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의 정독을 강력 추천합니다. 이것은 호남 광주에 계신 정일선 장로님께서 광주 희년 아카데미 카톡 방에 공유해 주셨는데, 참으로 귀중한 문서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남북 적대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리고 30년 전인 그때 이미 “성경적 토지제도”가 명시될 정도로 희년 사상이 통일을 준비하는 단체들과 뜻있는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공유된 사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문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희년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이 문서를 함께 읽고 기도하며 실천함으로써 희년 통일을 준비하고 실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994 한국 기독인 통일 선언
한민족 통일의 원리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모인 우리 기독인은 지난 50년간 총체적 냉전의 대결장이 된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에 동참한 자로서 책임을 인식하고 그 죄과를 고백한다. 이러한 우리의 죄과에도 불구하고 한민족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발전하였고 한국교회는 성장을 거듭하여 우리 사회를 책임져야 할 위치에 서게 되었다.
이제 국제사회는 냉전이 종식된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한반도에서는 여전히 대립과 긴장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 땅에서 평화의 복음을 전하고 민족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 부름 받은 우리 기독인들은 한민족의 평화로운 통일이야말로 우리가 앞장서야 할 시대적 소명임을 절감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다짐한다.
1. 우리는 한민족의 통일이 하나님의 섭리와 자비로운 손길에 달려 있음을 고백한다.
2. 우리는 민족통일이 자유와 복지와 인권의 증진을 가져와야 한다고 믿으며, 이에 배치되는 어떠한 형태의 통일 시도도 바람직하지 않음을 확인한다.
3. 우리는 민족통일의 대의를 이데올로기화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하며, 평화통일의 가장 큰 장애인 냉전적 반공주의의 경직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4. 우리는 남북한 정부가 민족통일의 범민족적 성격을 깨달아 통일의 통로를 독점하거나 압제하려는 일체의 태도를 버리고 민족 동질성과 화합을 증진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믿는다.
5. 우리는 민주화가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임을 인식하며 민주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6. 우리는 분단의 비용이 통일의 비용보다 비할 바 없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통일을 위한 희생과 대가를 기독인의 희생적 사랑으로 흔연히 감당할 것을 다짐한다.
7. 우리는 한반도의 운명이 강대국들의 의사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결단코 용납할 수 없으며, 핵문제를 포함한 남북한 간의 모든 문제가 반드시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또 우리에게는 그렇게 할 민족적 역량이 있다고 믿는다.
8. 우리는 성경이 우리에게 현실적 행동규범을 제공한다는 원칙을 확인하며 성경적 토지제도 등 보다 구체적인 성경적 통일 사회상을 제시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9. 우리는 그 동안 한국교회가 민족통일에 소극적이었으며 오히려 분단의 고착에 안주하려 했던 점을 회개하면서 검소와 절제에 기초한 남북 나눔을 통하여 민족의 아픔을 줄여나가는 일에 앞장서고자 한다.
1994년 2월 19일
‘민족통일과 한국기독교’ 회의 참여단체
기독교학문연구회/기독교대학설립동역회/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학원복음화협의회/아시아미션/남북나눔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