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저수지>
크지 않은 저수지가 어떻게 이렇게 오만 것을 다 갖출 수가 있나. 무엇보다 좋은 것이 흙길이라는 것, 흙길 산책로가 가로수의 사열을 받고 있다. 둘레가 2키로, 6천 보 정도로 너무 크지 않아 한 바퀴를 온전히 돌아도 피곤하지 않고, 시간도 적당히 든다. 큰길에서 먼 데다 성균관대를 끼고 있어 조용하고,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상아탑건물 덕에 전망도 좋다. 주변에 빌딩숲이 없어서 사방 툭 트인 시야도 좋다.
저수지 옆 공간에서는 수목원 개장을 준비중인데, 올해 개장 예정이라 미래도 촉망된다. 저수지 앞 동네에는 식당이 즐비하면서 너무 번화하지 않아 접근이 부담스럽지 않다. 대학과 마을에 평온하게 안겨 있는 호수, 갖가지 생물이 사는 호수,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인다.
소재지 : 경기도 수원시 일월천로 77
방문일 : 2022.2.4.
1. 둘러보기
수원(水原)은 물의 근원이라는 지명처럼 물이 풍부한 도시다. 정조가 만든 4개의 저수지 중 축만제( 祝萬堤, 지금의 서호), 만석거[萬石渠, 北池, 현 송죽동 소재]등 2개가 있고(1개 동지(東池)는 지동에 위치하나 찾을 수 없음, 1개는 화성의 南池 만년제(萬年堤)), 이외 광교저수지, 원천저수지, 신대저수지 등등과 상수원인 파장저수지가 있다.
일월저수지보다 더 큰 곳, 저 오랜 곳을 보고자 하면 바로 옆의 서호와 항미정을 보고 덤으로 수원8경의 서호낙조를 보면 된다. 또 송죽동의 만석거와 영화정을 보면 말타면 견마잡히고 싶은 욕구를 다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아담한 일월저수지는 갖가지 좋은 점을 다 가지고 있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가을에는 갈대에 단풍이 그만이다. 봄에는 벚꽃길을, 가을에는 단풍 낙엽길을 걸을 수 있다. 것도 귀한 흙길을 말이다. 산을 끼지 않아 흙길이 경사도 없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아침저녁 기온차가 심해 물 위로 퍼지는 물안개도 그만이고, 지는 해가 뿜어내는 석양에 노을빛도 그만이다. 일몰 일출이 다 아름다운 곳이다.
일월저수지는 또한 다양한 어류와 철새들의 서식지이다. 겨울에도 청둥오리가 그득하고 팔뚝보다 더 굵은 잉어가 연못 가득 오리와 공생한다. 외래어종 베스가 소량 있지만, 토종어종 가물치가 잘 방어하고 있단다. 한겨울 호수 한쪽은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있는데, 한쪽 차갑게 흐르는 물로는 오리가 떼로 물에서도 하늘에서도 논다. 오리가 나는 하늘은 파란색이 눈 부시고, 오리가 자맥질하는 수면 아래로는 굼실거리는 잉어가 찬란하다. 실제로 맹꽁이·참개구리·누룩뱀·줄장지뱀 등등의 양서류, 왜가리 및 뿔논병아리ㆍ쇠물닭ㆍ백로ㆍ청둥오리ㆍ가마우지 등등의 야생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사철 아름답지 않은 계절이 없고, 하루중 아름답지 않은 때가 없고, 물과 하늘에 살지 않는 것이 없고, 땅도 호수도 하늘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으니 자연 사진 촬영의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사진작가들이 그룹을 이뤄 찾는다. 종종 인근 일월도서관 등에서는 일월저수지 사진전이 열린다.
하지만 다 좋을 수는 없다. 일월저수지 최고의 문제는 쓰레기와 녹조 및 그로 인한 악취다. 방생했던 청개구리가 떼죽음을 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수원시에서 2020년 선제적으로 녹조 예방사업을 실시해 어지간히 원래 모습을 회복하였다. 깨끗하게 잘 지켜가는 문제가 누구에게나 숙제로 주어져 있다.
저수지 한 가운데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이곳은 수상태양광 발전으로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여 필요 전기를 공급한다. 호수 주변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관계기관에서는 애를 많이 쓰고 있다. 거기다 2022년 올해는 일월호수를 끼고 10만평이 넘는 일월수목원이 11월 개장할 예정이다. 수목원이 개장되면 이 엄청난 풍광이 날개를 달 것이다.
지금도 산책길이 가로수길이어서 황홀한데 숲을 가져다 놓으면 호수를 낀 숲길을 걸을 수 있을 테니, 그 황홀한 아름다움이 벌써 눈에 보이는 듯하다. 주차장도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서 둘러보기에 편하다.
2. 호수와 일월저수지
호수는 자연적으로 조성된 내륙의 물이고, 저수지(貯水池)는 하천이나 골짜기를 막아 물을 모아 만든 못을 말하다. 저수지(貯水池)의 한자어 뜻도 그대로 물을 모은 못이라는 말이다. 저수지는 보통 둑을 쌓아 만드므로 제(堤)라고도 한다. 제(堤)는 방죽이라고도 하며, 인공으로 둑을 쌓아 만든 저수지를 말한다.
일월저수지는 농업용수를 위해 조성하였으므로 호수가 아니고 저수지이지만, 지금은 농업용수의 기능을 거의 상실하고 휴식공간이 되어 있어, 삭막한 저수지의 이미지보다 자연적인 호수의 이미지를 더 많이 갖고 있으므로 자꾸 호수라고 부르게 된다.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성균관대학교 자연대학이다.
*호수 한 가운데 태양광시설이 섬처럼 보인다.
일월저수지 좋은 점 중 하나는 나무가 많다는 것, 수변 나무는 그대로 가로수가 되어 있다. 물가가 아닌 안쪽에도 가로수가 있어 산책하면 나무가 사열을 해준다.
*안쪽 하얀 벽으로 둘러친 곳이 일월수목원 조성지이다.
*일월수목원 조성지 담벼락에는 국내와 세계 각국의 수목원 사진으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일월저수지 내 야생생물 보호 서식지는 1만 8460㎡ 규모이다.
*공연장도 구비되어 있다.
3. 관람 후
일월저수지는 물의 도시 수원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곳이다. 정조의 대역사가 있어 대형 도시로 성장한 수원이지만, 물의 역사까지 일으켜 수원의 이미지가 강화되었지만, 수원은 정조 이전에도 수원이었다. 정조가 만든 바로 이웃해 있는 서호의 거대한 면모와 아직도 가진 수많은 실용적인 기능과 달리 휴식공간으로서의 물의 기능으로 서호와 보완하며 수원의 이미지를 더 충만하게 하는 좋은 호수다.
2022.10.21. 아침. 물안개 낀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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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 호수가 얼고 눈이 오고 주변에는 안개가 끼어 있다. 수목원은 얼추 다 되어가는 거 같다.
2023.12.23. 일월저수지. 이성우 촬영
완전 얼어붙었다. 내년에는 녹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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