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느티나무 이파리가 절반은 내려앉았습니다.
그 옆에서 피고 진 여름꽃들부터 가을꽃 구절초 감국까지 그 뜨거웠던 여름햇살을 막아 그늘을 만들어준 늠름했던 느티나무의 청춘을 다 기억하고 있겠지요?
이제 느티나무아래 어르신들의 쉼터에도 따스한 햇살이 필요하리라 미리 짐작하고 잎을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볍게 웃옷하나 걸치지않고 겨울을 나겠지요.
참 멋있는 나무와 함께 사는 즐거움을 주신 마을 어르신들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늦장마가 오락가락하던 8월말 3일연짱 배추를 심고 몸살이 났더랬습니다.
전부터 오른쪽 팔이 말을 안 듣더니 배추를 심고 나니 완전 파업하겠다고 뒤로도 위로도 꼼짝도 안합니다.
신랑은 귀뚜라미에게 빼앗기고 비에 녹아내린 구멍에 다시 모짓기를 하고 저는 옆에서 알타리무를 심었습니다.
영농일지를 보니까 9월 2일 심었네요. 그리고 10월 28일 수확하여 김치를 담았습니다.
올해처음으로 시작한 알타리김치가 잘 자라도록 기도하며 씨앗을 넣고 속아주고 밭에 갈 때마다 박수쳐주고 응원했습니다.
다행히 세차례의 태풍과 귀뚜라미의 무차별공격을 이겨내고 제법 잘 자라주었습니다.
얼마만큼이면 30가족에게 다 보낼 수 있는 양인지 가늠이 안 되어서 두 번을 버물렸습니다.
아침에 도훈이형 집에 한 박스 내려놓고 온 알타리무를 다시 뺏어오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줬다 뺏으면 엉덩이에 뿔난다는데 클났습니다.
언니 둘이서 내려와서 팔을 걷어 부치고 도와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마당 잔디밭에서 도란도란 무를 다듬고 씻고 절이고 양념해 버무리고 담아서 스티로폼상자에 담았습니다.
숙제를 다 끝낸 홀가분한 마음 때문인지 새벽녘까지 잠을 설쳤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맛있으라고 살짝 절인 무가 배송되는 과정에서 양념이 홀랑 벗겨져버리면 어쩌나 너무 익어버리면 어쩌나 가족들 입맛에 안 맞으면 어쩌나 여러 가지 생각들이 엉켜버렸습니다.
그동안 준비과정에서 고춧가루를 준비하고 찹쌀가루를 빻아다놓고 원불교 교무님께 공수해온 맛난 젓갈과 매실효소를 넣어 깔끔한 맛을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에 안자라서 애간장을 녹였던 쪽파를 올해는 좀 일찍 심었더니 너무 웃자랐습니다.
그래도 맛있게 드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쪽파가 익으면서 시원한 맛을 내주겠지만 알타리김치속의 쪽파를 간고등어 지질 때 밑에 깔아주시면 더 맛있는 고등어요리 레시피가 됩니다.
제가 포장하면서 드는 생각은 조금 적은듯했습니다.
넉넉히 못드리고 500~600g씩 더 넣었습니다.
10kg포장이면 박스도 꽉차고 익으면서 더 맛있어지는 깊은 맛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오늘 곱게 키운 알타리김치 시집보냅니다.
모쪼록 예쁘게 봐주시고 맛있게 드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햇살좋은 괴산에서 농부의 아내 올림
첫댓글 주말에 서울갔다가 사진을 찍어주신분이 카메라를 놓쳐서 고장났습니다.
나무님께 휴대폰으로 찍으라했더니 작품이 없네요.
하긴 잔심부를하느라 엄청 바빴습니다.
팔은 좀 나으셨는지? 제가 알타리 김치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아시고? ㅎ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불쑥 찾아가 폐끼친 그날이 늘 그립습니다. 언제 또 맥주 박스 트렁크에 싣고 달려갈 날이 오겠지요? 반겨주시길. 건강 잘 다스리세요.
맛나게 드셨으면 좋겠는데 입에 맞을지...
신청하신분들이 거의 가족회원이고 친구들인데 넉넉히 못넣어서 짠했어요.
어쩔땐 박스가 작아서 못넣어드리는데 이번엔 박스가 남아서 민구스럽더라고요...
지천이던 애호박도 서리맞아서 끝났고 풋고추도 모두 사라졌고....
암튼 모자라서 밭에서 크고있는 알타리무를 키워서 한차례 더해야합니다.
늦게 주문하신분과 제친구들만 뒤로 미루어놨습니다.
눈빠지게 기다리는 친구들땜에 빨리빨리 커줘야할텐데....
팔은 좀 나았습니다.
침도 물리치료도 차도가 없더니 몸살림하는 친구가 볼때마다 주물러줘서 이젠 위로는 올라갑니다.
이제 후진만하면 되는데...ㅎㅎㅎ
꼭 오세요.
어제 퇴근하니 좋아하는 알타리 김치가 와 있네요. 추석 무렵부터 계속 날아오는 부고에 좀 처져있었는데 보내주신 정성 보고 기분이 확 업! 되었네요. 조금 더 익히자고 말려서 오늘 저녁에나 맛볼 수 있을 듯? 마눌님이 살짝 맛봤는데 아주 맛있다고. 감사! 빨리 후진도 할 수 있기를!^^
어제 밤에 택배 받아서 박스 열어보고 꼼꼼한 포장에 놀라고 볼그레한 김치 때깔에 또한번 놀라고 부지런히 김치통에 담다가 한입 베어물고 감동~ 잘먹을께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랑이 알타리김치 하나만 꺼내놓고 저녁을 먹었더라는 친구전화받고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와우...최고의 재료에 최고의 솜씨의 알타리무우 김치 저도 받았어요.
색깔도 어찌나 곱고 간도 딱 맞고, 맛도 최고예요.
우리 안나님의 솜씨 밴 김치라 더 각별했고요.
제가 그랬었지요?나무님은 1차 생산을 하고 안나님은 2차 가공을 하시라고요.
나중에는 김치사업이 더 크고 더 번창하실게 분명합니다.
먼저 가장 좋은 유기농 재료로 만드는 김치가 시중것과는 차원이 다른 김치지요.
자기 이름만 내걸고 연예인들이 만든 김치도 대박나는 마당에
최고의 재료로 만든 최고의 솜씨있는 김치는 앞으로 점점더 알려지게 될거예요.
앞으로 안나님은 김치에다가 된장에다가 장아찌에다가...천연연색 제품에다가...
할거 넘 많아요.^----^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이번 주말에 하는 10박스도 자신감이 생기네요.
마감뒤에 입금먼저(ㅎㅎㅎ)해주신 분들과 재주문한 분과 우리 냉장고에 넣어둘 김치 해야합니다.
좀 심심하다싶었는데 간이 맞던가요?
요즘은 워낙 싱겁게 먹는추세라....
힘닿는데까정 열씨미 해보겠습니다.
안나님, 화이팅! ^^ 근디 문제가..... 마눌님이 김치냉장고를 사달랍니다. 그것도 큰놈으로. 귀한 김치 두고두고 먹으려면 꼭 있어야 된대나 어쨌대나. ㅠㅠ
요즘 길쭉~~~하게 생긴 김치냉장고 광고에 눈돌아가는 나무님 말고 또 계시군요...
아 우리집 살림꾼 어젯밤에 고추부각 만들려고 다듬는데 저더러 구박합니다.
속도가 느리다나....늦은밤까지 밀가루 발라 쪄서 널어놓고 왔어요.
몇년뒤엔 제가 밀릴지몰라...
김치냉장고 쏘우세요~~~
입맛 까다로운 구례동상이 김치받고서는 바로 전화 왔네요
통에 담으며 몇개를 집어 먹었는지 몰라 ~~ 하며
겨울 양식 생겼다고 아주 좋아합니다.
야 이눔아 그게 보통 짐치가 아녀 모두 무농약에
공이 많이 들어간거야 하였더니
무조건 감사 하다네요. ~~^^*
아~~고맙습니다.
이러다 하늘을 날겠는걸요?ㅎㅎㅎ
내친구 아들 미식가가 있거든요.
우성씨를 배추벌레아저씨라 부르는...그녀석이 짱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