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서유기[제39회] 태종의 환생 그 이후
태종은 공주에게 다가가 공주의 머리를 받치고 말했다.
"누이야 정신을 차려라 정신을 차리려므나"
그러자 공주는 벌떡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여보 조금만 천천히 걸어요! 기다려 주세요."
태종이 말했다.
" 누이야 우리 여기있다!"
공주는 머리를 쳐들고 눈을 뜨더니 태종을 쳐다보았다.
"당신은 누구에요? 왜 나를 붙잡고 이러세요?"
"나는 네 오라비가 아니냐 ? 올케도 여기있지않니?"
"내게 오라비와 올케가 있었던가요? 내성은 이가요 어릴때 이름은 취련이랍니다.
남편은 유전이란 사람이고 우리고향은 균주입니다. 내가 석달전에 문간에서
금비녀를 뽑아 스님에게 시주를했는데 남편이 저를 너무 나무라므로
나는 홧김에 흰비단을 대들보에 걸고 목을 매어 죽었어요.
내가 죽은뒤에 어린딸과 아들이 이 어미를 찿으며 울더랍니다.
이번에 남편이 황제폐하의 심부름으로 명토에 호박을 가져오자
염왕님네가 동정을 하셔서 우리 부부를 돌려보낸다고 하셨어요
남편은 앞서서 걸어갔는데 나는 걸음이 느려 따라가지 못하다가
그만 넘어진것 뿐인데 이름도 성도 모르는 남을 잡고서 왜 이러십니까?"
"누이는 넘어져서 아마 실성을한 모양이구나 이렇게 엉뚱한 소리를 하고있으니"
태종은 궁녀들을 돌아보고 이렇게 말하더니 태의원에 명해 탕약을 올리게하고
궁녀들에게 공주를 궁으로 모셔가라고 분부했다.
태종이 어전에 돌아가 정무를 보고있는데 시종이 와서 아뢰었다.
""폐하! 호박을 전하러갔던 유전이 방금 환생하여 문밖에 와서 대령하고 있나이다"
태종은 놀라며 급히 유전을 들어오게했다.
유전은 들어와서 제단아래 엎드렸다.
태종이 물었다....
"호박을 가져갔던 일은 어떻게 되었느냐?"
"신은 호박을 머리에 이고 귀문관에 갔었습니다.
삼라전으로 안내된 뒤에 십대 염왕님을 배알하고 호박을 진상하였고
폐하께서 감사하시는 뜻도 전해 올렸사옵니다. 염왕은 대단히 기뻐하시며
폐하께 깊이 감사하였나이다.
그들은 폐하를 덕이 높고 신의가 있는 황제라 칭송하였나이다."
"그대는 명토에서 무엇을 보았느뇨?"
"신은 그리멀리가지 않았기에 본것이 없나이다. 다만 염왕께서
신의 고향과 이름을 물으시기에 신은 처가 목을매 죽었기에
집과 자식들을 버리고 호박 심부름을 자원하게된 경위를 말씀드렸더니
귀졸들에게 처를 데려오라 해서 삼라전에서 대면케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생사부를 보고 이승에 수명이 남아있다며 돌려보내 주셨습니다
제가 앞서고 처가 뒤를 따랐는데 아직 처가 어디로 환생했는지 알지못합니다.
태종은 깜짝놀라서 물었다.
"염왕은 그대의 처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더냐?"
"아무말도 없었나이다. 다만 명부의 관원이 이 취련은 명부로 온지가 오래되여
시체가 남아있지 않다고 하자 염왕께선 당나라 황제의 누이동생 이옥영이
죽을때가 되었으니 옥영의 시체를 빌려서 이취련을 환생시키라 하셨습니다.
하오나 소인은 그사람이 어디에 사는 어떤사람인지 모르고 있나이다
우선 명부에 다녀온 일을 폐하께 말씀드리는 일이 우선이라
아직 어디로 환생했는지 찾아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말을 듣고 태종은 매우 기뻐하면서 신하들을 바라봤다.
"짐이 염왕과 작별할때 우리집일을 물었더니 식구들이 다 무사한데
다만 누이동생 명이 오래남지 않았다고 했소.
그런데 과연 조금전에 공주가 꽃그늘 밑에서 넘어져서는 숨이 끊어졌소.
짐이 황급히 부추겨 일으키니 영 엉뚱한소리만 하기에
짐은 공주가 넘어져 머리를 다쳐 그런가 여겼소
헌데 옥영이 하는말이 지금 유전이 한말과 하나도 다르지 않구려"
이번에는 위징이 앞으로 나왔다.
"공주께서 숨을 거두셨다가 금방 되살아나 나셔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면
유전의 처가 공주마마의 시신을 빌려서 환생한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런일은 얼마든지 있을수 있습니다.
폐하! 공주마마를 나오시라 해서 말씀을 들어보심이 옳을 줄로 아옵니다."
"아까 태의원에 탕약을 올리라고 명했는데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구려."
태종은 후궁으로 가서 공주를 모셔오라고 명했다.
그대 공주는 자기방에서 마냥 부르짓고 있었다.
"내가 왜 약을 마시겠어! 여기가 어째서 내집이란말이야!
내집은 아담한 기와집이지 이따위 황달걸린 곳이 아니야.
문도 이렇게 얼룩얼룩 칠을하지 않았어. 날내보줘! 제발 내보내 달란말이야!"
한참 이러고 있는데 여관 두 사람과 태감 두 사람이 왔다.
그들은 공주를 부축해 어전으로 데리고 왔다.
태종이 물었다.
"그대는 남편의 얼굴을 기억하는가?"
"이를 말씀 이겠어요? 우리는 어릴때 부부가 되서 함께 아들 딸까지낳고
살았는데 어떻게 기억하지 못 하겠습니까?"
태종은 여관들에게 공주를 부축해서 물러가게 했다.어전에서 물러나와
백옥 층계까지 갔을때 그곳에 유전이 있는 것을 보고
공주는 달려가 그의 옷깃을 잡았다.
"당신은 대체 어디로 갔던 것이에요? 어째서 날 기다리지 않으셨어요?
난 넘어지자 마자 엉뚱한 자들에게 둘러 싸여서 곤욕을 치뤘단 말이에요.
도대채 이게 어찌된 일이에요?"
목소리는 분명 자기 아내 이 취련의 목소리인데
얼굴은 생전보지 못한 남이라 유전은 아내를 받아드리기가
어려웠다. 그 모양을 보고 태종이 입을 열었다.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것은 본다지만 죽은 사람이
바뀐다는 것은 지금껏 듣지못한 일이로다.
태종은 덕망높은 황제였다. 그는 즉석에서 누이동생의 의복과 장신구
그밖의 기물을 모두 유전에게 내린다. 마치 시집가는 여인의
혼수라도 되는 양 온갖 물건을 갖추어주고 또 유전의 부역을
영원히 면하게 하고 공주를 데리고 돌아가게했다.
부부는 계단아래서 그 은혜에 감사하고 기쁜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갔다
전생에 인연따라 태어나고 죽으니/
길고 짧은 수명이 정수가 있다/
유전은 호박바쳐 지옥에서 살아오고/
이취련은 육신얻어 혼백이 돌아왔다/
그들이 균주성에 돌아오니 재산도 아이들도 다 무사했다.
그뒤 두사람은 평생 선과를 펼치는데 힘썼다고한다.
한편 위지공 한경덕은 한 창고분의 금과은을 가지고
하남 개봉부에 산다는 상량을 찿아갔다.
상량은 가난한 물장수였다.물지게를 져서 근근히 생활하며
그의 처 장씨는 사기그릇이나 도기 그릇을 팔아 살림을 도왔다.
그들은 이렇게 번 돈으로 가난하게 살면서도 남은 돈은 모두
탁발승에게 보시를하거나 지전을 사다가 불살라서 죽은사람의
영혼을 위로했다. 그 처럼 착하게 살았기 때문에 이승에서는 가난하지만
명부의 창고에는 금은을 산더미처럼 쌓아둔 큰 부자가되어 있었던것이다.
"마이네임 상량! 나 이뽀?"
위지공이 금은을 가계안에 드려다 쌓자 상량부부는 기겁을했다.
더우기 하남부의 관리들이 달려왔으므로 그 초라한 오두막 밖은
순식간에 관원들이 끌고온 수레와 말로 넘쳤다.
늙은 부부는 얼이 빠져서 입도 열지 못한체 그저 땅에 엎드려
머리만 조아릴 뿐이다. 위지공이 부드럽게 그들을 달랬다.
"노인장! 어서 일어나십시요. 전 황제폐하의 칙사로 폐하께서
귀공에게 빌려쓴 돈을 갚으러 왔습니다.
그러나 상량은 여전히 떨면서 간신히 대담을 했다.
"전 이렇게 가난하게 사는데 어떻게 금은을 폐하께 빌려드릴수가 있겠습니까?"
그런 까닭모를 돈은 받을수가 없습니다.
"나도 와서보고 귀공이 몹시 검소한 분임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귀공은 늘 스님께 보시하고 또 돈이 생기면 지전을 불살라
영혼을 위로했습니다.
그것들이 모두 명토에 있는 귀공의 창고에 쌓여있습니다.
우리 황제께서는 승하하셨다가 사흘만에 환생하셨는데
폐하께서 명토에 귀공의 금은을 꾸셨습니다.
여기에 액수를 맟춰 다 가져왔으니 아무말 말고 받으십시요.
그래야 나도 돌아가 폐하께 아뢸수가 있습니다.
위지공이 그렇게 설명을 했는데도 상량부부는 하늘을 향해서
절을 할뿐 받으려 하지않았다.
"만약 그것을 저희들이 받으면 오래살지 못할 것입니다.
지전을 사른 것이 창고에 쌓여 있다지만 그것은 저승의 일입니다.
또한 폐하께서 저승에 재산을 빌리신 일 역시 증명할 길이 없지요.
저는 감히 이것을 받지 못하겠습니다."
"폐하께서 명부의 재산을 빌리실때 최판관이 보증을 섰다 합니다.
그러니 염려말고 어서받으시요"
"거듭 말씀을 드리지만 목숨을 내 놓는 한이 있어도 받을수 없습니다"
상량이 끝까지 사양하고 받지 않으므로 위지공은 하는 수 없이
글을 올려 황제에게 이사실을 아뢰었다.
태종은 글을 보고 상량이 금은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참으로 어진 장자로다 "하며 탄복했다.
태종은 호경덕에게 그 금은으로 상량을 위한 절을 세우고 생사당을 만들어
스님을 모셔서 경을읽고 선업을 쌓게하여 빛에 가름하게 하라고 어명을 내렸다
이렇게 39회가 끝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