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대 수필<달력> 톺아보기
이덕대 작가의 수필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달력'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관조하고 사라져가는 아날로그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담은 깊이 있는 글이다.
이 글의 갈래와 구성을 '톺아보기' 해보자.
1. 주제 및 핵심 정서
주제: 달력을 통해 되돌아보는 시간의 의미와 사라져가는 종이 문화에 대한 소회.
핵심 정서: 회고(回顧)와 안타까움. 과거 달력이 가졌던 권위와 공동체적 가치를 추억하며, 디지털 시대에 메말라가는 인간미를 아쉬워하고 있다.
2. 내용 구성 톺아보기
[도입] 연말의 풍경과 달력의 도착
한 해를 마무리하며 느끼는 소회(반성과 바람)로 시작한다.
퇴직한 지 오래되었음에도 달력을 챙겨 보내준 옛 후배의 정성을 통해, 달력이 단순한 물건이 아닌 '마음의 징검다리'임을 보여줬다.
[전개 1] 달력의 역사적 가치: 권력과 국력
과거 달력(책력)은 왕조의 권위였으며, 스스로 달력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은 곧 국력이었다.
세종대왕의 '칠정산' 편찬 등 역사적 사례를 들어, 달력이 백성들의 삶(농사)과 통치의 근본이었음을 강조하며 그 위엄을 되새긴다.
[전개 2] 추억 속의 달력: 삶의 기록장
우리네 서민들에게 달력은 집안의 대소사, 절기, 장날 등을 기록하는 훌륭한 생활 도구였다.
마을에 귀했던 시절, 국회의원 달력 하나를 온 가족이 공유하던 가난하지만 따뜻했던 풍경을 복원해낸다.
[위기/전환] 디지털 시대와 종이 문화의 퇴색
종이 달력이 사라지고 스마트폰과 e-북이 대체하는 현실을 짚어냈다.
작가는 이를 단순히 기술의 발달로 보지 않고, '시간이라는 괴물에 쫓기는 일의 노예'가 되어버린 현대인의 각박한 삶과 연결하고 있다.
[결말] 온기를 불어넣는 아날로그의 힘
환경 보호를 위해 종이 사용을 줄이는 것도 일리가 있으나, 새해 달력의 여백에 소망을 적어보는 행위가 '힘든 삶에 온기를 불어넣는 일'임을 역설하며 마무리했다.
3. 주목할 만한 문장
"한 해의 삶을 달력에 의지하여 씨앗을 뿌리고 가축을 기르던 사람들보다 시간이란 괴물에 쫓기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일의 노예가 많아진 탓도 없진 않을 것이다."
이 문장은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보다 시간은 더 정밀하게 측정되지만, 정작 인간은 그 시간에 예속되어 여유를 잃어버렸음을 꼬집는 것이다.
4. 감상평
이 수필은 달력을 '날짜를 확인하는 도구'에서 '역사적 상징물'과 '정서적 매개체'로 확장 시키는 솜씨가 탁월하다. 2026년 달력을 앞에 두고 디지털의 편리함 대신 종이의 질감과 여백이 주는 위로를 선택하려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읽는 내내 전해졌다.禹
첫댓글 우 교수님
감사합니다.
끊임없는 서평과 가르침의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수필 한 편을 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느낍니다.
제대로 된 작품 하나를 남기는 일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야할 길이 너무 먼 듯합니다.
그래도 쉼 없이 가보겠습니다.
님의 채찍에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