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감독의 헤이트폴 8이다
눈 덮인 설원에 눈보라까지 치는, 시각적으로도
첫 화면부터 눈의 나라다
여죄수 도머그를 잡아가는 사형집행인이
잇따른 동행들과 만나며 통나무집 미니의
잡화점에 모이게 되며 벌어지는
하룻밤이야기다
배우들의 명연기와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은
가히 매혹적이라 할 수 있다
끝없이 내리는 눈과 피, 총소리 이어지는
반전과 반전이 이어가며 감독은 삶, 양심,
정의, 비열, 죽음까지 아우르며 생각의
씨앗에 물을 준다.
개인적으로 명장면은 도머그가
교수형으로 끌려가다 한 대 맞아 코피를
줄줄 흘리며
(눈은 이미 시퍼렇게 멍든 상태로 나온다)
맞은편 대상을 바라보며 비웃듯이
슬쩍 입꼬리가 오르며 웃다가
창밖을 내다보는데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흐르는데
교수형을 향해 마차가 달리는데
도머그의 창밖을 바라보는 표정이 잡힌다
섬뜩하다가 아름답도록 고독하다가
고독의 선을 넘지 않고 돌아왔다가
다시 창으로 고독을 던져버리는ᆢ
나는 이 장면 하나로 영화를 다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도 로맨스도 우아한 여인도 멋진 남성도
매력적인 도시도 없지만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이 아름다운 영화다.
*눈보라속을 모리꼬네의 음악을 들으며
말들이 달린다 허연 콧김을 뿜으며
시간의 마차가 종착지를 향하여 달린다
그곳이 마지막일지 아닐지는 누구도
모른다 시계처럼 마차는 달린다
달리는 마차안에는 내가 타고있다
도머그도 타고 있을 것이다
시간의 마차에는 오래전부터
도머그가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