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후 7시 비행기로 귀국하는 날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사마르칸트로 가기 전 못 본 미노르 모스크를 보기 위해 호텔을 나선다. 호텔(Ateca Hotel Suite)에서 미노르 모스크(Minor mosque)로 가려면 지하철 Kosmovavtlar역까지 10분 정도 걸어가 Oybec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고 Bodomzor역에서 내려 또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 호텔 조식시간에 맞춰 오려고 새벽 공기를 뚫고 걸음을 서두른다. Bodomzor역에서 내려 미노르 모스크에 가기 위해 지하철역 직원에게 가는 길을 물어 방향을 잡는다. 미노르 모스크는 흰색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화이트 모스크라고도 한다. 이 모스크는 구 소련지배 시절에 지어졌는데 러시아의 3대 재벌 중 한사람이 아들이 없어서 조카를 양자로 들였는데 그 양자가 타슈켄트에 놀러왔다가 교통사고로 죽었고, 양아버지는 양아들을 기리기 위해서 타슈켄트에 무슬림 사원을 건축한 모스크가 미노르 모스크라고 한다. 이름은 작은 모스크(Minor mosque)지만 실제 모습은 거대한 모스크다.
모스크에 도착하자마자 눈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압도적인 하얀 대리석 외관이다.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반짝이는 하얀 벽과 푸른 돔, 그리고 높이 38m에 달하는 우뚝 솟은 두 개의 미나렛은 알라딘에서 본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2014년 10월 1일, 이슬람의 신성한 명절인‘쿠르반 하이트(Qurbon Hayit)' 전날 개장한 현대식 모스크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다. 모스크 앞 넓은 광장엔 분수와 가로등이 있고 특히, 주변을 둘러싼 정원과 어우러져 더욱 평화롭고 고요한 느낌을 주었으며,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과도 너무 잘 어울린다. 모스크 주변에는 동그랗게 다듬어진 나무들이 질서정연하게 심겨져 있는데 그 모습이 꼭 커다란 막대 사탕처럼 보인다. 한낮이라면 이곳을 찾는 무슬림과 관광객들로 붐비겠지만, 넓은 광장에는 연인 2명 만 사진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보통 전통 모스크는 갈색, 또는 황토색 벽돌이나 금색 벽에 청록색 돔이 특징인데 미노르 모스크는 파란색 돔이 흰색과 대비돼 청색의 밝음과 차분함이 돋보였다. 여자들이 모스크에 들어가려면 보통 히잡이나 스카프를 두르는데 이곳은 더 엄격해 수도사 복장 같은 모자가 달린 긴 가운을 입어야 한다.(입구에서 빌려 줌) 동시에 2,400명이 예배를 볼 수 있어 우즈베키스탄에서 제일 큰 실내 모스크라고 한다. 이른 시간이라 입장권을 살 필요도 없이 열려있는 문을 통해 아무도 없는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니 경건한 분위기로 아치형 천장에서는 자연 채광으로 실내 분위기가 연보랏빛으로 은은하게 느껴진다. 진한 파란색과 금색이 조화롭고 천장 측면으로 보이는 하늘과 어우러져 더 신비하게 보인다. 제단의 모습도 화려하지만 중앙아시아의 모스크는 외관보다 내부를 더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 같다. 워낙 거대한 모스크라 내부에는 무슬림들이 줄을 맞추어 앉아 기도할 수 있도록 바닥에 표시를 해 놓았고‘ 화려한 돔 천정과 정교한 장식의 메흐랍(Mihrab)이 있으며, 코란 구절이 새겨진 벽면과 샹들리에가 아름답다. 청초한 푸른색으로 장식된 모스크의 맨 앞에 크게 세워진 건축물을 피슈타크라고 하는데 너무 멋짐 그리고 벌집, 종유석 모양으로 된 음각들도 멋스럽다. 기도실 위엔 돔형 지붕이 있어 자연광이 들어와 불을 켜지 않아도 흐린 날에도 충분히 실내가 밝다.
미노르 모스크와 주변을 30분 정도 둘러보고 지하철을 타고 서둘러 호텔로 돌아온다. 호텔로 돌아오니 아침식사를 하러 호텔 식당으로 가던 선배가 호텔로 들어서는 나를 보고 새벽부터 어디를 바쁘게 다녀오느냐고 묻는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짐을 정리해 호텔 리셉션에 맡긴다. 오후 4시에 호텔에서 공항으로 출발하기로 하고 이슬람 문명센터(하자티 이맘 광장)를 둘러보기 위해 택시를 타고 이슬람문명센터로 간다. 하자티 이맘 광장(Hazrati Imam Square)은 타슈켄트의 랜드 마크라 할 수 있다. 광장 서쪽 끝에서 택시에서 내리니 예쁘고 큰 건물이 바로 보인다. 처음에 모스크인 줄 알았던 이 건물이 26년 3월에 공개된 이슬람문명센터라고 한다. 하자티 이맘 광장은 타슈켄트에 위치한 역사적이고 종교적으로도 중요한 장소로, 이슬람세계에서 깊은 존경을 받는 인물들과 유적들이 자리한 곳이다. 이 광장은 타슈켄트의 구시가지 중심에 위치하며, 여러 중요한 이슬람 건축물과 함께 이슬람 교육과 신앙중심지로 역할을 해왔다. 하자티 이맘 광장에는 이슬람문명센터도 있고, 각종 모스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우선 이슬람문명센터(Islamic Civilazation Center)를 보기로 하고 입장권을 사러 이슬람문명센터 앞으로 갔더니 안내원이 이슬람문명센터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천막을 가리키며 그 쪽으로 가 입장권을 사라고 알려준다. 티켓 부스에서 외국인용 표를 사는데 가격이 30만숨(약 4만원)으로 외국인은 내국인에 비해 많이 비싸다. 한국어 가이드는 두 시간 간격으로 안내해 주는데 그 시간에 맞춰 표를 구입해야 한다. 9시에 한국어로 설명해 주는 표를 구입하지 못하면 11시까지 기다려야 해 서둘러 9시 표를 사 이슬람문명센터 정문에 있는 출입구로 간다. 출입구 앞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이슬람 역사와 과학적인 업적 등을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실내로 입장하면 보안 검색대를 지나는데 물과 술은 가지고 들어 갈 수 없다. 실내로 들어가니 넓은 중앙 홀에 우즈벡, 영어, 중국어 등 언어별로 가이드가 대기하고 있다. 화장실도 호화롭고 홀도 너무 화려하다. 짐 보관소에 짐을 두고 화장실에 다녀오니 한국어 가이드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맨 처음 들어간 곳은 명예의 전당(hall of honor). 사방으로 4개의 문이 있는데 전 세계를 향한 센터의 개방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곳에는 14개의 아치가 있고 각 아치에는 과거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100여명의 사상가와 과학자들의 모습이 모자이크로 새겨져 있는데 정교함에 감탄하게 된다.
두 번째 전시장은 고대 역사 전시관인데 '시간의 벽(wall of time)' 이라는 이름으로 이슬람 이전 시대를 설명하고 있다. 토기 파편이나 장신구 등 고대 유물을 전시하고 실크로드의 이동 경로를 재현하고 있다. 당시의 유물, 의상, 오래 전 사람들의 인상 등이 눈길을 끄는 공간이다. 이름을 고대 문자로 변화해 주는 체험도 가능하다.
세 번째 전시장은 초기 르네상스갤러리로 8세기~13세기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오늘날 전 세계가 사용하는 대수학, 천문학, 의학 등의 공식적인 기초가 이 시대에 마련되었다고 설명한다. 이 전시실 중앙에는 사마르칸트와 호레즘 출신의 학자들이 활발히 연구하던 당시를 모형과 홀로그램 영상으로 재현한다. 특히 13-14세기 카바(메카 성전) 열쇠 원본과 카바를 덮는 천(키스바) 등이 전시돼 있다. 무슬림이 아니더라도 이슬람문명의 아름다운 캘리그라피와 이슬람 패턴, 건축을 보는 즐거움으로 계속 따라 걷게 된다.
네 번째 전시장은 후기 르네상스 갤러리. 아미르 티무르 시대의 사마르칸트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동서양의 문화교류가 이어지고 이곳은 동방의 별로 불리게 된다. 티무르가 사랑했던 손자 울르그벡은 천문가로 그 명성이 더 높은데 이곳에는 그의 이름을 딴 울르그벡 천문대, 왕실 도서관, 그리고 서예가들의 작업실이 재현되어 있다.
다섯번째 전시장은 근현대사의 중심 인물을 다루는 전시물들이 있는데 대통령을 중심으로 문화, 체육계 등 다양한 분야의 영웅들 사진과 영상이 있다. 14,000개의 광섬유로 만든 이웃의 나무(Neighborhood Tree). 가장 빨리 지나쳐 온 공간이다. 여기까지 보는 데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
마지막 장소는 이곳의 가장 핵심적인 공간인 코란 홀로 천장까지 높이가 20m도 더 돼 보이는데 그 맨 위는 밖에서 봤던 파란색의 그 돔이었다. 돔 바로 아래에 세로로 높이 기둥이 세워져 있고 그 안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쿠란 필사본 중 하나인 우스만 쿠란 원본이 보존되어 있다. 이 밖에도 114개의 성스러운 본문을 바탕으로 필사된 필사본들이 전시되어 있고 각 시대를 반영한다. 이곳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벽에 걸린 8장의 실크 카펫. 이 카펫에는 우스만 쿠란의 구절들이 짜 넣어져 있다. 관람 마지막은 쿠란 홀의 영상을 보는 것인데 매시간 정시에 볼 수 있다. 의자에 앉아 다리를 쉬면서 볼만하지만, 지나치게 정치색을 띠고 있는 점이 흠이다.
이슬람문명센터를 나와서 맡긴 짐과 음료 등을 찾고 센터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어디를 찍어도 멋진 사진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