근세 이후 새로운 품종이 개발 보급되면서 그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영호남지방이나 중부지방 평야지대 일부 지역에서는 야생 상태로 발견되고 있다.
앵미의 색소는 과피나 종피 등 겨층에 주로 함유되어 있어서 백미로 도정하며 대부분 쌀겨로 떨어져 나간다. 따라서 유색미의 색소를 활용하려면 도정도를 낮추거나 찐쌀 상태로 가공해야 한다. 앵미의 쌀겨에서 추출된 천연색소는 고급 화장품이나 약품, 시각적인 효과를 노리는 각종 식품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앵미에 함유된 안토시아닌계 색소는 항산화활성이 높고
항암과 항변이원성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저장성이 좋은 찐쌀
찐쌀이란, 풋벼를 베어 바로 찐 후에 이를 말려서 찧어낸 것으로 고대 인도에서부터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와는 달리 길쭉한 장립종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이 지역에서는 원시적인 도정과정에서 싸라기가 많이 생기고 잘 부러지자 쌀을 먼저 찐 후에 말려서 도전과정을 거치는 방법을 이용했다. 찐쌀은 전에는 쌀이 부족할 경우 벼가 완전히 영글기도 전에 베어서 원시적인 방법으로 도정해 양식으로 이용하고자 했던 한 수단이기도 했다.
요즘은 별미식으로 또는 유통과정에 있어서 보존 효과가 높다는 이점 때문에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찐쌀은 고온다습한 기후에서도 곰팡이나 벌레의 피해가 일반 쌀보다 적다. 쌀맛의 변질도 덜 일어나는 장점이 있다. 벼의 껍질이 잘 벗겨져서 현미를 만들기도 쉽다. 또한 백미 중에 비타민 B군이나 미량원소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영양적으로 또 우수하고, 밥을 지었을 때 대체로 밥알이 제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쌀이다. 통조림이나 튀김쌀로 가공하기에 적당하다.
-멥쌀보다 먼저 수확하는 찹쌀
우리가 일반적으로 밥을 지어먹는 쌀을 멥쌀이라 하고 찰밥을 지어먹거나 인절미를 만들 때는 찹쌀을 이용한다. 찹쌀과 멥쌀은 전분의 구성이 다르다. 쌀의 전분은 글루코오스의 구조에 따라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의 두 종류로 구성되어 있는데 찹쌀의 전분에는 아밀로오스 성분이 없다. 쌀의 찰기는 아밀로오스 함량에 따라 크게 좌우되며 우리가 먹는 밥맛 좋은 쌀에는 약 20%가 함유되어 있는데, 이 함량이 낮을수록 차진 성질이 강해진다.
찹쌀은 아밀로펙틴으로만 구성된 전분이기 때문에 이것으로 밥을 짓거나 떡을 만들면 멥쌀에 비해서 매우 차진 성질을 나타내며 오래 두어도 잘 굳어지지 않고 탄력성과 부드러움을 오래 유지한다. 또한 찹쌀은 멥쌀에 비해 빨리 당화되는 특성을 나타내어 감주를 만들 때 쓰이며 기름에 잘 튀겨지므로 유과를 만들 때도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찹쌀은 성질이 차고 맛이 감고하며 무독하여 보중익기하고 곽란을 그치게 하나 열이 나고 대변이 굳어진다‘고 했다. 찹쌀은 밭에서 나는 밭찰벼와 논에서 나는 논찰벼의 두 종류가 있고 벼의 품종자체가 일반 벼와는 다르다.
-기능성 쌀이 뜨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국민의 주식인 쌀 소비가 현저히 줄면서 기존의 쌀 산업도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변신을 하고 있다.
특히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을 강화한 쌀들이 우리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밥이 보약이란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끼니를 거르면 병에 걸리기 쉽다는 말이다. 아직은 전체 쌀 시장의 1%도 안 되지만 항암효과가 있다는 동충하초쌀, 버섯쌀, 건강에 좋다는 각종 영양성분을 코팅한 쌀 등이 기존 쌀보다 20~30% 비싼 가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반미와 섞어 먹기 때문에 대부분 300~500g 정도의 소량 포장으로 생산된다. 기능성 쌀에는 쌀 표면에 영지, 상황 등 버섯균을 배양시킨 버섯쌀과 인삼, 칼슘, 키토산, DHA 등을 코팅한 쌀 종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 음이온수로 씻은 쌀, 5도C에서 보관한 냉각쌀, 수십 가지의 곡식을 압축해 쌀 모양으로 만든 성형쌀 등이 있다. 경기도 화성군에 위치한 미농바이오는 쌀시장 개방에 따른 대안 제품으로 1999년 10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버섯쌀을 상품화했다. 영남대 식품가공학과 이재성 교수팀과 공동으로 고체배지 발효법을 이용해 버섯쌀을 국내 첫 개발한 것, 이외에도 10여개 업체들이 앞 다퉈 기능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능성 쌀 구경하기
*동충하초쌀:동충하초의 버섯 부분을 특수 가공, 추출해 쌀에 코팅해 만든다. 밥을 지으면 동충하초의 노르스름한 빛이 나고 항암작용, 면역증강 작용, 항균작용, 신장보호 등 동충하초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희고 깨끗한 균사체가 쌀 표면에 균일하게 발달되어 있는 제품이 좋고 너무 과도하게 배양되면 쌀알의 형태가 붕괴돼 밥맛이 없다.
*버섯쌀:버섯의 균사체를 백미나 현미에 배양해 만든 쌀, 밥을 지으면 버섯의 고소한 맛이 난다. 버섯과 쌀의 종류에 따라 현미 아가리쿠스쌀, 현미 영지쌀, 상황버섯쌀 등이 있다. 밥을 할 때는 다른 잡곡밥처럼 밥물을 부은 다음 버섯쌀을 약 20% 정도 섞으면 된다.
*영양소 첨가쌀:키토산이나 DHA, 칼슘, 올리고당,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를 첨가한 쌀, 이중 녹차의 주성분인 카테킨은 암 예방과 콜레스테롤 저하, 혈압과 혈당 상승 억제 등과 같은 효능이 있고 꽃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올리고당의 활성물질인 키토산은 간기능 강화와 당뇨, 고혈압 예방, 노화방지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DHA쌀의 경우 지방산을 코팅한 제품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양을 첨가하면 오히려 지방질이 변질되는 산패의 원인이 된다. 마그네슘이 첨가된 쌀은 밥맛을 좋게 한다.
*인삼쌀:인삼성분을 추출해 백미에 코팅한 것. 생쌀인 상태에서도 인삼 냄새가 강하고 밥을 지어도 인삼의 씁쓸한 맛이 난다. 코팅미는 쌀을 씻는 과정에서 코팅이 벗겨지면 효과가 절감될 수 있으므로 씻지 말고 밥을 지어야 한다. 일반미를 불린 후 백미의 5~10% 정도를 붓고 일반 쌀과 같이 밥물을 맞춘다
*씻어 나온 쌀:씻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기능성 쌀. 알칼리 이온수로 쌀을 미리 씻어 만든 제품이다.
*자운영쌀:논에 자운영을 심어 토비로 사용한 쌀. 참숯과 목초액을 혼합하여 퇴비로 사용했다
-이름난 브랜드쌀 쇼핑하기
*임금님표 이천쌀: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했던 경기 이천미는 밥을 지으면 하얗다 못해 푸른빛이 감돈다. 맛좋은 쌀의 대명사로서 브랜드화한 지역 쌀 중 가장 인지도 높은 고급 쌀이다. 1999년 12월에 상표등록을 했다.
*산청미: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논에 메뚜기가 살고 있어 메뚜기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리산의 동쪽 자락, 경남 산청군 차황면의 해발 320m의 논에서 재배된다.
*쌀맛나는 세상:특정지역의 쌀을 고집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세운 미질의 등급 세분화 기준에 따라 일관된 맛을 유지하도록 만든 브랜드. 전국 어디서나 30분대내 배달, 다품목 전략 등으로 본격적인 쌀 마케팅을 하고 있다
*철원 오대미: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철원평야에서 생산되는 오대미는 공해가 없는 비무장 지대에서 재배하는 양질미, 청정한 농업용수를 쓴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한눈에 반한 쌀:한반도의 최남단인 전남 해남의 옥천면에서 생산되는 쌀로, 밥이 차지고 단백질 함량이 적어 밥맛이 좋다.
<땅끝햇살>도 해남에서 생산되는 브랜드 쌀이다.
*화왕산 청결미:경남 창녕군, 해발 400~500m 의 화왕산 계곡의 맑은 물로 재배한 이 쌀은 다른 쌀에 비해 낟알이 굵다. 청결미는 씻지 않고 물만 부어 취사가 가능하다.
-밥의 변천사
밥이란 곡물을 가열 조리한 음식으로 신석기시대 이후 토기를 만들면서 밥을 지어먹기 시작했다. 당시의 토기는 단단하지 못했기 때문에 음식에 흙냄새가 많이 났을 것이다.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에는 시루가 유물로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죽을 쑤어 먹는 과정을 거쳐 찐밥이나 떡을 만들어 먹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후 지금과 같은 밥은 쇠로 솥을 만들면서부터 지어먹은 듯하다.
<삼국사기>의 기록을 보면 1세기 초 고구며 대무신왕 때 ‘솥에 밥을 짓는다’고 한 것으로 보아 이미 삼국시대에 쇠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쇠솥이 점차 널리 보급되면서 취반법이 널리 퍼졌다. ‘취’란 밥 지을 취 자로 물을 넣고 삶거나 끓이는 자 나 팽 과는 다르다. 취반법으로 밥을 지으려면 먼저 쌀을 씻어 솥에 담고 물을 부은 후 끓이면 솥 안에 수증기가 가득
차면서 찌는 상태가 되고 뜸을 들이면 수분이 더 줄어들어 밑바닥이 노릇노릇하게 눌어서 누룽지가 된다.
이처럼 밥은 삶고 찌고 태우는 세 단계를 거친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취반법으로 밥을 짓지만 중국 남부와 동남아 지역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찜통에 쪄서 먹는 곳이 많고 서아시아에서는 기름을 넣어 볶다가 수프를 넣어 익히는 필라프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쌀밥 한 그릇의 영양
구수한 향과 반질반질한 윤기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당기는 쌀밥은 조리법 또한 간단하다. 녹말성분 때문에 소화흡수도 좋으며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거의 다 함유되어 있다. 주요성분으로 수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질, 섬유질 등이 함유되어 있다. 단백질은 95%가 순단백질로 우수한 식물성 단백질 섭취원이 된다. 그러나 비타민 B1과 무기성분이 적으므로 각종 부식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밥맛의 비밀
밥맛은 일차적으로 벼 품종에 의해 좌우되지만 지역, 토양, 기상 조건, 비료, 물관리, 건조, 도정, 저장 등에 따라 달라지며 최종적으로는 밥을 어떤 밥솥에다 얼마나 맛있게 지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밥맛이 좋으려면 이러한 요건들을 모두 갖추어야만 된다.
벼이삭이 익을 때의 기상 조건이 나쁘거나, 알거름을 주거나, 일찍 물을 떼면 밥맛이 나빠진다. 수확한 다음 높은 온도에서 급히 말리거나, 쌀을 서늘한 곳에 저장해두지 않으면 밥맛이 크게 나빠진다. 도정한 다음 한 달 이상 오래두고 먹어도 좋지 않다.
벼를 수확한 다음 수분이 많은 벼는 40도C 이하의 건조하고 더운 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정하기에 가장 알맞은 벼의 수분은 16% 정도다. 맛이 좋은 밥은 그렇지 않은 밥과 비교해 밥알의 바깥층이 스폰지처럼 매우 치밀한 그물모양으로 되어 있고 안층도 호화된 전분 덩어리가 그물처럼 많이 터져 있어 더욱 부드러운 탄력을 느끼게 한다.
구수한 밥 냄새는 알데하이드, 케톤 및 알코올류의 휘발성 방향산이 복합적으로 관여한 것이다. 밥의 담백한 맛에는 글루타민산, 아스파라긴산, 아기닌산 등과 옅은 단맛 성분의 당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밥은 아밀로오스 함량이 낮을수록 찰기가 더 있고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다. 또한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을수록 밥이 더 딱딱하고 조직감이 나쁘다.
-맛있는 밥짓기
밥은 쌀과 물과 불의 3중주로 탄생된다. 쌀에 물을 넣고 가열하게 되면 쌀의 전분이 화학적으로 변하는 호화, 즉 사람이 소화하기 좋도록 불규칙한 배열의 알파 전분으로 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쌀의 전분이 완전 알파화되려면 섭씨 98도에서 2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쌀 씻기:쌀을 바가지나 큰 그릇에 담고 물을 부은 뒤 손으로 빠르게 휘저어 헹구어낸 다음 그 물은 버린다. 두 번째 물을 부어 두세 번 깨끗이 씻는다.
*쌀불리기:쌀은 물기가 충분히 스며들어야 뜸이 잘 든다. 여름에는 30분, 겨울에는 1시간 정도 불린다. 쌀을 미리 물에 불리는 것은 가열시 열전도를 좋게 하기 위해서다.
*냄비에 안치기:불린 쌀을 건져내어 채반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 다음 냄비에 넣고, 물을 붓는다. 쌀을 불릴 때 사용했던 물은 버리지 말고 사용한다.
*밥물 맞추기:물은 쌀 부피의 1.2배(중량의 1.5배)가 되도록 붓는다. 불린 쌀은 쌀과 물의 비율을 1:1로 맞춘다. 압력밥솥에 불리지 않은 쌀로 밥을 할 경우 1:1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 잡곡밥일 경우 1.7배 정도 물을 붓는다
*끓여서 뜸들이기:처음에는 강한 불로 빠른 시간에 끓는 점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 좋다. 밥물이 끓어 넘치고, 점성이 증가하여 밥알이 움직이지 않게 되면 중간 불로 5분 정도 더 가열한 후 아주 약한 불로 바꿔 밥물이 잦아들 때까지 1분 정도 뜸을 들인다.
*밥 퍼기:다 된 밥은 주걱으로 아래위를 뒤집어 뜨거운 김을 날리면서 공기층을 만들어준다. 그렇지 않으면 밥알끼리 덩어리져서 굳어지게 된다.
-솥맛도 밥맛이다
<조선 무쌍 신식 요리제법>에 보면 ‘밥짓는 그릇은 곱돌솥이 으뜸이요, 오지탕관이 그 다음이요, 무쇠솥은 셋째요, 동노구가 하등이라’ 고 했다. 궁중에서 왕과 왕비를 위해 짓는 밥은 곱돌솥에 참숯으로 지었다. 일반 가정에서도 가장이 먹는 밥은 곱돌솥에 따로 짓는 경우가 많았다. 곱돌솥은 둥근 냄비모양으로 보통 한두 사람분의 밥을 지을 수 있는 작은 것이다. 곱돌솥에 밥을 지으면 뜸이 고르게 들고 타지 않으며 열전도가 느려 더디게 끓지만 쉽게 식지도 않는다. 무쇠솥은 보통 바닥이 두껍고 솥뚜껑이 안정되게 덮여 있으면서 무거워 밥이 끓어도 좀처럼 넘치지 않는다. 열이 잘 보존되어 불을 줄인 다음에도 뜸을 들이기가 좋다.
가마솥도 무쇠솥의 일종이다. 조선시대에는 가마솥 사용이 일반화되었다. 각 가정에서는 보통 무쇠로 된 크고 작은 가마솥을 부뚜막에 걸어놓고 밥을 지었는데 부뚜막은 온돌의 아궁이와 연결되어 있어서 밥 짓는 열로 난방까지 할 수 있었다. 집집마다 크고 작은 무쇠솥이 두세 개씩은 되었는데 가장 큰 것으로는 물을 데우고 중간 것으로는 밥을 짓고 작은 것으로는 국을 끓였다.
요즘 흔히들 쓰는 솥은 전기밥솥과 압력솥이다. 전기밥솥은 가장 편하게 밥을 지을 수 있지만 보존성이 좋지 않아 조금만 오래 두어도 맛과 질감이 변질된다. 압력솥은 솥 안의 압력을 높여서 단 시간에 조리할 수 있는 솥이다. 수분과 냄새의 증발을 최대한 막아주므로 구수하고 찰기 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 현미나 오래된 쌀, 배아미 등은 쌀을 충분히 불린 다음 압력밥솥을 사용하면 좋다. 그러나 햅쌀의 경우엔 점성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묵은쌀 햅쌀처럼 밥짓기
일년 이상 쌀을 묵은쌀이라 하는데 햅쌀이 나오면 그 이전의 쌀은 모두 묵은쌀이 된다. 저온저장이나 준저온 창고에서의 저장이 아닌 보통의 저장 조건에서의 쌀은 다음해 장마철을 지나 여름으로 들어서면 갑자기 맛이 떨어진다. 묵은쌀로 밥을 지으면 딱딱해지고 찰기가 떨어져서 질감이 나빠진다. 또 벌레와 곰팡이를 방지하기 위해 약품으로 훈증, 소독하면 맛을 더욱 나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묵은쌀의 성분 중 가장 빠르게 영양 분해가 진행되는 것이 지질이다. 쌀 속에 있는 1% 정도의 지질 성분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산화되면서 핵사날이나 펜타날 등 알데하이드 및 케톤류가 증가해 묵은쌀의 나쁜 냄새를 나게 하며 이와 같은 기름 성분의 산화는 단백질을 변화시킨다. 또한 유리지방산이 증가해 밥의 찰기나 조직감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수분 함량이 떨어지므로 충분히 물에 불린다:여름에는 30~40분 정도, 겨울에는 1시간~1시간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밥물의 양을 조절한다:밥물은 햅쌀의 경우 쌀 분량의 1.1배, 묵은쌀은 1.5배가 적당하다
*쌀에 우유를 넣어 밥을 짓는다:밥물의 1/4 분량의 우유를 넣거나 쌀 무게의 5% 정도의 탈지분유를 첨가해서 밥을 지으면 우유 속의 라이신과 칼슘, 철분, 트레오닌 등의 성분이 보강되어 한결 맛있는 밥이 된다
*다시마 끓인 물을 이용한다:다시마를 두세 조각 넣거나 5분 정도 끓여 낸 다시마 국물로 밥을 짓는다.
*청주나 식용유를 이용한다:청주나 식용유를 3~4방울 떨어뜨려 밥을 지으면 윤기가 흐르고 냄새가 좋아진다.
*묵은쌀에서 나는 냄새를 제거할 때는 식초가 제격이다:우선 아침밥으로 사용할 쌀을 전날 저녁에 식초 한 방울을 떨어뜨린 물에 담갔다가 씻어서 물기를 빼놓는다. 다음날 밥을 지을 때 다시 미지근한 물로 헹구고 난 뒤 밥을 지으면 냄새가 나지 않는다.
*소금과 한 숟갈의 샐러드 오일을 넣으면 윤기가 돈다:묵은쌀은 밥을 지을 때 물에다 찻숟갈 하나 정도의 소금과 샐러드 오일을 넣으면 밥이 훨씬 잘 퍼지고 윤기 도는 맛있는 밥이 된다.
-현미밥 부드럽게 지어먹기
현미의 쌀눈과 속껍질은 꼭꼭 씹어 먹지 않으면 영양소 섭취가 어렵고 제 맛을 음미할 수도 없다. 쌀눈은 쌀알 한 톨 크기의 1/50도 채 안 된다. 위장이 튼튼한 사람은 50번 이상, 약한 사람은 100번 이상 씹어야 한다. 밥 한 공기를 다 먹으려면 1시간이 족히 걸리므로 식사를 즐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미는 물을 잘 흡수하지 못하므로 5~6시간쯤 물에 담가둬야 한다.
*압력솥으로 밥을 지으면 속까지 고루 익고 밥맛이 더 구수하다. *압력솥 대신 두꺼운 솥으로 밥을 지을 땐 백미로 지을 때보다 물을 30%쯤 더 붓는다.
*전기밥솥을 쓸 때는 쌀과 물을 1:1.5의 비율로 밥을 지어 뜸을 들인 다음, 다시 물을 자작하게 부어 뒤섞고는 처음부터 다시 밥을 짓는 식으로 한다 *현미 70%, 잡곡 30% 비율로 짓고 소금과 팥을 조금 섞으면 맛이 더 좋다.
*현미를 그대로 먹기 힘든 사람은 찹쌀현미를 이용한다. 멥쌀과 찹쌀현미는 6:4의 비율이 적당하다.
*압력솥일 경우에는 강한 불로 추가 돌 때까지 15분 정도 가열하고 중간 불로 5분간 더 두었다가 약한 불로 30분 정도 뜸을 들인다. 불을 끄고 15분간 식힌다
-고두밥, 된밥, 진밥, 탄밥
*설익은 밥:밥짓기를 실패했을 경우에 술을 활용해 뜸을 들인다. 먼저 다 끓인 상태의 밥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여러 개 낸 다음 청주를 조금 뿌린다. 그리고 다시 한번 밭솥의 스위치를 켜거나 약한 불에 5분 정도 두면 된다.
*된밥과 진밥:쌀을 안칠 때 쌀의 일부분을 한쪽으로 몰아 물위로 올라오게 하면 된밥과 진밥을 동시에 지을 수 있다
*고두밥:쌀을 잘 씻어 하룻밤 정도 물에 불려놓았다가 찜통에 찐다. 물을 적게 붓소 약간 되게 짓는 게 포인트.
*탄밥:밥탄 냄새가 밥솥 전체에 퍼졌을 때는 깨끗한 종이 한 장을 밥 위에 올려놓은 뒤 숯 한덩어리를 얹어놓고 솥뚜껑을 얼마동안 닫아두면 탄 냄새가 사라진다
*초밥:초밥용 밥을 지을 때는 밥물의 양을 쌀과 동일하게 넣으면 밥이 고슬고슬해진다.
-쌀밥의 단점을 보완한 식사법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의 식생활은 하루에 필요한 대부분의 열량을 탄수화물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에 균형 있는 영양섭취가 어려우며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질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쌀밥이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그것만을 가지고 양을 채우려 들지 말고 고기, 생선, 채소 등 부식을 골고루 들고 우유와 과일을 곁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쌀밥은 정백과 조리가 간단하고 맛이 좋아 물리지 않는다.
현미의 쌀겨 부분에 비타민 B1,B2, 니코틴산이 상당히 많이 들어 있지만 도정할 때 대부분 제거되므로 백미에는 그 함량이 낮으며 밥을 지을 때 또다시 상당량이 손실되므로 밥으로부터의 비타민 섭취는 매우 부족하게 된다. 따라서 다른 식품으로 영양을 보충해야 한다. 쌀이 산성이므로 부식은 같은 산성인 어류보다는 알칼리성인 채소, 과일, 해조류 등이 적당하다.
쌀밥의 편식을 막기 위해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먹었던 음식이 바로 골동밥과 비빔밥이다. 골동밥은 미리 준비한 고기나 생선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쌀과 함께 지은 밥을 가리킨다. 쉽게 생각하면 콩나물을 넣어 밥을 한 콩나물밥 등이 골동밥에 속한다.
-다 된 밥 맛있게 보관하기
전기밥솥에 밥을 보관할 경우,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밥의 윤기가 없어지고 갈변되고 딱딱해지며 맛과 향이 떨어지게 된다. 보온열에 의해 당과 단백질이 반응해 나타난 현상이다. 밥통에 보관하는 시간은 5시간을 넘지 않도록 한다. 보온밥통에서 보관할 경우에는 전원을 끄고 마른 행주를 밥 위에 덮어둔다. 마른 행주는 밥알의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준다. 보온밥통 뚜껑에 맺혀 있는 물방울 또한 밥을 변질시키는 주범이므로 수시로 잘 닦아준다. 먹을 때마다 보온 스위치를 켜거나 일정량을 덜어 전자렌지에 데우면 윤기 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
먹다가 남은 밥은 밥솥에서 꺼내 냉장 또는 냉동해서 보관해두면 좋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밀폐된 용기를 사용하거나 랩으로 싸두면 이틀 동안은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냉장 보관한 밥은 물이나 술을 밥 위에 살짝 뿌려주고 전자렌지에 데우면 신선한 밥을 먹을 수 있다. 냉장보관보다 더 좋은 것이 냉동보관이다.
밥이나 빵은 영하 7도C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전분이 노화를 멈추기 때문. 냉동실에서는 1~2개월을 두어도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밥을 따뜻한 상태에서 급속 냉동시키면 마치 새로 지은 것 같은 밥맛을 느낄 수 있다. 랩이나 팩에 포장할 때 밥을 1~2cm정도의 두께로 얇게 만들어두면, 전자렌지로 해동할 때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이 균일하게 퍼질 수 있어 일석이조다.
-쌀밥을 먹으면 지구력이 강해진다
창자가 길면 지구력이 강하다고 한다. 쌀과 야채가 주식인 한국 사람의 소장은 고기와 밀가루를 먹는 서양 사람보다 평균 80cm 가 더 길다. 음식을 오래 씹으면 침이 많이 나와 몸 곳곳의 세포를 활성화시켜 영양이 골고루 퍼지게 돕는다. 침에는 소화를 돕는 아밀라아제와 상처를 낫게 하고 암을 예방하며 치아를 단단하게 하는 각종 효소도 들어 있다.
침은 우리가 먹는 음식물을 50% 이상 소화시키고 곡물의 경우는 70% 이상을 소화시킨다. 오래 씹을수록 많이 분비되는 침은 부작용 없는 자연소화제다. 씹는 운동은 머리의 회전을 도와주고 치아뿐 아니라 안면 운동 효과가 있다.
-다양한 죽으로 영양 보충
<동의보감>에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흰죽을 먹으면 위를 보양해 진액이 생겨서 온종일 몸과 마음이 상쾌하다’고 전한다.
죽은 떡이나 밥보다 일찍 시작된 음식문화다. 예로부터 왕실에서는 초조반이라고 일컬어 아침식사 전에 미음이나 죽을 올리는 풍습이 있었고 노인이 있는 집에서도 자릿조반이라 하여 죽을 아침식사로 드는 일이 흔히 있었다. 죽은 물을 붓는 양에 따라 죽과 미음으로 나뉜다. 쌀 부피의 한 배 반 정도의 물을 부으면 밥이 되고 다섯 배에서 열 배까지 부으면 죽, 열 배가 넘게 부으면 미음이다.
낟알의 상태에 따라서도 나뉜다. 통쌀로 쑨 것은 완죽, 굵게 갈아 쑨 것은 원미죽, 쌀에 물을 붓고 완전히 갈아 쑤면 무리죽이다. 물은 중간에 더 넣는 것보다 처음부터 알맞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죽은 다 쑤어갈 즈음에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하거나 먹는 이가 넣도록 한다.
끓이는 용기는 돌냄비가 가장 좋고 그 다음이 두꺼운 철냄비나 범랑냄비다. 열전도율이 좋지 않은 얇은 냄비는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 죽요리는 약 40여종이 있다. 쌀을 주재료로 콩, 팥, 녹두 등 다른 곡물과 함께 쑤거나 잣, 호두, 밤, 행인, 참깨, 흑임자 같은 견과류를 넣어 만들기도 한다. 또한 콩나물, 무, 아욱, 애호박 같은 채소류와 홍합, 조개, 전복, 굴 등 어물, 쇠고기, 닭고기를 넣고 끓인 죽도 있다. 잣, 전복, 해삼, 닭 따위의 단백질 식품을 듬뿍 넣은 죽은 밥 이상의 보양식이 되는 데 회복기에 기운을 북돋워주는 환자식으로, 젖을 떼고 난 어린아이의 이유식으로, 입맛 없을 때 먹는 별미식으로, 혹은 동지나 복날에 먹는 민속 음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조상들이 즐겨먹던 죽
*방풍죽:방풍은 미나릿과에 속하는 약이성 식물로 산야에 자생하며 단맛이 강하다. 피로회복, 두통, 고혈압, 중풍 등의 치료약제로 쓰인다. 방풍잎과 쌀을 1대 5의 비율로 준비한 뒤, 먼저 방풍과 대파를 끓인다. 불린 쌀을 약한 불에서 끓이다가 죽이 쑤어질 무렵에 방풍과 대파를 끓인 물을 넣어 묽게 죽을 쑤면 된다.
*백합죽:백합은 조선시대 임금에게 바쳤던 진상품. 백합죽은 찹쌀에 다진 백합조개와 인삼, 대추, 잣, 밤, 마늘 등을 넣어 끓인다. 백합에서 우러난 염분만으로도 간이 된다. 여기에는 30여종의 영양소가 있고 특히 철분이 다량 함유되어 여성의 빈혈과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숙취, 피로회복에 좋다. 주로 봄과 가을에 채취해서 만들어 먹으면 제 맛을 내며, 고소하고 담백한 맛으로 소화력이 뛰어나다.
*흰죽:쌀에 참기름을 섞어 갈아서 쑨다. 흰죽에 전복을 넣으면 전복죽, 조개를 넣으면 조개죽, 야채를 넣으면 야채죽이 된다. 흰죽은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끓여야 바닥에 눋지 않는다. 약한 불에서 오래 저어주어야 쌀이 알맞게 퍼져 맛있는 죽이 된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조금 되직한 죽을 원할 땐 쌀 1컵에 물 5컵을,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묽은죽을 원할 때는 쌀 1컵에 물 10컵을, 수술 후 회복식이나 아기 이유식 초기에는 쌀 1컵에 물 15컵을 부어 끓이면 적당한 죽이 된다.
*붕어죽:맵쌀에 붕어를 넣고 끓인 다음 후추, 고추, 천초, 생강과 같은 향신료를 첨가해서 끓인다. 약한 불에 붕어를 삶아 붕어 살을 발라낸 것을 사용해도 된다. 붕어죽은 북한지역의 음식에 속한다.
*생굴죽:저칼로리 다이어트 죽으로 생굴을 기름에 볶아서 물을 붓고 끓이다가 쌀알을 넣고 아주 무르게 끓였을 때 달걀을 푼다.
‘달 이름에 알파벳 r자가 없는 5~8월에는 굴을 먹지 말라’는 영국 속설처럼 봄부터 여름에는 먹지 않는 게 좋다. 식중독 병원체에 감염되기 쉬운 계절이기 때문.
*애호박죽:햅쌀에 어린 호박을 돼지고기나 닭고기와 함께 넣고 끓여 굴 젓국으로 간을 맞춘다. 여름철의 별미로 특히 위장이 약하거나 산후 회복기에 있는 여성에게 효과가 있는 죽이다. 불면증이 있을 경우에 따뜻하게 해서 먹으면 잠을 쉽게 잘 수 있다.
*아욱죽:아욱 잎과 줄기는 연한 것으로 골라 줄기는 껍질을 벗기고 주물러 씻어서 잘게 부순다. 냄비에 물을 담고 된장과 고추장을 풀고 새우를 넣어 토장국을 끓인 뒤, 국물이 충분히 맛이 들면 아욱과 어슷하게 채썬 파, 다진 마늘을 넣어 끓이다가 아욱국에 불린 쌀을 넣어 쌀알이 퍼질 때까지 푹 끓인다. 아욱 대신에 근대를 사용해도 좋다. 쇠고기를 넣고 끓일 때에는 쇠고기를 먼저 양념해 살짝 볶어 끓인다.
*타락죽:옛날 궁중에서 보양식으로 먹던 죽. 조선시대에는 우유를 가리켜 ‘타락’이라 불렀다. 타락이란 말은 말린 우유라는 뜻을 가진 ‘토라크’라는 몽고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우유를 그대로 마시는 경우는 드물었고 죽의 재료나 약재로 사용했다. 쌀이나 찹쌀을 불려 곱게 갈아 체에 받친 후, 물을 부어 쑤다가 우유를 넣어 덩어리 없게 풀어 만든 죽이다. 죽을 쑬 때는 쌀가루와 물을 같은 비율로 섞어 끓이다가 우유를 쌀가루의 5배 정도 넣고 끓인 소금물로 간을 한다.
-달콤한 영양밥, 약식
정월 대보름에는 묵은 나물, 복쌈, 부럼, 귀밝이술 등솨 함께 약식을 만들어 먹었다. 약식을 만들 때는 불린 찹쌀을 시루에 푹 쪄서 큰 그릇에 쏟아넣고 참기름을 넣어 밥알이 떨어지도록 버무린 다음 꿀, 참기름,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그후 밤, 대추, 실백, 잣 등을 넣고 버무려 다시 시루에 오래 쪄서 뜸을 들인다. 뜨거울 때 네모난 그릇에 반반하게 펴 담아 잘 식힌 다음 반듯반듯하게 썰어서 쓰기도 하고 밥처럼 합에 담아서 쓰기도 한다.
단맛이 나는 밥으로 약반 또는 약밥이라고도 한다. 밥이라기보다는 보통 떡처럼 해먹는다. 약식의 유래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유사> 소지왕 10년, 사금갑조에 보면 역모를 알려준 까마귀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소지왕이 정월 15일에 까마귀가 좋아하는 대추로 까마귀 깃털색과 같은 약식을 지어 먹이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밤, 잣 등 여러 가지 견과류와 물을 넣어 사람들이 먹게 되었다고 한다. 약식을 꿀로만 하려면 너무 비싸서 보통 설탕을 넣는데 설탕은 미리 태워서 캐러멜 소스를 만들어 섞어서 쓰면 향기도 좋고 오래 찌지 않아도 바르스름한 색을 쉽게 낼 수 있다.
-구수한 후식, 누룽지와 숭늉
영국인은 홍차, 미국인은 커피, 중국과 일본인들은 녹차를 좋아한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차는 누룽지를 끓여 우려낸 구수한 숭늉이다. 밥을 지을 때 솥바닥의 수분이 밥알에 스며들거나 증발했을 때 계속 가열하면 밥솥 바닥에 남아 있는 수분이 없어지면서 온도는 220~250도C 정도까지 올라간다.
여기서 3~4분 지나면 솥바닥 쌀밥은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것이 누룽지다.
누룽지의 고소한 맛은 녹말이 분해하는 과정에서 포도당과 덱스트린이라는 물질이 생겨나 만들어진다. 숭늉은 밥솥 바닥의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여 만든 것으로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짠맛 많은 한국 음식을 먹고 나면 산성이 높아지는데, 포도당이 녹아있는 숭늉은 산성을 알칼리성으로 중화시켜주는 동시에 소금기 가득한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숭늉은 구들이 생긴 고려시대부터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유구는 <임원십육지>에서 숭늉을 숙수라고 했고 고려 숙종 때 나온 <계림유사>에는 익은 물로 표현되어 있다.
-몸에 좋은 현미차와 현미두유
먹기 힘든 현미의 영양소를 쉽게 섭취하려면 차를 만들어 마시도록 한다. 현미차를 만들 때에는 현미를 기름기 없는 프라이팬에 약한 불로 충분히 가열한 후, 불을 조금 강하게 해서 진한 갈색이 될 때까지 달달 볶는다. 이것을 보리차처럼 주전자에 넣고 끓이면 아주 구수한 현미차가 된다. 현미로 끓인 차 1ml(5컵 정도)와 야채스프 1ml씩을 45분 간격으로 마시면 어떤 이뇨제보다도 효과적이며 혈관 내부가 깨끗해진다.
현미에 깨와 콩을 섞어 만든 두유는 아이의 이유식이나 이가 약해 딱딱한 현미를 씹지 못하는
노인이나 환자의 건강음료로 아주 좋다. 현미와 콩을 물에 5시간 이상 불린 후 건져두고, 그 불린 물에 물을 더 부어 끓인다. 물이 끓으면 건져둔 재료를 넣고 콩의 비린내가 나지 않을 정도로만 익힌다. 믹서에 현미와 콩, 볶은 깨를 넣고 걸쭉한 죽이 될 정도로 갈아 마시면 된다. 아기에게 먹일 때는 거즈에 걸러 물만 먹이되, 꿀이나 과일즙을 타서 먹이면 된다.
-여름철 갈증해소에 미수
찹쌀이나 멥쌀 또는 보리쌀을 쪄서 말린 다음 볶아서 가루로 만든 것을 미숫가루라 하고 그것을 시원한 꿀물이나 설탕물에 탄 것을 미수라 한다. 곡식을 시루에 쪄서 말린 후에 노르스름하게 볶아서 가루를 내면 미숫가루가 된다. 이와 같이 가공하면 곡식에 들어있는 녹말이 호화된 상태여서 물에 잘 풀어지며 볶는 과정에서 고소한 맛이 생기게 된다. 이것을 설탕물이나 꿀물에 묽게 타서 마시면 훌륭한 음료수가 된다.
미숫가루는 찹쌀로 만든 것을 으뜸으로 치는데, 배고프던 시절엔 먹다 남은 밥찌꺼기나 누룽지를 말리고 가루를 내서 주린 배를 채우기도 했다. 미숫가루는 휴대하기 간편하고 저장성도 좋아서 여행길에 우물물이나 흐르는 개울물에 타서 먹었던 여름철의 음료수이자 식사대용이었다. 가뭄이나 홍수 때, 그리고 6.25전쟁의 피난길에서는 비상식량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부터는 미숫가루가 건강식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들은 보통 검정콩, 깨, 율무 등 여러 가지 잡곡을 혼합해 영양가를 높인 것들이다. 한잔의 미수를 마시는 것은 한 그릇의 잡곡밥을 먹는 것과 같아서 현대인에게도 식사대용이나 환자보호식, 간식, 다이어트식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겨울철에 더 시원한 식혜
미숫가루를 여름철에 즐겨 마셨다면, 식혜는 겨울철을 대표하는 음료수다. 단맛을 내기 때문에 감주라고도 한다. 식혜라는 음식이 문헌상에 처음 언급된 것은 1740년경에 편찬된 <수문사설>에서이며 1800년대의 <규곤요람>과 <시의전서> 등에는 식혜의 제조법이 실려 있다.
식혜는 되게 지은 밥알과 엿기름으로 만드는데 그것의 단맛은 엿기름에 들어 있는 아밀라아제라는 효소가 밥알의 주요성분인 탄수화물을 분해시켜 만들어낸다. 식혜를 만들 때는 먼저, 엿기름을 따뜻한 물에 누르스름한 빛이 우러날 때까지 한두 시간 정도 풀어둔다. 찜통에 찌거나 되게 지은 밥을 전기밥솥에 담고 엿기름물을 붓고 60도C 정도의 온도로 보온해 아밀라아제의 효소작용을 돕는다.
5~6시간 정도 지나 밥알이 떠오르면 밥알을 건져서 찬물에 헹군다. 남은 물에 설탕과 생강을 넣고 끓여 식힌 다음 먹을 때 밥알과 잣을 띄운다. 식혜를 만들 때는 무엇보다 아밀라아제가 작용할 때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적정온도보다 낮으면 밥알이 쉬고 그보다 높으면 단맛이 우러나지 않는다.
-건조 및 저장
벼를 말릴 때는 태양열에 의한 천일건조, 자연공기를 이용한 상온 통풍건조, 열풍을 이용한 화력건조 방법이 있다. 이중에서 태양열이나 대기를 통해 자연 건조한 것이 맛이 좋다. 자연건조할 때는 벼를 논바닥에 풀어헤쳐 깔아놓거나 단으로 묶어 태양열에 의해 1차적으로 말린 후 벼의 수분이 14~15%가 될 때까지 재건조시킨다. 요즘은 콤바인의 보급이 확대되어 수확과 동시에 탈곡해 낟알 상태로 건조하는 경우가 많다.
화력을 통한 인공건조 방법은 일손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화력건조기의 가격이 비싼데다 이용기간이 짧으며 온도 조절 등이 까다로워서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다. 건조된 쌀은 현미나 백미보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조곡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충해와 변질이 적다. 저장하는 장소는 온도가 낮고 습도가 낮으며 통풍이 잘 되는 곳이 좋다.
-탈각과 도정
벼에서 현미를 만든 다음 이것을 다시 백미로 만드는 과정을 도정이라 한다. 도정의 과정을 다시 나누면 벼이삭을 털어 탈곡한 벼에서 껍질(왕겨)을 벗겨 현미를 만드는 것을 제현, 또는 탈각이라 하고 현미에서 백미를 만드는 과정을 정백이라고 한다. 도정은 낟알에 압력을 가해 마찰작용을 이용하는 방법과 고속회전으로 겨층을 깎아내는 방법이 있다.
도정하는 정도에 따라 현미에서 겨층과 씨눈을 완전히 제거해 현미 중량의 93%이하로 도정한 것을 정백미, 쌀알 중에서 씨눈을 70%정도 남기고 현미 중량의 95%정도가 되게 한 것을 7분도미, 씨눈을 전부 남게 하고 현미 중량의 97% 정도가 되게 한 것을 5분도미라고 한다.
요즘의 탈각은 논에서 콤바인으로 수확할 때 동시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정백은 도정기계가 알아서 하지만 옛날에는 매통에서 디딜방아, 물레방아, 연자방아 등으로 방아를 찧어 이를 대신했다. 곡식을 가루로 내거나 인절미를 칠 때도 방아를 이용했다.
-쌀의 품질인증제도
이제 쌀에 대한 관심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어떤 쌀이 맛있고 몸에 좋으냐가 쌀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1992년에 시행한 품질인증제도는 쌀의 생산조건과 파종, 모내기, 시비, 추수에 이르는 재배과정, 탈곡과 도정 등의 품질관리까지를 엄격히 심사해 높은 품질을 보장하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쌀 품질인증제도 시행과 함께 등장한 브랜드 쌀은 이러한 소비패턴의 변화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첫 번째 사례다. 각 지역의 쌀은 판로확장을 위해 품질인증마크를 획득하면서 고유의 상표를 갖게 되었고 이른바 가마니쌀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흑미, 향미, 앵미 등과 함께 재배방식을 달리 하거나 여러 가지 맛과 영양을 첨가해 가공한 기능성 쌀도 판매되고 있다.
-쌀 게놈과 미래의 쌀
1960년 30억을 넘어선 세계인구가 1999년에는 60억을 돌파했다. 그러나 쌀 생산 증가율은 인구 증가율을 크게 밑돌고 있다. 세계 곡물 재고량은 1980년대 중반에 100일분이었던 것이 40일분으로 떨어져 안전수준을 밑돌고 있다. 여기에 농지와 물의 감소, 환경오염에 따른 기상이변 발생 등은 식량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한편 2001년 1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젠타와 미국의 미리어드 지네틱스 등 두 개의 생명공학업체가 벼 게놈, 즉 벼를 구성하고 있는 염색체의 유전자 기능과 구조를 해독했다. 벼 게놈 연구의 결실을 통해 각 지역의 기후와 토양에 적응력이 강하고 수확량과 품질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쌀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벼와 같은 외떡잎식물인 밀과 옥수수, 보리, 콩 등의 게놈지도도 쉽게 해독할 수 있게 되어 식량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 거라 한다.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 반면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지만 중국의 국립수도원에서는 인간과 동물에 전혀 해로운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농약을 뿌려도 주변에 있는 잡초만 제거되고 쌀에는 농축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는 등 논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방사선 돌연변이 이용으로 육성된 벼 품종(원평벼, 원광벼, 원미벼, 흑선찰벼), 유전자를 조작한 수퍼쌀(다산벼, 남천벼) 등이 개발되어 시험재배되고 있다.
< 쌀 / 최선호 / 김영사>발췌
첫댓글 책한권을 십여분만에 읽었더니 머리에 남는게 하나도 없네요. 며칠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좋은자료 남겨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청우님께서 올려주시는 자료에
늘 감사하는 일인입니다
영광쌤말씀따나 두고두고 읽고 공부해야할듯하네요^^
어제 씨농모임같다가 드~뎌~~~~
쌀을 마주대했습니다^^
감격 감탄 벅참!!!!
논학교하면서 힘든것도 많았지만
남아있는것은 행복한추억들 가득입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