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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5일 성탄절 예배 설교
제목: 누가의 예수 탄생 이야기
https://youtu.be/C0dhYq_c4sk?feature=shared
마리아가 이르되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
능하신 이가 큰 일을 내게 행하셨으니 그 이름이 거룩하시며
긍휼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는도다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그 종 이스라엘을 도우사 긍휼히 여기시고 기억하시되
우리 조상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영원히 하시리로다 하니라
누가복음 1:46~55
설교 목적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마태의 이야기이며, 다른 하나는 누가의 예수탄생 이야기다. 마태가 예수님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소개한다면, 누가는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소개할까? 그 탄생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2023년도 성탄절 감사예배 때 이 주제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설교 개요
1. 문제제기: 역사학자 누가
2. 누가가 들려주는 예수 탄생 이야기
3. 이방을 비추는 빛, 이스라엘의 영광
4. 예수 탄생이 기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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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제기: 역사학자 누가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기록한 두 사람 중에 마태는 예수님을 마치 이스라엘에 비유하여 소개합니다. 예수님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며 애굽으로 피신했고 나쁜 왕에게 영아들이 살해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애굽에서 나와서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셨으며 하늘로부터 내 아들이라는 음성을 듣습니다. 이는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 갔다가 그곳으로부터 건짐을 받아 홍해와 요단을 건넌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시내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나에게 제사장 나라가 되리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를 통하여 하나님께로부터 율법을 받습니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이라는 이름의 새 계명을 제자들에게 주셨습니다. 이스라엘은 열두 지파로 이루어진 한 나라가 되었고, 예수님은 열두 사도로 이루어진 공동체인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이스라엘은 만국을 섬기고 복을 빌어줄 제사장의 나라라면, 교회는 만국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가르쳐 지키게 함으로 복을 나누어 줄 임무를 맡았습니다.
이처럼 마태는 예수 그리스도를 아브라함의 언약을 이루실 분으로 소개합니다. 예수님은 참 이스라엘을 회복하시고 그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시는 분으로 마태는 소개합니다.
그런데 누가는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할 때 목격자와 사도들의 증언을 청취해서 그 역사를 순서대로 기록했습니다. 이것은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의 방식입니다. 사실 누가의 기록을 보면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이야기와 기도가 나옵니다. 이는 그들로부터 직접 들어야만 기록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누가복음에만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아도 누가는 마리아로부터 직접 이런 이야기들을 들었음에 틀림없습니다.
누가는 예수님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인 복음서와 함께 예수님 승천 이후에 일어난 교회의 이야기도 기록했습니다. 누가의 이 두번째 기록을 우리는 사도행전이라고 부릅니다. 누가는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시간의 순서를 따라서 기록했으며 그 기록을 읽는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그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 저는 누가가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소개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성탄절을 맞이하여 이 절기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새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누가가 들려주는 예수 탄생 이야기
마태의 예수 탄생 이야기가 왕의 탄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누가의 예수 탄생 이야기는 낮은 자에게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이야기가 강조됩니다. 먼저 세례 요한을 낳은 사가랴와 엘리사벳은 나이가 많이 되도록 자녀를 낳지 못한 불임부부였습니다. 이스라엘과 같은 나라에서 2천년 전에 자녀 없이 노년을 맞이한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 노부부의 마음은 매우 낮아졌을 것입니다.
천사가 사가랴에게 아이를 약속했을 때 사가랴는 놀라서 말을 잃었고 그의 아내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께서 나를 돌아보시는 날에 사람들 앞에서 내 부끄러움을 없게 하시려고 이렇게 행하셨습니다!’(누가복음 1:25). 그뿐 아니라 아들을 얻은 후에 사가랴는 그 사건의 의미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이로써 돋는 해가 위로부터 우리에게 임하여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은 자에게 비치고
우리 발을 평강의 길로 인도하시리로다 하니라
누가복음 1:78하~79
마태의 예수 탄생 이야기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심에 강조점을 둔다면, 누가의 예수 탄생 이야기는 비천한 자를 높이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초점을 둡니다. 누가는 마리아의 찬가를 소개하면서 마리아가 느꼈던 소감을 소개합니다. 마리아는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을 낳게 된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을 때, 그 일의 의미를 하나님이 자신과 같은 비천한 여종을 돌아보셨다고 기뻐합니다. 그리고 또 찬양하기를, 하나님은 언제나 두려워하는 자에게 긍휼을 베푸시며 교만한 자를 낮추시고 비천한 자를 높이시는 분이라고 노래합니다.
누가의 예수 탄생 이야기에서 두드러진 점은 하나님이 낮은 자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마태복음에서 하늘의 별들은 동방의 박사들에게 길을 보여주지만, 누가복음에서 하늘의 천사들은 들에서 양을 지키던 목자들에게 가장 먼저 기쁜 소식을 전해줍니다. 그렇게 해서 낮은 자들은 하나님의 역사에서 중심이 됩니다.
누가의 예수 탄생 이야기에서 주목을 받은 또 다른 사람은 노인들입니다. 그들은 고령의 시므온과 과부로 살던 안나입니다. 그들은 고령이지만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던 사람들입니다. 이스라엘의 위로란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을 이루어 주시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 두 사람은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며 기다리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천사들이 하늘에서 노래하던 것처럼,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고 할 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들이란 바로 시므온과 안나 같은 사람들임이 틀림없습니다.
3. 이방을 비추는 빛, 이스라엘의 영광
누가의 예수 탄생 이야기에서 두드러진 점은 낮고 천한 자들을 높이시는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그런데 누가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서 예수님의 탄생이 어떤 의미인지를 반복적으로 소개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주신 약속을 성취하셨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태의 증언과도 일치합니다.
엘리사벳은 마리아에게 잉태의 소식을 전하면서 이렇게 축복합니다: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의 나라가 무궁하리라’(누가복음 1:32~33).
예수님의 탄생은 다윗 왕위를 이어 영원히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왕이 되시는 것이며 그분이 곧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뜻입니다. 이때 하나님의 아들은 시편 2편과 이사야 11장에 있는 것처럼 열방을 다스리는 분입니다. 누가는 예수님의 탄생이 예언자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된 것으로 소개합니다.
사가랴도 입이 풀려서 하나님을 찬양할 때 자신의 아들의 출생과 함께 앞으로 나실 아기 예수님에 대하여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때 사가랴가 드린 감사의 내용은 하나님이 그 백성 이스라엘을 돌보신 것과 다윗의 집에 구원의 뿔을 일으키신 것, 그리고 예언자들의 약속과 같이 자기 백성을 구원하신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맹세를 이루시는 것이라고 사가랴는 노래했습니다.
이것을 보면 복음서 기자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하나님이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돌아보시고 그들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대로 다윗의 왕위를 이을 새로운 왕을 세우신 것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 왕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만국을 다스리실 분임을 고백하며 찬양합니다. 이런 의미는 아기 예수님을 만난 시므온의 고백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시므온이 아기를 안고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시는도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 하니
누가복음 2:28~32
시므온은 아기 예수를 보면서 하나님의 구원이며 만민을 위한 것이며, 이방을 비추는 빛이며 이스라엘의 영광이라고 노래했습니다. 이것이 누가가 소개하는 예수 탄생의 의미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은 어떻게 이방의 빛이 되시며 이스라엘의 영광이 되십니까? 우리는 누가가 쓴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대로 오셔서 이스라엘을 회복하셨습니다. 그렇게 다시 부름을 받은 공동체를 새 이스라엘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들이 바로 예수님의 교회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목격하고 그 사건이 만민을 위한 구원의 길이며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로 초청하는 것임을 확신했습니다.
이 복된 소식을 들고 교회는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나가서 전했습니다. 그것이 사도행전의 기록입니다. 이렇게 보면, 예수님의 탄생은 이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을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결정적인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브라함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약속을 이루는 것이며, 다윗에게 약속하신 대로 영원한 왕을 세우시는 것이며, 동시에 그 왕이 장차 세상 만민을 구원하고 인도하시는 것입니다.
이 위대한 약속과 경륜에 동참하라고 부름을 받은 사람들은 당시에 낮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물려받으라고 초청하시는 걸까요? 아마 모든 사람들을 초청하신다고 우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교회는 이 기쁜 성탄절을 맞이하여 하나님이 오랜 약속을 이루시고 만민을 구원하시려고 새 이스라엘인 교회를 세우셨으니 교회 안에서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이 일하실 것을 확신하고 주의 일에 더욱 열심을 내야 하겠습니다.
4. 예수 탄생이 기쁜 이유
끝으로, 성탄의 기쁨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누가복음의 예수 탄생 이야기를 보면,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기뻐하고 감격합니다. 예를 들면, 세례 요한을 낳은 사가랴와 엘리사벳 부부도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감사 내용을 보면 단지 노년에 아들을 얻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들은 더 큰 것을 감사합니다. 즉, 그들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를 마침내 이루시는 것 때문에 감사하고 감격합니다(1:73).
마리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이제 후로는 만세에 자신을 복되다고 할 것이라고 기뻐합니다(1:48). 마리아는 자신이 낳을 아이가 장차 어떤 일을 할 것을 알고 그렇게 좋아하는 것일까요? 그의 찬가를 보면, 하나님이 큰 일을 행하셨는데 그것은 이 세상을 심판하시고 바로잡으셔서 이스라엘 백성을 회복하시고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약속하신 것을 이루실 것 때문에 기뻐합니다(1:55).
시므온도 말하기를 이제 죽어도 좋을 만큼 기쁜데 그 이유는 이제 그가 아이를 봄으로 구원을 보았으며, 그것이 곧 이방을 비추는 빛이며 주의 백성이 이스라엘의 영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2:31~32).
이 사람들이 마음 속에 기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무엇이 그들의 마음에 있었길래 그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그렇게 기뻐하는 것일까요? 위의 내용을 종합하여 생각해 본다면, 이 사람들은 하나님의 약속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것을 굳게 신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믿고 붙들었던 하나님의 약속은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이 맹세하신 것이며, 동시에 다윗에게 주신 약속입니다. 이것을 마태는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라고 소개함으로 함축적으로 말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맹세하신 것이 무엇입니까? 예수님의 탄생은 바로 그것을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그 사람들이 깨달았기에 그토록 좋아하고 기뻐했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은 그가 장차 큰 민족을 이루며 그가 가나안 땅을 차지하고 그와 그의 자손들을 통하여 천하만민이 복을 받을 것이라는 그 약속입니다. 그것은 시내산에서 아브라함의 자손인 이스라엘에게 다시 한번 갱신되었는데,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하나님의 제사장 나라로 삼으셔서 열방에 빛이 되게 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이것이 시내산 언약입니다.
하나님의 이 언약은 다윗에게 다시 한번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제시되었습니다. 그것은 다윗의 후손 중에 한 사람이 일어나 만국을 이끌 왕이 되실 것이며 모든 나라가 그의 통치를 사모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그 왕이 공평과 정의로 다스리는 세상에서는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먹을 것이며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을 것이고 뱀은 흙을 양식으로 삼을 것입니다. 온 세상에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충만해지고 만민이 예언자들처럼 하나님을 알고 경배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은 세월이 흐르면서 아브라함의 자손에게 더욱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갱신되었고 그런 세상이 바로 하나님이 만드실 새로운 세상, 곧 하나님 나라였습니다. 예수께서 선포하시고 가르치신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가 바로 이런 세상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아브라함의 언약이 이루어질 것을 고대했으며 예수님은 자신의 가르침과 삶으로 그런 세상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성경 이야기가 들려주는 하나님의 이 기나긴 언약을 기억하면서 그 언약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마침내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에는 완성될 것을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성탄절에 우리 주님의 나심을 기뻐하고 또 즐거워합니다.
하나님은 이미 오래 전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들을 초청하시면서 그 하나님 나라에 동참하고 그 나라를 물려받으라고 부르십니다. 우리는 이미 주님의 초청에 응답하여 하나님 나라에 동참하였으므로 오늘 예수 나심을 기념하는 이 뜻깊은 날에 다시 한번 기쁨을 나누고 노래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늘 나셨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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