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이 가고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꽃샘추위 속에서도 봄꽃이 앞 다퉈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우리 진안 곳곳에서도 목련꽃을 비롯하여 개나리, 진달래등 봄꽃이 점차 물들어가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20일 진해벚꽃이 개화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평년의 경우 3월 26일에 개화하는 것과 비교하면 6일이나 일찍 핀것이다. 올해 봄꽃이 앞다퉈 일찍 피고 있는 것은 3월 기온이 평년보다 매우 높았고 일조(日照)시간도 길었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한다.
우리나라 벚꽃의 대표적인 축제는 진해군항제이다. 4월 1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되는 '진해군항제'는 전야제, 팔도풍물시장, 예술문화공연, 이충무공 동상헌화, 군악대 및 의장대공연등이 축제기간동안 계속 이어진다. 4월2일부터 7일까지는 강릉 경포대 벚꽃축제가, 서울 송파구에서는 4월 5일부터 12일까지 '석촌호수 벚꽃축제'가 개최된다.
서울 여의도에서도 4월 5일부터 11일까지 '여의도 봄꽃 축제'가 열리며, 경주의 '2019 경주벚꽃축제', 전남 구례군 '섬진강변 벚꽃축제', 제주도의 '제주왕벚꽃축제' 경기도 용인의 '제6회 용인에버 벚꽃축제'등이 개최된다. 전북에서는 '김제모악산 벚꽃잔치', ' 완주소양벚꽃축제', '정읍천변벚꽃축제', '군산새만금벚꽃축제', '부안개암벚꽃축제'등이 다채롭게 열린다.
벚꽃이 우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관(壯觀)은 무엇보다도 <전~군간(全群間)번영로 벚꽃 백리길> 일 것이다. 1975년에 일본 관동지구 전북교민회의 기증을 받아 6,374그루의 벚나무를 심어 도로 양쪽에 조성한 벚꽃길 백리 번영로에서는 2000년부터 '벚꽃마라톤대회'가 매년 개최되었다. 번영로 김제시 구간인 백구면 국도변 만경강 뚝방길에서 매년 '김제벚꽃축제'가 열렸으나, 2006년 12월 익산에서 군산까지 산업도로가 개통되어 차량 통행량이 감소되고, 마라톤 대회 등 대표행사 중단과 더불어 수목(樹木)의 노령화로 벚꽃백리길은 명성을 잃게 되어 '김제벚꽃축제'는 모악산으로 변경되었다.
1980~90년대 번영로 벚꽃길의 명성을 되살리고자 익산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약 5억원을 투자해 번영로 가로수 정비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우리나라 벚꽃 개화시기에 비추어 진안 마이산의 벚꽃이 거의 가장 늦게 피고 있으며, 벚꽃의 아름다움이 전국에서 가장 으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교차가 큰 기후로 인해 유달리 선명한 핑크 빛의 물결은 그 화려함이 눈이 부실정도다. 남측입구부터 탑사까지 3Km 벚꽃 터널의 장관(壯觀)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벚꽃 길옆으로 펼쳐지는 인공호수 탑영제에서는 암마이봉과 벚꽃이 그 수면위에 비쳐 더욱 운치가 있다.
마이산 명산의 화려한 벚꽃을 전국에 알리기 위하여 필자가 진안군수시절인 1995년 4월 19일에 마이산 남부광장에서 「제1회 마이산 벚꽃축제」를 개최하였다. KBS전국 노래자랑과 금척무(金尺舞)공연, 벚꽃길 걷기, 관광 사진 전시, 향토 특산물 및 먹거리 전시판매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진안군민은 물론 전국의 관광객들이 마이산을 가득 메웠었다. KBS전국 노래자랑으로 전국에 소개된 마이산의 아름다운 벚꽃은 새로운 볼거리로 알려지고 「마이산 벚꽃축제」는 매년 4월 전국 제일 늦게 개최되는 명소로 전국적인 브랜드가 되어 봄철 관광지의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특히 마이산 벚꽃축제는 벚꽃볼거리뿐만 아니라 이성계의 조선조 건국과 관련된 전국 유일의 금척무(金尺舞)공연과 제(祭)를 지내는 역사와 스토리가 병행되어서 전국 어느 지역축제보다 의미가 있었다.
'마이산 벚꽃축제'는 수년전까지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원 연합회에 전국 유명한 지역축제로 소개되고 있었고, 지금도 전국의 여행사들은 관광상품으로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으며, 각종 산악회나 상춘모임단체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답사코스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벚꽃축제들은 행사주체기관에서 축제기간과 행사내용이 명시되지만 마이산 벚꽃축제는 여행사의 관광상품안내 외에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인터넷에 행사내용을 알려달라는 문의가 있어도 대답없는 공허한 메아리만 남아있다.
'마이산 벚꽃축제'가 만약 계속되었다면 금년에 25회로 이어지지만 아쉽게도 13회를 끝으로 중단되었다. 외국이나 타 자치단체에서는 조그마한 역사성이 있거나 볼거리가 있으면 의미를 부여하고 축제로 승화하여 관광객을 부르고 지역 브랜드로 활용하는데 25년이나 계속 진행해오고 전국적으로 브랜드가 형성된 '마이산 벚꽃축제'가 폐지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전국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또한 가장 늦게 핀다는 우수성이 있고 역사적 이야기 거리가 있는 '마이산 벚꽃축제'는 다시 열려야 한다. 축제개최에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하여 이미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지역축제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 '마이산 벚꽃축제'는 진안군민만이 참여하는 지역축제의 장(章)을 넘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보완 발전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