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꿈 어디야
박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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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다시
네 이름을 불러 찾는다.
그리려다만 그것이
이제 떠올랐어.
이젠 내려와 앉아도 될 것 같아
그동안 놓았던 너를 이렇게 찾는다.
더 늦기 전에 그리려다만 것을 그려야 해!
난 널 믿어!
비록 꿈이지만 분명히 가능해!
너도 그러길 바라고 있었다는 걸 알아.
이젠 스스럼없이 걷는 거야.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걸었던 것처럼
혼자 조용히 함께 걷는 거야!
난!
꿈 너를 믿는다,
*내겐 작은 희망이 있었다.
2)
제라늄
박광현
얼굴을 돌리고 딴 곳을 보고만 있고
난 그래도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어
이렇게 앉았을까 이렇게 있었을까
앞에 목욕을 시키던 아이는
팔이 꺾이고 말라비틀어진 모습이
싫었던지
빤히 올려보는 녀석도 예쁘지만
이뻐할 수 없는 내가 싫어져
아이가 아이를 낳았어
그것도 수많은 쌍둥이들을 낳았어
아이들이 너무 많다 보니
주변은 아이들이 흘린 갖고 놀던 것들의 죽은 잔해가 차곡차곡 쌓여가
큰 마음먹고 아이들을 하나씩 따로 잠재웠어
새로운 요람을 줄지어 세워놓고 하나씩 이름표를 달았어!
나를 닮은 아이는 현(賢)이라고 지었고,
너를 닮은 아이는 현(賢)이라고 지었어.
그리고 다음아이는 현(現)이라고…
그다음 아이는 현(玄)이라고…
또 그다음 아이는 현(炫)이라고…
또 그다음 아이는 현(玹)이라고…
또 아이는 현(㧋)이라고…
그렇게 계속 이름을 지어서 이름표를 달았고
그사이 잠들었다 깬 아이들은 고개를 떨어뜨리고 손가락인지 발가락인지
바닥을 쓸어내며 똠방거리고 있어 그래도 그림을 그리다가 앉았어.
네가 앉았던 그 자리에 앉았어.
그리곤 잠시 누워 너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한 손잡고 잠이 든다.
내일 입양을 보낸다던 아이들…
*집안에서 키우는 아이들 긴 겨울을 보낸 기특한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3)
금연
박광현
30년 지기 있잖아
널 보내고 싶지 않지만
이젠 널 보내야 될 것 같아
널 만났던 그날의 내 모습으로
돌아갈 거야
날 붙잡아도
이젠 부질없어
난 널 꼭 떠날 테니까
네가 내 주변을 서성거려도
난 널 잊기로 했어
지금 이 마음이
내 마음인데
사실 많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나 이젠 네가 밉다 많이.
*심장에 금이간 지금도 입에 물고 있는 요놈은 과연 무었일까요? 정말 믿다. 내 자신이 ^^
약력
* 행정안전부 청사관리본부 시설총괄과 건축부
* 정부세종청사 공무직노동조합 위원장
* 국립한밭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공학사
*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
* 문학人신문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