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의 발달구분
대승경전의 역사는 보통 3기로 나누어 논하게 된다. 제1기인 초기에는 대승의 형성에서부터
용수(龍樹)의 시대까지이고, 제2기인 중기에는 용수 이후에서 무착(無着)과 세친(世親)의
시대까지이고, 제3기인 후기는 세친 이후의 후대이다.
제1기에는 경전 제작이 극대로 성행하였으며, 제2기에서는 조금 덜하였고, 제3기에서는 밀교를
제외하고 극히 드물었다. 제1기는 대체로 기원 전후로부터 3세기 전반까지로서, 북 인도에서
쿠샤나 왕조가 번창하던 시대이고 남인도에서는 인드라 왕조가 지배하던 시기에 해당한다.
제2기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굽타 왕조가 흥성하던 시기에 해당한다. 7세기 후반 이전에는 순수한
밀교 경전이 형성되지 않았다.
초기의 경전은 대승불법의 교리를 최초로 저술한 인물로 지목되는 용수의 학설에 영향을 주거나
또는 인용되고 있는 경전들이다. 물론 용수가 모든 대승 경전을 열거하고 있다는 것도 아니고, 또
용수가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지라도 용수와 유사한 교리를
전개하고 있는 것은 초기의 경전에 포함되는 것이다.
초기 대승경전 발전 이전에 <반야경>이 성립되었고, 이로 인해 교리적 영향은 매우 커서 모든 대승
경전이 공(空)사상을 받아들이게 된다. 동시에 여러 부처를 인정하는 신앙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는데, 그 중에서 아미타불의 신앙이 보편화되어 정토교(淨土敎)를 대표하게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화엄경>의 그룹이 발전하고 또한 <법화경>을 신앙하는 운동이 급속하게 퍼진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교리의 조직 및 체계화에 동반하여 다시 부파불법과의 밀접한 관계를 나타나게
된다. 즉 부파불법의 교리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진 것이다.
중기 이후의 대승경전은 대체로 여래장 사상과 유식 사상에 관련된 것이다. 여래장계 경전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중생에게 여래장(如來藏) 즉 불성(佛性)이 있음을 주장하는 것인데, 불타발타라가
번역한 <대방등여래장경>을 선두로 하여 담무참이 번역한 <대반열반경>, <대운경>, <금광명경>,
구나발타라가 번역한 <승만경>, <앙굴마라경>, <대법고경>, <보살행방편경계신통변화경>,
보리유지가 번역한 <부증불감경>, 진제가 번역한 <무상의경> 등이다.
유식계의 근본성전은 <해심밀경>인데 이의 전모는 보리유지에 의해 처음으로 전해졌으나,
부분적으로는 구나발타라에 의해 번역되어 있으므로 4세기 말까지는 성립되었다는 것이다. 이외에
<유가사지론>, <대승장엄경론>, <섭대승론> 등이 있다. 이 시기에는 경전과 논전과의 구별이
어렵다. 더욱이 이 시기의 경전에는 논전을 기초로 하여 개작된 것도 있다.
대승 경전의 제작은 후대에까지 계속되었지만 그 수는 갑자기 줄어들게 된다. 대신 밀교 경전이 그
모습을 나타내게 된다. 그것은 650년을 전후로 <대일경>의 성립을 통해 현교(顯敎)인 대승으로부터
독립을 달성하고, 또한 <금강정경>에 의해 그 교리가 확립되었던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대승사상의 전개
반야바라밀의 이념 아래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보살도를 지향하는 대승불법의 이론은 서력 기원후
2에서 3세기 무렵에 출현한 용수(나가르쥬나:Nagarjuna, 龍樹)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리된다. 그는
불법(佛法) 최고의 논사로 제2의 붓다로 칭송되고 있는데, 반야경의 공(空)사상을 논리적으로
밝히기 위해 수많은 논서를 저술하였다.
특히 그의 주저인 <중론(中論)>에서 불법(佛法)의 근본진리인 연기를 생멸(生滅), 거래(去來),
일이(一異), 단상(斷常)의 차별적인 대립을 넘어선 것[팔불중도:八不中道]으로 해석하여 어떠한
견해에 대한 집착도 부정하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경험되는 모든 것은 다른 것과의 관련 속에서만 존재할 뿐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따라서 일체는 공하다고 풀이하고 있다. 연기(緣起), 무자성(無自性),
공(空)의 이론을 확립하여 대승불법의 기반을 다졌다.
용수에 의해 일단 종합 정리된 대승불법은 교리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경전의 제작이 요구되었다.
이들 새로운 경전에서는 앞 시대에 수립된 공사상에 입각하면서, 미혹과 깨달음의 주체문제로서
마음의 본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즉 마음은 한편으로는 깨달음의 세계를 낳는 원천이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혹의 세계를 낳는 씨앗이 되기도 한다. 마음은 보리(菩提)의 바탕인 동시에
윤회의 주체이기도 한 것이다. 전자는 마음이 바로 부처라고 하는 이상적 측면에서 고찰한 여래장
설이고, 후자는 마음의 현실적 기능의 분석에서 출발한 유식설이다.
유식사상은 일체의 분별망상이 비롯되는 장(場)으로서 인간의 의식자체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것의 전환을 통해 진여(眞如)와 열반의 성취를 목적으로 하는 이론으로 3, 4세기 무렵 출현한
무착(無着,아상가:Asanga)과 세친(世親,바수반두:Vasubandhu)에 의해 완성되었다. 나아가
여래장 사상과 유식 사상을 동일시하여 양자 간의 융합을 모색하려는 경전과 논서도 생겨나게
되었는데, 이 같은 새로운 경전이 제작되고 연구되는 시기를 중기 대승불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기 대승불법의 이론은 아비달마불법처럼 대단히 번쇄하고 어려워 불법학자들조차
이해하기 힘들 지경이 되어 자연히 초기 대승불법의 순수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 같은 사정에 따라
후기 대승불법이라 할 수 있는 밀교가 출현하게 된다. 밀교에서는 불타의 깨달음을 다라니
(陀羅尼)나 진언(眞言), 만다라(曼多羅) 등의 상징으로 나타내며, 의례를 중심으로 한 신앙실천의
중심의 불법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것은 점차 힌두교의 의례와 유사하게 되어 그것에 동화되기에
이르렀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슬람교도들이 인도에 침입하여 불법사원을 파괴함으로써 불법(佛法)은
13세기 초 마침내 인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한편 불법은 서력기원 전 후 서쪽 로마 비잔틴 또는 동쪽으로 진출해서 중국에 전해지기 시작하였는데,
그 후 수(隨) 당(唐)시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경론들이 번역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즉 인도의 불법은 오랜 시간동안 넓은 지역에 체계적으로 전파된 것이었으므로 중국의 불법인 들은
번역된 온갖 경론들에 대해 체계성을 부여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각기 나름대로 불법의 일체 경론을 분류하고 해석하였는데, 이를 교상판석(敎相判釋)
이라고 한다. 이 같은 교상판석에 따라 마지막으로 설해진 또는 가장 뜻이 깊은 것으로 간주된
경론들을 중심으로 하여 마침내 종파들이 성립하게 되었다. 불법의 종파는 이미 동진시대나 남북조
시대에 여러 경론이 번역되고 그것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당나라
시대에 이르러 마침내 수많은 종파가 성립하게 된다.
중국에는 예로부터 13종파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물론이거니와 중국 후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은, <법화경>의 일승(一乘)을 대승불법의 근본으로 간주하는 천태종(天台宗),
<화엄경>의 중중무진(重重無盡)의 법계(法界)를 깨달음의 본질이라고 하는 화엄종(華嚴宗),
정토경전에서 설하고 있는 아미타불의 본원력에 의지하여 정토의 실현을 추구하는 정토종(淨土宗),
그리고 경전을 중심으로 하는 앞의 여러 종파와는 달리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을
표방하는 선종(禪宗) 등이 있다.
이제 인도 대승불법의 양대 산맥인 공사상과 유식사상을 살펴보고 선종 등의 사상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