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Puccini) 오페라 <나비부인(Madam Butterfly)> |
■ 개설 프랑스 해군 장교였던 피에르 로티는 동양에서 근무가 끝난 후 파리로 돌아가 동양을 소재로 한 <국화부인(Madame Chrysantheme)>이라는 소설집을 발간하여 인기를 끌었는데, 그것은 당시 일본이 개항한 국제항구 나가사끼에서 있었던 프랑스 해군 장교와 현지 게이샤와의 계약 결혼을 다룬 것이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변호사였던 존 루터 롱의 여동생이 선교사 부인으로 나가사끼에 가 있다가, 일본에서 자신이 들었던 이야기-즉 어떤 게이샤가 사랑에 실패하고 음독했다는-를 롱에게 들려주었다. 롱은 그 일화에서 착안하여 로티의 프랑스 소설을 배경으로, 여동생이 제공한 사건을 덧붙여 <나비부인>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통속 잡지에 발표했다. 이 소설을 읽은 미국의 극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는 이것을 희곡으로 만들어서 1900년에 뉴욕 무대에서 연극으로 올렸다. 지금 우리가 오페라에서 감탄하는 몇 장면들, 즉 허밍코라스 대목이나 나비부인이 꽃단장을 하고 밤새 기다리는 장면 등은 바로 그의 아이디어이다.
■ 요약 원작 : 데이비드 벨라스코의 <나비부인(Madam Butterfly)> 대본 : 루이지 일리카, 주세페 지코사 초연 : 1904년 2월 17일, 밀라노 스칼라 극장 등장 인물 초초상 (나비부인_소프라노) 스즈키(나비부인의 하녀_메조소프라노) 핀커튼(미국 해군 중위_테너) 샤플레스(나가사키 주재 미국 영사) 고로(중매쟁이)_바리톤) 본조(나비부인 삼촌, 승려_베이스) 야마도리공(나비부인에게 구혼하는 일본 귀족_바리톤)
때와 장소 : 19세기 후반(1895년 청일전쟁 당시), 일본의 나가사끼 |
● 주요곡 감상 ▬ 어떤 갠 날(Un bel di vedremo) : 2막 초 ‘초초상(나비부인-소프라노)’ 상단에 항구를 내다보며 3년간이나 핀커튼을 기다리며. “맑게 갠 어느 날 하얀 연기와 함께 흰 배를 타고 그가 올 거야. 멋진 그가 날 부르며 길을 올라 올 때, 난 대답을 않고 숨을 거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몰라…. 그런 날이 꼭 올 거야!“ ● 그리그의 ‘페르퀸트’에서 젊을 때 떠난 페르를 기다리며 할머니가 된 솔베이지가 부르는 <솔베이지의 노래>와 어쩌면 이렇게…….
▬ 사랑의 2중창 : 2막 초 ‘초초상, 핀카튼) (7:47) ▬ 꽃의 2중창 : 2막 말 ‘초초상, 스즈키’ (5:26) ▬ 허밍코라스 : 위에 이어서. (3:12) ★★★ |
▲ 제1막 나가사끼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일본집의 정원 나가사키에 주둔하는 미 해군 대위 핀커튼(Pinkerton)은 주위의 권고도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가사키에 있는 동안 현지처를 두기로 한다. 결혼 전인 핀커튼 대위는 중매쟁이 고로(Goro)의 소개로 열다섯 살의 꽃다운 게이샤 조초 상(Madama Butterfly;Cio-CioSan;蝶蝶橡)을 만난다. 핀커튼은 동거만 하려고 생각했는데, 조초 상 측에서 반드시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몰락한 귀족 가문의 여식으로 먹고살기 위해 게이샤 노릇을 하고 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정당한 예식도 없이 결혼했다고 고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드디어 결혼식 아침이 밝는다. 핀커튼 대위의 친구인 나가사키 총영사 샤플리스는 더 신중하게 생각해 결혼을 결정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핀커튼은 결혼식 날이니 축배나 들자면서 자신은 얼마 뒤 미국에 가서 사귀던 여자와 정식으로 결혼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핀커튼은 조초 상과 결혼하는 것은 식을 올리자고 하니까 하는 것일 뿐, 그저 재미만 보면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 어린 신부 조초 상이 게이샤 친구들과 함께 도착한다. 그녀는 자기가 핀커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하면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입니다…”라고 노래한다. 조초 상은 미국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기독교로 개종까지 한다. 결혼식이 간단한 절차에 따라 끝나고, 사람들은 축배를 나눈다. 영사와 공증인이 돌아간다. 그 때 초초상의 삼촌인 본조(불교 승려)가 그녀가 개종한 것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면서 “너는 조상과 친척들을 버렸다‘고 소리친다. 이에 친지들도 모두 그녀를 비난하자, 핀커튼은 ”여기는 내 집이니 다나가라“고 소리쳐 그들을 내쫒는다. 이제 무대에는 초초상과 핀커튼 드 사람만 남는다. 주위는 조용해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고 핀커튼이 그녀를 안으면서 노래를 시작한다. 초야의 사랑의 2중창인 <저녁은 다가오고(Vieni la sera)>이다. 무려 16분에 달하는 긴 2중창이다.
▲ 제2막 3년 후 같은 장소 3년이 흐른다. 하녀 스즈키(Suzuki)는 미국으로 떠난 핀커튼이 다시는 올 것 같지 않다고 걱정이다. 그러나 조초 상은 아무 소식도 없이 3년이 지났건만 언젠가 핀커튼이 “나비야!”라고 부르며 나타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이때 부르는 아리아가 저 유명한 「어떤 갠 날(Un bel di vedremo)」이다.
미국으로 간 핀커튼은 케이트(Kate)라는 아가씨와 결혼했다. 샤플리스는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조초상에게 차마 얘기하지 못한다. 핀커튼이 샤플리스에게 편지를 보낸다. 조초상이 아이를 낳았다고 하는데 자기 자식이니 미국으로 데려와 기르기로 케이트와 합의했으며,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며칠 뒤 케이트와 함께 일본으로 오겠다는 내용이다. 영사 샤플레스가 핀커튼의 편지를 초초상에게 읽어 나가는 대목이 “편지의 2중창“ <친구여, 보시오(Amico cercherete)>다. 그날 오후에 항구에서 대포 소리가 들린다. 핀커튼의 배가 도착한 것이다. 조초상은 오매불망 그리던 꿈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마당을 쓸고 청소하며 꿈에도 그리던 낭군이 당장이라도 달려올 것 같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얼마나 참고 견뎌온 괴로운 시절이었던가?
중매쟁이 고로는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돈 많은 야마도리의 후실로 들어가라고 성화를 부리지 않나, 이웃 사람들은 양놈의 자식이라면서 자기 아들을 업신여기지 않나, 조초상에게는 눈물의 3년이었다. 그녀는 사랑하는 핀커튼을 만나면 무슨 얘기부터 할까 생각하며 마치 소녀처럼 들떠 있다. 그녀는 스즈키와 함께 마당에 꽃을 뿌리고 낭군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스즈키와 함께 ”꽃의 2중창“ <벚꽃가지 흔들어 꽃잎을 깔고(Scuoti quella fronda)>를 부른다. 초초상은 정성껏 화장을 하고 결혼식 때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녀와 스즈키는 아이도 단장을 시키고, 방문의 창호지에 세 개의 구멍을 내고 가만히 앉아서 언제 올지 모르는 핀커튼을 기다린다. 그 들이 밤을 새우면서 기다리는 동안 달빛이 방을 비추어 그들의 그림자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고, 이때 멀리 부두에서 합창이 들려온다. <허밍 코러스>로 잘 알려진 이 합창은 일종의 노동요로, 낮에 힘들게 일했던 어부들과 부두 노동자들이 밤 부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그들의 애환을 노래하는 것이다. 멀리 불이 반짝이는 항구의 정경과 어울려 꿈처럼 아름답게 들린다. 가사 한 줄 없는 곡이 이렇듯 유명해진 예는 일찍이 없었다.
▲ 제3막 조초 상은 마루에 꿇어앉아 밤새도록 뜬눈으로 핀커튼을 기다린다. 허밍 코러스는 초초상의 간절한 마음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마침내 샤플리스가 핀커튼과 함께 언덕 위의 집으로 들어서고, 양산을 든 케이트가 그들의 뒤를 따른다. 조초상과 핀커튼의 감격적인 만남도 잠시뿐, 케이트를 본 조초상은 불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저 여자가 아들을 빼앗으러 왔다고 생각한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초초상의 희망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그녀는 손도 쓰지 못하고 파란 눈의 아들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운명을 생각한다. 초초상에게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다. “명예를 잃고 사는 것보다 명예롭게 죽는 편이 낫다”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며 초초상은 케이트에게 5분만 아들과 보내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초초상은 방으로 들어가 세 살배기 아들 트러블(Trouble)의 눈을 가린 뒤 병풍 뒤로 들어가 칼로 자결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는 성조기를 흔들며 마냥 즐거운 모습이다. 방에서 초초상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자 불길한 예감에 핀커튼이 뛰어 들어가지만 초초 상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변해 있다. 핀커튼은 그제야 자신의 잘못으로 한 여인이 한 많은 목숨을 끊었다고 자책하며 쓰러져 ‘나비야, 나의 나비야!(Butterfly! Butterfly!)’를 흐느껴 부른다. 어머니의 주검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샤플리스가 아이를 안고 돌아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