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 3막14장 (4부)
"신문팔이"
지금은 생소한 알바 다.
조간이나 석간신문을 길거리에서 좌판진열대에 놓고 판매하거나, 아님 직접 고객들한테 신문을 파는 전형적인 알바 이었다.
나는 문뜩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였다.
용돈이나 불어 부모에게 효도하게 신문팔이나 해볼까
그렇다고 길거리 배회하며 신문을 팔만한 배짱은 없었고 고민끝에 나는 독립문 옆에 위치한 석간 신문배급소를 몇몇 친구들과 찾아가게 되였다.
3층에 위치한 신문 배급소는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갑자기 중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들어오니 보급소는 우리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학생들이 이곳엔 무슨 일이냐? "
배급소의 책임자 같은 나이들어 보이는 분이 물어보았다.
우리들은 머뭇거리다 용기를 내여 대답하였다.
"방과후 신문배달하여 용돈을 벌고 싶어 왔읍니다."
그러자 배급소 책임자는
"이런 일은 해보았니?"
하고 묻자
"아니요 이런일은 처음 입니다."
"그럼 이곳은 어떻게 알고 왔니?"
"저희는 건너편 영천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입니다.
지나가다 신문배급소가 보이길래 들어온것입니다."
라고 답하였다.
우리는 모두 부동자세에 면접보는 사회 초년생처럼조바심에 침이 마르고 있었다.
"어리게 보이는 학생들이 기특하군먼
그런데 일이 힘든데 너희들이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닙니다.
일만 맡기신다면 열심히 일하겠읍니다."
라고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대답하였다.
"그래"
한참 고민하던 배급소 책임자는
"그럼 지금 한번 같이 나갈볼래
석간신문 배달시간이라 너희들도 동행하여 길도 익히고 신문 배달 요령도 알아야 하니"
순간 우리는 대답하였다.
"네 한번 해보겠읍니다"
그리고는 우리들에게 처음이니까 50부씩만 들고 나오라 하였다.
우리는 가방을 신문 배급소에 맡기고 모자를 눌러쓴채 보급소 책임자를 따라 나섰다.
책임자는 학교 건너편 인왕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차가 다는길이 아닌 사람들만 다니는 좁은 골목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계단은 왜 그리 많은지 숨이 헐떡거렸다.
땀이 나오기 시작하고 책임자가 무어라 그러는지 아무 소리도 들리질 않았다.
[ 아이코 힘들어.
용돈이건 뭐건 도망가고 싶다.]
한시간전 패기는 사라지고 발에 기운이 빠졌고 말도 않되는 이곳을 탈출하고 싶었다.
허름한 판자집의 문패 외우기도 힘들고
계단 오를시 들리던 개짖는 소리에 놀라기도 하며 우리는 인왕산의 판자집 골목길을 헤집고 다니다 신문50장을 다 배송하고 만다.
"그래 할만하니?"
배급소로 돌아온 책임자는 물한잔 권하며 물어보았다.
"네,
할만 합니다."
라고 답하고 부리나케 배급소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다음날
우리는 배급소 근처에 얼씬도 않하였다.
무악재 고개옆 "인왕산"
옛날에는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그산을
겁도 없이 신문배달 한다며 뛰어다닌 그시절이
엊그제 일처럼 느껴지는것은 왜일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