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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 헌장은 이전에 역대 교황들이 반포한 사회회칙들보다는 격이 높다. 교황과 함께 전 세계의 주교들이 공동으로 결정한 문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식과 내용에서 모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
1. 헌장 제목의 뜻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반포한 사목 헌장의 본 제목은 '현대 세계 안의 교회의 사목 헌장'이다. 여기서 '현대 세계 안의'라는 표현으로써 공의회는 이 문헌이 현대 세계의 인류 전체에게 향하는 메시지임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제까지 역대 교황들이 반포한 사회회칙들의 수신인들이 교회 내부에 국한되어 있었고 '지상의 평화' 회칙에서 처음으로 선의의 모든 이들에게까지 넓혀진 것에 비하면, 사목 헌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간 정도를 넘어서 광폭 행보를 시작한 셈이다.
사실 사목 헌장의 목적은 현대 세계의 인류가 그리스도를 알도록 대화하는 일이다. 헌장의 내용 자체가 현대 세계의 문제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여기서 채택된 교의는 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쓰였다. 현대 세계와 대화하려면 교회 내부의 관심사에 앞서서 사회의 관심사를 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 것이다. 이런 자세에는 교회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 온 기존 사회 회칙들의 전통이 반영되어 있다. 이렇게 볼 때, 전향적이고 개방적으로 전환된 교회의 태도와 함께 사목 대상의 영역에서도 사목 헌장은 가톨릭 사회 교리의 집대성이다.
'교회의'라는 표현은 온 인류를 위한 취지와 함께 그들의 관심사를 논의 주제로 삼았으며 그들과의 대화를 목적으로 하면서도, 결국은 교회 자신이 행해야 할 행동을 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실 현대 교회가 사랑해야 할 이웃은 현대 인류이다. 이웃을 사랑함은 이웃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를 따르고 하느님을 닮는 일이기도 하듯이, 교회가 사회를 향해 관심을 가지고 투신함은 교회가 더욱 그리스도의 교회가 되는 일이기도 하다. 요컨대 사목 헌장은 교회가 교회답게 되기 위해서 발표되었다.
이는 교회가 "하느님과 인류 사이의 일치를 위한 표지요 도구"(교회 헌장, 2항) 라고 천명한 교회 헌장의 취지를 사회적으로 구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목 헌장의 내용을 실천하는 일은 현대 세계를 위한 관심에서뿐만 아니라, 현대 가톨릭 교회가 역사상의 어느 교회 못지 않게 그리스도의 교회가 되기 위하여 진력해서 실천해야 할 일이다. 교회가 교회답게 되기 위해서 현대 세계를 향해 대화해야 하고, 현대 세계를 위해서 봉사해야 하는 것, 이것이 교회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사목'이라는 표현은 이 문헌이 교의적 단죄를 표명하거나 새로운 교의를 반포하기 위함이 아니라 현대 세계에 대한 교회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함이라는 목적이 담겨 있다. 현대 세계의 현실에 눈을 돌려 인류의 실제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현실적 이유가 이 표현에 들어 있다. 사실 그 동안 열렸던 많은 공의회가 사목적 공의회라기보다는 교의적 공의회라는 인상을 주어 왔던 것은 사실이다. 정통 신앙을 공격하고자 출현한 이단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목표를 가지고 공의회들이 열려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목적인 사랑은 공격이나 방어를 훨씬 더 넘어서서 포용하고 진리에로 이끌어주는 일로서 세상에 대한 교회의 사랑을 의미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새로운 교의가 선포된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공동체'로 집약된다. 이 새로운 교의는 새로운 교회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사목적 교의로서, 이전까지의 공의회가 호교적 교의를 선포해 온 것과는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
'헌장'이라는 표현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왜냐하면 전례 헌장, 교회 헌장, 계시 헌장 등 다른 헌장들이 모두 문헌의 구속력이 미치는 가톨릭 신자들을 대상으로 반포되었는데, 이 사목 헌장만은 문헌의 구속력이 전혀 미치지 못하는 전 세계의 인류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헌장'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령'이라는 표현이 고려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용어도 '헌장'보다 격이 낮아짐으로 해서 부담은 덜하기는 하지만 이 표현 역시 가톨릭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 반대를 받았다. 그래서 '선언' 혹은 '메시지'라는 표현이 고려되기도 했는데, 이는 너무 격이 낮아진다는 이유로 부결되었다. 결국 격렬한 토의를 거친 결과, 요한 23세 교황이 '지상의 평화' 회칙에서 '모든 선의의 사람들'에게도 사회적 진리를 선포해 온 사회 교리의 전통을 따라서, 비록 신자들 이외에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문헌이기는 하지만 '헌장'으로 표현하기로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2. 헌장의 내용과 형식
사목 헌장은 머리말로 시작되어 서론이 이어지고 제1부의 네개 장과 제2부의 다섯개 장과 맺음말로 성립되어 잇다.
머리말에서는 헌장이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으면서도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처지는 교회의 1차적인 관심사임을 부연함으로써 교회가 가난한 이들과 맺는 연대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나중에 가서 초대교회의 전통에 따라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가톨릭 교회의 사목 지표로 회복시키는 기반이 된다.
서론에서는 '시대의 징표'를 탐구하고 현대인의 처지 특히 현대인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번뇌를 관찰한다. 이 말, 즉 '시대의 징표'라는 용어는 공의회 이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나타내는 유명한 말이 되었다. 공의회는 오늘날 인류가 새로운 역사의 전환기에 있음과 도처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주로 과학 기술이 가져온 사회 질서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이 심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종교적인 태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런데 변화되고 있는 사회 환경과 사람들 사이에 균형이 잡혀 있지 못해서 인간화된 사회적, 도덕적 질서를 이룩하는 데에는 실패하고 있다. 교회는 변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으로 이룩될 하느님의 창조적 권능을 통해 사람들에게 빛과 힘을 주고 그 최종 목적에로 인도할 수 있음을 굳게 믿고 있다.
헌장의 제1부는 '부르심을 받은 교회와 인간'이다. 이 제목으로 인간은 하느님의 계획을 따라 세상을 발전시키라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있으며, 교회는 인간이 이 부르심을 받고 있음을 그 존재와 활동으로써 일깨워주도록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교회는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빛이며 인간은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빛이다. 이러한 하느님의 계획에 대해 말하면서 헌장은 오늘날 높이 평가되고 있는 자유, 독립, 물질적 번영, 평등의 가치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실제로 이 가치들이 구현되는 현실에서 인간을 위한 질서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함을 관찰하고 있다.
제1부 제1장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말한다. 여기서 헌장은 교회가 인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인간이 존엄한 이유는 그가 하느님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하느님을 닮도록 창조된 존재라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다른 피조물들과는 달리 인간이 되기 위한 조건과 능력으로써 자유와 지성이 주어져 있다.
인간은 영혼으로부터 나오는 자유와 지성으로 다른 피조물들을 초월하고 땅을 다스린다. 하지만 자유와 지성을 남용하면 존엄성을 잃어버려 인간이 되지 못하고 하느님도 닮지 못하게 된다. 본시 하느님이신 구세주께서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심으로써 사람은 인간이 되어 구원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을 닮은 참 인간이시기 때문이다. 사람이 되어 오시어 인간이 되신 그분을 통하여, 그분과 함께,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하느님을 닮게 되는 지혜를 얻었다. 이 지혜를 최고의 지혜라는 뜻에서 예지라고 부른다. 인간의 지성은 예지에로 향해야 한다.
이어서 헌장은 무신론에 대하여 다루는데 이는 헌장에서 대단히 중요한 대목이다. 무신론은 인간에 대한 그릇된 이해를 가지고 있어서 진리에서 벗어나 있으므로 분명한 오류이다. 그러나 무신론이 생겨나게 된 데에는 교회와 신자들의 책임도 있다는 견해를 헌장은 밝힌다.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바른 이해와 실천으로써만 무신론은 극복될 것이다.
제2장은 인간 공동체에 대하여 다룬는데 이는 사람들이 인간이 될 수 있는 길로서 제시되고 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는 인간 공동체에 관한 예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사회가 인간화되자면 인간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선, 즉 공동선을 촉진해야 하고 이에 따른 사회적 질석 필요하다. 그러자면 각 개인과 각 단체의 자율성을 배려하고 타인과 타 집단의 합법적인 요구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러자면 인간에 대한 존경, 모든 사람의 평등, 사회 정의와 함께 인간의 연대성이 이루어져야 하고 모든 종류의 차별이 철폐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공동체를 외면하는 개인주의적 윤리관은 부당한 것이다.
제3장은 인간 활동의 가치를 다루고 있다. 인간 활동은 자유와 지성을 활용하여 땅을 하는님의 뜻대로 다스리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 활동은 창조주 하느님의 일을 계속하는 것이고 그리하여 하느님의 나라로 새로운 땅을 창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를 방해하는 악의 세력이 있으며 인간은 이 악의 세력과 싸워왔다. 이 싸움에는 하느님의 도우심이 ㅂㄴ드시 필요하다.
제4장은 교회의 사명에 대해 말하고 있다. 교회는 사람들이 교만과 실망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하고 인간의 사명을 이룩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것이 교회가 사회에 대하여 행해야 할 봉사이다. 교회의 봉사에 있어서 기준은 하느님의 말씀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서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원천을 끌어내고 이를 실천적인 진리로 세상에 선포해야 한다. 형제애의 신앙을 수호하며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원천에 따른 공동선과 사회화 질서를 건설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대로 다스리는 새로운 땅이다. 또한 이를 위해 교회는 세상으로부터도 도움을 받아 왔으며, 선의의 모든 사람들과도 협력하여 이를 방해하려는 악의 세력과 싸워야 한다.
헌장의 제2부는 현대 사회에서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제1부가 교회와 인간이 듣고 있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다루었다면, 제2부는 이 부르심에 대하여 교회와 인간이 해야 할 응답에 대하여 다루는 것이다.
제2부 제1장은 혼인과 가정의 존엄성에 대하여 말한다. 헌장은 부부의 사랑을 강조하고 자녀를 낳아 양육해야 할 책임을 양친들에게 가르친다. 또한 제2장은 문화의 발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인간은 문화를 창조하는 존재이며 교회는 인간의 문화 창조에 봉사함으로써 복음을 선포한다. 다만 교회는 특정한 문화 양식에 매이지 않고 다양한 문화 양식 속에서 복음을 선포해 왔다. 따라서 헌장은 신자들이 문화 발전에 기여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헌장은 제1장과 제2장을 합하여 이렇게 가르친다. 모든 사람들이 문화의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말하면서 아울러 교육은 문화를 전승함으로써 인간을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가르친다. 인간을 형성하는 문화야말로 발전한 문화이며 이것이 문화의 복음화라고 말할 수 있다. 이로써 헌장은 문화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표명하고 있는데, 문화의 창조와 복음화, 이것이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해 인간과 교회가 응답해야 할 핵심 내용이다.
이어서 헌장은 경제 문화와 정치 문화에 대해서 말한다. 제3장은 경제 문화에 관한 장으로서 최근까지 반포된 역대 교황들의 사회 교리 노선을 종합하고 있다. 경제는 인간에게 봉사하는 것으로서 극소수 일부 국가, 상인, 정치가에 의해서 지배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자면 사회적, 경제적 불균형을 배제해야 한다. 그 다음에 헌장은 노동 조건과 휴가에 대해 말하면서 노동 쟁의와 노동자의 경영 참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유재산 소유권 문제에 대해서도 헌장은 지상의 재화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을 재확인하면서 재화의 사회적 성격을 강조한다. 끝으로 헌장은 경제 사회 제도가 인간화의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재조직되어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이는 바로 하느님 나라를 구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제4장은 정치 문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헌장은 사람들 안에서 인간의 기본적 권리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고 있음에 주목하고 모든 정치 공동체의 정당한 권위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헌장은 또한 요한 23세가 반포한 '지상의 평화' 회칙의 가르침에 따라 각 개인들의 자유를 각 정치 공동체가 옹호해야 함과 이를 위해서는 공권력이 개입할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다. 과격한 국가주의는 배격되어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헌장은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즉, 교회는 특정한 정치 체제에 결부되어 있지 않다. 과거에 교회는 정치 체제로부터 여러 가지 특전을 받기도 했지만 이 특전 때문에 교회 본연의 역할이 지장을 받을 경우에 교회는 기꺼이 이 특전을 포기해야 한다.
제5장은 인류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경제 문화와 정치 문화의 국제적 차원에 대해 말하는 가운데 평화에 대해 강조한다. 헌장은 현재 모든 나라들이 국제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깨달아 가는 현상을 주목하면서, 전쟁은 인간 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적이라고 지적한다. 정당한 자기 방위는 인정되지만 이는 최소한으로 그쳐야 한다.
만약 전 주민의 완전한 살상을 목표로 하는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하느님과 인류에 대한 범죄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대량살상 무기인 핵무기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고 있지는 않지만, 핵무기를 필두로 하는 군비경쟁은 평화를 달성하는 완전한 길이 아님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헌장은 또한 양심상의 이유로 무기 사용을 거부할 수 있으며 그런 경우 다른 방법으로 정치 공동체에 봉사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전쟁을 방지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 국제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와 모든 국민이 바라는 대로, 새로운 세계 질서를 수립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국제 기관을 더 완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 나라의 이기적인 욕망이나 모든 형태의 제국주의 정책은 폐기되어야 한다. 또한 헌장은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도덕률에 상반되는 수단을 취하는 것은 반대한다. 마지막으로 상호 원조와 국제 질서 건설을 위해 행해야 할 그리스도 신자의 의무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헌장은 인류의 대부분이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는 빈곤에 대해 상기시키고 있다. 극심한 빈곤 때문에 종종 국제 분쟁이 발발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교회의 단일 기관을 설립하여 모든 지역의 사회 정의와 사랑을 추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향후 '민족들의 발전' 회칙에서 '정의평화 위원회' 설립 권고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헌장은 모든 사람들의 대화와 함께, 현대 그리스도인들의 관대하고 효과적인 봉사를 바라면서 끝맺고 있다.
3. 공의회가 반포한 다른 문헌들과의 관계
사목 헌장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격렬한 토의를 거쳐 가장 마지막으로 의결된 문헌이다. 그래서 사목 헌장에는 먼저 의결된 다른 문헌들의 토의 과정에서 드러난 핵심 쟁점들이 녹아 들어 있다.
사목 헌장과 가장 관련이 깊은 문헌은 교회 헌장이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가 무엇인가를 중심 의제로 삼은 그야말로 '교회의 공의회'였다. 교회 헌장이 교회의 존재에 대해 다루고 있다면, 사목 헌장에서는 교회의 본질적 활동에 대해 다루었다. 특히 교회 헌장의 '하느님 백성', '성사로서의 교회', '종말론' 등이 사목 헌장의 출발점이 되어 본문에서 깊이 고찰되고 있다.
사목 헌장은 '평신도 사도직 교령'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는 이 교령의 의안을 다룬 위원들이 사목 헌장의 기초 위원회에 속해 있었던 것만 보아도 분명하다. 사목 헌장은 사회 안에 있는 교회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서 그리스도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수행해야 할 의무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장을 주의깊게 검토해 보면, '교회의 선교 활동에 관한 교령'과도 많은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두 문헌 모두 사회 안에서 교회가 존재해야 함을 강조하고 인류의 희망을 채울 교회의 활동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목 헌장이 강조하고 있는, 모든 선의의 사람들과의 협력도 선교 교령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특히 사목 헌장에서 문화와 경제 생활에 관한 내용은 선교사들을 위한 지침이기도 하다.
이처럼 공의회가 반포한 여러 문헌들과 사목 헌장이 관련성이 깊어진 이유는 많은 신학자들이 여러 문헌을 기초하는 데 함께 종사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와 함께 공의회가 주제면에서 일관성 있게 진행되었다는 점과 공의회 개막 때에 요한 23세 교황이 강조했던 교회의 근본적 쇄신에 대한 공감대가 일찍부터 형성되어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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