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6일 금요일
3일 연속 강행군을 한터라
좀 쉬고 싶기도 하지만,
이제 제주 내륙산간의 눈도 다
녹았다해서
조천 팬션에 3개월째 묵고 계시는
전의진 자문관댁을 방문하기로했다.
예전엔 사림 살 곳 못된다 했다는
동북내륙 깊숙한 마을,
지금은 그 거친 환경이 오히려 매력이라
육지에서 건너와 자리 잡은 이들이
많아지면서
크고 작은 신부락들이 들어서고
이젠 딱히 오지라는 느낌이 없는
조용한 마을.
남향볕 좋은 하얀집에
편안하게 건강해 보이는
두 분 만나서
맛난 밥상앞에 두고
에콰도르 이야기 꽃피우며
그날들 회상하다보니
반나절이 훌쩍 지난다.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에 뭍에서 또 만나자하고
조천을 떠나왔다.
다음 행선지는 가시리.
마을 이름 예쁜 가시리엔
예쁘게 살아가는 두친구,
맵시와 곰도리님이 사는곳.
몇개월 전 어느날
2년여의 렌트집살이를 마치고
아탐한 시골집을 샀다는 소식을 듣고도
무서운 코로나19 때문에
집구경도 못왔는데
드디어 두 여인의 작은집으로
나들이 간다.
아담한 돌담에 둘러쌓인 단층집,
갖가지 꽃과 나무가 심어진
작은 정원이
두 여인의 소박한 제주살이가
어떠한지 짐작하게 한다.
오래만에 넷이서
동네 작은 오름인 갑선이오름을
다녀오고,
와인 곁들인 잘 차려진 저녁상이
준비되었을 즈음엔 벌써
완전히 밤.
약간의 알콜, 건강한 먹거리에
추억과 이야기가 섞이니
하루인듯 지난 몇년이
맵시님의 멋드러진 노래에 녹아서
넷 마음을 애잔하게 쓰다듬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