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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문공 하 제9장. 성인(요, 순, 주공, 무왕 등)의 천하 다스리는 모습.
(중요 문장)
天下之生久矣, 一治一亂.(천하지생구의, 일치일난.)
천하가 만들어진지 오래면, 한번 다스려 지고, 한 번 어지러워 진다.
(대강의 내용)
공도자公都子가 말하였다.
"외부 사람들이 모두 선생님이 말하기를 좋아하신다고 일컬으니, 감히 묻자옵건대, 무슨 까닭입니까?"
孟子가 말했다.
"내가 어찌 변론을 좋아하겠는가? 내 마지못해서이다. 세상에 사람이 살아온 지 오래되었으니, 한 번 다스려지면 한 번 어지러워진다.
요堯임금 때에 물이 거슬러 흘러 온 나라 안에 범람하였다. 뱀과 용이 살게 되니, 백성이 정착할 곳이 없었다. 낮은 곳에서는 나무에 둥지를 짓고, 높은 곳에서는 굴을 파서 살았다.
요堯임금이 우禹로 하여금 이 홍수를 다스리게 하여 우禹가 땅을 파서 바다에 대고, 뱀과 용을 몰아서 늪지대로 쫓아 내었다. 물이 물길을 따라서 흘렀으니, 양자강(江)과 회수(淮)와 황하(河)와 한수(漢)가 이것이다. 험하고 막힌 것이 이미 멀어지고 새와 짐승이 사람을 해롭게 하는 것이 사라진 후에 사람이 땅을 평정(平)하고 살게 되었다.
요ㆍ순堯舜이 죽고, 聖人의 道가 쇠미하여졌다. 포악한 임금이 대대로 일어나 집을 헐어서 못을 만들어 백성이 편히 쉴 곳이 없어졌으며, 밭을 없애버리고 동산(園囿 원유)을 만들어 백성으로 하여금 그곳에서 衣食을 얻지 못하게 하였다. 간사한 말과 사나운 행실이 또 일어나고, 동산(園囿원유)과 못(汚池 오지)과 늪(沛澤 패택)이 많아져서 새와 짐승이 이르러 왔다. 주왕紂王의 代에 이르러서 천하가 또 크게 어지러웠다.
주공周公이 무왕武王을 도와서 주紂를 죽이고 엄奄나라를 친지 3년에 그 임금을 죽이고 비렴飛廉 (주紂임금의 총애를 받던 신하)을 바닷가에 몰아내어 죽였다. 五十개 나라를 멸망시키고, 호랑이와 표범과 코뿔소와 코끼리를 몰아 멀리 쫓아버리자, 天下가 크게 기뻐하였다.
다시 세상이 쇠衰하여 正道가 미약微弱해지니, 간사한 말(邪說)과 포악한 행실(暴行)이 다시 일어나 신하가 임금을 죽이는 자가 있고, 자식이 그 아비를 죽이는 자가 있었다.
孔子께서 두려워하시어 『춘추春秋』를 지으시니,『春秋』는 天子의 일이라, 이 때문에 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를 알아주는 것도 그 오직『春秋』며, 나를 죄 주는 것도 그 오직『春秋』라'고 하셨다.
聖王이 나지 아니하여, 제후諸侯가 방자放恣하며, 處士들이 마구 의론을 내세워, 양주楊朱와 묵적墨翟의 말이 天下에 가득하여, 天下의 말이 양주楊朱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묵적墨翟에게로 돌아간다.
楊氏는 나만을 위하니(爲我), 이것은 임금이 없음이요, 墨氏는 겸애兼愛(친근 親近ㆍ소 원疏遠의 차별 없이 평등하게 사랑함) 하니, 이것은 아비가 없는 것이다. 아비가 없고 임금이 없으면 이는 금수禽獸이다.
공명의公明儀가 '푸줏간에 살진 고기가 있으며, 마굿간에는 살진 말이 있거늘, 백성이 주린 빛이 있으며, 들에 굶어 죽은 시체가 있으면, 이는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는 것이다'고 하니, 양묵楊墨의 道가 그치지 않으면 孔子의 道가 드러나지 못할 것이니, 이것은 간사한 말이 백성을 속여, 仁義를 꽉 막아버림이다. 仁義가 꽉 막히면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게 하다가, 나중에는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게 될 것이다.
내가 이것을 두려워하여 돌아가신 聖人의 道를 지키고 양묵楊墨의 道를 막아서 不正한 말(淫辭)을 몰아내며, 부정한 설(邪說)을 하는 자가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부정한 설(邪說)이 그 마음에서 일어나게 되면, 그 일을 해害하며, 그 일에서 일어나게 되면 그 政事를 해害하니, 聖人이 다시 일어나셔도 나의 말을 고치지 않으시리라.
옛적에 우禹가 홍수를 그치게 하시니 天下가 화평和平해졌고, 周公이 이적夷狄을 한데 합하고, 맹수 떼를 몰아냄에 백성이 편안해졌고, 孔子께서 『春秋』를 완성하시니 난신亂臣과 적자賊子가 두려워하였다.
『시경詩經』에 '융적戎狄을 치고, 형서荊舒를 징계하니, 나를 감히 저지하지 못하리라.' 하니, 아비가 없고 임금이 없는 것은 周公이 응징하는 대상이었다.
나도 또한 人心을 바르게 하여 부정한 설(邪說)을 없애며, 치우친 행실(詖行)을 막으며, 不正한 말(淫辭)을 몰아내어, 세 聖人을 계승하고자 하는 것이니, 어찌 변론을 좋아하리요? 내 마지 못해서이다.
능히 양묵楊墨을 막는 말을 하는 者는 聖人의 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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滕文公章句下 九章
(등문공장구하 구장)
公都子曰 [外人皆稱夫子好辯, 敢問何也?]
(공도자왈 [외인개칭부자호변, 감문하야?])
공도자가 말했다. 바깥 사람들이 모두 선생님을 말하기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어째서 그런지 묻고자 합니다.
孟子曰 [予豈好辯哉? 予不得已也. 天下之生久矣, 一治一亂.
(맹자왈 [여개호변재? 여불득이야. 천하지생구의, 일치일난.)
맹자가 말했다. 내가 어찌하여 말하기를 좋아한다는 말인가. 내가 부득이 그러할 뿐이다. 천하가 만들어진지 오랜데, 한번 다스려 지면, 한 번 어지러워 진다.
生, 謂生民也. 一治一亂, 氣化盛衰, 人事得失, 反覆相尋, 理之常也.
(생, 위생민야. 일치일난, 기화성쇠, 인사득실, 반복상심, 리지상야.)
생生은 사람이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일치일란一治一亂은 기운이 변하여 성하고 쇠
하고, 사람이 일을 얻고 잃는 것의 반복이 서로 심한 이치가 일상적이다.
當堯之時, 水逆行, 氾濫於中國. 蛇龍居之, 民無所定. 下者爲巢, 上者爲營窟.
(당요지시, 수역항, 범남어중국. 사룡거지, 민무소정. 하자위소, 상자위영굴.)
→巢집소, 보금자리를 짓다.
요임금 당시에 물이 역행하여 나라의 가운데로 범람하고, 뱀과 용이 우굴거리니, 백성들이 살 자리를 정하지 못하였다. 낮은 곳의 사람은 나무에 집을 짓고 살고, 높은 곳의 사람은 산에 굴을 파고 살았다.
書曰 ' 洚水警余.' 洚水者, 洪水也.
(서왈 ' 홍수경여.' 홍수자, 홍수야.)
→洚큰물홍.=降
서경에 말하였다. '하늘이 강수洚水를 내려서 나를 일깨워 주었다.'하였는데, 홍수는 큰물을 이른다.
水逆行, 下流壅塞, 故水倒流而旁溢也. 下, 下地. 上, 高地也. 營窟, 穴處也.
(수역항, 하류옹새, 고수도류이방일야. 하, 하지. 상, 고지야. 영굴, 혈처야.)
→壅塞옹새:막히다.통하지 않다.倒넘어질도,거꾸로. 旁두루방,옆.
수역행水逆行은 하류가 막혀 물이 거꾸로 흐르고, 옆으로 넘쳐 흐르는 것. 하下는 낮
은 곳. 상上은 높은 곳. 영굴營窟은 굴에 사는 것.
書虞書大禹謨也. 洚水, 洚洞無涯之水也. 警, 戒也. 此一亂也.
(서우서대우모야. 홍수, 홍동무애지수야. 경, 계야. 차일난야.)
→洚큰물홍,내리다.無涯무한함. 끝이 없음.謨꾀모,계책,
서경 우서 대우모이다. 홍수洚水는 큰 물이 마을을 덮어서 끝이 없음을 말한다. 경警
은 경계함. 이것이 큰 난리이다.
使禹治之, 禹掘地而注之海, 驅蛇龍而放之菹. 水由地中行, 江 淮 河 漢是也. 險阻旣遠, 鳥獸之害人者消, 然後人得平土而居之.
(사우치지, 우굴지이주지해, 구사룡이방지저. 수유지중항, 강 회 하 한시야. 험조기원, 조수지해인자소, 연후인득평토이거지.)
→掘팔굴,뚫다.菹절임저.阻험할조.淮강이름회.
우에게 다스리게 하여. 우가 땅을 파서 강이 바다로 흐르게 하고, 뱀과 용을 몰아 물리쳤다. 물이 땅의 가운데로 흘러 양자강(江)과 회수(淮)와 황하(河)와 한수(漢)가 이것이다. 험하고 막힌 것이 이미 멀어지고 새와 짐승이 사람을 해롭게 하는 것이 사라진 후에 사람이 땅을 평정(平)하고 살게 되었다.
掘地, 掘去壅塞也. 菹, 澤生草者也. 地中, 兩涯之間也. 險阻, 謂水之氾濫也. 遠, 去也.
消, 除也. 此一治也.
(굴지, 굴거옹새야. 저, 택생초자야. 지중, 량애지간야. 험조, 위수지범남야. 원, 거
야. 소, 제야. 차일치야.)
굴지掘地는 막힌 곳을 뚫는 것. 저菹는 풀이 자라는 못이다. 지중地中은 땅의 양쪽
중간이다. 험조險阻는 물이 범람한 것. 원遠은 물러가는 것. 소消는 없어지는 것. 이
것이 다스려지는 것이다.
堯舜旣沒, 聖人之道衰. 暴君代作, 壞宮室以爲汚池, 民無所安息. 棄田以爲園囿, 使民不得衣食.
(요순기몰, 성인지도쇠. 포군대작, 괴궁실이위오지, 민무소안식. 기전이위원유, 사민불득의식.)
요임금과 순임금이 죽고 난후, 성인의 도가 쇠퇴하였다. 폭군이 나타나 궁궐을 파괴하고, 못을 파고, 백성이 편히 쉴 곳이 없어졌다. 밭을 없애고 공원을 만드리, 백성의 의식이 얻지 못하게 만들었다.
邪說暴行又作, 園囿 汚池 沛澤多而禽獸至. 及紂之身, 天下又大亂.
(사설포항우작, 원유 오지 패택다이금수지. 급주지신, 천하우대난.)
→邪간사할사,요사스러움.비뚤다.沛澤숲이 우거져 들짐승이 숨어사는 곳. 紂말고삐
주.주임금.
요사스런 말과 폭력이 만들어 지고, 동산(園囿원유)과 못(汚池 오지)과 늪(沛澤 패택)이 많아져서 새와 짐승이 모여 살게 되었다. 주왕紂王의 代에 이르러서 천하가 또 크게 어지러웠다.
暴君, 謂夏太康 孔甲 履癸 商武乙之類也. 宮室, 民居也. 沛, 草木之所生也.
澤, 水所鍾也. 自堯舜沒至此, 治亂非一, 及紂而又一大亂也.
(폭군, 위하태강 공갑 리계 상무을지류야. 궁실, 민거야. 패, 초목지소생야.
택, 수소종야. 자요순몰지차, 치난비일, 급주이우일대난야.)
→沛늪패. 鍾종종,쇠북.
폭군은 하나라 태강과 공갑과 이계와 상나라 무을 같은 무리를 이른다. 궁실은 백성
이 거주하는 곳을 말한다. 패는 초목이 자라는 곳이다. 택은 물이 모인 곳. 요순시대
부터 죽기 까지, 난을 다스린 것이 하나가 아니고, 주왕에 이르러 또 큰 난이 일어났
다.
周公相武王, 誅紂伐奄, 三年討其君, 驅飛廉於海隅而戮之. 滅國者五十, 驅虎 豹 犀 象而遠之. 天下大悅. 書曰 '丕顯哉, 文王謨! 丕承哉, 武王烈! 佑啓我後人, 咸以正無缺.'
(주공상무왕, 주주벌엄, 삼년토기군, 구비렴어해우이륙지. 멸국자오십, 구호 표 서 상이원지. 천하대열. 서왈 '비현재, 문왕모! 비승재, 무왕렬! 우계아후인, 함이정무결.')
→犀물소서.丕클비,으뜸,받들다. 佑도울우. 飛廉중국에서, 상상 속의 새. 머리는 참
새와 같고 뿔을 이고 몸은 사슴과 같고, 표범 무늬가 있으며 꼬리는 뱀과 같다고 한
다. 여기서는 주가 사랑한 신하. 海隅바다의 한 쪽 구석.
주공이 무왕을 도와서 주왕을 죽이고, 엄나라를 정벌하고, 삼년동안 그 임금을 토벌하고 비렴을 쫓아 바다에서 잡아서 죽였다. 멸망시킨 나라가 오십이고, 오랑이, 표범, 물소, 코끼리를 멀리 하였다. 천하가 크게 기뻐하였다. 서경에 이르기를, 크게 뛰어났도다. 문왕의 이상이여. 크게 이어 받았도다. 무왕의 공업이여. 우리들 後人을 도와 길을 열어주시어, 모두가 正道를 행하고 결함이 없게 하여 주셨네.' 라고 하였다.
奄, 東方之國, 助紂爲虐者也. 飛廉, 紂幸臣也. 五十國, 皆紂黨虐民者也.
(엄, 동방지국, 조주위학자야. 비렴, 주행신야. 오십국, 개주당학민자야.)
엄은 동쪽에 있는 나라로 주를 도와 학정을 행함. 비렴은 주가 좋아한 신하임. 오십
국은 모두 걸과 같은 무리로 백성을 학대한 나라임.
書周書君牙之篇. 丕, 大也顯, 明也. 謨, 謀也. 承, 繼也. 烈, 光也. 佑, 助也. 啓, 開也.
(서주서군아지편. 비, 대야현, 명야. 모, 모야. 승, 계야. 렬, 광야. 우, 조야. 계, 개
야.)
서경 주서군아편. 비丕는 크게 나타나서 밝음. 모謨는 謀꾀할모, 권모술수. 승承은
잇는 것. 열烈은 빛남. 우佑는 돕는 것. 계啓는 여는 것.
缺, 壞也. 此一治也.
(결, 괴야. 차일치야.)
→壞무너질괴.
결은 무너지는 것. 이것은 크게 다스리는 것.
世衰道微, 邪說暴行有作, 臣弑其君者有之, 子弑其父者有之. 此周室東遷之後, 又一亂也.
(세쇠도미, 사설포항유작, 신시기군자유지, 자시기부자유지. 차주실동천지후, 우일난야.)
→微작을미,숨다.
세상이 쇠퇴하고, 도가 사라져, 요사스런 말과 폭행이 일어나고, 신하가 왕을 죽이는 자가 있고, 부모를 죽이는 자식이 있다. 이것은 주실이 동쪽으로 옮긴 후 일어난 난리이다.
孔子懼, 作春秋. 春秋, 天子之事也. 是故孔子曰 '知我者其惟春秋乎! 罪我者其惟春秋乎!'
(공자구, 작춘추. 춘추, 천자지사야. 시고공자왈 '지아자기유춘추호! 죄아자기유춘추호!')
공자가 두려워 춘추를 짓고, 춘추는 천자의 일을 적은 글이다. 그래서 공자가 말했다. '나를 알아주는 것도 그 오직『春秋』며, 나를 죄 주는 것도 그 오직『春秋』라'고.
胡氏曰 [仲尼作春秋以寓王法. 厚典 庸禮 命德 討罪, 其大要皆天子之事也.
(호씨왈 [중니작춘추이우왕법. 후전 용례 명덕 토죄, 기대요개천자지사야.)
→寓머무를우.
호씨가 말했다. 중니가 춘추를 짓고, 왕법이 만들어 졌다. 후전, 용례, 명덕, 토죄, 그 대강의 요지는 모두 천자의 일이다.
知孔子者, 謂此書之作, 遏人欲於橫流, 存天理於旣滅, 爲後世慮, 至深遠也.
(지공자자, 위차서지작, 알인욕어횡류, 존천리어기멸, 위후세려, 지심원야)
→遏막을알.橫流넘쳐 흐름.
공자를 아는 것은, 이 책을 지어서, 사람의 욕망이 넘쳐 흐르는 것을 막고, 이미 망
해버린 천리를 보존하고, 후세를 염려하는 것이 깊고 원대함에 이르렀다.
罪孔子者, 以謂無其位而託二百四十二年南面之權, 使亂臣賊子禁其欲而不得肆, 則戚
矣.]
(죄공자자, 이위무기위이탁이백사십이년남면지권, 사난신적자금기욕이불득사, 칙척
의.])
→肆방자할사.戚겨레척,도끼.
공자를 죄주는 것은 지위가 없이 242년동안 권력을 맡고, 난신적자로 하여금 욕망
을 금하고 방자하게 행하지 못하게 하여 없애는 것이다.
愚謂 孔子作春秋以討亂賊, 則致治之法垂於萬世, 是亦一治也.
(우위공자작춘추이토난적, 칙치치지법수어만세, 시역일치야.)
→愚어리석을우.
우가 이르기를 공자가 춘추를 짓고 난적을 토벌하여 다스리는 법이 만세토록 드리움
에 이르른 것도 역시 크게 다스리는 것이다.
聖王不作, 諸侯放恣, 處士橫議, 楊朱 墨翟之言盈天下.
(성왕불작, 제후방자, 처사횡의, 양주 묵적지언영천하.)
→楊朱 墨翟①양묵.②제자백가 중 양주(楊朱)와 묵자(墨子).③그 학설을 신봉하는 양
가(楊家)와 묵가(墨家).④전자는 이기(利己), 후자는 겸애(兼愛)를 주장하였다.
성왕이 나오지 않고, 제후가 방자하고, 처사의 의논이 넘쳐나고, 양주와 묵적의 말이 천하에 가득찼다.
天下之言, 不歸楊, 則歸墨. 楊氏爲我, 是無君也. 墨氏兼愛, 是無父也. 無父無君, 是禽獸也.
(천하지언, 불귀양, 칙귀묵. 양씨위아, 시무군야. 묵씨겸애, 시무부야. 무부무군, 시금수야.)
천하의 말이 양주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묵적에게 돌아간다. 양씨는 나만을 위하니, 이것은 임금이 없음이요, 묵씨는 겸애-평등하게 사랑함- 이것은 아비가 없는 것이다. 아비가 없고 임금이 없으면 이는 금수禽獸이다.
公明儀曰 '庖有肥肉, 廐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공명의왈 '포유비육, 구유비마, 민유기색, 야유아표, 차률수이식인야.')
→庖부엌포, 廐마구간구. 餓莩아표:굶어 죽은 사람. 莩굶어죽을표.
공명의가 말했다. 육간에 살찐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 살찐 말이 있는데, 백성은 기아에 주린 기색이고, 들에는 굶어 죽은 사람이 있으니, 이것은 짐승을 데리고 와서 사람을 먹이는 것이다.
楊墨之道不息, 孔子之道不著, 是邪說誣民, 充塞仁義也. 仁義充塞, 則率獸食人, 人將相食.
(양묵지도불식, 공자지도불저, 시사설무민, 충새인의야. 인의충새, 칙률수식인, 인장상식.)
→誣무고할무.
양묵의 도가 끊이지 않고, 공자의 도가 들어나지 않고, 이 요사스런 말들이 백성을 무
고하여 인의를 막았다. 인의가 막히니 짐승을 거느리고 와서 사람을 먹게 하고, 사람이
장차 서로를 먹게 된다.
楊朱但知愛身, 而不復知有致身之義, 故無君. 墨子愛無差等, 而視其至親無異衆人, 故無
父.
(양주단지애신, 이불부지유치신지의, 고무군. 묵자애무차등, 이시기지친무리중인, 고
무부.)
양주가 단지 그 몸만 사랑할 줄 알아, 그 몸이 행해야 할 도리를 아는 것을 다시 하지
않으니 고로 임금이 없는 것이고, 묵자가 사랑함에 차등이 없으니 부모를 보는 것이
다른 사람과 차이가 없으니 고로 부모가 없는 것이다.
無父無君, 則人道滅絶, 是亦禽獸而已. 公明儀之言, 義見首篇.
(무부무군, 칙인도멸절, 시역금수이이. 공명의지언, 의견수편.)
부모가 없고, 임금이 없으니 사람의 도리가 끊어지고, 역시 금수일 뿐이다. 공명의의
말의 뜻은 위 머리편에서 볼 수 있다.
充塞仁義, 謂邪說徧滿, 妨於仁義也.
(충새인의, 위사설편만, 방어인의야.)
→徧두루편.妨방해할방.
인의가 막히는 것은 요사스런 말이 가득하여 인의를 막는 것이다.
孟子引儀之言, 以明楊墨道行, 則人皆無父無君, 以陷於禽獸, 而大亂將起, 是亦率獸食
人而人又相食也. 此又一亂也.
(맹자인의지언, 이명양묵도항, 칙인개무부무군, 이함어금수, 이대난장기, 시역률수
식인이인우상식야. 차우일난야.)
맹자가 공명의의 말을 인용하여 양묵의 도행을 밝히고, 사람이 모두 부모가 없고, 임
금이 없으면, 금수에 빠지고, 장차 큰 난리가 일어나고, 이것은 역시 짐승을 몰고 와
서 사람의 고기를 먹고, 사람이 서로를 먹는 것이다. 이것이 또 큰 어려움이다.
吾爲此懼, 閑先聖之道, 距楊墨, 放淫辭, 邪說者不得作. 作於其心, 害於其事.
(오위차구, 한선성지도, 거양묵, 방음사, 사설자불득작. 작어기심, 해어기사.)
→閑한가할한,바르다.크다. 距떨어질거.
내가 이것을 두렵게 여겨 돌아가신 聖人의 道를 지키고, 양묵楊墨의 道에 떨어지고, 不正한 말(淫辭)을 몰아내며, 요사스런 말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요사스런 말이 그 마음에서 일어나게 되면, 그 일을 해害롭게 한다.
作於其事, 害於其政. 聖人復起, 不易吾言矣.
(작어기사, 해어기정. 성인부기, 불역오언의.)
그 일에서 일어나게 되면 그 政事를 해害하니, 聖人이 다시 일어나셔도 나의 말을 고치지 않으시리라.
閑, 衛也. 放, 驅而遠之也. 作, 起也. 事, 所行. 政, 大體也.
(한, 위야. 방, 구이원지야. 작, 기야. 사, 소항. 정, 대체야.)
한閑은 지키는 것. 방放은 몰고 멀리가는 것. 작作은 일어나는 것. 사事는 하는 행동.
정政은 대체적인 내용.
孟子雖不得志於時, 然楊墨之害, 自是滅息, 而君臣父子之道, 賴以不墜. 是亦一治也.
(맹자수불득지어시, 연양묵지해, 자시멸식, 이군신부자지도, 뢰이불추. 시역일치야.)
맹자가 비록 당시에 뜻을 가지지 못했더라도, 양묵의 해로움이 그러하니, 이것을 멸
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군신과 부자의 도리의 믿음이 떨어지지 않게하는 것 역시 크
게 다스리는 것이다.
程子曰 [楊墨之害, 甚於申韓 佛氏之害, 甚於楊墨.
(정자왈 [양묵지해, 심어신한 불씨지해, 심어양묵.)
→申韓신불해, 한비자. 佛氏불교
정자가 말했다. 양묵의 해로움은 신불해, 한비자 보다 심하고, 불교의 해는 양묵보다
심하다.
蓋楊氏爲我疑於義, 墨氏兼愛疑於仁, 申韓則淺陋易見.
(개양씨위아의어의, 묵씨겸애의어인, 신한칙천누역견.)
대개 양씨가 나를 위함은 의로움을 의심하고, 묵씨의 겸애는 인을 의심하고, 신불해,
한비자는 천박하고 누추하게 보기 쉽다.
故孟子 止闢 楊墨 爲其惑世之甚也. 佛氏之言近理, 又非楊墨之比, 所以爲害尤甚.]
(고맹자지벽양묵, 위기혹세지심야. 불씨지언근리, 우비양묵지비, 소이위해우심.])
→闢열벽, 깨우치다. 물리치다. 넓어지다.
그러므로 맹자는 양묵의 혹세가 심해지고 퍼지는 것을 막았다. 불씨의 말은 이치에
가까우나, 양묵의 도에 비할 바가 아니고, 그 해로움이 더욱 심하다.
昔者禹抑洪水而天下平, 周公兼夷狄驅猛獸而百姓寧, 孔子成春秋而亂臣賊子懼.
(석자우억홍수이천하평, 주공겸이적구맹수이백성녕, 공자성춘추이난신적자구.)
옛적에 우禹가 홍수를 그치게 하시니 天下가 화평和平해졌고, 周公이 이적夷狄을 한데 합하고, 그 맹수 떼를 몰아냄에 백성이 편안해졌고, 孔子께서 『春秋』를 완성하시니 난신亂臣과 적자賊子가 두려워하였다.
抑, 止也. 兼, 幷之也, 總結上文也.
(억, 지야. 겸, 병지야, 총결상문야.)
억는 그치는 것. 겸은 아우르는 것. 위의 문장을 전체 결론짓는 것.
詩云 '戎狄是膺, 荊舒是懲, 則莫我敢承.' 無父無君, 是周公所膺也.
(시운 '융적시응, 형서시징, 칙막아감승.' 무부무군, 시주공소응야.)
→戎狄동쪽과 북쪽의 오랑캐.膺가슴응=擊부딪칠격. 荊舒남쪽의 나라. 초나라와 인근
의 나라.
『시경詩經』에 '융적戎狄-오랑캐를 치고, 형서荊舒를 징계하니, 나를 감히 저지하지 못하리라.' 하니, 아비가 없고 임금이 없는 것은 周公이 응징하는-물리치는- 대상이었다.
說見上篇. 承, 當也.
(설견상편. 승, 당야.)
해설은 윗편에서 볼 수 있다. 승承 은 당하는 것.
我亦欲正人心, 息邪說, 距詖行, 放淫辭, 以承三聖者. 豈好辯哉? 予不得已也.
(아역욕정인심, 식사설, 거피항, 방음사, 이승삼성자. 개호변재? 여불득이야.)
나도 또한 人心을 바르게 하여 부정한 설(邪說)을 없애며, 치우친 행실(詖行)을 막으며, 不正한 말(淫辭)을 몰아내어, 세 聖人을 계승하고자 하는 것이니, 어찌 변론을 좋아하리요? 내 마지 못해서이다.
詖 淫, 解見前篇. 辭者, 說之詳也. 承, 繼也. 三聖, 禹 周公 孔子也.
(피 음, 해견전편. 사자, 설지상야. 승, 계야. 삼성, 우 주공 공자야.)
→詖치우칠피,
피詖는 음란함. 해설은 전편을 볼 것. 사자辭者는 상세히 말하는 것. 승承은 잇는 것.
삼성三聖은 우임금, 주공, 공자이다.
蓋邪說橫流, 壞人心術, 甚於洪水猛獸之災, 慘於夷狄簒弑之禍, 故孟子深懼而力救之.
(개사설횡류, 괴인심술, 심어홍수맹수지재, 참어이적찬시지화, 고맹자심구이력구
지.)
→夷狄동방, 북방의 오랑케. 簒弑임금을 죽이고 자리를 빼앗음.
모든 요사스런 말들이 넘쳐나면 사람의 마음 씀이 파괴되고, 홍수와 짐승의 재앙보
다 심하고, 오랑케들이 임금을 죽이고 권좌를 빼앗는 재앙의 참혹하여, 고로 맹자가
깊이 두려워 하고 힘써 구하려 하였다.
再言 ‘豈好辯哉, 予不得已也’, 所以深致意焉. 然非知道之君子, 孰能眞知其所以不得
已之故哉? 能言距楊墨者, 聖人之徒也.]
(재언개호변재, 여불득이야, 소이심치의언. 연비지도지군자, 숙능진지기소이불득이
지고재?능언거양묵자, 성인지도야.])
→距떨어질거.
두 번이나 ‘어찌 말하기를 좋아하겠는가 부득이함일 뿐이라’는 것은 깊은 뜻을 얻은
것이다. 그러나 도를 아는 군자가 아니면 누가 능히 참으로 그 부득이한 까닭을 알리
오. 능히 양묵의 말을 막는 자는 성인의 무리이다.
言苟有能爲此距楊墨之說者, 則其所趨正矣, 雖未必知道, 是亦聖人之徒也.
(언구유능위차거양묵지설자, 칙기소추정의, 수미필지도, 시역성인지도야.)
진실로 능히 양묵楊墨의 말을 하는 자를 능히 막는 사람은 바른 것을 쫓는 것으로 비
록 도를 알지 못해도, 이것은 역시 성인의 무리이다.
孟子旣答公都子之問, 而意有未盡, 故復言此. 蓋邪說害正, 人人得而攻之, 不必聖賢.
(맹자기답공도자지문, 이의유미진, 고부언차. 개사설해정, 인인득이공지, 불필성현.)
→人人사람마다.
맹자가 공도자의 물음에 이미 답을 하고, 그 뜻이 미진한 부분이 있어, 고로 다시 이
렇게 부언한 것이다. 무릇 요사스런 말의 해로움을 바로 잡고, 사람마다 얻고 공격하
는 것은 반드시 성현만이 아니니
如春秋之法, 亂臣賊子, 人人得而討之, 不必士師也. 聖人救世立法之意, 其切如此.
(여춘추지법, 난신적자, 인인득이토지, 불필사사야. 성인구세립법지의, 기절여차.)
춘추의 법과 같이 난신적자를 사람마다 토벌하는 것은 반드시 선비와 스승일 필요가
없다. 성인이 세상을 구하는 법의 의미의 간절함이 이와 같다.
若以此意推之, 則不能攻討, 而又唱爲不必攻討之說者, 其爲邪詖之徒, 亂賊之黨可知
矣.
(야이차의추지, 칙불능공토, 이우창위불필공토지설자, 기위사피지도, 난적지당가지
의.)
→詖치우칠피.
만약 이런 의미를 따른다면, 곧 능히 공격하고 토벌하지 않고, 또한 반드시 공격하고
토벌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로 외치는 자는 그 요사스러움에 치우친 무리로, 난적의
무리임을 가히 알 수 있다.
○尹氏曰 [學者於是非之原, 亳釐有差, 則害流於生民, 禍及於後世, 故孟子辨邪說如是之嚴, 而自以爲承三聖之功也. 當是時, 方且以好辯目之, 是以常人之心而度聖賢之心也.]
(윤씨왈 [학자어시비지원, 박리유차, 칙해류어생민, 화급어후세, 고맹자변사설여시지엄,
이자이위승삼성지공야. 당시시, 방차이호변목지, 시이상인지심이도성현지심야.])
→亳땅이름박,엷다. 釐다스릴리,고치다,탐하다. 度법도도, 재량, 국면.
윤씨가 말했다. 학자가 시비의 근원에 조금의 차이가 있다면, 백성의 생활에 해를 끼치게 됨으로 그 화가 후세에 까지 이르게 된다. 고로 맹자의 요사스런말을 분별함이 이와 같이 엄하고, 스스로 삼성의 공적을 이어 받았다. 이 때를 당하여 바야흐로 또한 말을 좋아한다고 지목한다면, 이것은 일반사람의 마음으로 성현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