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나라 인도(印度)
<5> 인도의 관문 뭄바이(Mumbai), 그리고 머나먼 귀국길
녹초가 되어 뭄바이 공항에 내려서 한국행 비행기 표를 알아보고는 시내로 들어왔다. 표가 곧바로 없기도 하려니와 너무 몸이 좋지 않아 한 이틀 쉬다가 가야겠다. 시내로 들어와 호텔에 이틀치 요금을 내고는 침대에 쓰러져 곧바로 잠이 들었다. 잠이 깨니 저녁 무렵인데 뭔가 먹어야 기운을 차리고 귀국 비행기를 탈 수 있겠다.
프런트에 전화로 계란프라이를 넣은 샌드위치와 바나나 네 가닥, 사과 큰 거 1개, 콜라 한 병을 가져다 달라고 하여 침대에서 강제로 입에 구겨 넣었다.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 놓으니 조금 살 것 같고 음식도 제법 입에 들어간다. 웃기는 것은 여기서는 샌드위치를 안 만들어 보았는지 계란플라이와 토마토 슬라이스를 넣고 샌드위치를 만들었는데 식빵 테두리 구운 거죽 부분은 모두 뜯어내어 들쭉날쭉이다. ㅎ
(1) 엄청난 대도시 뭄바이(Mumbai/Bombay)
뭄바이 빨래터 / 인도문(Gateway of India)
다음날 아침, 조금 기운을 차리겠는데 또 욕심이 생긴다. 이곳까지 왔는데 뭄바이 관광을 안 할 수가 있겠는가?
마음을 다잡고 다시 관광안내 책자를 펴들었다. 마하라슈트라주의 주도(州都)인 뭄바이(Mumbai)는 인구 1.400만의 대도시로 인도 제2의 도시라고 하며, 1995년 봄베이(Bombay)에서 뭄바이(Mumbai)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볼거리가 많았지만 내 몸 상태를 고려하여 인도문(Gateway of India)과 인도문에서 10km 거리 뭄바이만(灣)에 있는 작은 섬 ‘코끼리 섬(Elephanta)’만 보기로 했다.
호텔에 부탁하여 택시를 불렀는데 300루피를 달라고 해서 바가지를 씌우는게 아닌가 의심했는데 인도문은 굉장히 먼, 기다란 반도 끝부분인 아폴로 부두에 있었다.
(2) 인도의 전통 빨래터
가는 도중 택시기사는 갑자기 도로변에 차를 세우더니 내려서 다리 난간 밑을 넘겨다보라고 한다.
영문을 모르고 내려다봤더니, 그곳이 사진으로만 보던 유명한 인도의 빨래터였다.
벌집같이 칸막이가 쳐진 빨래터에서 물에 불린 빨랫감을 휘둘러 내리치는 장면이 신기하고, 길게 줄에다 널어놓은 빨래들이 바람에 휘날리는 것도 이채로웠다. 인도 카스트 제도에서 제일 아래 계급인 빨래꾼들은 대대로 세습되며 신분 상승이 안된다고 한다.
(3) 인도문(Gateway of India)
뭄바이 도심은 유럽풍의 멋진 건물들이 즐비하고 사람들도 세련되어 보인다. 뭄바이만 아폴로 부두에 세워진 거대한 인도문은 1911년 영국 식민지 당시, 조지 5세(현 엘리자베스 여왕의 할아버지)의 델리 방문을 기념하여 9년간의 공사 끝에 1924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는데 인도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다.
16세기 구자라트(Gujarat) 양식이라는 인도문은 높이가 26m로 굉장히 멋지고, 바로 옆에는 뭄바이의 최고급 호텔이라는 타지마할 호텔이 있는데 꼭 거대한 왕궁을 보는 것 같다.
타지마할 호텔 / 아폴로만(灣) 선착장 / 세련된 뭄바이 아가씨들
(4) 코끼리섬(Elephanta) 석굴사원
인도문 바로 뒤에 있는 아폴로만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한 시간 거리에 코끼리 섬(Elephanta)이 있다.
배삯이 120루피, 섬에 내려서 500m쯤은 코끼리 머리를 단 간이기차로 차비는 5루피...
7~8세기에 건축된 힌두교 석굴사원을 들어가는 입장료가 250루피로 제법 비싼 편이다.
코끼리섬 석굴사원 / 석굴 내부 / 간이열차
이곳 코끼리섬의 석굴사원은 삼면상(三面像)의 쉬바신 석상 등 볼만 하다고 안내 책자에는 소개되어 있었지만 힘도 없고, 돈도 아깝고, 이미 너무 많은 석굴사원을 보았던지라 그만두었다.
대신 배에서 바라보는 아폴로만, 인도문과 타지마할 호텔, 그리고 코끼리섬의 아기자기한 풍광 등이 인상에 남는다.
이 코끼리섬도 코끼리는 없고 원숭이들만 득실거린다.
다음날 인천행 비행기에 올라 다시는 배낭여행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귀국하였는데 집에 와 재어보니 체중이 4kg이나 줄었다. 대만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인도까지 꼬박 25일간의 고난의 행군(?)이었던 셈이다. 원래의 스케줄은 인도 전역과 네팔, 티베트까지 3개월 여정이었으니 절반도 이루지 못한 셈이다.
인도 북부지역이 볼 것이 많은데.... 이게 무슨 여행광(狂)의 비극이런가?? (2011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