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변기가 도대체 몇개야... 와나카시의 희한한 풍경
뉴질랜드 남섬을 여행하다가 와나카라는 조그만 도시를 방문했다. 와나카 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호반에는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아름다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 뿐 아니라 도시 전체가 동화와 마술의 나라처럼 환상적이었다.
동네 입구에 있는 ‘거꾸로 건물’들은 곧 넘어질듯 하거나, 거꾸로 세워져 있었다. 집들은 모두 불긋불긋 아름다운 색깔로 꾸며져 사람이 진짜, 인형이 사는지 궁금할 정도였다. 나는 ‘지구남쪽에서 시작된 호기심’이라는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한 추리 소설을 쓰기 위해 남 섬을 취재여행 할 때 들린 곳이다.
왼쪽 끝 필자가 앉아 있는 오른쪽 부터는 그림이다. 앞에 엉덩이를 까고 있는 남자도 물론 그림.
오른쪽은 나와 함께 여행하던 권경희(저린손끝 작가) 추리 소설가. 웃음을 참느라 신문을 보고있다.
필자가 손가락하나로 거대한 시계탑을 넘어뜨리고 있다.
사방을 둘러싼 야트막한 산을 배경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는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나는 요술을 보는듯한 장난감 가게를 둘러보다가 갑자기 볼일이 생겨 화장실을 찾아갔다.
“어! 이게 뭐야?”
그런데 거기 벌어진 광경에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를 뻔 했다. 넓은 화장실에는 변기가 여러개 놓여있고 변기마다 남녀가 앉아 함께 큰일(?)을 보고 있는 공동 화장실이 아닌가.
희한한 곳도 있다고 생각하고 웃음을 삼키며 도로 나오려다가 아무래도 이상해 다시 들어가 보았다. 그제야 진상을 알았다. 일을 보고 있는 남녀는 그림이었다. 그 그림은 비어 있는 실제 변기 구멍과 교묘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빈자리(?)에 앉으면 배경과 그림이 어울려 진짜 장면처럼 보였다. 관광객의 사진 촬영을 위한 장난스러운 장치였다. 관광객을 즐겁게 하는 상상을 초월한 아이디어에 폭소를 터뜨리며 나도 사진을 찍었다.
뉴질랜드의 남 섬에는 밀포드 사운드라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있다. 이곳을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다. 남 섬의 국제공항인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서 꼬불꼬불한 2차선 자동차 길을 1천여 킬로미터나 가야 밀포드 사운드에 닿는다. 평탄한 아스팔트길이 아니고 험준한 산을 몇 개나 넘어야한다. 터널을 뚫으면 한 시간 거리를 산을 둘러 가야하기 때문에 몇 시간 걸리는 곳도 많다. 왜 관광길을 이렇게 불편하게 해 놓았을까? 거기에 대해 키위(뉴질랜드 백인)들은 ‘자연보호’를 내 세운다. 자연도 보호하고 수려한 경치도 즐기면서 한 시간 갈 거리를 5시간쯤 가라는 이야기였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아니디어도 참 여러 가지다. <홈즈네집에서-이상우>
|
출처: 홈즈네 집 원문보기 글쓴이: 신의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