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서귀포문화원 제주어말하기대회
가족팀 최우수
귀헌 풍습덜은 내무리지 말앙..
안덕초등학교
막이 오르면 사람들이 북적대는 오일장 입구에서 경옥이 어머니가 울고 있는 경옥이를 달래고 있다.
경옥 : ᄒᆞ나만, ᄒᆞ나만 사줍써.
어멍 : 그만 앙작허라. 무신 걸 잘 허였댄 사줄 말고?
경옥 : (조르면서) 어머니, 아이스케키.
어멍 : (울고 있는 경옥이를 보며) 아니고, 귀 눈이 왁왁허다. (눈을 흘기다 귀챦은 듯이) 마 오백원.
경옥 : (좋아하며) 이야~ 고맙수다.
어멍 : 맹심허라. ᄂᆞᆸ뜨당 푸더지지 말앙.
경옥 : (가게 쪽으로 뛰어간다) 예, 알아수다.
어멍 : (지나가는 사람을 보며) 앗따가라, ᄌᆞᆫ둥이 내 놓콕 베또롱 내 놓콕, 저거 무신 요망덜인고.
경 말앙 몬딱 벗엉 댕기주게 (혀를 찬다.)
지현 : 어머니~
어멍 : 아이고, 지현아. 어떵 완디?
지현 : 방학 해지난 와수다. 더완 어머니네 시월헌거나 사당 드리카허연 와신디 무신 거 맛존거 사래 옵디가?
어멍 : 역시 우리 지현이가 최고여.
(푸념하며) 아이고, 지현아. 나 ᄀᆞᆮ건 들어 보라이. 방학 해영 삔삔 놀당 이제사 숙제해사 헌댄 허멍
아척부터 둥글멍 앙작을 안 허느냐. 아방이 용심내멍 재기 데령가랜 허난 영 오랐주기.
지현 : 무신 숙젠디 오일장엘 데령 올 말이꽈?
어멍 : 무신거 연날 사름덜 써난 걸 ᄌᆞᆨ앙 오랜사 해신디, 아이구 모르키여. 누게사 달망 저추룩 해염신지.
(멀리서 다가오는 경옥이를 부르며) 아이고 경옥아. 숙제는 어떵해사 헐 것고?
경옥 : (그제서야 고개를 들며) 연날 써난 것들 중에 예,
이제도 쓰는 거 이시믄 이름이영 뭣허는 건지 알앙 오랜 마씀.
어멍 : 벨 숙제도 다 있져. ᄒᆞᆫ저 글라. 돌아 봐사주. 모르는 거랑 누나헌티 물어보곡.
경옥 : 누나 이디 완?
지현 : (기가 막히다는 듯이) 어이그, 글라. (관객석으로 가며) 느가 물어보라, 뭐 허는 것고?
경옥 : (관객에게) 이 거 머허는 거꽈?
어멍 : (관객에게) ᄀᆞᆯ갱이 뭐허는 건지 잘 ᄀᆞᆯ아줘 붑써. (경옥에게) 잘 ᄌᆞᆨ으라이.
무사 모릅니까? 받띠 검질 안 매봅띠가?
경옥 :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 적는다.)
어멍 : (다른 관객에게) 그 항아리 무시거 허는 건지 ᄀᆞᆯ아줘 붑써.
말모래기꽈? ᄀᆞᆯ아줘붑서. 짐치도 당그고 된장도 담는 거랜.
지현 : (항아리를 가르키며) 어머니, 겐디 요새도 저런 거 써 마씨? 큰 거 족은 거, 잘도 하영 이수다 예.
어멍 : 이를 말이가. 하도 세상이 인스턴트만 좋아허영 먹주마는
이제도 집이서 이녁네 먹을 것덜은 몬딱 항에 담앙 먹나.
연날엔 통시에 오줌항, 곰팡 쏙읍에 ᄊᆞᆯ항, 정지에 물항,
된장이영 간장이영 멜첫이영 자리젓은 몬딱 장항에 담았져.
지현 : (얼굴을 찡그리며) 멜첫 마씸?
어멍 : 무사 멜첫 모르크냐? 허긴 느넨 어령 맛 어실거여. 무신 햄버거나 주민 모르카.
커보라, 그맛이 얼머나 배지근헌지 모를거여. 콩닢광 멜첫 맛 알아가민 어른 될테주.
지현 : (주위를 둘러보며) 경헌디, 요샌 갈중이 입엉 댕기는 사람들이 잘도 하다 예?
요자기도 나 친구 기봉이랜 허는 아이가 갈중이 입엉 댕기난 하르방 담댄 막 놀려신디.
경옥 : 갈중이 마랑 존 옷들 시장에만 오민 사질건디, 무사 만들멍 입엄신고 예?
반바지에 반팔 입으믄 되주, 시원허게...
어멍 : 야이 무신 말고?
감낭에서 감 탕 왕, 낭도고리에 덩드렁마께로 ᄆᆞ시멍 광목에 치대경 바래영 시원허게 입을 걸
무신 반바지말고? 경허고, 느 보리 비멍 반바지 입어보라. ᄀᆞ시락 재왕 살아질줄 알암시냐?
아멩헤도 연날 어른들 말 들엉 나쁜 거 ᄒᆞ나 엇져.
지현 : 맞다. 요새 신식 옷만이 뽄은 어서도 밭띠서 일허당 낭 그늘에 가보민
갈중이에 바람들고 산도록허영 잘도 좋아.
어멍 : 경 허고 말고.
지현 : 그 전이 다른 아이덜광 큰큰헌 마트 가난 조완게, 오일장에도 왕 보난 존게 마씸.
경옥 : 어머니, 낼 부터랑 컴퓨터도 ᄒᆞ꼼만 허곡, 공부도 허멍 학교 갈 것도 잘 ᄎᆞᆯ리쿠다.
어멍 : 우리 경옥이 지레만 큰 중 알아신디 하영 ᄋᆢᆨ아신게이.
ᄒᆞᆫ저 해 ᄌᆞ물기 전에 집네 글라. 쉐 물도 멕이곡, 헐 일도 혼혼이여.
지현 : 어머니 일 다 해뒁 냉국이나 해 먹으카 마씸?
어멍 : 거 좋주. 된장 풀어놩 냉국이나 허영 먹으민 여름엔 최고라.
이디 모인 산촌덜, 잘 들어 봅서 양.
편허덴 허영 연날 어른들 해난 귀헌 풍습들 내무리지 말앙 오고생이 잘 ᄀᆞ리칩서.
지현 : 제주말 ᄀᆞᆯ앙보난 잘도 재미지지 양.
어멍 : 부치롭댄 생각허지 말앙 하영덜 ᄀᆞᆯ읍써. 어서지기 전에
경옥 : 끗ᄁᆞ지 잘 들어줭 고맙수다 예.
지현 : 게건 맹심행덜 갑써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