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에 입문하고 난 뒤 부터
온통 머릿속이 활로 꽉 차 있다.
다른 것은 다 건성이다.
심지어는 일도 접고 남은 인생 활만 내며 살고 싶기도 하다.
강화도어를 밀때는 손잡이를 반바닥으로 밀고,
건널목에 서 있을 때는 비정비팔 자세를 해본다.
활을 오래 즐기기 위해서도 자기 일에 충실해야 하고,
자기 일에서도 활과 같은 묘미를 만들어 내야 할텐데...
이 모든 것이 마음 수련도, 활 수련도... 부족한 탓이다.
오늘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서
뜻밖의 인연을 만났다.
일전에 모임 밴드에 활에 대한 글과 동영상을 올린 뒤
어떤 친구가 자신은 고양 송호정에서 활을 내고 있다고 하여 반가워 한 일이 있었다.
오늘 바로 그 친구를 만났고,
그 친구의 조부님(작고)이 한국 궁도계에 큰 족적을 남기신
임종남 어르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광주 관덕정의 사범을 역임하고, 대한궁도협회 교범인 "한국의 궁도"를 집필하신 임종남 어르신은
전국대회 23회 우승이라는 당시로서는 전무후무한 기록과 함께 궁체상(체법상)마저 휩쓴
여궁사 향촌할매의 활 사부이자
황학정의 90대 고문 이선중 전 법무부 장관의 활스승이기도 하다.
또 국궁인으로 체육훈장을 받은 유일한 분이라고도 한다.
그러한 분의 친손자를 친구로 둔 것이 마치 무슨 큰 행운인 양 이리 기쁜지...
첫댓글 이사님도 선사 되세요~^^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