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를 머금은 후덥지근한 날씨가 일기예보에는 폭염경보에 국지성 폭우까지 겁을 먹게한다. 아열대 기후로 변해가는 이상한 요즈음은 이상기후다. 허지만 산악회 공지엔 양평은 소나기 한줄금 지나는 시원한 산행이 될 것이라는 예보로 우리를 안심하게 한다.
드물게 회장님의 부재(不在)로 그득했던 버스가 헐거워진 느낌인데 부회장님께서 그자리를 차분히 메우시며 오늘도 즐산안산을 위해 격려 인사를 해주신다. 오랫만에 만나는 죽마고우(竹馬故友)보다는 매주 만나는 이웃지기 길벗과의 편한 세상 이야기가... 두런거리다 보니 약10시 중원계곡 주차장에 도착이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 준비체조도 핫~나~뚤~셋넷~ 짧고 뻣뻣해진 다리도 쭉 쭉~~ 오늘은 도시락이 양평 김밥으로 준비가 되었다. 김정기부회장님의 안내에 따르면 도일봉까지는 약4시간의 산행이라는데 ... 정상 도전에 대한 웬 가당치도 않은 용기가 은근히 가고싶어 웃음짓게 한다.
팬션과 음식점을 지나 가볍게 중원 계곡으로 들어선다. 중원산(780m)과 도일봉(840m )사이를 약4km 흘러 내리는 물줄기의 중원계곡은 주변 산세가 깊고 수림이 울창해 유명한 여름계곡으로 알려져 있단다. 계곡 옆으로 조금은 거칠은 너덜길 등산로를 따라 물기 가득한 7월의 숲속으로 들어서는데 초입부터 맑고 투명한 계곡물이 발목을 잡는다. 정상말고... 오늘 하루 옥빛 계곡물에 풍덩 뛰어들어 선녀나 되어볼까? 유혹이 타협을 요구하지만 갈 수 있는데 까지만...으로 마음을 다지며 걸음을 옮겨본다. 점점 더 빼곡해지는 숲길에 에메랄드 빛 소(沼)를 자랑하는 중원폭포도 지나니 하늘을 가린 울창한 숲길에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 그리고 계곡이 주는 상쾌한 음이온에 청량감이 든다. 초록이 가장 싱그러울때는 비가 내린 직후다. 지난밤에 이곳에도 비가 내린 것 같다. 그 숲길을 걸으며 우리몸도 7월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원해본다. 등산로 길옆에 빨갛게 익은 산딸기와 드문드문 무리지어 피여있는 하늘빛 산수국이 사랑스럽다. 바람이 잠시라도 숲속을 흔들면 계곡은 물과 함께 자연의 소리를 높이며 나그네의 코끝을 더 높여주고 ..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요? 나도 당신도 보지 못했죠. 그러나 나무 잎사귀들이 흔들릴때는 바람이 그사이를 지나가지요.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요. 나도 당신도 보지 못했죠. 그러나 나뭇가지가 고개를 숙일때 바람이 그사이를 지나가지요. (크리스티나 로세티)
등산로를 따라 두번의 계곡물도 건너며 짙푸른 계곡에 취해 한참을 오르던 일행들이 점심식사를 알리며 자리한다. 식사후 조금만 더 오르고 싶기도 한데 앞섰던 일행들이 내려오며 위에는 등산로가 없단다. 약2시간 올라왔으니 무리하지 말고 하산하자는 의견에 따라 다시 왔던 계곡길를 따라 하산..
계곡을 덮는 초록의 나무들이. 맑고 푸른 계곡물이 가득찬 계곡이 너무 좋아 아쉬웠는데 바위 쉼터에서 발이라도 담그고 가자는 말에 얼른 계곡물에 발을 내미니 차갑다 못해 한기가 느껴진다. 며칠째 이어지던 열대야도 땀으로 줄줄 흐르던 폭염도 이계곡에선 다른 나라 이야기다. 아직은 피서객도 많이 없는 깨끗하고 한가로운 중원계곡에서 여유를 부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다. 이 아름다운 계곡에 단풍으로 물든 가을날엔 또 얼마나 황홀할까. 단체산행이기에 시간을 맞추기 위해선 아쉬운 마음 추스르고 자박자박 숲길을 내려온다. 점점 내려앉는 하늘빛에 혹시나 하고 잰걸음으로 내려오는데 우리 회원들이 계곡 바위에서 여유롭게 계신다.
산행버스가 세워진 주차장에 도착하니 1시가 되었다. 이미 버스곁에는 그늘막이 설치 되어있고 최고의 셰프 욍언니들과 손빠른 임원들이 하산주 준비에 분주하다. 산행전 총무님께서. 오늘은 하산후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상콤한 오이냉국에 묵을 채쳐서 한그릇씩 나눠준다. 헌데 그맛이 천하일미(天下一味)로 남자분들이 엄지척하시며 삼겹살보다 휠씬 맛있단다. 나누어 하산하던 선두팀들 몇명이 아직 도착전인데 참고 기다려주던 소나기가 후두둑 거리더니 온세상을 덮으며 세차게 쏟아 붓는다. 변덕스러운 소나기가 지나가고. 나서 마지막 선두팀도 무사히 도착했고... 7월의 둘째주 도일봉산행도 만족스럽게 마무리가 되었다. 행운의 이이스크림 당첨자는 박은옥....
첫댓글고맙습니다. 아이스크림 맛이 느껴짐니다. 계곡에는 물이 흘러야 하고 저수지엔 물이 가득 채워져야하는데 여기 경주엔 아직 장마의 장자도 도착 않했습니다. 지난주 내연산에 왔을 때 처럼 계곡과 냇가에는 물 한 방을 없네요. 피래미 . 개구리들은 목말라 모두 사라진지 오래 됐구요. 개울울 쳐다보는 마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시원한 계곡 다녀오신 우리 회원님들 수고하셨구요. 박권사님 글 읽으며 저도 늦게나마 동참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아이스크림 맛이 느껴짐니다.
계곡에는 물이 흘러야 하고 저수지엔 물이 가득 채워져야하는데 여기 경주엔 아직 장마의 장자도 도착 않했습니다. 지난주 내연산에 왔을 때 처럼 계곡과 냇가에는 물 한 방을 없네요. 피래미 . 개구리들은 목말라 모두 사라진지 오래 됐구요. 개울울 쳐다보는 마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시원한 계곡 다녀오신 우리 회원님들 수고하셨구요. 박권사님 글 읽으며 저도 늦게나마 동참합니다.
감사합니다!
작은 나라인데도 지역간에 기온차가 큰것 같네요.
중원계곡 산행은 정말 행운이였습니다.
수량도 풍부했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이였습니다.
늘 좋은 산행지를 택해주시는 임원진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목요천봉의보배 박작가님!!~이찌그리 글솜씨가 작품인지요~신문사나 잡지사에 기고하고픈...날씨 너무너무 더웠는데 아이스크림으로 회원들을쉬원하고 즐겁게 웃을수있게 해주신 은옥 작가님!!사랑합니다♡우리함께 영원히 💕
작가? 쑥스럽고 ...
어설푼 글에 과찬으로 격려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우리 산악회 임원님들의 열성에
늘 행복한 산행을 할 수 있어서 고맙고 감사를 드립니다. 저도 늘 총무님과 천봉산악회 무쟈하게. 사랑합니다^^~
이 멋진 글을 이제야 보게 됐네요
제가 넘겨드리지 않았으면 회원들에게 이 멋진글 읽는 즐거움을 뺐을 뻔 했어요.
이번주 야유회에 저는 가지 못하지만 권사님의 멋진 산행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총장님의 협박에??
늘 부족하고 어설푼 글
올리면서도 쑥스럽답니다.
그러나 하루의 일과를 누군가는 또 공감하고 뒤돌아 볼 수 있다면 그또한 즐거운 일이니깐요.
고맙고 감사할뿐입니다.
다다음주 동대산 산행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