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매화 그리기 서각 작업에 몰입하다가…
작업대 위에
널려있던 조각도에 좌측검지 손 끝을 베이는 사고가 발생함.
손가락 베이는 일이 객관적으로 볼 땐 아주 작은 사소한 사건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손가락 끝의 무시무시한 통증을 느끼기도 했고, 맘 놓고
양손으로 수돗물에 손을 씻을 수도,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일을 할 수도 없는 형편이 되어 버렸음.
자판을 두드릴 수 없어서 컴터 작업도 쉽지 않은 상태가 됨.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토요일 새벽부터 tving 회원 가입과 동시에 5천원 티켓
끊고 지나간 드라마인 사랑의 불시착 16부작을 시청함.
tvN에서 방영했던 사랑의 불시착이란 드라마는 픽션이었지만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와 연기자들의
열연으로 나는 1회부터 몰입모드로 빠져 버렸고, 새벽까지 드라마를 보느라 잠을 청하지 못했음.
둘째 날과 셋째 날 저녁 무렵까지 시간을 투자하고서야 16부 종영 회를 볼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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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국의 재벌가 출신인 젊고 매력적인 한 재벌녀가 우울함에 빠져 안락사가 허락된 스위스를 찾게 됨.
안락사를 상담하던 고령의 상담사는 한국의 젊은 여성에게 스위스 관광을 권유함.
관광을 하고 나서 다시 상담을 해서 안락사를 진행한다는 의견이었음.
어어 없는 제안에 황당했지만 젊은 여성은 그 제안을 받아들임.
아름다운 알프스를 여행하면서 설산을 멋지게 비행하는 패러글라이더를 보기도 하고, 높은 구름다리를 건너 보기도 하고,
멀리 설산이 보이는 멋진 호수에서 작은 배를 타기도 함.
그러면서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다른 목적으로 여행 온 젊은 북한 남성을 여러 번 만나거나 스쳐 지나감.
구름다리에서는 젊은 남성이 자신과 함께 온 약혼녀와의 사진 찍어 주기를 영어를 사용해서 요구하기도 했고, 그 때 사진을 찍어주던 재벌녀는 그 북한 남성을 딱 자기 스타일이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함.
재벌녀는 첫 눈에 반한 그 남자가 한국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고 남자가 아깝다고 상대가 들을 수 있을 만큼
작지 않은 소리로 한국말로 혼자 중얼거림.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는 북한의 남성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곳을 보고 있었지만 스쳐 지나갔고
호숫가에서는 북한 남성이 자신의 형에게 주려고 작곡했던 곡을 현지의 작은 피아니스트 지망 소녀의 부탁으로
연주함.
한국의 재벌녀는 호숫가에서 작은 배를 타고 지나다 우연히 피아노 곡을 듣게 되고 그 곡이 아름다워 일부를
머리 속에 간직함.
그렇게 죽음을 위해 찾았던 유럽에서 그녀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삶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느꼈고, 자신이 이제까지 보지 못한 멋진 남자까지 만나 새롭고 무한한 가능성을 보게 됨.
스위스 패러 스쿨에서 패러 조종기술도 배우고 파일럿 자격증도 취득하고 한국으로 귀국함.
재벌녀는 아버지로부터 독립하여 새로운 회사를 경영하면서 회사규모를 국제적 기업으로 성장시킴.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있던 재벌녀는 어느 날 오빠들이 넘보고 있던 아버지 회사의 경영권 승계를 제안 받음.
승승장구 잘 나가는 재벌녀.
그녀가 서울 근교 활공장에서 운명의 날을 맞게 됨.
곧 회장이 될 그녀는 회사
홍보용 촬영을 겸한 패러글라이딩을 약속한 어느 날 멋진 비행 중 돌개바람을 만나게 됨.
돌개바람에 휘말린 재벌녀는 하늘 높이 빨려 들어갔고 정신까지 잃고 맒.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그녀가 다른 세상에 불시착한 뒤였음…
눈 앞에서 총구를 겨누며 다가오는 북한군 장교를 보며 북한 구역 비무장지대에 불시착한 사실을 알게 된
재벌녀.
곧 아버지 회사를 승계 받고 새로운 글로벌 재벌가로 탄생하게 될 순간에 북한으로 불시착이라니…
그 와중에도 눈 앞의 북한군 장교가 자신이 찾던 이상형이라는 생각을 순간 갖는 재벌녀.
현실에 직면한 재벌녀는 한국으로 귀환하기 위한 목숨을 건 탈출활동을 시작하나 비무장지대에서의 탈출 실패 후
점점 상황은 악화되기만 하고 그
과정에서 북한군 장교와의 새로운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됨.
북한군 장교마저 재벌녀를 북한 법에 따라 처리하지 않고, 자신의 목숨까지 건 채 탈출을 돕게 됨.
북한군 장교의 아버지는 북한 최고위급 간부였고 이러한 사실은 여러 번의 탈출실패를 거듭하면서 알게 됨.
우여곡절 끝에 결국 맨 처음 재벌녀가 불시착했던 그 장소를 통해 남한으로의 탈출을 시도하게 되고 성공을 함.
탈출은 성공하지만 탈출시도 과정에서 사랑에 불이 붙은 북한장교와 재벌녀는 그 뒤로도 어려운 사랑을 나누다가
처음 만났던 유럽에서 자유롭게 만나는 일을 생각함.
아버지 회사를 승계 받아 국제적 기업의 오너가 된 재벌녀.
그녀는 틈만 나면 유럽 여행을 감.
1년, 2년 시간이 흐르던 어느 날 그녀는
스위스에서의 패러 비행 중 어설픈 착륙을 하게 됨.
다른 곳에서 다른 시간에 스위스 여행을 하던 북한군 장교는 기차를 잘 못 타고 엉뚱한 역에 내린 후 패러
활공장을 찾게 되었고 그 곳에서 두 사람은 극적인 만남을 하게 됨.
극적인 만남에서의 두 남녀 대화는 여느 명화의 마지막 대사처럼 아직도 머리 속에 생생함.
“이럴 줄
알았어. 이정혁씨라면 , 당신이라면 날 찾을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래 두 그래 두, 하~ 여기까지, 넘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
“기차를
잘못 타서… 잘못 탄 기차가 데려다 주었소. 매일 아침, 매일 밤 오고 싶었던 여기 내 목적지에!”
실제로 때로는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 주기도 함.
내가 손가락을 베이지 않았다면 이런 나름의 감동 드라마를 평생 볼 수 없었을 테지?
고민하면서 정성스럽게 만들고 꾸민 계획대로 일이 되어가지 않고 꼬이기만 할 때 실망만 할 일은 아닌 거 같음.
첫댓글 그런가 하믄 됩니다......
그런가.....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