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다미아노 성당(San Damiano) -아시시, 페루자-
성 다미아노 성당이 있던 자리에 다미아노 수도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프란치스코가 “허물어져가는 나의 집을 고치라”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었던 곳으로, 작은 형제회의 출발점이 되는 곳이다. 그는 이후 세상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교회의 쇄신과 청빈을 강조하며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는데 매진했다. 성인의 동반자였던 클라라(1194~1253년)가 수도생활을 할 수 있게 그곳에 수도원을 만들어 주었는데, 오늘날에는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이 수도원은 사각형으로 설계됐으며 가운데에는 소박한 정원과 우물이 있다. 1층에는 경당과 식당, 작업실과 공동 공간이 있고, 2층에는 벽에 걸린 십자가와 나무 침대뿐인 수도자들의 작은 방이 있다. 1층의 소박한 성당도 옛 모습 그대로이며 식당도 클라라 성녀가 살았던 당시의 모습대로 잘 보존돼 있다.
성 다미아노 수도원의 식당과 성녀 클라라의 기적 벽화.
한쪽 벽에는 클라라와 교황을 비롯한 성직자들이 식사 전에 기도하는 장면이 묘사돼 있다. 1228년 어느 날 그레고리오 9세 교황과 일행이 다미아노 수도원을 방문해 식사를 하게 됐는데, 교황의 요청으로 성녀가 식사 전 기도를 바쳤다고 한다. 그러자 놀랍게도 식탁에 차려진 빵에 십자가 표시가 새겨졌다고 한다. 그림에는 식탁에서 일어난 기적의 순간이 묘사돼 있는데, 이 표시는 성녀의 삶이 주님과 강하게 일치돼 있음을 알려준다.
이곳은 아시시 주교의 뜻에 따라 원래 의사이며 순교자인 다미아노 성인에게 7-11세기 중에 봉헌된 성당이다.