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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크릭의 DNA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해서 근대 생물학의 길을 열었다고 한다면 그로부터 거의 한 세기가 지나서 제임스 왓슨과 프란시스 크릭이라는 두 젊은 과학자는 DNA의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서 현대생물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다윈이 수백 쪽에 달하는 빡빡한 이론서로써 자신의 주장을 제시했던 데에 반해서 왓슨과 크릭은 ‘네이처(Nature)’라는 과학잡지에 겨우 900단어에 불과한, 단 두 쪽의 논문을 실어서 전 세계 과학계를 온통 흔들어 놓았다. 도대체 그 짧은 논문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일까?
유전학과 유전자, DNA를 제외한다면 현대생물학은 아예 존립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오늘날의 생물학은 온통 이런 정보로 넘쳐난다. 유전학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유전물질과 그런 유전법칙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는 분야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그런 유전물질의 존재인데 그것이 DNA라는 것이 처음 알려진 것은 1930년대였지만 1950년대에 이르러서도 많은 연구자는 DNA에 대해서 별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단백질은 종류가 수천 가지나 되는 데 반해서 그보다 훨씬 단순한 구조의 DNA는 모든 동식물에서 오직 한 가지 종류만 발견되는데 그것이 어떻게 그토록 다양한 유전형질에 대한 정보를 모두 포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DNA가 유전물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자체가 갖는 구조의 단순함, 즉 오늘날 우리가 ‘이중나선’으로 부르는 그 꽈배기처럼 꼬인 사다리 구조에서 비롯된다. 사다리의 양쪽 기둥이 마치 지퍼가 열리듯 그렇게 풀어지고 그 풀어진 각각의 기둥이 자신과 똑같은 구조의 다른 기둥을 만들어냄으로 해서 한 세포가 두 세포로 증식할 때 똑같은 유전정보가 두 세포에 그대로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이처럼 DNA에 의존해서 번식과 진화를 거듭해 왔다. 분자생물학과 유전공학은 바로 이런 DNA를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인간에게 유용한 새로운 생물종을 만들고 또 인간에게 유해한 악성 유전병을 제어하는 등의 연구를 수행해서 21세기 과학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다.
각각 25세와 36세의 풋내기 연구자에 불과했던 왓슨과 크릭은 그런 이중나선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서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점을 입증함과 동시에 유전물질로서 작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를 제시하는 데 성공하였다. 왓슨과 크릭은 DNA 구조 발견의 공로로 다른 한 사람의 조력자 모리스 윌킨스와 함께 1962년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1968년 처음 발간된 ‘이중나선(The Double Helix)’은 제임스 왓슨이 1951년 자신이 처음 영국에 발을 들여놓았을 무렵부터 1953년 봄 ‘네이처’지에 논문을 실을 때까지 자신의 주변사를 소설 형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신출내기 생물학자 왓슨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그때까지 박사학위도 받지 못했던 무명에 가까운 물리학자 크릭을 처음 만나서 함께 DNA의 구조를 밝히는 연구에 뛰어들게 된다. 당시의 DNA 연구는 영국의 윌킨스와 로잘린드 프랭클린, 미국의 라이너스 폴링 등이 주도하고 있었다. 그런 쟁쟁한 과학자들을 물리치고 신참인 왓슨과 크릭이 먼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어째서일까?
왓슨이 미국인 특유의 자유롭고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면 크릭은 천성적인 떠버리이기는 하지만 보다 신중하고 합리적이다. 왓슨이 생화학자로서 교육을 받은 데 반해서 크릭은 X선결정학을 연구하는 물리학자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모두 저명한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쓴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고서 일찍부터 유전물질의 정체를 밝히고자 하는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이 남들에 앞서서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필경 똑같은 목표에 주목해서 함께 나아갔다는 점, 학문적 배경이 달라서 서로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젊은 연구자로서 자신들에게 부족했던 지식을 주변 사람에게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점 등이 기여하는 바가 컸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런 특별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젊은 연구자만이 가질 수 있는 탁월한 순발력과 신선한 아이디어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들도 다른 연구자와 마찬가지로 DNA 구조가 이중나선인지 아니면 삼중나선인지, 염기쌍의 결합이 같은 염기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지 아니면 다른 염기들과 결합하는지 등에 대해서 이론을 확립하는 데 수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깨닫는 즉시 다른 대안을 찾는 데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다른 연구자가 자신들의 업적과 경험에 매달려서 더 이상 진전이 없을 때 그들은 성큼성큼 새 길을 걸어나갔던 것이다.
개체의 발생
다세포생물은 단세포성인 생식세포(난자와 정자)를 만들고 이것들은 수정과정을 거쳐 수정란이 된 뒤 수정란에 들어 있는 능력에 따라 규칙적으로 정해진 순서를 밟으면서 복잡한 체제를 만들어 간다. 이같은 현상을 개체발생이라고 하며, 개체발생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개구리 ·도롱뇽 ·성게 등을 재료로 하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개체가 발생하는 과정을 자세히 관찰하면 태고(太古)에 지구상에 나타난 생명체가 긴 세월을 거치는 동안, 그 조상이 복잡한 체제를 가진 생물체로 진화하여 온 모습을 다시 한번 연출하면서 발생한다. 이런 것을 계통발생(系統發生)이라고 한다. E.H.헤켈(1834∼1919)은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되풀이한다’라고 하는 진화재연설(進化再演說)을 제창하였다. 현미경이 아직도 발달하지 않았을 때 정자를 관찰한 사람은 정자 안에 쭈그리고 앉은 모습을 한 미세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생물들은 장차 발생할 방향이 미리부터 정해져 있다고 하는 전성설(前成說)을 내세웠으나, 결국은 정자나 수정란에는 그러한 구조는 없고 발생이 진행되면서 점차 정해진 방향으로 분화를 하여 개체가 된다는 후성설(後成說)이 보다 더 실증적인 학설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일란성쌍생아의 탄생은 바로 후성설을 증명해 주는 예가 된다.
개체발생은 분화와 생장의 두 가지 생물학적 현상이 복합적으로 합쳐진 것이며 이것들을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즉, 수정란은 세포분열을 계속하여 초기의 배아(포배)를 형성하여 세포의 수를 늘려 가면서 생장을 하지만 배아기를 지나면 보다 복잡한 모양인 낭배(囊胚)를 만든다. 낭배가 되면 세포들은 분화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배아의 분화된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즉, 낭배는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을 만들게 되고, 각각의 배엽은 여러 조직과 기관에로의 분화를 계속하면서 체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생장이 계속된다. 외배엽은 표피와 이로부터 분화하여 만들어지는 비늘 ·각질층 ·깃털 등과 뇌 ·척수 및 신경과 여러 종류의 감각기관들을 만든다. 중배엽은 근육 ·골격 ·혈액과 순환기관 ·배설기관, 그리고 생식기관들을 만들며, 내배엽은 소화기관과 그 내상피층 ·간 ·이자 등을 만든다.
양서류의 낭배의 초기 원구배순(原口背脣)이라고 하는 부분의 세포들은 점차 낭배 안으로 말려 함입하여 들어가서 척색중배엽(脊索中胚葉)이 되지만 이 부분은 등쪽 밖의 외배엽에 작용하여 신경판을 형성하게 한다. 만일 양서류 낭배의 원구배순을 떼어서 다른 낭배의 어느 한 부위에 이식하면, 자신의 신경판을 형성하는 것과 동시에 이식한 원구배순의 세포들도 이식된 부분으로부터 함입이 일어나 숙주의 세포들에 작용하여 제2의 신경판을 만들게 하고 끝내는 제2차 배가 된다. 이처럼 원구배순에는 다른 세포들에 작용하여 신경판을 형성하게 하며 나아가 배아를 발생하게 하는 성질이 있다. 이를 형성체(形成體)라고 하고, 형성체로부터 다른 조직에 작용하는 물질이 나오는데 이것을 유도물질이라고 하며 그러한 현상을 유도(誘導)라고 한다. 초기 뇌의 옆 부분, 측뇌가 접하고 있는 외배엽 부분에는 안배가 만들어지고 이 부분에는 수정체가 생기며 수정체와 접한 외배엽세포는 뒤에 투명한 각막이 형성되면서 눈이 완성되는데 이 때에도 측뇌로부터는 수정체를 형성하게 하는 유도물질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이, 발생단계에 한 기관이 다른 기관의 형성을 유도하게 되는데, 아직도 그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개체발생의 방향은 수정란이 지니고 있는 유전정보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다. 유전정보는 핵 내의 DNA에 내재(內在)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기간 동안 핵은 중요한 기능을 나타낸다. 발생이 진행되고 있는 세포에서 핵을 제거하면 발생은 즉시 중단이 되고, 그 세포에 다시 핵을 공급하면 발생은 다시 진행된다. 1개의 수정란으로부터 분열되어 나온 각 세포의 핵은 수정란의 핵과 동일한 양과 질의 DNA를 가지고 있으나, 분화해 가는 과정에서 조직의 종류와 시기에 따라, 발현하는 형질의 종류가 달라진다. 이것은 특정한 유전형질의 발현을 위한 DNA의 활성 여부가 조직 ·세포의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오페론설로 설명할 수 있다.
진화론
용불용설
예를 들어, 기린은 처음에는 현재처럼 목이 길지 않았지만, 좀더 높은 곳에 있는 잎을 먹기 위해 노력하는 내부의 생명력으로 점차 목이 길어지고, 이와 같이 획득된 형질은 다음 자손에게 전달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자주 사용하는 기관은 점차 발달하고 안 쓰는 기관은 점차 퇴화한다는 용불용설(Law of Use and Disuse)의 개념과 일단 획득된 형질은 자손에게 유전되는 것이다.
자연선택
가축의 품종 개량 방법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일반적으로 사육자는 임의로 형질이 우수한 특정 개체만을 골라 교배시켜 가면서 품종을 개량한다. 이것은 사육자가 의도적으로 가축의 자손 번식에 끼어 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가리켜 인위 선택(Artificial Selection)이라고 한다.
인위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다양한 품종의 개
그런데 자연에서는 어떠한가? 자연에서도 그러한 선택자가 존재할까? 만약 자연에서 선택자가 없다면, 열등한 개체들도 우수한 개체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이 번식할 수 있을 것이며, 생물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맬서스(Thomas Malthus)의 저서 "인구론"을 보면, "모든 종은 대단한 생식력을 갖고 있어서, 기아나 병에 의해 억제되지 않는 한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자연의 실제에서는 태어난 개체가 모두 생존하지는 못하고 소수의 개체만이 생존하므로, 개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고 평형 상태에 이른다."라는 말이 있다. 다윈은 이를 바탕으로 하여 "환경(자연)은 개체들 중에서 환경에 적합하고 우수한 개체를 선택하여 번식이 가능하게 하고, 열등한 개체들은 도태시킨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이 가설이 바로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핵심인 자연 선택이다. 다윈의 진화론에 의하면, 모든 생물의 진화는 자연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자연 선택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 변이는 대부분의 개체군에서 생겨난다.
2. 변이 중에는 자손에게 유전되는 것도 있다.
3. 모든 개체군은 생존에 필요한 수보다 훨씬 많은 자손을 낳는다.
4. 환경에 적응하는 개체가 그렇지 못한 개체보다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훨씬 더 많은 자손을 남긴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다음과 같이 자연 선택을 설명하고 있다. 생존 경쟁은 변이에 대해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인위 선택의 원리가 자연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까? 나는 자연 선택이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어떤 변이가 일어난다면, 다른 개체에 비해서 생존과 출산에서 매우 불리한 변이체는 엄격히 소멸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이렇게 유리한(적합한) 변이체는 보존되고 불리한 변이체는 도태되는 것을 나는 자연 선택이라고 한다.
신종합설
다윈은 다른 사람들에게 진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 시대 사람들은 진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은 받아들였으나, 어떻게 자연 선택이 일어나는 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연 선택에 의한 다윈의 진화 이론이 기초하고 있는 전제들 중의 하나는 개체가 형질을 다음 세대로 전달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윈은 어떻게 형질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지를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는 또한 개체군내에서 왜 개체의 변이가 생겨나는지도 설명하지 못했다.
비록 비슷한 시기에 오스트리아에서는 멘델(Gregory Johann Mendel: 1822~1884)이 유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지만, 그의 연구 성과가 인정을 받게된 것은 멘델이 죽은 후인 1900년에 이르러서였다. 따라서 생물학자들이 자연 선택과 유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은 1930년대에 이르러서였고, 1940년대에 메이어(Ernst Mayr)는 진화와 유전의 원리를 종합하였다. 이것이 바로 신종합설이다. 신종합설은 다윈이 설명하지 못한 자손들에서 관찰되는 변이를 돌연 변이와 재조합으로 설명하였다. 이러한 신종합설은 많은 생물학자들에 의해 지지되었고, 진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진화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가 더 많이 쌓이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신종합설도 몇 가지 점에서 세밀하게 검토되고 있다. 예를 들면, "진화의 방향이 결정될 때 우연의 역할은 무엇인가?", "새로운 종이 진화되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등과 같은 문제이다. 이러한 질문들은 부분적으로는 화석 기록을 재평가함으로써 그리고 또 부분적으로는 유전을 분자적인 면에서 연구한 결과로부터 제기되었다.
대립 유전자와 진화
생물은 같은 종에 속하더라도 그 모습이 서로 조금씩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인간을 살펴보더라도 얼굴이나 키, 피부 색같은 겉 모습뿐만 아니라 성격 등에서도 서로 다른 점을 많이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변이들 이외에도 드러나지 않는 변이들이 역시 아주 많다. 사람은 혈액 단백질에서부터 소화 효소에 이르기까지 사람들마다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과학자들은 생화학적으로 밝혀 냈다. 이렇게 변이는 모든 형질에서 나타난다.
그렇다면 이렇게 서로 다른 변이들은 자연 선택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까?
자연 선택에서는 어떤 형질의 변이에 대해 그 변이가 개체의 생존과 생식에 유리한지 불리한 지가 중요하며, 자연 선택은 유전이 가능한 변이에만 작용한다. 어떤 변이 유전자가 개체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다면 다음 세대에서는 그러한 유전자를 가진 개체의 숫자들이 증가하게 된다. 생물은 이러한 과정이 세대를 거치며 반복되면서 자연 선택적으로 진화를 한다. 다시 말하면, 진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체군 내에 존재하는 대립 유전자의 빈도가 변하는 것이다.
얼룩나방(Peppered Moth)의 예를 들어보자. 얼룩나방의 한 종류는 흰 색인데 검은 반점이 있으며, 다른 한 종류는 검은 색이다. 이 나방의 몸색은 한 쌍의 대립 유전자에 의해 발현이 조절되는데, 검은 색 나방 유전자가 우성이다. 검은 색 나방은 18세기에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산업 혁명 초기(1840년경)에 도시 지역에서 나타나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공업 지역에서는 검은 색 나방의 수가 흰 색 나방의 수를 훨씬 웃돌았다. 이렇게 검은 색 나방이 증가하게 된 이유는, 도시 지역이나 공업 지역에서 석탄이 연소하면서 생기는 검댕에 의한 오염으로 나무 줄기에 붙어 사는 지의류가 죽고 나무 줄기는 대신 검댕으로 뒤덮이게 되었다. 나방은 낮에 주로 나무 줄기에 붙어 있는데, 검은 나무 줄기에서 흰 색 나방은 상대적으로 새에게 잘 띄어 많이 잡아 먹혀 줄어들게 되고, 검은 색 나방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살아남아 자손을 많이 남겼기 때문이다.
이 예는 자연 선택이 나방의 몸 색깔이라고 하는 한 가지 형질에 작용한 경우이다. 자연 선택이 이렇게 한 가지의 형질에 작용하는 경우에는 진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자연 선택이 여러 가지 유전 형질에 대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진화는 매우 천천히 이루어지게 된다.
다양한 유전자형의 유지
생물의 유전 물질에서 무작위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이 변화가 유전 가능할 때 이러한 유전 물질의 변화를 돌연 변이라고 한다. 돌연변이에는 DNA에 있는 염기 하나의 변화로 생기는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와 염색체의 형태나 수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염색체 돌연변이(Chromo -somal Mutation)가 있다.
개체군은 생존이 불리한 개체를 자연 선택에 의해 자꾸 소멸시킴으로써 개체군을 유전적으로 균일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기도 하지만, 알 수 없는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전적인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개체군에는 다양한 유전자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어떤 메카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유전자 풀 (Genetic Pool)
어떤 개체군에서 그 개체군에 있는 대립 유전자를 통틀어서 유전자 풀(Genetic Pool)이라고 한다. 진화는 이 유전자 풀에서 대립 유전자의 빈도가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립 유전자 빈도가 뜻하는 것은 한 개체군에서 특정 대립 유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반 전체 학생 수 50명 중에 안경을 낀 학생이 10명이라면 안경을 낀 학생의 빈도는 10/50 = 0.2가 된다. 이 유전자 풀은 어떤 외적인 영향이 작용하지 않는 한 대립 유전자의 빈도는 변하지 않고, 항상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어떤 요인에 의해 한 대립 유전자의 빈도가 증가하게 되면, 유전자 풀이 평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대립 유전자의 빈도가 감소한다. 이런 경우, 유전자 풀 내부에 변화가 있게 되고 진화가 이루어진다.
동종요법
동종요법이란 말 자체는 ‘유사한’ 혹은 '비슷한'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의 homoios와 ‘고통’을 뜻하는 pathos에서 유래했다. 처음 언급한 사람은 기원전 4세기의 '히포크라테스'로서 건강한 사람이 질병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것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반면에 같은 물질을 소량 사용하면 그 증상을 낫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하였다. 미국과는 달리, 프랑스 가정의 3분의 1이 동종 약물을 처방하고, 국민의 36%가 그것을 사용하며,
8개의 의과대학에서 동종요법 연구과정을 개설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영국왕실에서도 이 요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지난 1790년대, 새뮤얼 하네만이란 한 독일 의사는 '히포크라테스'의 이같은 개념을 확대 발전시켜 동종요법이란 치료법을 개발해냈다.
동종요법은 현대 약리학의 개념에서 본다면 황당한 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의학계에서는 비합리적이고 엉터리 이론에 불과하며 僞藥 효과 정도의 가치밖에 없다고 간주하지만 동종요법 전문가들의 주장은 다르다. 약리학적으로는 효능이 없을지 몰라도 생물학적으로는 효능이 있으며, 특히 면역계를 강화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수행한 실험결과에 의하면, 인체에는 극 미량의 약물에도 반응하는 ‘생명에너지’란 것이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극 미량의 우두 바이러스를 접종한 이후부터 이 지구상엔 천연두가 사라졌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윌리엄 제너가 최초의 접종을 실시한 1800년대 이전에도 유럽의 시골 농민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감염된 우두 분비물을 건강한 사람의 피부에 문지르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인체의 면역계는 우두를 천연두로 오해하여, 그것을 공격하기 위한 항체를 만들어 낸다.
천연두 백신요법도 이런점에 있어서는 동종요법 이론과 같다고 보아야한다. 동종요법 약물은 꽃, 뿌리, 열매, 야채, 씨앗, 염분, 뱀독, 꿀, 오징어 먹물 등에서 추출한 제제 등 대단히 많다. 동종요법 약물들은 기존 약물과 마찬가지로 알약, 물약, 연고, 과립 등 다양한 형태로 나와 있으며, 설탕이 추가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1938년 식품, 의약 및 화장품 관련 법령이 의회를 통과한 이후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들 약물이 합법화되었다. 동종요법 전문가들은 환자의 증상이 어떤 질병 특유의 증상이 아니라 환자 특유의 증상이라고 여긴다. 따라서, 생활양식(주거환경, 직장, 취미 등), 마음 상태 식습관, 성격, 가족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동종요법에서는 어떤 질병이든 한 가지의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여러 약재를 동시에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모두는 약물을 과용하고 있으며, 의사들이 처방하는 모든 약물로부터 해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병원 입원 환자의 3분의 1은 기존 약물에 의한 독성 반응 때문이라는 이들의 지적이 틀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의사들이 처방하는 기존의 항생제에 대해 이미 잘 듣지 않는 내성균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그 결과 언젠가는 이제까지 써오던 항생제들이 더 이상 쓸모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크게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덧붙여, 어떤 치료법에도 잘 듣지 않는 새로운 바이러스들의 등장은 동종요법을 포함하여 다양한 새 치료법의 개발이 긴급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과학적으로 그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동종요법 약제라면 부작용이 더 심한 약들보다 오히려 더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한다.
생명론
생명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명론에 있어서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생명을 완전히 물질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 이상의 어떤 특수한 원리가 작용하는가 하는 점이다. 후자는 예전부터의 일반적인 개념이었으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론으로 생명에 철학적 형식을 부여하였고, 근세 이후에도 여러 사상형식을 갖춘 영혼론이 제창되었다. 이것들은 모두 생기론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에 반하여 전자는 일반적으로 기계론이라고 불리는 것으로서 17세기에 R.데카르트가 처음으로 그러한 견해를 분명히 하였다. 근세 이래의 생물학에서 생명현상이 하나 둘씩 물질적으로 해명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생물학자들 사이에서는 기계론이 점차 유력해지기 시작하였다. 이에 대해서 H.드리슈는 신(新)생기론을 제창하여 전체성의 원리를 도입하여 20세기의 여러 가지 생명전체론(生命全體論)의 바탕을 마련하였다. 전체성의 원리라는 것은 전체에 있어서는 부문의 법칙으로 환원되지 않는 법칙성이 성립한다는 것으로 L.베르탈란피의 생체론에 있어서의 생물현상의 계층구조에 대한 주장도 이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한편, 생물 개체와 그 환경과는 하나로 묶어 생각해야 된다는 전체론(全體論)도 있다. 많은 전체론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생기론의 냄새가 풍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변증법적유물론의 입장에서의 생명론은 원래 기계론의 계보에 속하지만, 생명현상의 계단적 구조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전체론과 닮았다. 그런데 N.위너에 의한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의 창시와 그와 관련되는 생명현상의 해명, 특히 뇌를 컴퓨터에 비유하는 견해 등의 확립은 생물체를 복잡한 자동기계로서 이해하는 데카르트적인 기계론을 강화시키고 있다. 아무튼 생명을 둘러싸고 있는 신비의 베일이 벗겨지는 날 생명을 새로이 정의하는 일은 철학자의 것이 될 것이다.
생명의 기원
태양계내에서 생명은 지구상에서만 유일하고 또 풍부하다. 복잡 미묘한 생명이 언제 어떠한 경로를 거쳐 이 지구상에 나타난 것인가? 이에 대한 접근법은 각 시대에의 생명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그것은 생물학의 진보를 반영하는 한편, 반대로 생명의 기원에 대한 연구가 생물학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상호관계가 있다. L.파스퇴르는 1862년 미생물도 역시 어버이 없이는 자연발생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생명이 어버이에서만 비롯되는 것이라면 생명의 기원은 무한히 거슬러 올라가면 시작이 없다는 모순을 깨닫게 되고 여기에 생물이 진화한다는 생각도 가미되어 생명은 어느 시점에서인지는 모르나 한번은 자연발생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차츰 확립되기에 이르렀다.
생명의 기원에 대한 오늘날의 견해의 요점은 유기물질로부터 생물로 연속된 단계를 거쳐 진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1928년 J.B.S.홀데인이 시사하고 36년 A.I.오파린이 처음으로 체계를 세웠다. 그의 요점은 무기물에서 유기물이 합성되고 이러한 유기물이 원시해양에서 처음으로 일정한 형태를 만든 것이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라는 것이다. 이러한 오파린의 생각을 일부 보완하고, 일부는 별개의 경로를 제안한 것으로는 S.W.폭스의 프로테노이드설 등이 있다. 원시해양 속에서 유기물이 생성되어 축적될 수 있다는 점에 관해서는 60년 이후의 수많은 실험 결과가 뒷받침하고 있지만, 원시생명체에서의 핵산과 단백질의 중요성이라든지, 이들 두 물질의 관계, 그리고 현재의 생물 세포의 구조는 코아세르베이트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는 등의 여러 가지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될 기본적인 문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생명 기원 학설
생물학에서의 생명에 대한 가설은 크게 다음 3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생명은 오늘날에도 무생물에서 쉽게 자연 발생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생명은 먼 과거로부터 우주에 존재했던 것으로, 지구가 생겨난 직후 지구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지구 역사의 어느 시기에 일련의 화학반응이 거듭되어 무생물적인 유기물질이 합성되었고, 그 후 물질의 진화과정에서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유기체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자연발생설
생물의 자연발생은 고대로부터 널리 퍼져있던 관념이었다. 하지만 17세기가 되어 발생에 대한 관찰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의문이 생기게 되었다. 17세기 후반 이탈리아의 레디는 날고기를 병에 담아 가제로 덮어두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고 덮어두지 않으면 구더기가 생긴다는 관찰에서 구더기는 파리의 알이라는 것을 밝혔다. 그러나 생물의 자연발생에 대한 일반적인 부정까지는 이르지 못하였으며, 그후의 연구에 의하여 복잡한 구조를 갖는 생물의 자연발생은 부정되었다. 18세기 후반이후에는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미소한 생물의 자연발생이었다. 육즙의 부패나 포도즙의 발효를 둘러싸고 푸셰와 논쟁을 벌이며 연구를 거듭하던 파스퇴르는 유기물을 함유한 액체를 멸균한 후 공기와 접촉시켜도, 공기 속의 미생물이나 포자를 적당한 방법으로 없애면(백조머리 플라스크를 이용함) '자연발생'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여 자연발생의 부정에 성공하였다.
-우주 기원설
1860년을 전후하여 생명관에 또다른 획기적 사건은 다윈이 저술한 '종의 기원'(1859)이었다. 생물진화과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구에서 가장 원시적인 생물에 이르게 된다. 그러면 가장 원시적인 생명체는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가? 생명에는 기원이 있을 것이라는 논리적인 결론과 생물의 자연발생은 없다는 실험결과 사이의 모순이 생긴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생물의 배종이 다른 천체에서 지구로 떨어져 발전했다는 설이 나타났다. 독일의 리히터가 1865년에, 영국의 W.T.켈빈이 71년에 생명의 배종을 고형입자가 우주공간에서 날아오든가 또는 천체끼리의 충돌로 생물을 부착하고 있는 파편이 우주공간으로 흩어져 날아와 지구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또 스웨덴의 물리학자 S.A.아레니우스는 원시생물이 우주에서 광압을 타고 지구에 도달했다는 이론적 가능성을 제시했다(1903, 1908). 오늘날 이 설은 부정되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여러 고에너지 방사선에 견딜 수 있는 생명체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기원설은 본질적으로 지구의 생명 기원이라는 문제가 다른 천체의 생명기원이라는 문제로 전가되기 때문에 설사 그 설이 옳다하더라도 진정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물질진화론
이것은 물질 진화의 귀결로 생명이 나타났다는 것인데, 생명의 자연발생이나 우주기원설 대신, 오늘날에는 지구의 생명은 지구에서의 유기물 진화의 결과로 생겼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소련의 생화학자 A.I.오파린이나 영국의 J.B.S.홀덴은 천문학과 지구화학 등의 자료를 모아 원시지구의 상태를 상정하고, 원시적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기물등이 어떠한 과정으로 무기물에서 발생탖는가를 고찰하여 생명기원설을 세웠다(1922). 오파린은 저서 [생명의 기원](1936)에서 단백질 생성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후에 핵산과 단백질이 한데 모인 계로 생물이 생성된다는 관점을 중요시하였다. 한편 미국의 S.L. 밀러는 오파린과 홀덴이 상정한 원시지구의 생리학적 화학적 환경을 모방한 조건에서의 모델실험으로, 유기물 합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지구가 형성된 것은 46억 년 전이고, 이어서 원시바다와 원시대기가 생겼고, 원시대기는 유리질소를 함유하지 않은 환원성을 가진 것이라 생각되고 있다. 여기서 밀러는 원시 대기권의 가상성분인 메탄,암모니아,물,수소의 혼합기체를 전극을 통하게 한 유리관 속에 봉입하였다. 몇주간의 방전에 의해 여러 단순한 유기분자가 기체상에서 분리되어 유리관 바닥에 쌓였고, 이 속에는 몇 종류의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었다. 이러한 생성물의 상당한 종류가 월석이나 운석에서 검출되고 있다. 이것은 간접적이긴하나, 생명탄생에 필요한 성분이 무생물적으로 원시지구에서 생성되었다는 가설을 뒷받침해 준다. 생성된 유기물은 원시해저 속에 축적되고, 이윽고 물질대사나 자기복제 능력을 가진 세포구조, 즉 생명이 탄생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기물에서 생명으로 발전한다는 경로는 일반적으로 믿고 있는 생각이지만,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박테리오 파지
박테리오파지는 영국의 프레데릭 W. 트워트(1915)와 프랑스의 펠릭스 데렐(1917)이 각각 독립적으로 발견했다. 데렐이 처음으로 박테리오파지라는 용어를 도입했는데 이는 '세균을 잡아먹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 감염체에 세균을 죽이는 성질이 있음을 표현한 것이었다. 발견 직후 트워트와 데렐은 선(腺) 페스트·콜레라 등의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파지를 이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파지 요법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며 1940년대에 항생제가 발견된 이후로는 연구가 중단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이 문제화되면서 파지가 치료에 이용 될 수 있는 잠재력은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수천 종의 다양한 파지가 존재하며 각각의 종은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세균을 감염시킬 수 있다. 파지는 이노바이러스나 마이크로바이러스 등의 몇몇 과로 분류된다. 다른 바이러스들과 마찬가지로 파지는 핵산으로 이루어진 유전물질 중심부를 단백질 외피가 싸고 있는 단순한 구조의 유기체이다. 핵산은 단일 사슬이거나 이중 사슬인 DNA 또는 RNA이다. 박테리오파지의 구조는 20면체의 머리에 꼬리가 있는 형태, 20면체 머리에 꼬리가 없는 형태, 필라멘트형의 3가지 기본형으로 나뉜다.
세균을 감염시킬 때 파지는 세균의 표면에 달라붙어 자신의 유전물질을 세포 내로 주입한다. 이후 파지는 용균성(lytic) 또는 용원성(lysogenic)을 띠게 된다. 용균성 파지는 세포 기구들이 파지 구조물들을 만들게 한 후 세포를 파괴하거나 용해해 새로운 파지 입자들을 방출시킨다. 용원성 파지는 자신의 핵산을 숙주세포의 염색체에 편입시켜 세포를 파괴하지 않고 세포와 함께 복제된다. 일정한 조건이 되면 용원성 파지는 용균성으로 전환될 수 있다.
파지는 20세기의 여러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최초로 연구된 파지들은 1형(T1)부터 7형(T7)으로 명명된 것들이다. 짝수형 파지인 T2, T4, T6는 바이러스 증식 연구의 모형으로 사용되었다. λ(람다), μ(뮤), M13 등의 파지는 DNA 재조합에 이용된다. ΨX 174 파지는 1977년 프레데릭 생어와 연구자들에 의해 전체 뉴클레오티드의 염기 서열이 밝혀진 최초의 유기체이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생물학이 이렇게 재밌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
간만에 들어보는 감격적인 댓글입니다. 등업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