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일 마을인사 ③
- 동건 정민 호운네, 서현이네, 보경이네, 건이네, 김창숙 선생님 댁, 주산동 경로당.
밤실마을로 가는 길에 고양이 나비를 만났습니다. 나비는 밤실마을로 우리를 인도하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추측이지만 그래도 나비가 고마웠습니다.
공동육아를 하시는 밤실마을 동건 정민 호운네로 가는 길 물들다 선생님이 외출을 하셨다가 집으로 돌아오십니다. 타이밍이 참 좋았습니다. 모두 호운네 둘러 앉아 여러 가지의 과자와 모과차를 가운데 두고 이야기장을 펼쳤습니다. 요즘 세 가정의 아이들과 요리교실, 영어교실, 미술교실을 운영한다고 하셨습니다. 일화나 작품을 보여주실 때 아이의 특성을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물들다 선생님은 “아이를 바꿔서 이야기 해볼까?”라고 제안하셨습니다. 참으로 기발한 생각이었습니다. 남의 아이의 강점을 말한다는 건 정말 그 아이를 진심으로 바라봐주고 대해야 스스럼없이 이야기 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모습이 멋있고 부러웠습니다. 이야기장을 마무리 할 때 즈음에 물들다·완두콩 선생님께 마을선생님 활동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씀드리면서 시간이 언제 되시는 지 여쭈었습니다. 내일은 물들다 선생님이일정이 안되어 4시쯤 도서관에 오신다 해주셨습니다. 일정이 어찌될지 몰라 확실한 약속은 못 잡고 최선웅 관장님과 연락 주고받기로 하셨습니다. 큰 대접 받고 든든한 마음으로 주산리로 가려는데 물들다 선생님이 데려다주신다 하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주산리에서는 서현이네와 보경이네,건이네, 김창숙 선생님댁, 경로당을 다녀왔습니다.
서현이네로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서현이 부모님과 귀여운 강아지가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서현이 아버지는 엄마들 책모임에 역사공부특강을 해주신답니다. 청강하고 싶었는데 서현이 아버지께서 많이 생각하시며 준비하시는 것 같아서 그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그 모습 참 귀해보였습니다.
서현이 어머님께서 보경이네는 동화 속 같다고 말씀 해 주셨습니다. 속으로 “가보고 싶다! 궁금하다!” 라고 외쳤는데 들렸는지 서현이 어머님의 길안내에 따라 보경이네로 가게 되었습니다. 보경이네 공방에는 아이들이 만들기 활동 중이었습니다. 사뭇 진지하게 색칠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보경이 어머니께선 커피를 내주셨습니다. 공방은 옛날 집 창고로 만들었다 하시는데 아기자기하면서 따뜻하여 계속 있고 싶었습니다. 집 구경도 시켜주셨습니다. 보경이 어머니는 집이 좁다며 손님초대하기 힘들다 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좁아서 좋아보였습니다. 서로 붙어 온기를 나누고 더 가까이 눈을 마주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 곳이면서 부지런해질 수 있는 집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산리 경로당에 들려 할머니들께 인사도 드리고 절도 해드렸습니다. 갑작스럽게 찾아갔지만 친 손주 마냥 반겨주시고 응원, 덕담 해주셨습니다. 감사하였습니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부엌을 갔는데 큰 솥에 콩나물국을 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께 여기서 다 같이 식사하시는지 여쭤보았더니 그렇다 하였습니다. 반찬은 어떻게 마련하시는지, 집에서 가져오시는 지 여쭤보니 그냥 김치랑 국만 있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마을에서 행사 이외에 같이 먹을 음식을 만들어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본 지 참 오래되었습니다. 요즘은 같이 만들어 같이 먹기보다는 만들어진 것을 같이 먹기만 합니다. 또한 한 공간에서는 자리싸움도 나타납니다. 소박하게 함께 준비하고 마주하여 음식을 먹는 자리였다면 자리싸움보다는 한 수저라도 더 먹여주고 싶은 나눔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회관을 나와 도서관으로 다시 발길을 돌리면서 참 많이 웃고 나누었습니다. 마을회관 밑 뺑뺑이에서의 즐거움, 간식 나눔의 즐거움, 호수, 나무, 갈대 등 눈도 즐겁고 발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간식을 서로 먹여주는 것도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부끄러운 웃음이 났지만 지금은 훈훈해지고 기쁜 웃음이 납니다. 좋은 자세라 생각됩니다. 그런 좋은 자세를 스스럼없이 행하는 내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