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만세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 우 ~ ~ ~ ~ " 하다가 끝내 목이 콱 메이며 따라 부르지 못합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고 서글픔과 답답함으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앞에서 열심히 선생님들과 목청껏 부르고 있는 손주 녀석의 뒷 모습만이 아른거립니다. 오늘 2월 22일(수) 2017년도 오전 10시에 외손자 민후가 유치원을 졸업하는 날입니다. 어제 밤에 " 할아버지 내일 유치원에 갈거야 " 올거냐는 말을 갈거냐라고 소리치는 손주 녀석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 그래, 우리 민후 손자가 유치원을 졸업한다는데 가야지, 열시까지 할아버지가 택시 타고 갈거야, 그런데 민후야, 졸업선물로 무엇이 갖고 싶은지 말해 봐, 할아버지가 뭐든지 다 사줄테니까 말이야," " 응 근데 아직 모르겠는데 나중에 말해 주께, 안녕 " 신나는 목소리로 대답을 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손주녀석이 다니는 유치원은 송파구에 있으며 풍납토성이 가로 놓여있는 바로 앞에 있습니다. 아침부터 눈과 비가 교대로 내리는 궂은 날입니다. 한 반(班)에 이십여명씩으로 손주는 개나리반입니다. 세반씩 나누어서 졸업식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졸업식장은 지하 1층인데 학부모들이 원생(園生) 숫자보다 더 많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이프지 않을 소중한 내 딸의 아들이며 내 외손주 녀석입니다. 일일이 원생들의 졸업장을 원장선생님이 수여합니다. 내 손주 민후가 제일 첫번째로 졸업장을 받습니다. 그리고 졸업기념으로 마이크에다 녀석들이 하고픈 말을 한마디씩 합니다. " 친구들아 고마웠다. 엄마 아빠 낳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선생님 잘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커서 훌륭한 유치원 선생님이 될래요. 할머니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우렁찬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인사말을 하는 녀석,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무슨 말인지 잘 알아 듣기 힘든 여자아이 등등이 학부모들의 힘찬 박수를 받으며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졸업가운과 모자를 쓴 모습들이 귀여우면서도 대견스럽기만합니다. 모범상을 비롯하여 발표상 무슨상 무슨상 이름도 여러가지의 상을 대여섯명씩에게 수여합니다. 상을 못 받는 아동은 없이 모두가 수상자들입니다. 어린아이들에게 칭찬과 격려 차원에서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너무 흔한 상장의 의미와 가치는 필요성 보다는 보여주기식의 형식일 뿐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이제 막 초등학교로 향할 일곱살의 아동들에게 허구(虛構)가 아닌 참다운 교육의 가치를 심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수없이 많은 스마트폰과 카메라의 샷을 눌러대는 어버이들의 마음도 할아버지와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밖에는 아직도 봄을 재촉하는 차디찬 빗방울이 딸내미 차창(車窓)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손주녀석의 엄마인 내 딸이 운전하는 차량으로 초등학교 4학년인 누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주들이 먹고 싶다고 하는 구의동으로 향합니다. 잠실철교를 건너서 올림픽대교 북단 사거리 근처의 중화요리집입니다. 유명 가수가 운영한다는 곳으로 토요일이면 생음악 연주도 하는 곳이랍니다. 이 노객의 기억엔 별로 각인이 되여 있지 않은 가수일 뿐으로 관심 밖입니다. 인절미탕수육과 짬뽕 자장면 우동을 입맛대로 주문합니다. 인절미탕수육은 처음 접하는 음식으로 달작지근한 맛이 별로입니다. 손주 두녀석들은 거푸 젓가락이 오가며 맛나게도 먹어댑니다. 노객인 나에게는 국수의 양이 많아서 남겼으나 녀석들은 우동 한 그릇을 거의 다 비웁니다. 부천에 계신 사돈 어른들은 외손녀들의 유치원 졸업식에 참여하느라고 못 오셨다는 얘기입니다. 그래도 친손자인데 두 분 중에 한 분은 오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며느리인 내 딸의 표정에서 묻어나는 느낌입니다. 민후 누나인 윤후가 초등학교 입학식 때 만났었으니 나로써도 만 4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오랜만에 함께 식사라도 했으면 하는 기대도 마음만이 앞섰나 봅니다. 사위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근무하며 타지점에 대한 감사 일정으로 부득이 참석을 못한 것이랍니다. 6개월 전에 이곳 광진구 광장동에서 지금의 잠실로 이사를 했습니다. 민후녀석도 누나가 졸업한 P유치원을 누나는 양진초교를 4학년 1학기까지 다녔으니 정이 들은 동네입니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와 초등학교 유치원을 한바퀴 돌아 보여주니 녀석들은 신나게 떠들고 있습니다. 저기가 내방이라느니 누나가 있던 방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손주들이 이곳에 살적에 항상 즐겨 먹던 치즈크러스트 피자 두판을 주문해 주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집 앞에서 내려줍니다. 잘 가거라, 조심해서 운전해라 늘 하던 말을 하면서 손을 흔들어 서로를 배웅합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다시 나는 발길을 한강으로 향합니다. 차디 찬 눈보라의 겨울 바람이 얼굴을 때려도 일렁이는 물결은 언제나 노객의 마음을 평화스러움으로 채워주고 있습니다.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 우리나라 애국가(愛國歌)이자 국가(國歌)의 첫째 두째 구절입니다. " 우리나라 만세 " 라는 구절에서 어찌하여 목이 메이면서 왈칵 눈물이 나왔을까를 되뇌여봅니다. 우리나라라는 그 단어에 대한민국이란 우리나라는 지금 어떤 모습인가에 말문이 막혀 버린 것입니다. 무한한 꿈과 희망을 품고 있는 어리고 어린 새싹들의 눈망울 바라보면서 노객(老客)의 마음은 무너져 내립니다. 우리나라 만세 말 그대로 천만년 만만년 영원(永遠)히 살아가야 할 조국(趙國)입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천진난만한 모습의 어린 손주녀석들이 살아가야 할 나라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어른으로서 할아버지로서 저 어린애기들에게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자랑스럽지는 않아도 내세울 것은 없더라도 부끄럽지는 않고 떳떳한 삶을 살았노라고 말 할 수 있는 어른이기를 바랍니다. 잘 살지는 못해도 그래도 모두가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살만한 나라였다고 말 할 수 있는 국가이기를 바랍니다.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② 대한민국의 주권(主權)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權力)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바로 대한민국 헌법(憲法) 제1조에 명시되어 있는 조항으로 5,000만 국민이면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과연 어떻습니까. 민주공화국이 아닌 탈법(脫法) 무법(無法)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게 아니라 최고통수권자와 부역자(附逆者)들 그리고 재벌들에게 있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역시 최고통수권자와 부역자들 그리고 재벌(財閥)들로 부터 나올 뿐입니다. 헌법 조항은 다만 육법전서(六法典書)에 문서화(文書化) 되어있는 빛 좋은 개살구이며 그림의 떡에 불과 합니다. 한 마디로 혼(魂)이 없는 국가의 정체성이 사라져 버린 벼랑 끝에 매달린 껍데기만의 대한민국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가가 아니라 60대 두 할머니들의 사기업(私企業) 회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탈을 쓴 돌연변이의 뇌(腦)를 가진 무뇌녀(無腦女)들이라고 생각됩니다. 국민은 안중(眼中)에도 없고 오로지 두 여인네들의 회사에 사리사욕을 채우는 꽃놀이패 놀음이었습니다. 바로 대통령이라는 가면(假面)을 쓴 회장님 바끄네와 사장님 최순실 두 여인네입니다. 거의 모든 국민이 등을 돌리고 국회에서 탄핵소추안(彈劾訴追案)이 통과되었습니다. 머지않아 며칠 후에는 헌법재판소(憲法裁判所)에서 탄핵에 대한 판결이 내려질 것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기각(棄却)이냐 인용(引用)이냐의 여부에 따라서 한국사회는 극(極)과 극(極)의 상황이 도래할 것입니다. 법(法)과 양심(良心)과 국민의 뜻을 정확히 판단하여 판결에 임하리라 믿으며 그런 결론이 도출되리라 믿습니다. 이를 계기로 교훈(敎訓) 삼아 앞으로는 두번 다시 이런 불행한 사태가 이 땅에서 사라지기를 온 국민들은 염원하고 있습니다. 정의(正義)가 바로 서고 법치(法治)가 우선인 진정한 대한민국으로 헌법에 보장된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무슨 행사(行事) 때 마다 사적이건 공적인 자리에서 부르는 애국가이자 국가입니다. 제창(諸唱)이니 합창(合唱)이냐를 더 이상 이념적으로 따지지 않는 나라였으면 좋겠습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구절을 거침없이 우렁차게 부를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합니다.
2017년 2월 24일 무 무 최 정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