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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미야서 개요
1. 저자: 예레미야
예레미야의 정확한 출생 및 사망 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행적들은 예레미야서에 비교적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연대(BC) | 주요 행적 | 본문 |
아나돗 제사장 가문으로 출생 | 1:1 | |
628/27 | 선지자로 소명을 받음 (요시야 13년) | 1:2 |
이후 예루살렘에서 하나님의 심판과 회개의 복음을 전파 | ||
609 | 여호야김이 왕이 될 때 성전에서 설교 | 26:1 |
605 | 바룩으로 예레미야의 예언을 기록하게 하여 여호야김 왕과 백성들에게 낭독하였으나 왕이 두루마리를 불태움 | 36장 |
독신 생활을 하도록 명령받음: 예루살렘 심판이 확정되었음을 드러내도록 | 16:1-4 | |
586 | (바벨론이 예루살렘을 함락시킴) | 39:1-10 |
포로로 끌려가지 않고 유다에 남아 말씀을 전함 | ||
일부 백성들이 유다 총독 그다랴를 암살하고 애굽으로 망명함, 이 백성들에 의해 예레미야도 애굽으로 끌려감 | 42-44장 | |
561/60 | (유다 왕 여호야긴이 바벨론 감옥에서 풀려남) | 52:31-34 |
애굽에서 사망 |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의 멸망을 앞두고 당대의 정치적, 종교적 권력자들에게 맞서 심판과 회개의 말씀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고통을 당했습니다. 주변인들로부터 음해와 살해 위협에 시달렸고(18:18; 12:6), 성전 감옥에 감금되었고(20:2), 민족을 배반하고 바벨론에 투항하도록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았고(26장; 37:11-16), 구덩이와 성전 경비대 뜰에 갇혔습니다(38장).
예레미야서에는 예레미야의 처절한 울부짖음의 기도들이 여러 편 수록되어 있습니다(11:18-12:6; 15:10-21; 17:12-18; 18:18-23; 20:7-18). 이 기도들에는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 같은 감정의 토로, 자기 원수들에게 복수하실 것에 대한 간구, 하나님의 선하심과 신실하심에 대한 의문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예레미야가 사역을 감당하는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 고뇌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2. 기록 연대
예레미야는 남 유다 왕국의 요시야 왕 때부터(BC 628/27) 바벨론에 의한 유다 멸망 이후 포로로 끌려간 여호야긴 왕이 바벨론 감옥에서 풀려난 시기까지(BC 561/60) 활동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예레미야서는 최소한 세 단계 또는 그 이상의 단계를 거쳐 기록되었습니다.
1) 바룩을 서기관으로 임명해 예언 중 일부를 기록 (36:1-4) - BC 605
바룩은 기록된 심판 말씀을 백성들과 여호야김 왕 앞에 낭독했습니다. 하지만 왕은 그 말씀이 기록된 두루마리를 불태우며 반항했습니다.
2) 바룩에게 불탄 두루마리를 다시 기록하게 하고, 그밖에 다른 예언들을 추가하여 기록 (36:28,32)
36장까지의 내용은 이 시기에 기록된 것으로 보입니다.
3) 이후 바룩 또는 또다른 서기관에 의해서 다른 예언들이 계속 추가됨
37장 이후의 내용은 바룩 또는 또다른 서기관(들)에 의해서 추가적으로 기록되어 증보된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52장은 예레미야 사후에 추가된 내용으로 짐작됩니다.
3. 역사적 배경
예레미야서는 유다 왕조 후기의 정치적 상황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작성되었습니다. 당시 유다는 앗수르와 바벨론의 침략을 당하였으며, 결국 바벨론에 의해 멸망하게 됩니다. 유다 멸망기의 역사적 정황을 아는 것은 본문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1) 요시야 왕의 개혁
하나님의 경외하였던 히스기야 왕 이후 므낫세 왕과 아몬 왕은 다시 악을 행하였습니다. 유다는 우상 숭배와 사회경제적 혼란 가운데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요시야 왕은 BC 641/40년에 8세의 어린 나이로 즉위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달리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었던 앗수르는 점점 국력이 쇠퇴하고 있었습니다. BC 627년 오스납발 왕의 죽음 이후로 제국은 분열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방 세력들이 앗수르에 반기를 들며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결국 BC 612년에 바벨론과 메대 연합군이 수도 니느웨 성을 점령하며 앗수르 제국은 멸망했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강대국들이 패권 다툼을 벌이느라 주변 국가들에 대한 간섭이 소홀한 동안에 요시야 왕은 개혁 정책을 안정되게 펼쳐나갔습니다. 국가에 만연한 우상 숭배적인 요소들을 철폐하고 여호와 신앙을 회복하고자 노력했습니다(왕하 23장).
예레미야는 이러한 요시야 왕의 개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며 회개로 이끌고자 힘썼습니다. 비록 유다 왕실은 예레미야를 지지하였지만, 백성들은 여전히 예레미야를 거부하였고, 심지어 그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기까지 했습니다.
이집트는 몰락해 가는 앗수르를 군사적으로 지원함으로 신흥 강국으로 급부상하는 바벨론을 견제하고자 했습니다. BC 609년 이집트가 앗수르를 돕고자 군사적 원정을 떠났습니다. 요시야는 이를 유다에 대한 침략 위협으로 여기고 이집트의 진군을 막고자 전쟁을 벌입니다(왕하 23:29-30).
2) 여호아하스와 여호야김 왕 시기 이집트의 내정 간섭
하지만 이 전쟁에서 요시야는 전사하고, 이집트는 향후 4년 간 유다를 속국으로 삼고 지배했습니다. 요시야를 이어 왕이 된 여호아하스를 폐위하고, 그의 형제 여호야김을 왕으로 세워 그를 통해 내정 간섭을 행했습니다.
3) 여호야김과 여호야긴 왕의 바벨론에 대한 독립 전쟁
BC 605년 바벨론은 이집트를 격퇴시키고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패권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이후 유다는 이집트 대신 바벨론에 조공을 바치게 되었습니다. BC 602년 친이집트 성향의 여호야김 왕이 바벨론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켰지만 곧 진압되었습니다(왕하 24:1-5).
여호야김의 아들 여호야긴이 왕위에 오른 뒤 다시 바벨론에 대하여 독립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바벨론은 이번에도 반란을 진압하고 여호야긴을 포로로 끌고 간 뒤 그의 숙부 시드기야를 왕으로 세웠습니다(왕하 24:10-17).
3) 시드기야 왕 시기 바벨론에 의한 예루살렘 멸망
시드기야 또한 BC 589년 바벨론에 대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바벨론은 예루살렘 포위 작전을 폈지만, 중간에 이집트와의 전쟁 때문에 잠시 물러났습니다. 결국 3년 뒤인 BC 586년에 전쟁을 재개하여 예루살렘 성을 파괴하고 이스라엘을 속국으로 삼았습니다(왕하 25:3-7).
바벨론은 시드기야를 비롯하여 수많은 고관들과 백성들을 바벨론 포로로 끌고 가고, 예루살렘 성을 파괴하고 약탈했습니다. 예루살렘 지역에는 총독을 파견하여 남겨진 자들을 통치했습니다.
바벨론의 침략과 예루살렘 멸망의 과정에서 유다 민족의 독립 의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예레미야는 유다가 바벨론에 즉시 항복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예언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예레미야는 정치가들과 백성들로부터 큰 탄압과 시련을 당해야 했습니다.
4) 예루살렘 멸망 이후 유다 백성들의 저항
예루살렘 멸망 이후 바벨론 왕들은 예레미야를 회유하여 바벨론 지방으로 오도록 청했습니다(렘 40:4). 하지만 예레미야는 일부 백성들과 함께 예루살렘 지역에 머물러 있기를 택했습니다.
남아있던 백성들은 유다 왕국 재건 운동을 꾀하여 바벨론 총독 그달리야를 암살했습니다(렘 41:1-3). 그들은 바벨론의 보복이 두려워 이집트로 망명하려 하였습니다. 예레미야는 이집트 망명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렘 42:9-22). 하지만 그들은 결국 이집트 망명을 강행했고, 예레미야도 강제로 데리고 갔습니다.
5) 바벨론 포로 귀환
BC 605년부터 바벨론으로 끌려간 포로들이 3차에 걸쳐 차례로 예루살렘으로 귀환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로 망명한 세력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현지에 동화되어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레미야의 예언의 말씀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4. 중요 주제
1)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 회복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영원히 변치 않는 언약을 맺으시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제사장 나라로 삼으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자기 사명을 감당 못하고 하나님을 배반하여 나라가 둘로 쪼개졌습니다. 심지어 북 왕국은 멸망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호와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십니다(7:3).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성실하심은 영원히 변치 않습니다(33:26). 유다의 “남은 자들”은 멸망과 포로생활의 큰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아 하나님의 이스라엘이 될 것입니다. 분열된 백성은 결국 “다윗의 자손”을 중심으로 다시 하나를 이룰 것입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의 모든 약속은 반드시 성취될 것입니다.
2) 우상숭배자에 대한 심판 예언
이스라엘은 죄로 더러워진 부정한 아내와 같았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50:29)로서 우상 숭배의 죄를 그냥 두고 보지 않으십니다. 심판과 재앙으로 합당한 형벌을 내리셨습니다. 그들이 섬기던 우상들은 하나님의 심판으로부터 결코 그들을 보호해 줄 수 없었습니다(2:18-19).
하나님은 유다를 “뽑고 파괴하고 파멸하며 넘어뜨리기” 위해 예레미야를 선지자로 세우셨습니다(1:10). 여호와께서 예루살렘을 적대하실 것입니다. 북쪽의 바벨론을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셔서 유다를 침략하게 하실 것입니다. 과거 언약궤가 있었던 실로를 버리셨듯이(7:12-14), 성전이 있던 예루살렘도 실로와 같이 버려지게 될 것입니다(7:3-8).
3) 포로로 끌려간 백성들에게 주시는 위로
백성들 중 일부는 예레미야의 예언에 응답하고 하나님을 향했습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뽑고 파괴”할 뿐만 아니라 “건설하고 심게” 하는 사명도 주셨습니다. “나쁜 무화과”와 같은 백성들 사이에 하나님께서 귀하게 보시는 “좋은 무화과”와 같은 자들도 있었습니다(24:2-3).
이들 중 대부분은 예루살렘에서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습니다(24:5). 당시에는 포로로 끌려간 자들을 저주받은 자로 여겼지만, 오히려 하나님은 그들을 형통케 하고 복 주시려는 계획을 가지고 계셨습니다(29:11). 그들은 유다로 돌아갈 날을 소망하며, 바벨론의 번영을 구하며 기다려야 했습니다(29:4-10).
예루살렘에 남아있던 자들은 대부분 하나님과 예레미야를 적대했습니다. 반면 에벳멜렉이나 바룩처럼 예레미야를 따랐던 소수의 지지자들은 위로와 격려의 약속을 받았습니다(36:16-18; 45:5).
4) 거짓 선지자에 대한 경고
거짓 선지자들은 예레미야의 사역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반대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임박한 심판과 절망적인 현실에도 불구하고 오직 평안하고 형통한 미래만을 예언했습니다(8:11).
예레미야는 오랜 기간의 포로 생활을 예언했지만, 다른 선지자들은 바벨론으로 옮겨진 성전 기구와 백성들이 속히 귀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27:16). 예레미야가 바벨론에 의한 속박을 상징하는 나무 멍에를 쓰고 다닐 때, 거짓 선지자 하나냐는 그 멍에를 꺾으며 하나님이 2년 안에 느부갓네살의 멍에를 꺾으실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28:10-11).
거짓 선지자들은 백성에게 인기를 끌었다. 반면에 백성들은 예레미야를 핍박하고 공격했습니다. 예레미야는 거짓 선지자들에 맞서 백성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고자 당혹감을 일으키는 상징적인 행위 예언을 행했습니다. 값비싼 베 허리띠를 땅에 묻어서 썩히기(13:1-11), 옹기 그릇 깨뜨리기(19:1-11), 적에게 정복당한 예루살렘 땅을 사기(32:7-12) 등. 이러한 행동은 백성들에게 큰 인상을 심어줬을 것입니다.
5) 예수 그리스도의 새 언약에 대한 소망
엿 언약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오랜 역사 가운데 깨어지고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시 “새 언약”을 맺으실 것입니다.
새 언약은 절대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분의 법을 백성들의 마음 속에 기록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31:32-33). 마음에서 우러난 참된 순종이 있을 것이며, 풍성한 복이 임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을 새롭게 세우실 것이며, 그 안에서 세상 모든 민족이 복을 받게 될 것입니다.
새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성취됩니다. 예수님은 예레미야가 예언한 “선한 목자”로서, 양들을 위해 지기 목숨까지 내 놓으십니다(23:3-4). 새 언약은 예수님의 피로 세워집니다(눅 22:20). 성령님께서는 신자들의 마음 가운데 새 영을 창조하셔서 기쁨으로 말씀에 순종하게 하십니다(고후 3:2-6).
새 언약 안에서 그리스도께서는 대제사장이 되셔서 하나님의 축복을 교회 가운데 부어 주십니다(히 8장). 장차 하늘의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으로 교회를 지어 가시고 인도하실 것입니다(계 21:2).
5. 본문의 구조
예레미야서는 예언과 사건이 시간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배열되어 있지 않아서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예루살렘 멸망은 39장에 기술되었는데 52장에서 다시 등장합니다. 또한 16장에서 예레미야가 독신으로 지낼 것을 명령받은 예언은 예루살렘 멸망이 확정된 36장 이후에 주어진 것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유력합니다.
이렇게 시간 순서를 엄밀하게 따르지 않은 구성을 취하는 것은, 이러한 구성을 통하여 부각하고자 하는 신학적인 메시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의 구조를 대략적으로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서론: 예레미야의 소명(1장)
2) 예언: 이스라엘의 죄악에 대한 고발과 심판(2-25장)
3) 이야기: 백성들의 반발과 예레미야의 고난(26-29장)
4) “위로의 책”: 회복과 새 언약에 대한 소망(30-33장)
5) 이야기: 예루살렘 멸망과 예레미야의 고난(34-45장)
6) 예언: 이방 나라들의 죄악에 대한 고발과 심판(46-51장)
7) 결론: 예언의 성취로서의 예루살렘 멸망과 여호야긴 사면(52장)
참고도서
김성수, 『구약의 키』
더귀드, “예레미야 개론,” 『성경신학 스터디 바이블』
롱맨, 딜라드, 『최신구약개론』
<참고> 신바벨론 제국의 주요도시 (출처: 성경신학 스터디 바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