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배 폭등 음식 등 다른 서비스 요금도 인상 ‘우려’
숙박업소 예약 받지 않아 관광객들 분통 “박람회 안가?”
숙박업소들, 발등에 불 떨어지니 세무조사 운운 “어불성설”
“시장님과 여수시민들께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여수에는 저를 포함해 타지에서 돈벌고자 일하러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여수에 온 이유는 돈을 벌기위함이 우선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수를 발전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고생을 하고 계십니다. 근데 현재 여수시민들 눈에는 저희 같은 분들이 단순히 돈으로 밖에 보이지 않나 봅니다.
그 중에 한가지 예를 들자면 모텔요금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 여수에 장기간 출장 나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모텔에서 생활하는데 모텔에서 달방으로 계산하거나 하루하루 요금을 내고 있습니다. 근데 각 모텔들 요금이 부르는 게 값입니다.
저번주에 60만원이었던게 65만원이 되고 70만원이 되는게 현재 실정입니다. (90만원 받는곳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으면 “다른 곳은 더 받는다. 성수기에 이 정도도 적게 받는거다” 또는 “그 돈에 안할거면 다른곳 알아봐라. 그 가격에 들어올 사람 많다”고들 합니다.
엑스포를 이용해 돈을 벌고자 올려받는 건 좋습니다. 저희도 엑스포라는 행사로 인해 일이 생겨 돈을 벌고자해서 온거니 어느 정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도가 있습니다. 적어도 돈을 올려 받을려면 값어치를 해놓아야 하지 않나요? 무턱대고 가격만 올리면 어느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엑스포를 구경하러 올 많은 사람들이 낙후된 숙박시설에 높은 가격내고 있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시에서 엑스포가 열리기 전에 이런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여수시민은 아니지만 관광객으로서 조금은 언짢은 맘에 글을 올립니다. 여수는 오는 5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엑스포가 열릴 곳입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엑스포에 가려고 교통·숙박 등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저번달까지만 해도 숙박하려던 펜션에 5월 예약을 하려고 문의를 하니 아직 시에서 숙박업소 요금 조정이 안내려왔다고 3월부터 예약을 바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숙박업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요금을 확인하는 순간 너무 놀랐습니다.
10만원대이던 요금이 30만원대로 올랐더군요. 혹시나 해서 다른 여러 펜션에도 들어가보니 다들 이 수준으로 올라있더군요. 숙박업주들이야 ‘30만원대라도 올 사람은 다 온다’ 이렇게 말하겠지만 기분좋게 여행가려고 했던 사람들은 많이 언짢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명곤 씨와 조화정 씨가 최근 여수시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여수지역 숙박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박람회는 물론 관광 여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여수지역 일부 숙박업소는 최근 박람회 기간 숙박요금을 2∼3배가량 올려, 숙소를 예약하려는 관광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숙박업소들이 예약을 받지 않고 있어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숙박요금이 영업주의 자율적인 결정사안이지만 관광객들이 납득할만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박람회 기간 동안 숙박난에다 바가지 요금까지 더해 관광 여수 이미지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대규모 행사에는 특수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수시는 숙박요금을 과도하게 인상하거나 부당요금을 받아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시는 다른 시·군의 사례를 검토·비교해 영업자 스스로 요금을 결정토록 하는 등 행정지도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시는 부당업소에 대해 세무조사 등을 하겠다고 압박했지만 업주들은 요즘 대부분 카드로 결제하고 있다며 시의 허술한 대책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실제 평소 8만원(2인 침대방)을 받던 A호텔은 방 하나에 26만 정도에 책정해놓고 있다. 또 4만원 선이던 B모텔도 8~9만원으로 2배 이상 올렸다. 호텔, 모텔, 여관, 펜션 등 여수지역 숙박업소들이 전반적으로 가격을 2배이상 올릴 태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숙박업소들이 예약을 받지 않고 서로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데 있다.
본지에 전화를 걸어 불만을 터뜨리며 하소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여수출신인 서울지역 중학교 정 모(33·남) 교사는 “제주도나 평창군 등에서는 수학여행이나 수련회 등을 올 것을 당부하는 안내 책자와 협조문을 보내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박람회를 개최하는 여수에서는 지금껏 어떠한 안내문도 받지 못해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그는 “30여명의 반 학생들이라도 박람회를 관람시키겠다는 생각에 여수지역 숙박업소 몇 곳에 전화를 해봤지만 예약을 받아주지 않았다”며 “결국 평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여수출신인 군산 모 고등학교 마 모(37) 교사도 “학교에서 박람회와 관련해 어떠한 안내 책자나 협조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반 학생들과 박람회 관람을 계획하고 있는데 언론 등에서 숙박예약을 안해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갈지말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조직위 등은 숙박예약을 전주나 남해 등 타 시·군으로 돌리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행사들은 치솟는 숙박요금과 예약을 받아주지 않아 상품 출시 등에 애를 먹고 있다.
박람회 기간 동안 하루 숙박 수요는 3만6000실로 예상되지만 여수지역에서 소화할 수 있는 숙박은 1만여실에 불과하다. 턱없이 부족한 숙박시설이 숙박료 인상의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일부 영업주들의 상술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숙박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대기업이나 해외 VIP 관광객들이 객실을 확보하려고 경쟁하다보니 업주들은 개인들보다 대기업 위주의 예약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관광 여수의 미래를 생각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민 모두가 관광객들에게 정 넘치고 친절한 도시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박람회 조직위와 여수시의 안일한 대처에 여수지역 숙박업소들의 불만도 많다.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조직위와 여수시, 지역의 숙박업소 업주들간 요금책정 등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해본 적도 없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이제와 세무조사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인근의 순천시, 광양시, 남해군 등이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십수년 준비해온 박람회가 일부 업주들의 바가지 상혼에 망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또한 행정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음식 등 다른 서비스 요금 바가지도 덩달아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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