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발 제 자 : 탁 정 숙
발 제 일 : 2021.11.3.수
작가 : 손원평-소설가,영화감독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철학 공부. 제6회 『씨네21』 2001년 영화평론상을 받았음. 제3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에서 시나리오 시놉시스 부문 수상했다. 장편영화 「침입자」의 각본 쓰고 연출. 2020년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 수상.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으로 제5회 제주 4.3평화문학상(2017년) 받았다. 2016년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아몬드』. 장편소설 『프리즘』 『4월의 눈』 『타인의 집』 두 번째 엔딩중 『상자속의 남자』 『위풍당당 여우 꼬리』 『몬스터:한낮의 그림자』 영화감독 「두 유 리멤버 미 3D」
책 제목이 왜 아몬드일까? 먹는 아몬드만 떠오르고 호기심이 들었지만 쉽게 펼치지 못했다. 자주 보는 익숙한 얼굴이 떠올랐고 학생 때 내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얼굴 표정에 내감정이 너무 솔직하게 드러난다고 지인은 이야기한다. 사회생활을 하려면 숨길줄도 알아야한다고 한다.
책 표지의 주인공 표정이 너무 무표정해서 슬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고 반전이 있었다. 주인공과 함께 성장한 느낌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도 철학적이다.
〔나에겐 아몬드가 있다.
당신에게도 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거나 가장 저주하는 누군가도 그것을 가졌다.
아무도 그것을 느낄수는 없다.
그저 그것이 있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엄마가 돼서 자식을 키워보니 그렇다. 남들과 다르면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
윤재엄마 역시 백일이 가까이 되도록 웃지 않는 마법에 걸린 공주같은 아들에게 또는 뜨거운 물이나 빨간 주전자도 두려워하지 않는. 아랫집의 애꾸눈 영감도, 빌라의 사납게 짖어대는 커다란 검둥개에게도.
엄마는 ‘또래에 비해 겁이 없고 침착한 아이’로 좋은방향으로 해석하고 묘사한다.
만 네 살이 지나도록 좀처럼 웃지 않는 아이에게 우주여행을 간다고 병원을 데려가거나 아몬드를 먹였다. 의사들이 내린 진단은 감정 표현 불능증, 다른 말로는 알렉시타마였다. 의사들은 선천적으로 머릿속의 아몬드, 그러니까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데다 뇌 변연계와 전두엽 사이의 접촉이 원활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거라고 입을 모은다.
편도체는 측두엽 내측에 있는 신경핵의 집합체이고 뇌의 변연계에 속하는 구조의 일부로서 동기. 학습.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편도체는 아몬드처럼 생겼다고 해서 “amygdala"라는 이름이 붙었다. 편도체는 작은 구형의 아몬드 같은 모양으로 공포나 화 등 감정과 관련된 학습 과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람이 맞아 죽는 걸 보고도 표정이 하나 변하지 않았다더라 이후 할멈은 종종 윤재를 괴물로 불렀다. 윤재엄마는 교육을 시작했고 특정한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을 써주었다.
p33 차가 가까이 온다 →몸을 피하거나, 가까워지면 뛴다
사람이 다가온다→ 부딪히지 않도록 한쪽으로 비켜선다
상대방이 웃는다 →똑같이 미소를 짓는다
참고사항: 표정의 경우, 무조건 상대와 비슷한 표정을 짓는다고 생각하면 편함
크리스마스 이브 윤재 생일날 사건은 찾아왔다. 보통의 삶을 살던 남자는 아무런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 칼을 휘둘렀고 한명이 다치고 6명이 죽었다.
오늘 누구든지 웃고 있는 사람은 나와 함께 갈 것입니다.
그가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 누가 죽었는지 같은건 중요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살아 남은건 엄마였다. 하지만 깨어날 가능성은 무척 낮을거라고 했다.
p66 분명한 건, 할멈은 영혼과 육신이 모두, 엄마는 껍데기만 남은 채로. 이제 내가 아닌 누구도 두 사람의 인생을 기억하지 못할거다. 그러므로 살아남아야 했다. 그렇게 열일곱이 되었다.
엄마가 운영했던 책방 문을 열면서 심박사님도 만나게 되었다. 엄마의 좋은 친구로서 힘내라고 이야기도 해주고 고민도 들어주었다.
남녀공학 고등학교에서는 반에서 담임이 크리스마스에 가족을 잃어서 격려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가족이 눈 앞에서 죽는걸 보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는 아이로 소문도 퍼지고 알려지게 되었다.
윤이수 곤이라는 아이는 윤재가 다니는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다. 소년원을 나와서 전 학교에서도 깡패로 소문나던 아이다. 서너살 때 엄마 손을 놓쳐 잃어버렸던 13년만에 찾은 실종된 아이였다. 윤권호라는 경영학 교수는 곤이가 아내가 원했던 꿈꾸었던 아들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윤재에게 윤교수는 죽어가는 아내에게 같은 또래 아들노릇을 대신해달라고 한다. 이로인해 윤재는 곤이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소각장에 사고로 일주일간 곤이는 정학도 받게 된다. 아빠에게 머리채를 잡힌 곤이의 얼굴이. 하지만 그 표정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짐작되지 않았다. 곤이와 부딪치며 윤재는 의문점을 품고 곤이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겼다.
곤이가 먼저 책방을 찾아오면서 고전을 핑계로 책도 사가고 하며 서로에 대해서 알게 되었던것같다. 얼마후 곤이는 나비로 공감교육을 한다고 나비날개도 잡아당기고 바늘로 찌르고 하며 느낌이 어떤지 윤재에게 물어본다. 계속 행동을 하지만 윤재가 아무런 감정도 못느끼는 것을 깨닫고 화를 내버리며 가버린다. 심박사는 윤재와 곤이의 특별한 관계를 편견없이 들어주었고, 곤이가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고 말해주며 먼저 다가가 보라고 조언해주었다.
p168 곤이는 삶이 장난을 걸어올 때마다 자주 생각했다고 한다. 인생이란, 손을 잡아주던 엄마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잡으려 해도 결국 자기는 버림받을 거라고 한다.
윤재가 다른사람처럼 쉽게 곤이를 판단하지 않아서 마지막 엄마의 기억도 듣고 싶어했다.
수학여행 마지막 날 회비가 사라진 사건으로 범인은 당연히 곤이로 보았고 믿어주는 사람조차 없어 상처를 주면서 살고 강해진다고 하면서 윤재에게 이별을 말하며 사라진다.
도난사건의 범인은 밣혀지지만 곤이에게 미안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윤교수는 곤이가 착하고 좋은 애라고 하는 윤재에게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고 미안하다고 한다. 그리고 곤이를 착하다고 말해주는 걸 고마워하는 자기 마음을 인정하며 곤이와의 관계를 다시 시작해 볼 기회를 얻고 싶어한다.
p225 새벽녘이 되도록 의식이 또렷했다. 곤이한테 해야 할 말이 있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했다. 네 엄마 앞에서 아들인 척해서. 내게 다른 친구가 생긴 걸 말하지 않아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는 안 그랬을거라고, 나는 너를 믿는다고 말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곤이는 찐빵을 찾아갔고 철사형한테 찾아간 것을 알게 된다. 윤재는 곤이가 내 친구라고 말한다. 철사형은 소년원 선배로 독자적으로 설계한 세상이 있어 그 이상한 세계에 매료된 아이들이 철사 밑으로 모였고 곤이도 그중 하나였다. 철사는 친구를 데려가는 대신 뭔가를 보여주기를 원한다.
p241
-뭐든지 다요
-뭐든지 다?
-네.
-죽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눈을 감지 않고 내게 다가온 현실을 바라보았다.
선윤재는 제일 쉬운 일을 한 것뿐이라고 한다.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친구를 위해 목숨까지 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을 읽으며 윤재가 죽지 않고 살아 있고 엄마도 의식이 회복되어 열린 결말로 끝나서 너무 행복함을 느꼈다. 책속의 주인공이 살아있음에 감사하기도 실로 오랜만이었다.
감정표현이 성인이 되어서도 힘들다. 책을 통해서 믿어주는게 얼마나 소중하고 표현한다는 것에 두려움이나 편견이 없이 바라보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