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타임즈는 5월의 신간으로 이신경시인의 시집 《물빛꿰매기》를 소개하고 있다.
●.시인의 말
그대의 손목 부여잡고, 둘이 함께 늙어가자 했네.
임과 함께 늙어지리라, 쪽 찌고 비녀 꽂아 구슬 드리웠으니.
죽어서도 한 곳에 묻히리이다.
시는 소금이라 하셨지요 당신의 말씀 옳은것 같습니다.
소금을 대하면 파도소리가 들려요.햇볕과 바람과 인고의 땀으로 몸을 말린 바닷물의 뼈, 소금은 꼭 시를 닮았어요.
시를 쓰는 일은 천리를 가다 모이 한알 쪼고 물 한모금 마시는 힘들고 고단한 일이지만 영혼이 살수 있는 집을 짓는 일이라 행복 합니다.그동안 써 모았던 시들을 질그릇에 담아 식탁에 내 놓습니다. 세상의 소금이 되었으면 합니다.
머릿말을 쓰면서 시조 시인이셨던 永자 恂자 우헌愚軒 우리아버지, 날개쭉지에 품고 시를 읊으셨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 이시집을 당신께 올립니다.
그동안 가르침을 주신 정성수교수님과 이혜선교수님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2019년 12월
강원도 우천면 정금리 샘골에서
이신경
●.표제시:
물빛 꿰매기
소슬한 찬바람이
산 그림자 밀고 내려와
호수위에 치마끈을 풀고 있습니다
물안개,
물안개는 흩어지고
서녘의 햇살 물결에 부서져
비단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무명치마 둘러입고
화전밭 일구시던 우리 어머니
그 매운 삶 어찌 잊고 저길을 걸어 가셨을까
스멀스멀 피어 오릅니다
부모 은공
못다 한 불효여식
호숫가에 앉아
회심가를 놓습니다
한땀한땀 치마폭에
그리운 당신의 모습
물빛으로 꿰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