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단기사병, 비공식의 명칭인 방위병 제도가 언제부터 없어졌는지 모르겠네요.
예전에는 그 유명한 "방위"가 있었습니다.
큰 부대에도 당연히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흔히 길 가에서 볼 수 있었던 방위가 동사무소 소속이었죠.
아마도 왼 쪽, 팔 중간 부분에 "방위"라고 되어 있는 완장을 차고 다녔지 싶습니다.
물론, 상의에도 방위라고 크게 적힌 개구리복을 입고 다녀었구요.
지금의 주민자치센터에 배정되어 근무하는 군인이라고 보면 되죠.
아뭏든 당시에 동사무소에 근무해서 그런가 방위병들을 비하해서 부를 때
"똥방우, 똥방위" 이렇게도 불렀죠. 아마도 동사무소의 "동"자를 된소리화하여 응용한 것 같네요.
(제일 왼 쪽; 병장,상병, 일병, 이병(방위) 순입니다.)
이 방위병들의 애환이 어디 한 두가지겠습니까???
얼마나 놀림감의 대상이었느냐고 하면 어린 아이들까지도 어른들 흉내를 내어 방위, 방우 했습니다.
실화 한가지를 소개드리죠.
우리 카페의 특성상 실제 지명을 사용하겠습니다.
지금의 범일동 현대백화점 건물의 자리는 예전엔 화랑가공 (=화랑염직) 공장이었습니다.
그 공장 앞에는 상당한 규모의 육교가 있었구요,
제가 그 위를 지나갈 때의 일이므로 아마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 정도였지 않나 싶네요.
당시에 지금의 문화병원과 현대백화점 정도를 막~ 방위병 두 명이 걸어가고 있었죠.
그런데 육교 위에는 저 말고도 초등학생 저학년으로 보이는 두 명의 꼬마가 있었더랬습니다.
그 꼬마들이 하던 대화와 불렀던 노래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지나가던 방위병들이 충분히 들리고도 남을 목소리로 대화를 했지요
(꼬마1) " 저기 방위간다, 방위가..."
(꼬마2) " 어디에~~..와~, 저기 진짜 방위가네..."
그, 두 분의 방위는 아이들이라 애써 못들은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선 방위 아저씨들의 반응이 별반없자 이번에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꼬마1) " 방1, 방위, 방3, 방4, 방5, 방6, 방7, 방8, 방9 (=방귀,방구)
(꼬마 둘이 같이) " 뽕~~~~~~"
이쯤되자 명색이 어른이었던 두 분의 방위아저씨 중에 고참인한듯 사람이 큰소리로..
(방위) " 이~노옴 들~..." 하면서
잡으러 쫓아 올듯이 달려오는 시늉을 하고서야 이 꼬맹이들이 놀림을 그만두고 혼비백산 도망쳤었죠.
그 모습을 물끄러미 다 지켜본 저로서는 한편 너무 우습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그렇게 차별하는 사회분위기가 못마땅하다는 생각을 했었죠.
아이들이 무얼알고 그랬겠습니까?
그냥 어른들이 하던걸 옆에서 보고 배운대로 그렇게 했겠죠.
아뭏든
방위와 관련된 서글펀 일화가 어디 이겄뿐이겠습니까? 마는 여기서 줄이고
방위병의 복무기간과 관련된 희비 한가지만 더 적고 마치겠습니다.
요즘도 현역병으로 근무하는 기간을 더 줄이느니 더 늘리느니 그런말이 설왕설래합니다.
민감한 사한이죠. 해당 당사자에겐요.
저희가 젊은 시절이었을 때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방위병 근무기간이 말입니다.
아마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그 시점이 일반적으로 18방(18개월 복무하는 방위) 방위였는데
불과 며칠 사이에 14방(14개월 방위) 제도가 신설되었죠.
예를 들어 2012년 2월 1일 기준으로 그 이전인 1월31일에 입대하는 방위는 18개월을 적용하였고
2월 1일에 하루 늦게 입대하는 방위는 14개월 방위가 되었죠.
그러니 하루, 또는 한 두달 차이로 입대한 단기사병 중에 18방이냐, 14방이냐 하며
서로 갈구고 하는 그런 역사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루어진 일인데도 때를 잘못 만나(?)
4달의 손해를 보는 입장에선 얼매나 억울했겠습니까?
그렇지만 제가 볼 때 현역은 근 1년 이상을 더 했으니 그런 심술을 부린 것은
방위에 대한 이미지만 더 나쁘게 했을 것 같네요... 이상 화기치상과 함께한 방위 이야기였습니다...^_^
첫댓글 저는 병역신체검사받을때 방위로 빠져볼라고 시력검사때 눈나쁜척하구 검사관에게 치질도 있다하구 귀도 어릴때 다쳐서 잘 안들린다 하구 별 핑계를 다대도 현역1급인가 2급인가 나와서 2년3개월동안 개고생하다 전역하였는데 전역 말년에도 저 위 고참들이 갈구는데 이거야 원(저는 그당시에 3개월 복단혜택받앗음) 고차들땜시 말년대우도 지대로 못받구...에구 신체검사 당시로 타임머신 타고가면 지금 방위 판정 받을수 있을것 같은데 ㅎㅎㅎ 나의 잃어버린 청순의 시간 되돌려줘~~~잉
저도 어린 마음에 부산에서 당시 그 가기 어렵다는 시골 산 골짜기까지 가서
1박을 하면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요, 함 빠져볼라고 만성 기관지염증을 이야기 했더니 그냥 가라고 하더군요
현역으로...^^
김일성이가 쳐 내려오지 못한 것은 도저히 그 실체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방위들 때문이었다는
믿거나말거나 설도 있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보일뿐 아니라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 의문의 노란색 사각 금속박스.......
ㅎㅎㅎㅎ......그리고 오후5시만 되면 부대를 나와 사라지니, 어디서 매복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는.....
그러고 보면 참새 시리즈, 최불암 시리즈와 함께 방위병 시리즈,,, 참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어선통제소에서 근무할 당시 야간에만 오는 방위가 있었습니다. 그때 방위병들이 하는 일들은 고참들 워카 광내고 밥하고 설겆이하고 청소하던 것이 주임무(?)였답니다. 그 시절이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