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강릉중앙고 선수들이 지난 11일 강릉제일고와의 정기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
[축구저널 서동영 기자] “요즘 통 잠을 못 자고 있어요.” 김현석(49) 강릉중앙고 감독은 지난 11일을 전후로 2주 가까이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고 한다. 11일 전에는 라이벌전에 대한 부담으로, 11일 이후에는 여기저기서 축하 인사를 받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축구인생 처음으로 경험한 강릉제일고와의 정기전 승리는 그에게 고생 끝에 기쁨을 안겨줬다. 제29회 강릉단오제 강릉제일고-강릉중앙고 축구 정기전이 지난 1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강릉 전체가 오랜만에 축구에 빠져들었다. 3년 만에 부활한 이번 정기전에는 양교 재학생, 동문과 강릉 시민은 물론이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최명희 강릉시장 등 각계각층의 인사가 찾았다. | | | ▲ 김현석 강릉중앙고 감독 |
이 광경에 프로에서 큰 경기를 숱하게 치렀던 김현석 감독도 긴장했다. 그도 강릉 정기전은 처음이다. 김 감독은 강릉중앙고 1986년도 졸업생이지만 정작 재학 시절에는 정기전이 중단돼 한 번도 이런 분위기를 경험하지 못하고 졸업했다. 이후에도 중단과 부활을 거듭했던 정기전은 공교롭게도 그가 모교 지휘봉을 잡은 2014년부터 열리지 못하다 올해 다시 개최됐다. 김 감독은 정기전을 앞두고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밖에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한다. 학교의 명예가 달린 경기이기에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경기장에 도착한 후 보게 된 A매치를 방불케 하는 뜨거운 응원전은 생각 이상이었다. 그래도 김 감독은 연세대 재학 시절 연고전을 통해 정기전 특유의 분위기는 잘 알고 있었다. 이런 큰 경기에서는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경기를 망칠 수 있다. 선수들에게 판정에 항의하는 등 쉽게 흥분하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줬다. 그 덕분일까. 강릉중앙고는 2골을 먼저 넣어 기선를 제압한 뒤 3-1로 승리해 역대 전적에서 7승 14무 8패를 기록했다. 경기 후 김 감독과 선수단은 재학생과 동문의 환호를 받았다. | | | ▲ 지난 1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릉중앙고와 강릉제일고의 정기전 장면.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
김 감독은 “치열한 경기에도 불구하고 부상 선수가 없어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김 감독은 정기전 후 고생한 선수들을 사흘간 쉬게 했다. 휴가를 더 주고 싶어도 오는 18일 안동에서 열리는 전반기 고등리그 왕중왕전 64강 경기를 앞두고 있어 그러지 못한다. 김 감독은 “계속 축하 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덕분에 마치 전국대회를 우승한 것처럼 들떠있다”며 얼른 마음을 다잡고 다음 목표인 왕중왕전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