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사건, 그 진실이 궁금하다

[오마이마이]

김어준 : 지난주 새로 시작한 변호사의 사법리스크 조언이 필요한 코너. 인문의 시선에서 정치를 논하다, The살롱 두 번째 시간입니다. 전우용, 김태형, 류근, 강유정 네 분의 멤버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혹시 지난 방송을 주변에서 듣고 반응들이 좀 있었나요?

김태형 : 네, 아주 좋아하던데요.

류근 : 뭐, 전국의 그 술꾼들이 다 열광하던데. 시 쓰는 선배가 모처럼 화면에 나온 제 머리카락 상태를 본 다음에 토치에 그슬린 개털 같다고 그랬습니다.

강유정 : 시적이네요.

류근 : 사실은 염색 샴푸 부작용입니다. (웃음)

강유정 : 댓글을 캡처해서 많이 보내주시더라고요. 이런 반응들이 있다, 라고 해서 아, 그렇구나.

김어준 : 변호사들한테 연락 없었어요? (웃음)

강유정 : 아직은. (웃음)

김어준 : 지난주는 윤 대통령, 왜 그렇게까지 친일 행보를 하는가? 였는데 이번에는 대미외교,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도청 사건이 터졌는데 왜 이렇게 저자세일까.. 이 주제로 일단 분석 들어가 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왜 이렇게까지 미국에 저자세인가, 굴종적인가.

전우용 : 지난 시간에 이른바 한국 기득권층의 토대에 친일 세력이 있다고 말씀을 드렸죠.. 1949년 광복절에 제1회 건국공로훈장 수여식이 열립니다. 이때 건국공로훈장을 받은 분이 대통령 이승만, 또 한 사람은 부통령 이시영이었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주고 자기가 혼자 받긴 좀 민망했던지 부통령 이시영을 끼워 넣었어요. 그리고 두 번째 건국공로훈장 수여식이 이듬해 3.1절 기념식이 미국에서 열립니다, 그리고 그때 12명이 훈장을 받아요. 한 명은 영국인 어니스트 베델, 나머지는 11명의 미국인인데 그중에 우리가 아는 사람은 알렌하고 헐버트 밖에 없어요. 나머지 9명은 도대체 누군지를 알 수가 없어요.

김어준 : 미국인들이 한국을 건국했다는 거예요?

전우용 : 그렇죠. 훈장을 준 사유도 그래요, 이승만 요청으로 강연을 해주었다,  뭐 유려한 문체로 글을 써 주었다, 어떤 사람은 이승만 박사의 정신적 지도자였다. 이런 게 이제 건국공로훈장을 주는 이유였던 거예요. 우리나라 최고 훈장이었어요, 대한민국의.

김어준 : 나라를 세우는 데 도움을 줬다는 거 아니에요.

전우용 : 그렇죠. 그리고 이승만 정권 말까지 6.25를 겪었기 때문에 밴 플리트 유엔군 사령관이라든가 장개석, 당시 자유 중국 총통, 그다음에 셀라씨에, 이티오피아 황제 이런 사람들한테 주었는데 한국 사람은 한 명도 더 안 줬어요. 한국 사람은 1960년까지 건국공로가 있다고 공식 인정받은 사람은 이승만, 이시영 딱 두 사람뿐이에요.

이게 뭐냐면 대한민국은 이승만과 미국 덕에 건국된 나라이고 독립운동가가 기여한 바는 전혀 없다는 이런 상징성인 거죠. 그럼 왜 이렇게 돼버렸느냐, 친일 기득권 세력들은 독립운동에 누군가 뭔가 기여한 게 있다고 그러면 좀 부끄럽잖아요. 자기는 친일파 노릇했는데 목숨 걸고 독립운동한 사람들이 우리나라 건국과 독립에 기여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게 부끄러우니까 독립 운동사를 우리 역사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던 거죠.

여기에 독립운동은 나 혼자 했다고 주장하고 싶은 이승만의 의도가 맞아떨어져서  이런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진 거에요. 1950년대까지 초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이게 기본 명제였어요, 대한민국은 미국과 이승만 덕에 건국되었다. 그러다가 이게 친일 기득권 세력들이 공유하는 주장이 돼버린거죠.

김어준 : 갈아탄 거네요?

전우용 : 그렇죠.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본래 자기 민족을 멸시하고 힘 있는 외세를  숭배하는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친일했던 것이고  똑같은 논리에서 친일을 하면서도 일제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했던 것이고요. 6.25 전쟁을 겪으면서 이게 더 심해졌던 것이죠.

김어준 : 윤석열 대통령은 그 시절 사람이 아니잖아요.

전우용 : 그게 한국 기득권층의 첫번째 기본적인 역사 인식이라고 말씀을 드렸고,

두 번째로는 윤석열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한국 외교가 대한제국 시대는 뺀다 하더라도 적어도 냉전체제가 해체된 이후로는 다양한, 다각 외교의 경험들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줄을 타야 되는지 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되는지 통일부나 외교부 차원에서 많은 고민들이 있었겠죠.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여기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알려는 의지도 없다는 데 있는 거 같아요.  알려는 의지도 없지만 배우지를 않았기 때문에

김어준 :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전우용 :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면, 모를 때도 해야 되는 일이 있을 때가 있어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일을 해야 된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겠어요. 내가 모르는데 어떻게 해.

류근 : 주변에 자문을 구해야죠.

전우용 : 자문을 구하는 거는, 좀 알아야 자문도 구하는 거고요. 전혀 모를 때는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거예요.

류근 : 아, 시키는 대로.

전우용 : 근데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뭘 시킬 사람은 대한민국에 없잖아요.

류근 : 있죠, 두 분.

전우용 : 아, 뭐 몇 분 있을 수는 있겠죠. 근데 미국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중간은 간다는 정도의 생각을 갖게 된 거 같아요.

김어준 : 아, 큰형님이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해도,

전우용 : 그렇죠. 우리가 러시아 눈치보고 중국 눈치보고 이러면서 일을 처리하는 건 어렵고,

김어준 : 안 그래도 외교 모르는데 복잡하고.

전우용 : 그랬다가 미국이 시키는 대로 못 하면 이상해지니까 이게 두 번째인 거 같고요. 세 번째로는,

김어준 : 세 번째가 있어요?

전우용 :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예를 들어서 이번 도청 건만 해도 방송 내용, 대통령실의 반응을 보면 우리가 도청하다 들킨 거 같아요. 딱 보면 그래요, 미국이 도청한 것을 대신 변명해 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도청하다 들켜서  어떻게 덮을까 수습하려고 하는 거 같아요. 왜 이 정도일까. 그게 궁금한 거죠,

사실은 헌정사상 우리 정부가 친미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친미 아닌 정권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그걸 기본 베이스로 해서 외교 다각화나 북방 외교나 남방 외교나 이런 얘기를 했지, 친미에서 벗어난 적이 없단 말이에요.

근데 그걸로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반응이 지금 나오는 거는, 예컨대 NSC 회의록, 이게 유출됐다고 얘기하는데 그거보다 훨씬 심각한 무엇인가가 있지 않았겠느냐, 이걸 어떻게든 덮어야 되겠다.

김어준 : 상식으로 이해가 안 되니까 뭔가 큰 거, 잡힌 거 아닌가? 이렇게 이제 추정하시는 거 같은데. 자, 김태형 멤버..

김태형 : 집단 심리, 개인 심리 차원에서 사대주의라든가 뭐 강대국을 추종하는 문제는 저번에 말씀드렸고요. 오늘은 이 미국과 윤석열 일당의 관계가, 심리적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 동맹 관계가 아니에요. 노예주와 노예 사이 관계라고 보면 맞습니다. 심리적으로,

김어준 : 노예,

김태형 : 네, 심리적 측면에서 보자면. 그러니까 이럴 경우에 노예주는 평소에  노예를 채찍질 하면서 부려 먹지 않습니까? 어느 날은 엄청나게 세게 때렸어요, 그럼 노예가 노예주한테 “야, 이번에는 너무 아프잖아, 이 자식아..” 이렇게 항의를 할 수 있을까요? 못 합니다.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양자 관계가 어떠냐가 반응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 관계가 굳어져 있기 때문에 저항을 못 하죠, 절대. 그다음에 윤석열 대통령의 개인적인 심리 차원에서 보더라도 미국을 두려워하는 동시에 숭배한다는 말입니다. 이 두 가지가 다 있어요.

김어준 : 공포와 숭배가 다 있다?

김태형 : 네. 그래서 제가 항상 걱정하는 것이 그냥 무서워만 하면 좋은데, 숭배하고 찬양하고 동일시하려는 증상까지 있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씀을 드렸던 건데요. 이렇게 되면 도청을 당했을 때 반응이 일반인과 틀려요. 일반 사람들은 예를 들어 직장 상사가 우리 집을 도청했다, 이러면 화가 나거든요. 인권 침해라고.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내가 뭐 실수한 거 없었나? 혹시 형님한테 잘못한, 내가 말 실수한 거 없었나? 이런 걸 걱정할 사람이라는 거죠.

김어준 : 아, 내가 혹시 미국한테 욕한 건 없나?

김태형 : 네, 그렇죠. 혹시 책잡힐 건 없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더 내가 잘해야 되겠다. (웃음) 더 조심하고 잘해야 되겠다. 이런 식으로 더 굴종적으로 변합니다, 무서우니까.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오히려 더 미국에 대한 숭배심이 커질 수도 있어요. 이야, 역시 미국 형님들은 못 하는 게 없어. (웃음) 전지전능하셔. 내 모든 걸 다 위에서 내려다보고 계시는구나.  잘해야 되겠다, 이런 쪽으로 되기 때문에 이 사건이 저는 한미 정상회담에 한국한테 불리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봅니다. 그다음에 윤석열 대통령이 힘을 중심으로 판단을 한다고 계속 얘기했는데요. 이 힘에 대한 판단이 굉장히 주관적이고 비합리적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류근 : 네.

김태형 : 이 권위주의적 성격자들은 합리적 사고를 못 해요. 쉽게 얘기하면 세상을 힘이 있냐, 없냐.. 이거로만 본다는 얘기는 결국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못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천공 같은 사람도 힘이 있다고 보는 거죠. 우리가 볼 때는 힘이 없거든요. 아, 저놈 저거 바보 아니야, 이러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아, 힘이 센 사람으로 느낀다는 말이에요, 그렇게 비합리성이 있어요. 또 한 가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식수준과 지적 능력이, 힘을 가진 존재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겠죠? 근데 윤석열 대통령은 고등학교 이후에는 공부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죠.

김어준 : (웃음) 법률 공부를 많이 하셨죠, 법률만.

김태형 : 그렇죠. 법 공부만 했지, 지금 국민들이 충격 받는 것 중에 하나가 판검사  출신들의 무식함.

류근 : 네.

김태형 : 네, 많은 충격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근데 이 사람들이 왜 그러냐면 고등학교 때까지 밖에 공부를 안 해요. 그 이후에는 공부를 안 합니다. 대학교 합격하면 노는 거죠, 그때부터. 그리고 법률 공부만 하고.

김어준 : 그런데.. (살다가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분들 앞으로 끌려간다는 게 문제입니다. (웃음)

전우용, 김태형, 류근, 강유정 : (웃음)

김태형 : 윤석열 대통령의 수준은 딱 그 시절에 멈춰있는 것 같습니다.

김어준 : 네. 자, 여기까지만 듣고요. 자, 류근 멤버님?

류근 : 김태형 박사님 말씀하고 비슷한 맥락 같은데, 작년에 돌아가신 소설가 이외수 선생하고 제가 소문난 술친구인데 그분이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생시에도 늘 말씀하시는 게 우리나라의 소위 어쭙잖은 먹물들, 어쭙잖은 지식인들의 공통점은 폭력에 대한 공포와 동경이 공존한다, 그런 겁니다.

김어준 : 아, 같은 맥락의 말씀이시네요.

류근 : 네. 아주 비겁하기 딱 좋은 구조라는 거죠. 근데 요즘 윤석열 정부의 외교 문제만 나오면 따라 붙는 해시태그가 있는데 ‘강약약강’이라는 거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이런 겁니다. 근데 지금 대통령실 도청 사고 이후에 미국 편들면서 국민들 협박하는 관료들 보면 딱 이런 사건이 떠오릅니다. 좀 죄송하고  불행한 사례가 되겠는데..

의붓아버지가 미성년자 딸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하고 있는데 친모가 “아니다, 니 아빠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니 아빠는 좋은 사람이다, 어디 가서 절대 발설하지 마라, 니 아빠 없으면 우리는 굶어 죽는다..” 이렇게 딸에게 더 큰 상처를 줬던..  그 정말 천인공노할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경악을 금치 못 하게 만들었던 그 의붓아버지 성폭행 사건.. 이게 딱 떠오릅니다.

이건 다 병든 상태라는 거죠. 모두가 병든 상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에 자기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고 말해서 공전의 히트를 쳤잖아요? 사실 그 발언 때문에 대통령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드는데.

김어준 : 출발점이라고 할 수도 있죠.

류근 : 네. 근데 생각해 보면 이 분은 말이죠, 자신을 뭐 지역구 조폭 내지 양아치로 생각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일본을 무슨 전국구 중간보스? 미국을 전국구 큰형님? 이렇게 인식하고 있는 상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데 아주 비겁하게 굴종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 하는.. 아주 괴상한 심리가 느껴진다는 겁니다.

이게 다 폭력에 대한 공포와 동경이 양립하면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가지고 소름이 끼친다는 겁니다. 근데 항상 국민들한테는 호통치고 윽박지르는 의붓아버지처럼 굴잖아요? 미국과 일본은 강한 존재고 국민은 약한 존재다, 이렇게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큰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이래서 일찍이 이성복 시인이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이 상태를 시인은 원래 예언자적 존재니까요, “모두가 병 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다..”

김어준 : 서로 아픈 줄도 모르는 거예요, 말하자면?

류근 : 이거 정말 상당한 큰 모순이죠. 정말 병 들었는데, 우리가 다 병 들었는데 지금 보면 대통령도 병 들었고, 측근들도 병 들었고, 관료들도 병 들었고 국힘당 의원들, 계속 미국 쉴드 치는 이분들도 병 들었는데, 아무도 아픈지를 모르고 아파하지 않습니다. 국민들만 아파하고 있어요. 지금 그런 상태인 것 같습니다. 지금 치유가 상당히 시급합니다.

그리고 제가 미국한테도 한마디를 조금 더 하고 싶어요. 우리한테 동맹, 혈맹, 우리가 지금 믿고 있는데 그 맹자라는 것이 아주 싱겁기 짝이 없게 맹세할 맹자인데 사실은 그 약속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거든요. 약속이라는 것은 신의, 신뢰, 신의를 전제로 하는 겁니다. 지금 그들이 우리를 어떤 상대로 바라보고 있는지.. 정말 맹(눈먼)으로 바라보고 있는 건지, 우리만 맹(눈먼 채로)하게 맹종하고 있는 것인지 한번 따져 묻고 싶습니다.

김어준 : 미국이 이 방송을 듣지는 못 했을 거예요, 아마. (웃음) 앞으로 영어로 준비해 주시고. (웃음) 자, 우리 강유정 멤버님.

강유정 : 일단 첫 번째 드는 생각은 조건 반사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김어준 : (웃음)

강유정 :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미국이라는 대상에 대해서는 크고 두려운 존재,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도 하지만 그렇게 각인을 시키고 싶은겁니다, 사람들에게.

류근 : 여전히 자아는 없군요.

강유정 : 네, 일단 자아는 없는 상태인 거죠. 그 말씀의 연장선상에서 자아가.. 내적 지지대가 없기 때문에 외부적 인증 작용을 통해서 계속 자기 힘을 반사적으로 보여줘야 돼요, 반사판처럼.

김어준 : 아, 반사판.

강유정 : 네, 그래서 미국이라는 힘을 오히려 자기한테 외재적인 어떤 인증작용의 근거로 좀 활용하고 있고,

김어준 : 아, 반사판인 거예요, 본인이?

강유정 : 그렇죠, 그러니까 반사판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의심하지 마라, 내 말이 맞다 그리고 전혀 위조 없다..”라는 말은 마치 사이비 교주가 “내 말에 대해서 의심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나를 믿지 않는 자다, 위험한 자다, 사탄이다..”까지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수리남에서도 “사탄이야..” 막 이런 말이 나오는 것처럼.

근데 이게 좀 기원을 올라가서 좀 보자면 한나 아렌트가 쓴 전체주의 기원을 보자면 이런 말이 나와요. 전체주의 정부 지도자들이 자기무오류성이나 절대 권력같은 자신의 작은 이익을 위해서 더 큰 국가, 인간, 경제, 군사 등의 모든 이익을 포기할 정도..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저는 지금 우리 외교 상황이 한나 아렌트가 그 당시 전체주의의 등장을 보고 썼던 전체주의의 기원이라는 그 상황하고 너무 똑같은 거예요.

그들은 거짓말을 일삼는다는 표현도 나오거든요. 왜냐하면 내 작은 권력이나 나는 무오류다, 이걸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큰 위험도 자초할 수 있다, 그게 가장 큰 이익이기 때문에 국익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거든요.

김어준 : 아, “내 말이 맞잖아..” 이걸 입증하기 위해서.

강유정 : 내가 제일 중요한 거예요. 그게 중요하기 때문에 국익이라는 개념, 국민, 인민 그리고 모든 중요한 경제적 가치들도 다 버릴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는 겁니다.

김어준 : 아, 그거 진짜 위험하다.

강유정 : 한나 아렌트가 이미 얘기했습니다. 전체주의의 기원.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전체주의적으로 가고 있는지를, 이런 사태들이 보여주는 거 같아요.

류근 : 아니, 지금 전제를 하고 있는 거예요.

강유정 : 아니, 그거는 디폴트값(기정 사실)입니다. 오늘 또 얘기하기가 어려우니까요. (웃음)

김어준 : 자, 대통령도 하고 저희가 대통령 부인도 연속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 부인도 또 짧게 해봐야 되겠습니다. 대통령 부인 관련해서는 저희가 뭘 이해하고 싶냐면 일단 사진 좀 띄워봐 주세요.

자, 개사과 사진 이거 전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 했었거든요. 다음 사진 띄워주세요. 캄보디아 가서 그 로타라고 하는 청소년 안았던 장면도 논란이 됐죠. 다음 장면. 한국에 와서는 또 이렇게 14세 청소년을 이렇게 안고.. 그다음 사진 보여주세요. 그다음에 이거는 수산시장에 가서, 이렇게 큰 대게를 보고. 대게 이름은 뭐예요? 큰돌이라고 해야겠다. 여기까지만 했으면 그나마, 이야, 모든 생물에 대해서 애착이 있나 보다 했는데 이거를 이제 댁에 가져가서 쪄 드셨거든요. (웃음)

그러니까 도대체 이 감수성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도대체 어떤 감수성인가. 보통 내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감각하고 비추어서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할 텐데 어디 비출 사람이 잘 없거든요. 이 감수성 이 장면들 중에 딱 잡히는 장면 하나 가지고 감수성을 좀 해설 해 주십시오.

류근 : 저기 포항 죽도시장 아닙니까, 그 대게. 딱 사진보면서 저 분한테 가면 전 국민이 다 아는 명시가 이렇게 변합니다. “내가 그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대게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큰돌이 대게찜이 되었다..”

김어준 : 대게찜이 되었다. (웃음)

류근 : 이런 겁니다. 그다음에 또 시심이 넘치시는 분이에요. 이름까지 지어주고 팔지 말라고 했다가 금방 돌변해가지고 이거 저거 우리 대통령 아저씨 갖다 줘야 되니까 달라고 하잖아요. 두 마리 더 포함해가지고.

김어준 : 두 마리 더. (웃음)

류근 : 저는 뭐 도대체 뭐라고 설명하기가 참 곤란한데 이거는 뭐라고 할까요? 왜 저분이 우리가 뭐 다 가지고 있는 사진첩 같은 걸 보면 자기의 지금 삶의 외관상 흔적이 있거든요. 근데 저분 같은 경우는 아무리 뒤져봐도 지금 자기의 삶의 흔적이 하나도 없을 것 같아요. 그런 것에서 느끼는 공포감과 어떤 공허감 같은 것들이 저렇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사랑받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존재고, 나는 사랑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그런 존재야, 라는 걸 끊임없이 저렇게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 하는 그런 욕망..

김어준 : 아, 내가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남들한테 보여줘야 되는 거예요?

류근 : 자꾸 뭘 생각하니까, 자꾸 오드리 헵번이든 뭐 누구죠 또.

김태형 : 재클린.

류근 : 재클린 케네디든 뭐 자꾸 이렇게 표절이라도 해가지고.

전우용 : 로타 사진을 비롯해서 지금 많은 사진에서 보면 그 구도와 표현 방식이 르네상스 시대 종교화 같아요.

김어준 : 그래서요.

전우용 : 그러니까 지금 대표적인 게 로타 사진 저거는 완전히 피에타 오마주처럼.

김어준 : 아, 그렇죠.

전우용 : 완전 피에타의 오마주예요. 피에타나 이제 뭐 다른 사진, 제가 두드러지게 본 것은 이제 트렌치코트 입고 쓰레기봉투를 든 여인, 그런 사진 같은 거였는데,

김어준 : 그 사진 준비돼 있으면 잠깐 띄워봐 주세요.

전우용 : 근데 그런 사진을 보면서 그 사진에서 중세 르네상스 시대에 그 성화와 구별되는 가장 두드러진 이질성은 주인공의 의상과 화장이었어요. 그러니까 제가 그런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감성은 아, 이분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중세의 성인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이 있고..

류근 : 아, 성녀

전우용 : 네. 동시에 이제 현대의 대중 연예인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이 같이 있는데,

김어준 : 두 개가 짬뽕.

전우용 : 두 욕망이 서로 타협할 수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팽팽한 긴장감이 화면에 가득 차 있는 거예요.

김어준 : 팽팽한 긴장감. (웃음)

전우용 : 그래서 어색하죠, 보기가.

류근 : 외로워서 그런 거 아니에요.

전우용 : 대부분의 사진이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더라고요.

김태형 : 개사과 사진 보면서 느낀 점인데요. 김건희 씨가 자기가 동물 사랑을 한다. 동물에 대한 감수성이 뛰어나다. 이렇게 자랑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동물이 학대당하는 장면을 보면 3박 4일 동안 뭐 잠을 못 잔다고 거짓말을 하셨는데.

전우용 : (웃음), 류근 : (웃음)

김태형 : 정작 저 사진을 보면 자기가 키우고 있는 개를 도구화시키고 있어요. 그러니까 국민들한테 뭔가를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서 자기 개를 이용한 거 아닙니까. 근데 제가 개를 키우고 있다면 그런 데 이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키우고 있지만 오히려 아끼지. 그런데 개를 이용했다, 라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사실 개를 사랑한다면 개가 어떤 걸 원하는지 개의 본성이 뭔지 이런 걸 알고 배려해 줘야 되지 않습니까? 그게 사랑인데. 김건희 씨는 자기중심적이에요. 그러니까 개한테 사과를 주면 개가 좋아하겠습니까? 이거는 채식주의자한테 육회 주는 거거든요.

김어준 : (웃음)

김태형 : 그러면 개 입장에서는 열 받죠. 그리고 또 설사 개가 사과를 좋아하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는데 간혹.

류근 : 우리집 개가 그럽니다. 슬라이스 해서 잘라줘야 됩니다.

김태형 : 통으로 주면 안 돼요. 개의 입장은 하나도 배려하지 않은 거예요.

강유정 : 김건희 씨의 일생 자체가 (타자의) 도구화라는 게 여기 사진에도 투명된다고 봐요. 왜냐하면 사람들도 아마 내게 이득이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도구화 하면서 많이 만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보게 됩니다. 근데 이 사진들을 보자면 특히 로타 사진과, 큰돌이 같은 경우, 그냥 자기 도구화로 사용하고 있죠, 자기를 빛내기 위한. 그래서 그때 당시에 반사판이 있었다, 없었다, 라는 굉장한 논쟁이 있었고 그거 때문에 소송까지 갔잖아요. 가장 큰 반사판이 저는 로타라고 생각해요. 그 아이는 아이로서 공감과 연민의 그 대상으로 생각한 게 아니라 나를 빛나게 해 줄, 나의 대단한 신성함.

김어준 : 아, 로타가 반사판이었다.

강유정 : 그럼요. 이걸 가장 나를 빛나게 해 주는 캐릭터로 활용한 거죠. 그러니까 오브제로 활용할 뿐이지, 그 주변에 아무도 진짜 대자적인 인과관계를 갖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요.

말을 하거나 해도 될텐데.. 이런 건 왜 하지 않을까, 지금 충분한 권력이 있는데. 이미지를 통해서만 자기가 훨씬 더 원하는 이미지를 총으로 쏘듯이 슈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말은 오히려 자제하면서 사람들이 이미지는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아는 거죠..)

2023/04/14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