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 음식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비몽사몽간에 이 음식만 계속 떠오르네요.
메밀전병입니다. 아마도 며칠 전 미식관에서 본 메밀가루 한 봉지 때문인가 봅니다. 오늘은 기필코 메밀전병을 만들어 먹으려 합니다. 사실 메밀 하면 국수가 진리지요. 그래서 괜찮은 막국수집 한 군데 소개합니다. 이 집은 찾아라 맛있는 tv에서 맛집 검증을 하기 위해 선정한 10곳 중 한곳인데요. 열곳의 맛집중에서 맛객에게 가장 인상에 남는 집이기도 합니다.
신동욱 옛날분틀 메밀국수. 업소 내력은 5~6년에 불과할정도로 막국수집 치고는 신진업소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옛방식 그대로 국수를 뽑거나 국수 본연의 맛에 집중하는 건 기존의 업소가 각성할 점이죠.
막국수입니다. 소박하기 그지 없습니다. 여기에 짠양념 약간 가미해서 먹다가 마지막에 동치미국물 부어서 후루룩... 더 이상 뭐가 필요한가요.
아 한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갓김치입니다. 짭쪼롬한 갓김치가 더해져야 정통 강원도식 막국수 완성이죠. 간간한 갓김치가 한번씩 씹혀야 입맛돌게 해줍니다.
100%메밀면이라 식감은 출중합니다만.... 계절탓인가요? 메밀향은 다소 기대에 못미친 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동치미국물. 국수를 정석으로 뽑는 곳이니만큼 동치미 역시 가짜는 아니겠지요? 가짜 동치미에 길들여진 입맛에는 맛이 없을수도 있습니다. 약간 간간한 맛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맛의 본질을 파고들다 보면 시간이 숙성한 동치미 본연의 맛을 음미하게 됩니다.
이 아침, 저 동치미국물에 멸치육수 혼합해서 국수 말아서 후루룩 하고 싶은 마음 불쑥 솟네요.
돼지편육. 주문후 삶기 시작. 뭐든 지대로 하고자 하는 정성이라니.
분틀로 국수를 내리는 일은 보통 만만한 게 아닙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현대식 기계로 하면 편할텐데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세요?"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음식을 위해서..."
번창하십시오. 그리고 고맙습니다.
맛집검증을 함께 다닌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동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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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맛있는 인생 원문보기 글쓴이: 맛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