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글쓰기 - 층층나무 수피
층층나무 수피를 본다. 회갈색에 군데군데 흰색 줄무늬가 세로로 그어져 있다. 다듬어진 통나무처럼 정돈된 느낌이 있다. 아주 단단해 보인다.
층층나무 앞에 서서 얼마 동안 말을 할 수 있을까? ‘층층(層層)나무’ 이름 풀이를 하면, 가지가 각 마디에서 계단처럼 층을 이루어 돌려가면서 자라 멀리서 보면 그 모양이 분명하기에 층층나무라는 말을 할 것이다. 자라는 속도가 빨라 주위 나무들이 얘 때문에 햇볕을 못 받아 자라기 힘들단다. 그래서 ‘숲속의 무법자’ 폭목(暴木)이라 부른단다. 그런데 나는 숲에서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누군가 말해주어 보았겠지만 인상이 선명하지 않다. 책에서 본 이야기 하자니 난감하다. 작년에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자마자 곧 잊혀진다. 실감나는 숲해설을 하려면 숲에서 살다시피 해야 하나? 맞는 말이긴 하다.
언제 가나 생각해보며 ‘층층나무 수피’로 검색을 해본다. '층층나무 수피의 성분'이라는 논문이 등장한다.
“Cornus controversa H_(EMSL). (Cornaceae) is distributed widely in Korea and has been used for the treatment of diarrhea and a tonic medicine. Six compounds were isolated from the MeOH extract of the dried stem bark of Cornus controversa. Their structures were identified as gallic acid(1), scopoletin(2), arjunglucoside II(3), isoquercitrin(4), quercitrin(5) and rutin(6) by comparisons of the physicochemical and spectroscopic evidences. Among these compounds, scopoletin and arjunglucoside II were the first time isolation from this plant.”
인터넷 번역 검색기로 돌린다.
“층층나무는 국내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설사와 강장제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6개의 화합물이 코르누스 controversa의 건조된 줄기 껍질의 MeOH 추출물에서 분리되었다. 그들의 구조는 물리화학적 증거와 분광학적 증거를 비교하여 갈산(1), 스코포레틴(2), 아르중루코사이드 II(3), 이소쿠크르퀴트린(4), 케르퀴트린(5), 루틴(6)으로 확인되었다. 이 화합물 중 스코포레틴과 아르중루코사이드 2세는 이 식물에서 처음으로 분리되었다.”
이 중에 ‘scopoletin’을 또 검색해본다. ‘C10H8O4’란 화학식을 가지고 있다. 탄소 10개, 수소 8개, 산소 4개의 결합이다. 의외로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이런 쪽 모르지만,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모든 생명의 기본은 원자다.”
그럴듯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쪽 공부하는 분들에게 미안해진다.
다시 층층나무 수피를 본다. 넌 나무, 난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