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막내 아들이 6살 때 처음으로 유치원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영 진도가 더디길래 '아직 때가 아닌가보다' 하며 기다렸습니다. 7살 때에도 막내는 여전히 한글을 어려워해서 유치원에서 유독 국어 시간만 되면 풀이 죽어 있거나 딴청을 피운다고 했습니다. 초등 입학하기 직전 겨울방학 때 작심하고 한글을 가르쳐보았지만 ㄱ, ㄴ, ㄷ, ㄹ 만 무한반복 하다가 그것도 겨우 익혔나싶으면 어느새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책을 읽어주면 내용 기억도 잘하고 글의 주제 파악과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데 유독 글자를 익히는 것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좀 나아지려나 했는데 학교에서 문제가 더 커졌습니다. 한글이 되지 않으니 수학 같은 다른 과목 공부도 어려워했고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나만 한글을 모르네. 나는 바보인가 봐.' 하며 자존감이 떨어져 학교생활에 부적응하는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1학기가 끝나갈 무렵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는데 연세 지긋하신 선생님께서 1학년을 오랫동안 담임해 보았지만, 우리 아이처럼 한글만 유독 못 익히는 아이는 처음 만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우리 아이에게 난독증이 있는 것이 아닐까 짐작만 해왔었는데 선생님과 상담 후에 확신이 들어서 난독증 전문 센터를 찾아봄과 동시에 코치님께도 이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코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볼수 있는 기회라면서, 하나님 은혜를 구하자고 독려하셨고 목사님께 축출기도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여름방학 동안 매주 2회씩 난독증 전문 센터에서 음운 인식훈련, 낱자와 소리를 연합하여 기억하는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아이에게는 매우 힘든 과정이었지만 기도하고 있으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신다며 용기를 북돋워 주니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었습니다. 치료 3번 만에 모음, 자음의 이름과 소리를 익히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받침이 있는 글자까지 읽는 법을 다 익히게 되었습니다. 난독 센터 선생님께서 막내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익힌다며 신기해하셨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도와주고 계심을 직감했습니다. 그렇게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을 때에, 글을 읽어내는 막내를 보고 담임 선생님께서 정말 신기하다며 놀라워하셨습니다. 아이는 자신감이 생겨서 적극적으로 학교에서 생활하기 시작했고 친구들도 더 잘 사귀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학교에서 한글을 해득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전담 선생님께서 개별 지도를 해주셨는데, 1학기 말에 봤던 한글 테스트 점수와 2학기 말 때 본 테스트 점수를 비교해주시며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한글을 해득하게 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놀라워하셨습니다.
아이가 한글을 떠듬떠듬 읽기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하루는 제가 식탁 위에 읽다 말고 올려놓은 '예언노트' 책을 쳐다보고는 아이가 책 제목과 목사님 성함을 스스로 소리 내어 읽고 나서 "우리 목사님 이름이 신상래 목사님이구나! 성이 쉰씨가 아니네?" 라고 빙그레 웃으며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는 이제 아침 가족 성경 읽기 시간에 자신의 몫을 당당히 읽고 있으며 학교에서 공부도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글자만 보면 부담스럽고 피하고만 싶었던 아이에게 글자를 읽도록 치유해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을 영성학교로 불러주셔서 우리가 알지도 못했던 연약함까지 치료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첫댓글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
할렐루야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