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41구간(이기령-백봉령)
1.산 이름 : 덕항산, 황장산
2.소재지 : 태백시 하사미동 9-6, 삼척시 하장면 두타로 680
3.산행코스 : 이기령 ←(1.6km)→ 상월산 ←(1.2km)→ 원방재←(2.2km)→ 1022봉 ←(1.9km)
→ 959봉 ←(3.2km)→ 백봉령
4.산행거리 및 소요시간 : 약 10.1km, 산행시간 : 6시간 00분
5.산행안내 : 서울고속터미널-동해버스(06:30)출발, 동해-이기령마을 택시, 백봉령펜션 숙박
동해-이기령 택시 25,000원 임계택시 : 010-9058-2400, 임계모텔 숙박,
임계-백봉령택시 15,000원 동해-백봉령택시 30,000원,
이기령-백봉령
작년부터 시작한 백두대간을 친구의 가벼운 사고로 겨울동안 중단하다가 올해 봄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서울터미널에서 06:30.첫 버스로 동해까지 와서 이기령가는 버스가 1일 2회뿐 시간이 맞지않아 택시 25,000원으로 이기령 마을 끝까지 올라 갔다.
급경사의 오르막이 있으나 기사는 친절히 마지막 집이 있는데 까지 가서 내렸다. 산에 오르기는 편했으나 작년 가을에 힘들게 내려온 경험이 있어 처음부터 긴장했으나 오늘 산행이 백봉령까지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이기령 능선까지 오르는 길은 넓게 잘 정비가 되어 힘들지 않게 올라 임도가 있고 오른쪽으로 백봉령 코스를 찾아 올랐다.
이기령은 현대사에 와서야 영동과 영서를 잇는 42번 국도가 백복령을 넘어가면서 이기령은 잊혀 진 옛길이 되었지만 과거에는 묵호, 북평, 삼척지역 사람들이 정선, 평창, 영월로 이동하던 주요 이동로였다. 또 영동과 영서의 문물이 넘나들던 대간을 가르는 중요한 요충지이기도 했다.
강원도에서는 ‘더바지 길’이란 이름으로 이기령을 통과하는 옛길을 복원 중에 있다고 한다. 무사안녕과 소원을 빌며 돌탑을 쌓아 놓은 곳인 국시뎅이 뒤로 주술을 했는지 사람 모양의 인형이 묶여 있고 ...... 이상한 느낌이 뇌리를 스친다.
샤머니즘 적인 행위를 보니 그 어떤 절실함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보부상의 애환과 장원급제의 희망이 담긴 조상의 역사를 간직한 옛길인 이기령에는 대간꾼들을 위한 쉼터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많은 평상을 준비해 두고 있었다.
평상에 앉아 고생한 발에게도 휴식을 줄 겸 신발을 벗고, 점심식사를 마친 후에 상월산으로 향한다.
상월산으로 오름길에 노란색으로 치장한 낙엽송과 잘 자란 송림이 숲을 이루고 있는 등로를 따라 서서히 발을 옮기면 상월산이라는 정상 표기를 하고 나를 맞이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헬기장 구석에 있는 4등급삼각점(임계423)을 보고 여기서 고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올라야 진짜 상월산을 만날 수 있다.
상월산에서 보면 곧 이어 원방재를 내려섰다가 가야 할 대간 마루금이 깊은 가을의 색으로 채색되어 곱게 이어져 있어 한동안 발을 움직이지 못한다.
지도를 펼쳐 눈으로 먼저 대간을 이어간 뒤 한참 고도를 낮추면 동해시 관촌마을과 정선군 가목리를 넘나들던 고개인 옛길 원방재에 닿는다.
간식을 먹으며 쉬었다가 고도를 862m봉까지 꾸준하게 올린다. 한동안 북쪽으로 진행하던 백두대간은 여기서부터 고도를 조금 내렸다가 서쪽으로 급선회하면서 길고 긴 오름 끝에 헬기장이 있는 1022m봉에 오른다.
헬기장을 내려서면서 맞은편에 보이는 987m삼각점봉까지 오름을 해야 한다. 오늘 산행은 오르고 내림을 계속하여 반복을 해야 하니 어찌 힘이 들지 않을까?
만산홍엽의 가을이 지나간 여운들은 이미 벌거숭이 나목이 되어 회색빛으로 달려가고 있는 곳에 조릿대들이 푸른 바다를 이루어 있어 새로운 느낌을 받게 한다.
바람소리에 조릿대들이 서걱서걱하며 억새들과 같은 소리를 들으며 멋진 모습을 한 소나무들이 진을 치고 있는 전망대가 눈앞에 있다.
전망대에서 1022m봉을 조망하고는 987m삼각점봉에서 혼자만 인증을 하고, 832m봉을 지나 편안하게 하산을 지속하다보니 오른쪽으로 백복령으로 가는 도로가 보이고 차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니 저절로 긴장감이 풀린다.
백봉령으로 향하는 42번 국도가 내려다보인다. 그러나 도로를 따라 평행선을 달리듯 쉽사리 백복령으로 내려서는 길을 내어주지 않는다. 쉼터를 지나며 오른쪽에 슬픔으로 가득 찬 자병산이 눈에 들어온다.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 석회석을 캐내느라 절벽으로 변한 자병산.
저녁이면 노을빛을 받아 붉게 빛나 신령스러웠다는 자병산을 수백m 낭떠러지로 만들어버린 것이 탐욕 때문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더 좋은 아파트와 더 빠른 고속도로를 향한 욕심은 자병산을 사라지게 하고 우리가 기대어 살아왔고 살아갈 수많은 산들을 파헤치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노태우 정부 시절 주택 200만 호 건설을 들먹이며 시멘트 생산을 독려한 탓에 시멘트 공장은 자산가치가 1조원이 넘을 정도로 커진데다 지역경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문을 닫을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지금도 옥계초등학교 재학생의 절반 정도는 라파즈한라시멘트 직원 자녀들이다. 석회석 채광 중지는 곧 옥계 지역 경제의 끝을 의미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내일이면 만나게 될 자병산의 아픔을 미리 본 것이라 그 때는 충격이 적겠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 본 오늘의 이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자연을 훼손하면 훗날 우리들이 돌아 갈 곳은 어디일까?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고, 자연을 훼손하면 돌아 갈 곳이 없음이 아닌가?" 아~ 자병산! 우리의 소중한 산줄기가 저렇게 훼손이 되었구나.
철탑을 지나 고도를 낮추면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강릉시 옥계면, 동해시 사이에 있는 고개인 백복령(해발 750m, 白茯嶺)에 닿는다.
국도 제42호선이 지나는 곳으로 정선 백복령 카르스트지대는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440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저런 것을 생각하면서 백봉령 표지석에서 인증을 하고 백봉령펜션으로 전화해서 숙박을 확인후 승용차 써비스로 마중을 온다기에 백봉령-삽당령 구간인 생계령으로 가는 들머리를 확인하고 산행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