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5(수) * 서울에서 파리로 이동
이번에 나는 네 번째로 ‘카미노 델 노르테(Camino del Norte)’ 순례여행을 떠났다. 한 번에 평균 800km를 걷었다고 치면 그 동안 산티아고길만 3,200km를 걸은 셈이다. 지난 5월25일 아침9시30분, 내가 탄 에어프랑스는 이륙했고 오후2시30분(파리 현지시간)CDG공항에 도착하기까지 이런 저런 긴장을 털기 위해 기내에서 세편의 영화를 봤다. CDG공항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구매한 에어프랑스 리무진버스(18유로)를 타고 '몽파르나스역(Gare de Montparnasse)'에 도착하니 오후4시10분이다. 파리남부 스페인과의 국경도시인 '엉다이예(Hendaye)'로 가는 내 열차출발시간은 5시25분이니 넉넉하다. 역사 사무실(RENFE Information Office)에 들려서 예약증을 내 보이니 내 예약증을 놓고서 직원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온다.
잠시 후 여직원이 내게 오늘 5시25분 발 엉다이에 행 TGV열차는 취소(Cancellation)됐다는 설명과 함께 자기들이 가까운 곳에 호텔을 잡아줄 테니까 낼 오전10시20분발 TGV를 타고 가라는 제안을 해온다. 오! 하나님, 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사실 나는 프랑스 남쪽 스페인과의 국경도시이자 유명한 대서양 휴양도시인 엉다이예에 숙소를 잡지 못했었다. 파리출발 오후5시25분, 엉다이예 도착 밤 11시40분인데 숙박비가 저렴한 알베르게 또는 펜션을 발견하지 못했었고 인터넷상에는 모두 비싼 호텔들만 올라와서 몇 번 을 망설이다가 그냥 역에서 새우자, 워낙 새벽잠이 없는데다가 밤12시 넘어 비싼 돈 내고 호텔에 들어간다는 것이 맘에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파리 한인민박에서하루자고 다음날 낮에 TGV타는 걸로 계획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던 터이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 전개되다니 분명 하나님의 은혜로밖에 달리 답이 있을 수가 없지 않은가? 여직원이 내가 묵을 호텔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몽파르나스역 가까운 노보텔(Novotel)이고 18유로짜리 아침식사를 제공한단다. 당신들 잘못이니까 저녁식사도 마땅히 제공해야 되는 것 이라고 잠깐 우기다가 그만뒀다. 어차피 저녁거릴 사들고 기차를 탈 생각이었는데 정직하지 않아서 멈춘 것이다.
노보텔은 별 넷짜리 중간급 호텔이다. 오래됐지만 방은 깨끗했고 운동실(Fitness Room)도 있었다. 운동실에서 12시간 내내 비행기만 탄 몸을 풀고 동네 빵가게에서 간단한 저녁거릴 사서 호텔방에서 때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프랑스 남부 국경도시이자 항구인 엉다이에(Hendaye)역 모습
프랑스 엉다이에 역에서 '비다소아강(Rio Bidasoa)'까지는 걸어서 5분 채 안 걸리는 거리다.
이 다리를 건너면 스페인쪽 국경도시이자 카미노 델 노르테(카미노 북쪽 순례길)출발도시인 이룬(Irun)이다. 노랑별이 원을 그리고있고 가운데 '에스파냐(Espana/스페인의 공식국가명칭)'라고 써있는 유럽연합국기가 이채롭다.
이룬의 알베르게(Albergue/숙소)앞에 여행자 숙소(Albergue Peregrinos)란 말과 함께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인 조가비 가 그려져있는 간판.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의 모든 알베르게는 이렇게 2층 침대가 배열돼있다. 요샌 모든 알베르게에서 접수할 때 여권을 요구한다(예전엔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알(Credencial)만 봤음) 좋은 점이 있다. 생년월일을 봐서 나이가 많은 순례자들에는 침대 아래칸을 배정해준다. 이번에 덕을 좀 봤음. 하룻밤에 5~6유로(약7 ~ 8천원)정도 지불한다.
* 2016-05-26(목)*파리에서 >>>프랑스 남부 엉다이예(Hendaye)>>>>>스페인 이룬(Irun)으로 이동
간밤은 시차가 있어서인지 조금 뒤척이긴 했지만 그런대로 잘 잤다. 5시에 일어나 방안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7시에 식당에 내려가서 아침식사를 했다. 걸어서 5분 거리인 몽파르나스역으로 가서 점심거리로 이것저것 약10유로 어치를 사서 10시25분발 엉다이예행 TGV 1등석에 올랐다. 오후4시반에 엉다이에역에 도착, 열차에서 내리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반겨주는 비라 생각하며 역사 밖으로 나와 관광안내소(Information)을 찾았는데 문이 잠겨있다. 엉다이예는 프랑스 도시, 여기서 강 하나만 건너면 스페인 도시 이룬(Irun)이다. 역사를 나와서 우측 오르막언덕길을 약5분정도 걸으면 스페인과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강다리가 바로 나온다. 길지 않은 '비다소아강(Rio Bidasoa)'다리를 건너서 스페인으로 넘어왔다. 앵다이예(Hendaye)역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히틀러(Hitler)와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Franco)총통이 만나서 외교 분쟁들을 협의했던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장소이기도하다.
자, 우선 크레덴시알(Credencial/순례여권)을 발급해주는 성당을 찿아 가야 한다. 스페인의 많은 도시에서 성당은 대게 시내중심부에 있다. 행인들에게 성당위치를 묻는다. "돈데 에스타 카테드랄? (Donde esta Catedral?)" / 큰 성당이 어디에 있습니까?) 카테드랄은 큰 성당이고 이글레시아(Iglesia)는 일반규모의 교회를 일컫는 말이다. 흑인계통의 아가씨가 자기와 같이 가잔다. 도심을 지나서 기차역이 나오고 성당은 바로 이룬 기차역 근처에 있었다. 오후5시반, 성당부속건물 사무실의 초인종을 누른다. 나이 지긋한 수녀님에게 크레덴시알 발급 때문에 왔음을 말씀드렸더니 발급해주며 친절하게 알베르게 위치까지 아르켜 준다. ‘카미노 델 노르테(Camino Del Norte/북쪽길)의 공식출발지점은 이룬 대성당(Irun Catedral)이다. 이룬이나 프랑스국경도시 엉다이예에서 하룻밤을 자고 카미노 델 노르테 출발지인 이룬 대 성당에 와서 크레덴시알을 발급받고 출발하는 것이다.
내 경우는 하루 전에 크레덴시알을 발급받고 이룬 알베르게(Albergue/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은 것이다. 이룬 알베르게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사립으로 도나티보(Donativo/기부금)였다. 나는 5유로를 기부금 통에 넣고 침대를 배정받았다. 알베르게는 사립과 공립으로 구분 할 수 있는데 공립은 지방자치정부에서 운영하고 사립은 교회재단이나 개인이 운영한다. 나는 가능하면 공립 알베르게(Albergue Municipal(무니씨팔)에서 묵는다. 알베르게 무니씨팔은 체계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고 숙박비(6유로)도 저렴하고 침대숫자가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같은 방 사람들과 알베르게 근처 식당에서 저녁식사(9유로)를 함께하고 숙소로 돌아와 카미노 델 노르테 출발전야를 이룬에서 보냈다.
첫댓글 몸소 체험한 고행길에서 묻어나는 생생한 일들을
이 더위에 우리는 편안하게 읽고 보고 있습니다.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