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우리말 반야심경 <본문>-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2
앞에서 용수보살의 <중론>에서 부처님이 깨달은 연기법 즉
시제법공상(是諸法空相)인 연기법의 실체인 공(空)과 실상으로 나타난 현상인 가명(假名),
공과 가명으로 있는 그대로 실용되는 중도(中道)를 가장 선명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이론적으로 설명된 시제법공상(是諸法空相)과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을 실제로 체험을 해보기로 하자.
시제법공상(是諸法空相)은 무슨 뜻입니까? 라는 질문에
나는 손뼉을 '짝' 쳤다. 임제선사는 '할' 하면서 고함을 쳤고,
덕산스님은 주장자로 땅을 '쾅' 쳤다. 무문선사는 '無'라고 했다.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은 무슨 뜻입니까?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전에 나의 참모습 (父母未生前本來面目)은 무엇인가? 와 같은 뜻이다.
일지선사는 손가락을 하나 들어 보이고
조주스님은 뜰앞에 잣나무라 했고 운문선사는 마른 똥막대기라 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좌로 세 걸음 걷고
다시 우로 세 걸음 걷는다.
바람이 부니 뜰앞에 붉은 매화가 떨어지고
갓난아이는 배가 고프니 운다.
개울물은 졸졸 흘러 바다로 가고
백 년 후에 그대는 어떤 모습이려나.
모든 만물은 연기작용으로 일어나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든
아니든 모두가 공(空)한 작용인 무상(無相)인 것을
이것이다 저것이다. 이렇다 저렇다.
길다 짧다. 있다 없다. 간다 멈춘다는 등 관념적 분별로써 유상(有相)을 내지 말라.
모든 존재는 연기작용으로 나타나고 머물지만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보면
태어나고 머물고 변하여 소멸하는(生住異滅) 것이 모두 변해갈 뿐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태어남도 없어짐도 없다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이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부증불감(不增不減) 이다.
또한 불구부정(不垢不淨)은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다는 것은
원효대사가 어두운 밤에 갈증 나서 맛있게 마시던 것이 해골 물이라는 것을 알 때 구역질을 했듯
한 생각에 따라 더러움과 깨끗함이 분별하는 것이지
본래 더러움과 깨끗함이 없는 불구부정이라는 말이다.
의상스님의 <화엄일승법계도>에서 ‘행행본처 지지발처(行行本處 至至發處)’라
‘가도 가도 본래 자리요, 이르고 이르러 출발한 그 자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양 철학에서는 ‘태극’으로
현대 물리학에서는 ‘에너지 보존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금강경>에 (若見諸相非相 則見如來)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만일 모든 상이 상 아님을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고 했고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主 而生其心)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고 했듯
나타나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실지실견(悉知悉見)인 정견(定見)
모든 존재는 연기작용으로 있는 그대로 앎,
즉 반야(般若)의 지혜를 쓸 때가 시제법공상(是諸法空相)인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이다.
까꿍! 도리 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